(서략) 나는 오히려 스파클이나 용자쪽보다는 다크플리트쪽에 관심이 많은데. 그쪽에는 기묘한 기술을 쓴것도 많고, 흥미가 가는 것들이야....(중략)
(중략) 기록에 보면, 그들의 단위전력들은 힘이 없는게 많아. 다크 솔져에서 다크나이트까지, 그 시대에 존재하고 있던 용자들에게 비하면 한참이나 떨어지는 것들이었잖아. 하지만 정작 기록 여기저기엔 다크 플리트가 용자들을 밀어붙인 일이 많다. 그것은 개개의 전력에 의한게 아니라, 이를테면 그들 특유의 '구조물'로 몰아붙인거지. 일단, 트랩이라고 하자....(중략.)
(중략) 그 트랩이라는것도 잘 찾아보면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탑'이라는 거고, 또 하나는 '구속', 다른 하나는 '힘의 집결'이라는 거야. 으음.....예를 들자면, 다크플리트가 2138년 4월경에 도쿄시에 퍼트린 '나이트 메어'를 들어보자고. 그것은 '타워'와 '파이어 자이언트'두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타워'가 '슬립 스모그'를 뿌려 도시 전체의 사람을 잠들게 하고, 에너지를 흡수해서 그것을 '파이어 자이언트'를 깨우는데 쓰게 하는것은 너도 아는 걸꺼야. 잘 보면, 외부에서의 방해를 통제하는 '구속', 사람들의 에네르기를 모아 파이어 자이언트를 깨우는 '힘의 집결', 그리고 '탑'이라는 것이 다크 플리트의 또다른 구조물인 '파멸탑 지구라트'의 프로토 타입이라고 할만 하거든. '탑'이라는 것에 웃을지도 모르지만, 탑은 공수 양면에서 중요하고 또 강력한 힘을 낼수 있어......(중략)
(중략) 대체 왜 이런 것을 만드는 수고를 한걸까, 다크 플리트는. 이런것은 혹시, 어떤 거대한 것을 이루기 위해 만든 프로토 타입같은것이 아닐까? 2138년 6월말에서 7월 초까지 도쿄와 부산, 그리고 동해 앞바다에 나타난 파멸탑 지구라트를 잘 살펴보면, 이것들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수 있어....(중략)
(중략) .......뭐, 내 이야기는 이정도야. 너야말로 인정 못받을 주제로 레포트 써서 학점 깎아먹지 말라고. 유학 잘해, 그럼.
P.S .....그 논문 읽었는데, F-는 너무 과분한것 같은데? 뭐, 내가 썼다면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엔 충분했겠지만....훗훗.
- 제이 히치타카(SUNY Buffalo 1학년)가 7128년 3월 27일, 레이어 맥케이에게 보낸 편지에서 발췌. -
<용자신화 엘 카디온 제 25화 - 대격전 중장 - 데스트로이어와 파멸탑 지구라트>
PM 6:30.
지현이 탄 비영은 동해상에 있는 천강공업의 부산-도쿄간 해저터널 중간지점 플랫폼에 도착했다.
센푸지 콘체른의 부산-오사카를 잇는 해저 레일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도쿄간의 장거리 해저터널을 잇겠다는 천강공업의 대공사의 보급기지인 이 플랫폼은, 부산과 도쿄를 일직선으로 있는 직선지점의 바다에 있었다. 가로 세로 10km라는 엄청난 플랫폼으로서, 원래는 석유조사기지와 해양기지를 겸했다고 한다.
....사실, 지현은 동해인지 남해인지 그런것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십년이상을 끌어오고 있는 이 쓸모없는 공사에 대한 불쾌감에 잠시 신경이 갈뿐.
플랫폼의 유도를 받아 헬리포트에 내려선 자드키엘의 입에서 내린 지현과 비영. 자드키엘은 비영의 명령에 의해 곧 사라지고(사실 새 모습의 로봇이 헬리포트에 있는것은 별로 좋은일은 아닐것이다), 지현과 비영은 직원을 따라 플랫폼 안쪽으로 들어갔다.
"사장님께서는 도련님만을 만나시고 싶어하십니다만..."
정중하게 말한 직원의 말에, 지현은 약간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호적상에야 그는 그녀의 아들이지만 그런것따위, 그에게는 증오감만을 나을뿐이었다.
"아, 그럼 여기서 기다려도 되겠습니까? 지현님, 들어갔다 오십시오.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하지만 비영은, 단지 '어머니와 아들의 오랜만의 해후'로만 알고 있어, 지현에게 웃어주며 작은 사무실의 한쪽 소파에 주저없이 앉았다. 혜린과 그의 관계를 알려주지 않은 잘못은, 지현에게 있어서, 그녀를 탓할수는 없었지만.
".....알았어. 그럼 금방 나올테니까..."
"예."
부드럽게 미소짓는 비영의 배웅을 받으며, 지현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쪽의 문을 열고 깊은곳으로 들어갔다.
'어머님과는 오랜만에 만나시는건가...어색해서 그러신가. 얼굴이 굳으셨네...'
"저기....차, 드시겠어요?"
"아, 예..."
사무실의 여직원이 커피잔에 홍차를 타와 비영의 앞에 내려뒀고, 비영은 별 의심을 가지지 않고 천천히 홍차의 향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흐음.....좋...네요."
약간 흐려지는 의식. 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약간 어설픈 웃음을 비서쪽에 지은 비영은, 그러나 그 여비서의 날카로운 눈동자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와줘서....고맙구나, 지현아."
고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할것 같았다. 그래서 '사장석'같은것에 앉아있는 그여자를 생각했다.
그런데, 혜린이 지현을 맞은곳은, 따뜻한 빛이 감도는 간편한 '침실'이었다. 아마, 일때문에 이곳에 왔을때의 숙식을 해결하기 위한것인듯, 침대와 간단한 먹을것을 만들수 있는 주방이 있는, 아늑한 침실이 지현을 맞고 있었다.
혜린은 그곳의 책상앞, 의자에 앉아, 문에서 들어온 지현은 맞고 있었다.
".......왠일로 부르셨어요?"
".......으응. 이야기 해줄게 있어서. 저기 침대 위에라도 앉겠니?"
부드러운 목소리.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것 같은 목소리였으나, 지현의 마음은 만년설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마음이 녹기엔, 그의 상처는 너무 컷던 것이다...
...저 여자에게 어머니가 아버지를 빼앗겼다. 아버지의 회사를 노리고 온 여자다....
하지만 일단은, 침대에 걸터앉았다. 증오는 감추지 않은채로.
".....이야기 해주실게 무언데요?"
"아버지를 뺐은게 나라고 생각하니?"
놀랐다. 지현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그게, 무슨..."
"확실히...어머니를 너에게서 빼앗아 간건 너지만, 아버지를 먼저 빼앗은건 너희 어머니니까."
부드럽게 미소짓는 혜린의 눈은 공허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않고, 그냥 생각나는것을 말하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달랐다. 언제나 자신앞에서 쩔쩔대던, 죄책감에 괴로워 하던 계모는-!
"더이상 연기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찌익.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혜린의 뒤쪽에서 들려왔다. 등의 옷이 찢어지고 있었다-!
소리없이 경악하는 지현의 눈에 가득히 들어오는 단 하나의 것. 하늘색 정장의 등을 뚫고 나온것은....순백의 '날개'였다.
정말 못말리겠다는 듯 슥 쳐다본 파뉴시아는, 복도 너머로 눈을 돌려, 쓰러져 있는 비영을 보았다. 홍차에 넣어둔 신경독이 후각에 파고들어 신경을 마비시키고 생물독에 중독되어 지금은 정신을 잃은것이겠지. 파뉴시아는 판단했다.
"....고약해, 정말."
"무슨소리 하는거야. 스파클 파워즈라면 그정도 생물독은 두시간안에 해독시켜버린다고. 저여자를 묶을 준비도 해야하니까...."
"....그래. 알았어."
"근데, 계속 여기에 있을건가?"
"으응.....파멸탑이 발동하기 전에 너의 배로 옮겨탈게."
"아아. 그럼 준비를 할테니까."
짧게 대답한 여비서는 몸을 돌려, 방에서 나왔다.
그녀의 피부도, '옷'처럼 찢어지고 있었다.
"....귀찮네. 모자관계라는것도."
여비서의 평범한 검은 머리칼 밑에서 나타나는 것은, 금발의 머리칼. 그리고 찢어지는 옷 밑에서 나오는 것은, 국련군의 제복이었다.
힐데가르트 브륜힐트는 그녀의 날개를 등에서 발출시키며, 방을 빠져나왔다.
콜로서스 출현 10분후, PM 8:00, 부산시.
콜로서스급. 다크 플리트에서는 '중형 강습전함'이라고 한다. 강습함과 전함의 성격을 모두 갖추는 함으로, 전장 573m, 배수량 40000t. 앞뒤로는 길쭉하지만 아래위로는 상당히 뚱뚱하다. 배수량이 크기에 비해 턱없이 작은만큼 다크솔져등의 함재기를 탑재하지는 못한다. 살펴보면, 그것은 무인함으로, 배면의 안쪽에는 무인유도병기인 '비트쉽'을 탑재하고 있다.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카르카스는, 네메시스의 설명을 들으며 한마디 했다. 시선은 아직 하늘의 그 콜로서스라는 전함에게 향한 채였다.
- 껄끄럽잖아. 그런거.
- 그래. 비겁하게 무선유도라니, 네메시스 이외에는 너무 치사해서 쓰지 않던것 같은데.
엘 네메시스는 마치 눈썹을 들어올린것같은 눈빛으로, 그런말을 한 데스캐리건을 쳐다봤으나, 화를 내지는 않았다.
엘 데스카이져의 조용한 말에, 엘 네메시스는 기분나쁜듯한 감정을 눈에서 뿜어내며 도시를 바라봤다. 용자들과의 거친 싸움이 있던 이 거리에는 사람이 있을리 만무했지만, 다른곳에서 북적대며 쉘터로 몰려가는 사람들이 눈에 선했다.
- ......알려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페이시드 베이스는 하늘에서 계속 콜로서스를 감시하고, 대열차 포트리스는 거리로 내려 부상당한 용자들의 응급 수리를 서두르고 있었다. 포트리스의 갑판위에 올려진, 가장 부상이 심했던 가오가이가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수리를 받고, 어느정도 경미했던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과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정비팀에게 응급처치를, 그리고 작은 상처는 무수했으나 어느정도의 자기회복능력을 가진 그레이트 다간 GX, 마이트 어드벤져, 마이트 아머는 포트리스의 전방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섹터 7에서 12까지의 민간인 소거 종료. 섹터14에서 19를 유도합니다."
페이시드 베이스의 브릿지의 오퍼레이터, 하즈키의 말을 받아, 오퍼레이터인 유나가 말을 다시 이어갔다.
"동부 1에서 21까지의 쉘터는 포화상태야. 남부 21-40까지의 쉘터로 유도해줘."
"알겠습니다."
그런 그녀들의 말을 들으며 한숨을 내쉰 류중령. 앞에 서서 스크린을 통해, 검은 전함 콜로서스를 노려보던 찬영이 그를 돌아봤다.
"왜그러십니까?"
"아니, 덕을 본다고 생각해서."
"덕? 아, 그러고보니, 이 도시의 쉘터 건설은 천강공업이 주도였죠."
400만의 인구를 가진 부산에 계속 대두되어 오던 '제 3세력에서부터의 공격'(웃기는 일이다, 가상 적국따위를 설정하는 나라가 아직도 있다니. 류중령은 코웃음을 쳤다)을 상정해, 부산에 약 100여개의 대 핵공격용의 쉘터를 지은것이, 현재 용자들에게 가장 의심을 받고 있는 천강공업이고, 지금 그 쉘터들이 적의 침입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니....류 중령은 쓴웃음이 자신의 얼굴에서 튀어나온 것을 느꼈다.
".......저 콜로서스 급이라는 것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인가."
"도쿄에서, 똑같은 형의 전함이 출현했다고 통신이 온 이후에는 전파방해로, 연결조차 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던 류 중령은, 잠시 생각하다가 곧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브릿지를 베이스 캐리어로 이동, 분리. 하인군에게 로드 페이시온과 인피니티 임팩터의 사용허가를 내리게. 그리고, 도쿄에 계속 통신을..."
"예, 알겠습니다."
PM 8:00. 도쿄시.
{브레이브 베이스에서 삼단갑판기동공모에, 지금 테이크 업 합니다. 바쁜건 알지만, 유도 부탁해요!}
{좌표 6-4-6-2. 삼단갑판기동공모의 전방으로 나와주십시오.}
주위에서 그것에 맞춰 '진로 올 클리어'따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브레이브 베이스의 넓은(용자 여덟을 상정해 만들어져 넓은) 브릿지에 있는 것은 유우타뿐이었다. 모든것의 컨트롤은 바이오 컴퓨터 테미마이엘의 컨트롤에 들어가 있고, 지금 오퍼레이팅 하는것은 그것의 말단인 가상의지들. 지령을 내리는 것은 유우타로 족했다.
"........테미마이엘, 어느정도 남았지?"
「에....모든준비 완료. 아, 정비룸의 레지나씨에게서 연락. 엔진은 완료.」
"좋아, 더이상 꾸물거릴 이유는 없겠지."
주위는 새카만 심해의 바다. 고요한 바다에, 주위로 조그마한 물방울이 솟기 시작했다.
"브레이브 베이스, 발진!!!"
쿠아아아앙!!!!
물방울이 폭포가 되어 바다를 가르고, 브레이브 베이스의 둔중한 몸체가 해저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촤아아악!!!!!
G 아일랜드 시티 앞바다에서 솟아오른 하나의 전함. 흰색과 검은색이 균형잡히게 어우러져 있고, 페이시드 윙같이 날렵한 몸집에 큰 날개가 양쪽에 뻗어있으나 크기로는 약 세배정도의 300m. 이 전함의 이름은 브레이브 폴리스의 전투보급함 [브레이브 베이스]라 했다.
"상황은?"
유우타의 말에, 테미마이엘은 브릿지에 스크린에 자료를 띄우며, 레이더로 용자들의 위치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G 아일랜드 시티의 GGG 베이타워 기지를 막아서는 방향으로, 현재 가이아 엘 카이져, 엘 썬더리온, 하이퍼 빌드 타이거, 어스 체인져, 초류진, 빅 볼포그, 천룡이 반원으로 감싸고 있다. 뒤쪽에는 삼단갑판비행공모와 수륙양용정비장갑차가 대기중이다.」
"좋아. 삼단갑판비행공모의 앞으로 나간다. 데커드 맥스!"
유우타의 목소리에, 스크린에 데커드 맥스의 얼굴이 비춰졌다. 데커드 맥스는 브릿지 및의 웨폰시스템, 즉 사격을 관장하는 브릿지에 들어가, 지금은 브레이브 베이스의 무기통제를 맡고 있었다.
일단 이정도일까. 유우타는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처음부터 다시 전면에서 보이는 전함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목적으로 온것일까? 부산방면군과의 통신이 두절되기 직전, 아군은 부산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전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기에 나온, 저 기분나쁜 검은색의 전함과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 두 전함이 꾸미는 일은 무엇일까?
「유우타 대장, 이 주역의 시민의 소거는 종료되었는데. 외곽지역도 철수 시킬까?」
"어디를 공격할지 모르잖아.....위에서도 피난명령이 내려올거야. 일단 유도해."
생각에 골몰하다가 내뱉듯이 말한 유우타는, 움직임이 있으면 즉각 보고하라는 말을 다시 하고 생각에 빠져들었다. 지금, 그가 할수 있는 일은 생각 하는것뿐 이었기때문에, 그것에 충실해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류중령도 유우타도, 자신이 한 명령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것인지를, 그리고 그것에 얼마나 후회해 버릴지를 아직은 알수 없었다.
PM 8:05. 부산시.
- ......대충 피한건가.
엘 파이어리온은 주변의 인간들이 피한것에 내심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피한것 자체에 보다는 피한 곳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것이었다.
- 역시 그 닌자로봇은 탈출하지 못한 모양이군. 민간인들이 쉘터로 유도되고 있지 않는가....에시온의 계책에 줄줄 끌려가다니, 끝장이군.
엘 파이어리온의 목소리에 담겨진 불쾌함은 반쯤은 에시온에게, 나머지는 그 에시온에 협조하는 자신에게 향해있었다. 게다가 그 협조의 일환으로, 자신은 자신이 생각할수 있는 가장 치욕적인 일을 해야만했다.
- ......별수없군.
그의 위치에서 용자들과 엘릭서 스피릿들의 위치는 약간 흐릿하긴 했지만 잘 보였다. 용자들은 전함 두척을 뒤로 몇대가 나와있을 뿐이고, 엘릭서 스피릿들은 용자들보다 더 뒤에 모여 있었다.
- .......타블리스라는 녀석...이었지.
에시온의 계략은, '인질을 납치해 스파클 파워즈와 엘릭서 스피릿을 끌어들인다.'였다.
- 콜로서스 원. 비트쉽을 내보내라.
철컹!!!
쇳소리와 함께, 길쭉한 콜로서스의 동체가 열리기 시작했다. 전함의 외벽과 장갑들이 옆에서부터 열리며 위쪽으로 밀려올려들어가듯 움직이고, 그 안쪽에서, 마치 어미 물고기가 품은 새끼같은 모습의 작은 전함들이 드러났다. 그런 물고기가 있다면 비정상이듯, 이 전함도 비정상인것 마찬가지인듯 했다. 앞쪽의 길쭉한 선주와 뒤쪽의 부스터를 연결하는, 굵은 통로 하나만을 남기고, 몸체 안에서 약 100m가 되는 전함들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 비트쉽이다. 제일 무서운 것이 나왔군.
엘 네메시스의 담담한 목소리와 겹치며, 콜로서스의 선체안에 육각으로 세줄, 18척의 나이트 윙급 전함이 콜로서스의 앞으로 나왔다. 마치 다 뜯겨 머리와 꼬리, 그리고 두개를 잇는 뼈만남은 생선같은 느낌의 콜로서스는, 부스터와 선주만을 띄운채로 비트쉽의 뒤로 물러났다.
비트쉽이란 콜로서스에서 조종하는 무인전함같은 것이었다. 갤럭시 플리트의 윙급과 동등한 출력과 기동성을 가지고있고, 무장은 주포 하나에 지향성파괴력을 가진 기뢰를 최대 백여개 이상 실을수 있는, 그야말로 이동 미사일 포대였다.
- 간다, 썬더바이킹, 녀석들이 기뢰를 쏘면....
하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던 엘 네메시스가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일이 일어났다.
엘 파이어리온이 날아들었다 - 엘릭서 스피릿들을 향해 똑바로.
- ...!
분명히 포격을 먼저 하리라고 생각했던 엘 네메시스는, 똑바로 들어오는 엘 파이어리온에게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막 엘 네메시스의 뒤에 섰던 썬더 바이킹도 마찬가지로, 더블 라이플을 겨누려다만 엉거주춤한 상태로 엘 파이어리온을 맞이할 뿐이었다.
엘릭서 스피릿들은, 엘 파이어리온의 돌격에 엘 네메시스와 썬더 바이킹이 속절없이 튕겨 나간 그때에서야 움직일수 있었다. 그만큼, 의외였던 것이다.
- 크악!!!
[커헉!!]
비명에 반응한 엘릭서 스피릿중, 엘 타블리스의 앞을 막아선 엘 데스카이져를 뺀 셋이 날아올랐다- 본능적으로, 엘 파이어리온이 노리는 것을 알아채고 있었다.
- 이녀석!!!
- 큭!!
- 이-!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튕기듯 일어나며 엘 파이어리온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고, 조금 뒤로 엘 데스캐리건과 엘 다크엔젤이 날아올랐다. 본능적인 감으로, 엘 파이어리온이 노리는 것을 알아챈 그들은, 동요조차 드러낼 시간도 갖지 못하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까의 싸움으로 상당히 지쳐있었다. 그만큼 움직임도 느려져 있었고, 엘 파이어리온은 그곳에서 틈을 발견해 낼수 있었다.
- ........라이트닝 제노사이드 버스터, 발사.
앞으로 날아온 자세에서 그대로, 등에서 포신을 뽑아낸 엘 파이어리온이 붉은 번개를 날려 올렸다.
콰콰콰콰쾅!!!!!
붉은 번개와 함께 날아오른 거대한 붉은 빛의 광선에, 엘 데스카이져는 재빨리 엘 타블리스를 뒤로 돌리며 전진했다.
- 핫!
짧은 기합을 내며, 닥쳐들어오는 붉은 번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아직 힘을 담고 있는 검은 검날은 붉은 기둥을 손쉽게 베어냈다. 아마, 세 엘릭서 스피릿을 감싼 그때에 위력이 확연하게 줄은것이 틀림없으리라. 그들도 온힘을 다해 방어막을 내뿜었을테니까.
붉은 번개의 섬광에 시각조차 불분명한 순간, 검끝에 딱딱한 느낌이 들어왔다.
그 끝에는, 분명 자신보다는 20m정도는 더 거대한, 자신의 '창조주'가 자신과 검을 맞대고 있었다.
- .......힘이 빠져있군.
엘 파이어리온의 말에, 엘 데스카이져는 순간 복부의 상처가 저릿해져 오는것을 느꼈다. 이 상처의 치료에 본능적으로 자신의 파워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나면, 안되겠지? 그렇게 중얼거렸다.
- 닥쳐라.
싸늘하게 한마디 한 엘 데스카이져는, 엘 파이어리온에게 검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복부를 관통하는 상처가 무색하게 자신에게 들어오는 대단한 힘. 엘 파이어리온은 한순간의 서늘함을 느꼈다.
자신의 피조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직접 엘릭서 파워를 집어넣어 창조시킨 이 엘릭서 스피릿이, 창조주에게 검을 밀어넣고 있다니.
하지만, 지금은...
창조주는 비겁한 방법으로 피조물을 혼란에 빠트리려고 하고있다.
- 엘 데스카이져!!! 젠장, 뒤에!!!
기간틱 가오가이가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바로 그 순간, 갑자기 엘 파이어리온이 밀어들어오는 힘이 강력해져, 엘 데스카이져는 익 하는 소리와 함께 더 힘을 집어넣지 않으면 안되었다. 뒤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못한채.
- 앗!
하지만, 비명에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며 고개를 돌릴수 밖에 없었다. 엘 데스카이져는 엘 타블리스의 비명에 뒤를 돌아봤고, 그것에 엘 파이어리온의 검이 자신의 카이져소드를 밀어붙여와도 모를정도의 충격을 받고 말았다.
무언가 검은게 엘 타블리스의 전신을 단단하게 조이고 있었다. 연체동물의 촉수처럼 검은빛의 기괴한 것이, 엘 타블리스의 순백의 동체를 엮고 조이며 공중으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저 길쭉한것이 뭔지는 모르지만, 엘 파이어리온이 엘 데스카이져를 공격한 바로 다음순간 엘 타블리스를 공격한게 틀림없었다.
- 아, 악..!!!!
목이 조여 비명조차 끊기는 엘 타블리스의 입에 검은 물체가 덧씌워지고, 그것이 마침내 검은 빛의 구형을 만드는 것은 한순간이었으나, 엘 데스카이져에게는 마치 슬로우 장면처럼 영겁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았다.
- ......!
마침내 구형이 완성되고, 안에서 몸부림을 치는것인지 겉면에 조금씩 떨림이 오는것을 무시한 그 검은빛의 구체는 엘 데스카이져를 조롱하듯, 엘 타블리스를 안에 가두며 그대로 날아올랐다. 그것이 공중을 갈라 검은 하늘끝으로 사라졌을때야, 엘 데스카이져는 간신히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 이, 이게..!!!!!
- .........약점을 잡는거다.
그 장면을 보며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던 엘 파이어리온은, 엘 데스카이져의 부서지는 듯한 말에 짐짓 허세를 부리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이, 엘 데스카이져의 분노를 초래하리라고는, 그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 죽여버리겠다--!!!!!!!
마치 천지가 뒤흔들렸다.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은 그렇게 생각할수 밖에 없었다.
우르르릉!!!
위엄과 처절이라는 상반에 가까운 감정을 담고 폭발하듯 퍼져나가는 고함. 엘 파이어리온은 한순간, 자신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질려 버린것이었다.
그리고, 다음순간, 자신의 목이 잡혀 땅에 쳐박히는 것이 왠지 당연하게 생각되어 버렸다.
- 큭!!!!
머리부터 떨어져 땅에 쳐박히고 몇십미터나 밀려 빌딩에 쳐박혔다. 그 동작을, 엘 데스카이져는 왼손 하나로 해내었다. 자고로 피조물이 창조주를 이길수 없다는 법칙이 직접 깨지는 순간이었다.
'뭐냐!!'
엘 파이어리온은 어쨌든 간에 검을 휘둘러 보려고 했으나, 그의 몸은 엘 데스카이져의 투기에 완전히 질려버린듯,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완연한 살기를 품은 엘 데스카이져의 눈.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이 들어가 있는 왼손. 그것은 엘 파이어리온의 목을 확실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상처입은 황제. 냉정을 잃은 황제는 폭군이 되었다.
- .......아, 열 받았어, 저녀석.
- 그런말로 끝날게...저녀석 리미터를 풀었어!!
라이트닝 제노사이더 버스터를 막아내느라 온 힘을 소진했던 엘 데스캐리건의 한가로운 말과, 그것에 다급하게 대답하는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말에는 긴장이 스며들어 있었다. '리미터를 풀었다'라는 그말대로일지, 엘 데스카이져의 몸에서 짙은 붉은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한것은 바로 그때였다.
- 이....!!!
엘 파이어리온의 눈에, 그레이트 엑스카이져의 동체와 비슷하게 생겼던 엘 데스카이져의 모습이 변해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게 들어왔다. 붉은 빛에 한순간 감싸였던 부분들이, 변해가고 있던 것이었다. 가슴의 사자모양의 장식은 갈기가 붙으며 커지고, 어깨나 다리, 팔의 장갑들은 날카롭게 변해가며 조금 더 커졌다. 머리에 뿔이 더 붙고, 전체적으로 일그러지고 흉악한 이미지를 더해가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확실하게 더해가는게 하나 있었다.
힘이다. 자신의 목을 조이는 이 힘이 증가해 가고 있었다.
- 컥....! 이...힘은....!!
- 기묘한가...? 이 힘이 말이야!!!!
퍼억!!
카이져 소드가 가슴에 박히고, 단번에 빼어지더니 복부와 어깨, 그리고 다시 왼쪽 가슴을 뚫었다. 그것의 고통에 비명을 올리기 보다는, 엘 파이어리온은 오히려 의아함에 휩싸여야 했다.
마치 잔혹한 투지, 그 자체가 결정화 되어버린듯한 저 악마적인 형상.
이 파워는 뭐란말인가. 저 변화는 뭐지?
저 녀석은, 설마 신과의 유대를 파괴해 버렸단 말인가?
- 내 이름은 헬 데스카이져.......이 나에게, 그런 마음으로 싸우는 네놈이 상대가 되리라고 생각하나!!!!!!!
위엄이 담긴 목소리, 엘 데스카이져, 아니 헬 데스카이져는 다시 검을 쳐올려 엘 파이어리온의 다리에 꽃아넣었다. 지금은 결정타를 날릴 시간이 없었다. 조금 따라오게 하는것을 늦추는 것으로 족하다, 라는 심산에서 였다. 하지만 그것으로, 엘 파이어리온은 이미 일시적 전투불능으로 빠져버렸다.
- 지금은 죽이지 않겠다. 다음에 죽여주마. 네놈에게 지옥을 천천히 보여주며 죽여주지. 그때까지 아까운 목숨이나 잘 보살피고 있어라.
평소의 냉정한 목소리 대신 빠져나온것은, 어느정도 냉정은 찾았으나 아직 격정이 남아있는 폭언이었다. 엘 파이어리온은 익 하는 소리를 내며 그를 올려다 봤지만, 헬 데스카이져는 다시 내려다 보지도 않고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 모두 따라와라! 타블리스를 쫓아간다!
- 젠장, 그게 말이 되는거야!!
헬 데스카이져가 등에서 망토를 펄럭이며 날아오르는 것에 그렇게 소리친것은 그나마 멀쩡하던 엘 네메시스 뿐이었다. 그 몸을 유지하며 날아오른 것도 그뿐. 라이트닝 제노사이드 버스터를 막아낼때 힘의 태반을 잃은 탓일까, 엘 데스캐리건과 엘 다크엔젤의 몸은 완전히 붉은 광채로 환원해 빛줄기로 변해 헬 데스카이져의 뒤를 따랐고, 기간틱 가오가이가의 사자머리에서 빠져나온 카르카스의 붉은 빛도 그 뒤를 따랐다. 썬더 바이킹도 어느사이엔지 건물과 건물위를 재빠르게 달려 그들을 따라가, 사라지고 말았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급작스럽게 울려퍼진 투기의 외침에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가슴의 상처는 응급수리조차 받지 못해 견딜수 없이 고통스러웠으나, 그 스파클을 울리는 투지에는 고통도 잊고 일어서서, 포트리스 위에서 뛰어 내리는 수 밖에 없었다.
한순간에 쓰러져 버린 엘릭서 스피릿들과 이상하게 변해버린 엘 데스카이져, 그것에 당해버린듯 빌딩에 기대어 앉아 축 늘어진 엘 파이어리온. 어쨌든 대충 추측은 할수 있었다.
- 모두 따라와라! 타블리스를 쫓아간다!
그것에 엘릭서 스피릿들이 날아갔을때,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문득, 헬 데스카이져가 날아오를때 무언가가 흩어지는 것같아 눈을 찌푸렸다.
붉은 액체. 헬 데스카이져가 서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고여있는 듯한 상처, 피 인가?
'......바보같은.'
로봇에서 피가 흘러 내릴리 없다, 라고 생각을 해도,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자신이 그 녀석에게 남겨놓은 깊은 상처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피를 흘린다고 생각될 정도로 깊은 상처를, 돌보지도 않고, 타블리스라는 녀석을 쫓아간건가?
- 네놈의 그 컨트롤러의 육체는 지금 엘릭서로 전생해 있다. 내 밑에 있지. -
.......아니, 잠깐.
머리가 혼동되어진다. 그럼 썬더리온은 뭐란말인가? 저 타블리스가 전생한거라고? 육체만 전생한단 말인가? 진호의 혼을 다 갖춘 썬더리온은 그 자체로 스피릿의 인격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 저 타블리스는 그렇다면 뭐지? 아니 그 전에, 어디로 사라진거지?
앉아있던 엘 파이어리온이 날아오른것에 흠칫한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자신의 상처를 일단 추스리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미 한참이나 멀어졌지만, 엘릭서 파워를 감지하면 따라잡을수 있지 않을까.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갑자기 엘 파이어리온이 나타나 엘 타블리스란 녀석을 납치해서 엘 데스카이져가 변하고 아차하는 사이에 쫓아갔다?]
그레이트 다간 GX의 어처구니 없다는 말에 동의하던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이제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은 단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접 쫓아가서, 알아낸다!
[........미안하지만, 뒤를 맡아줘!]
[아아, 막고 있겠다.]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체념하는 그레이트 다간 GX의 말에,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대꾸도 하지 않고 그대로 슬러스터를 작동, 빛을 뿜어내며 하늘을 갈라 날아올랐다.
[......뭐, 이 내막을 알아볼 필요가 있으니까...]
그레이트 다간 GX는 그렇게 말하며, 훌쩍 점프해 앞에 있던 마이트 아머와 마이트 어드벤져의 앞에 섰다.
자, 그나저나 어떻게 한다? 전함 18대라. 어느정도 버틸수 있을까?
"이거, 앞으로 나오긴 싫었는데....별수없군."
[.........히어로 컴플렉스, 있는거 아닌가?]
페이시드 베이스의 바로 앞에 있던 라이 블레이드와 좌검무장, 우검무장. 라이 블레이드의 어깨에 올라타 있던 블레이드는, 라이 블레이드의 말에 눈썹을 치켜올렸다.
"히어로 컴플렉스?"
[보잘것 없는 녀석이 영웅이라고 착각하는것.]
"........조금 있을지도."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잖아.....고민하기 시작하는 블레이드에게, 라이 블레이드가 떠올린 생각중의 하나였다.
"뭐, 몰라 그런거. 하지만 지금은 영웅답게 보여야 할때지."
[.....그래, 그렇다면 준비하지. 좌검무장, 우검무장! 신메트리컬 도킹 개시다.]
[존명!]
[이제야 활약할 때로군! 좋소이다, 이 몸 불태워서 합체하겠소이다!!]
그들의 각각 다른 반응에 피식 웃은 블레이드. 그의 몸에서는 점점 붉은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퓨어레드, 불순물은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한 붉은 빛은, 바로 그의 스파클의 빛이었다.
"간다!!!"
붉은 빛을 뿜어내며, 블레이드가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브레이브! 하이퍼-! 이그니션--!!!!!"
콰아아아앙!!!!!!!!!!
블레이드의 외침에, 그의 몸에서 뻗어오른 붉은 광채가 하늘을 가르며 솟아올라 붉은빛의 기둥이 되었다. 그것의 중심인 붉은 빛의 스파클을 향해 뛰어오른, 라이블레이드와 좌검무장, 그리고 우검무장.
[[신메트리컬 도킹-!]]
좌검무장과 우검무장의 팔이 회전하며 흉부와 십자형으로 고정되고, 등의 고정대가 풀리며 가슴장갑과 함께 머리를 감싸며 팔과 함께 올라가고, 등에 붙어있던 미사일 포대와 자주포대, 그리고 개천검의 검날과 자루가 분리되며 등의 장갑과 팔이 이동, 서로 결합해 두개의 다리를 이루었다. 그리고 다리가 굽어짐과 함께 결합된 둘의 몸이, 하나의 로봇의 어깨와 몸, 다리로 이루어졌다.
[페이즈 오프!]
그 몸을 향해 날아든 라이 블레이드의 전신이 분리되었다. 어깨에서 분리된 팔이 두개로 접히며 하나의 팔이 되고, 다리장갑이 열리며 다리에 연결되어지는 증가장갑으로 되었다. 그리고 등의, 검신을 이루는 것이 떨어져간 몸통이 변형해 가슴의 장갑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좌검무장과 우검무장이 이룬 동체에 붙고, 라이블레이드의 헤드가 목에 붙었다. 분리된 자주포대와 미사일포대가 양허리에 붙고, 개천검의 검날과 검신, 그리고 손잡이는 등에 붙어 여섯갈래의 날개꼴로 장착되는 것과 동시에, 블레이드의 스파클이 그들의, 아니 지금은 하나의 로봇으로 된 그의 가슴으로 빨려 들어갔다.
키이이잉!!!
황금빛의 공간, 그곳에 붉은 빛의 구체, 스파클이 나타나고, 그것이 천천히 공간에 붉은빛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순간, 라이 블레이드의 헤드에서 붉은 빛이 일어나며 네개의 뿔 장식을 한 투구가 씌워짐과 동시에, 개천검의 힘을가진 검장, 엘 블레이드가 원색의 붉은 빛을 전신에서 뿜어내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개천검장! 스파클 스피릿, 엘 블레이드--!!]
[.....확실히, 난 히어로 컴플렉스가 있을지도.]
그것은 엘 블레이드가 그레이트 다간 GX의 옆에 내려서 처음으로 한 소리였다.
[....더 화려한 연출을 원하는건가, 엘 블레이드?]
[확실히. 개천검의 연출에 비할바 못되는군, 내 합체는.]
[....보조용자의 숙명이야, 보조용자. 아무리 날고 뛰어도 너는 보조용자에 무기라고.]
마이트 어드벤져가 투덜거리는 소리에, 엘 블레이드는 자신과 똑같은 운명에 처해있는 용자, 마이트 어드벤져를 노려봤다.
[당신이 할소리는 아닌것 같은데!]
[정말...저런 대함대를 앞에두고 합체타령이나 하는 게 이상한거야!]
[......마이트 어드벤져는 변신대사를 못해서 좀 날카로와 진것 뿐이다. 이해를.]
마이트 아머의 목소리가 둘의 사이에 끼어들어 더이상의 말싸움을 애초에 막아버렸다.
[....긴장되지 않을까. 저런것을 앞에 두고.]
그레이트 다간 GX는 그렇게 말하며, 흘끗 포트리스쪽을 돌아봤다.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과 블레이즈 제이데커의 상처는 몇시간정도로 응급수리할수있는게 아니었다. 지금은 그들이 막아서는 수 밖에.
건 베이스를 떼어낸 페이시드 윙이, 그런 그들의 위로 날아왔다.
{녀석들은 1분이내에 온다. 나는 변신해 지원사격을 할테니, 너희는 들어가서 기뢰공격을 막아.}
[기뢰?]
{저 함에는 기뢰라는 유도미사일이....대당 100여발인가, 그렇게 있다. 위력은 뭐, 탄도미사일급은 되겠군.}
[장난 아닌데, 그거.]
중얼거리며, 매거진의 잔량을 체크한 마이트 어드벤져는, 라이플을 멀리 떨어져 있는 그 비트쉽중 하나에 겨눴다.
하인이 앉아있는 브릿지. 브릿지에 설치되어있는 의자에 앉아있는 브릿지의 주위에서, 붉은 빛의 복잡한 배열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복잡한 배열이라 함은, 붉은 빛이 그리는 복잡한 선의 교차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하인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빛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심장의 AISG가 떨린다. 그 의식이, 이 전함과 공명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럼, 내 몸이 어느정도까지 버틸지, 볼까...!"
하인의 눈에서, 붉은 빛의 선의 교차가 일기 시작했다. 그것은, 페이시드 윙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선의 교차와 비슷한것이었다.
시트에서 컨트롤 패널이 나와 그의 전신을 감싼 바로 그때, 그의 의식이 마침내 폭발했다.
<나이트!! 온--!!!!!!>
[트랜스포밍 프로세스 셋-온!!!! 변형 개시-!!]
붉은 빛을 번쩍이며, 천천히 그 모양을 변형시키기 시작하는 페이시드 윙. 페이시드 윙의 선수가 두개로 쪼개지며 양쪽으로 갈라지고, 갑판과 함께 함의 양옆으로 밀려났다. 그것의 사이로 들어온 역삼각형모양의 붉은빛 장식과 그 위의 브릿지. 체스트 파트의 그 부분의 밑으로, 부스터를 밀어내며 꺾어진 다리가 밀려 내려와, 허리와 다리를 형성했다. 나뉘어진 선수에서 어깨의 파츠가 밀려나오며 선수가 팔이 되고, 그것의 끝이 뒤집히며 주먹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두장의 거대한 날개가 등쪽으로 이동, 고정되는 것을 끝으로, 브릿지가 뒤집히며, 그곳에서 페이스 가드를 단 로봇의 얼굴이 밀려나왔다.
[변형 완료! 기동 개시!!]
번쩍!
온몸을 연결하는 붉은 빛의 회선. 그것은 마치 온몸에 스며드는 핏줄처럼, 그대로 몸 전체에 '생명'의 힘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의식의 동조를 뜻하는 것이었다.
하인의 의식이, [로드 페이시온]이 되어간다...
<滅光合體!!!! 로드 페이시온--!!!!>
그 크기는 장장 90여 m에 달하지만 그렇게 우락부락해 보이지는 않는 갤럭시 플리트의 기사, 로드 페이시온이, 크기로는 삼분의 일정도의 용자들의 뒤에 천천히 내려와 앉았다.
[.........크군.]
[아아.]
로드 페이시온에 대한 감상은 그레이트 다간 GX의 '크군'한마디 였지만, 정작 로드 페이시온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분리되어있던 건 베이스를 오른쪽 어깨에 지었다. 그러니까, 약 100m나 하는 포신을 가진 포를 든 셈이 되어버린것이다.
[엄호는 어떻게든 해보지.]
[....좋아, 믿겠어.]
하늘에서는 비트쉽이 점점 속력을 내며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는 어쨌든 격돌할수밖에 없겠지.
[간다!!!]
그레이트 다간 GX, 엘 블레이드와 마이트 어드벤져, 마이트 아머가 그대로 땅을 박찼다.
PM 8:05. 도쿄시
- 시간이군...? 콜로서스 투. 비트쉽을 내보내라.
철컹!!!
쇳소리와 함께, 길쭉한 콜로서스의 동체가 열리기 시작했다. 전함의 외벽과 장갑들이 옆에서부터 열리며 위쪽으로 밀려올려들어가듯 움직이고, 그 안쪽에서, 마치 어미 물고기가 품은 새끼같은 모습의 작은 전함들이 드러났다. 그런 물고기가 있다면 비정상이듯, 이 전함도 비정상인것 마찬가지인듯 했다. 앞쪽의 길쭉한 선주와 뒤쪽의 부스터를 연결하는, 굵은 통로 하나만을 남기고, 몸체 안에서 약 100m가 되는 전함들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콜로서스의 선체안에 육각으로 세줄, 18척의 나이트 윙급 전함이 콜로서스의 앞으로 나오고, 마치 다 뜯겨 머리와 꼬리, 그리고 두개를 잇는 뼈만남은 생선같은 느낌의 콜로서스는, 부스터와 선주만을 띄운채로 비트쉽의 뒤로 물러났다.
[저것은...뭐지?]
[모르겠는데, 나이트 실버리온이라면 알고 있을지도...]
일단의 선두에 서있던 가이아 엘 카이져는, 가이아 쟈벨린을 쥔채로 그 선단의 비트쉽을 바라보았다. 그 뒤에는 검을 든 엘 썬더리온이 버티고 있었고, 나머지 용자들은 건물들의 뒤에서 저격의 준비를 하고있었다. 이미 도시의 민간인들은 전원대피. 걸릴것은 없었지만...
- 간다!
[..........제길, 오잖아!!!]
엘 루시퍼가 콜로서스의 위에서 훌쩍 점프해 날개를 펴 날아오른것과 동시에, 열 여덟척의 비트쉽도 천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온다! 모두 전열을 지켜!! 가이아 엘 카이져와 엘 썬더리온은 엘 루시퍼를!! 나머지는 전열을 짜 적 전함들을 저격한다!}
브레이브 베이스의 유우타의 명령에, 일곱명의 용자는 거의 동시에 태세를 갖추고 공격의 준비에 들어갔다.
- 자, 와라, 용자들아!
[너나 와!!!!]
똑바로 쳐 들어오는 엘 루시퍼의 공격에 똑바로 쳐들어 간것은 가이아 엘 카이져. 가이아 쟈벨린을 들고 날아오른 그의 기세에는 전혀 흔들림도 없고, 빠르고도 강했다. 만약 엘 루시퍼가 저것에 정면으로 대항했다면, 비기거나 엘 루시퍼쪽이 훨씬 더 치명상을 입었으리라.
정면으로 대항했다면, 말이다.
[!!!]
피했다. 창을 휘두르려고 하지 않고, 가이아 쟈벨린을 쳐낼 생각도 하지 않고, 엘 루시퍼는 전력을 다해 날개를 휘저어 가이아 엘 카이져의 옆으로 스쳐지나갔다.
[아니!!!?]
그가 달려든것은 바로, 엘 썬더리온을 향해서였다.
[!! 엘 루시퍼!!!]
- 또 만나는군....썬더리온!
순간, 엘 루시퍼의 얼굴에서, 가학적인 웃음이 떠오르는 것같아, 엘 썬더리온은 흠칫하며 날아오는 엘 루시퍼를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하아아앗!!!]
엘 썬더리온의 이 공격도, 정상적인 생각으로 덤볐다면 피할길이 없는 공격이었다. 분명 이 일격에 목을 찔리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죽음은 피할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엘 루시퍼에게는 처음부터 싸울생각은 없었다.
그렇다. 싸울생각은.
- 훗..!
그것을 살짝 피하며,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땅에 굴러버린 엘 루시퍼. 하지만 그것은 노린것이었다. 피할것이라고 예상하지도 못한 엘 썬더리온의 검은 허공을 가르고, 엘 루시퍼에게 검을 돌렸을때는 엘 루시퍼의 창이 휘어지고 있었다.
...휘어진다?
흰빛의 창이 검은 빛으로 물들어, 실이 되어 엘 썬더리온의 목을 졸랐을때가, 그 창이 '휘어졌다'라는 것을 간신히 인식한 때였다.
[엘 썬더리온!]
[커...크악!!!]
- 이런것을 즐기는 편이어서, 기꺼이 임무를 떠맡았지...
엘 루시퍼의 손에 단단하게 당겨지는 가는 실. 하지만 그 가는 실은 엘 썬더리온의 목을 단단하게 조르고, 그의 몸에서 완전하게 자유를 빼앗아 가고 있었다.
[컥..!!!]
검까지 떨어트리고 실을 잡으려고 했으나, 가는 실은 이미 목을 파고 들고 있었다. 게다가, 그 실에서 암암리에 흘러나오는 엘릭서 파워는 그의 몸까지 마비시키고 있었다. 정신은 말짱했으나, 고통은 그것에 배가해 더욱더 커졌다.
- 그런 신음을 흘리는 건 두번째지....후후, 역시 귀여워.
[크..컥!!]
- 자, 그럼 사라져 줄까....
엘 루시퍼가 날개를 펄럭이고, 그대로 공중으로 떠올랐다. 엘 썬더리온을 끌어올리며.
- 네 비명소리는 조용한 데서 차분하게 듣기로 하지...
[이 자식!! 무슨 속셈이냐!!!!]
가이아 엘 카이져가 소리치거나 말거나, 엘 루시퍼는 비웃음을 흘리며, 엘 썬더리온을 공중으로 끌어올리며 그대로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거기서!!!!]
[가이아 엘 카이져!!! 안돼!!!]
초류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생각되어도, 가이아 엘 카이져에게는 그 목소리를 들을 여유조차 없었다. 지금이라면 기회가 있다. 어쨌든 대쉬하면..!!
[가이아 쟈벨린-!!! 메테오!!! 챠--지!!!!!!!!]
가이아 엘 카이져의 온몸이 은빛으로 빛나며, 가이아 쟈벨린을 앞으로 겨눈 그의 몸이 날듯한 속도로 엘 루시퍼를 향해 솟아올랐다. 저기에 닿을수 있을까..!!
그 일념 하나로 대쉬한 가이아 엘 카이져의 앞에, 갑자기 검은 거대한 것이 끼어들었다. 그것은, 비트쉽의 편대에서 날아든 하나의 비트쉽이었다.
[비켯!!!]
가이아 엘 카이져의 메테오 챠지가, 비트쉽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꿰뚫었다, 고 생각했다.
폭발은 다음순간 일어났다.
쿠콰과과과과과과과광---------!!!!!!!!!!!!!!!!!!!!!!!!!!
[-----!!!!!!]
용자들은 한순간, 자신들을 마치 녹여버릴것같은 폭염에 황급하게 몸을 가려야 했다. 무서운 폭발. 그것은 폭발한 비트쉽을 중심으로, 가이아 엘 카이져를 삼키고, 그대로 태양이 되어 도시에 강림했다.
파지지지지직!!!!
폭발에 가까운것은 모조리 녹아버렸다. 멀리있던것은 후폭풍에 밀려 모조리 부서지고 깨져갔다. 그리고 빛은 밤을 깨부수고 별을 녹여버리며 하늘을 낮으로 만들어갔다. 후폭풍은, 도시 전체를 상하게 하며 멀리멀리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질적인 태양이 사라진 순간-버섯모양의 구름이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솟아올랐다.
[그, 그럴수가...]
도시전체를 덮치는 파괴력, 그리고 버섯구름의 폭발이 일정도라면...그것은 보통의 화력이 만들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원폭이나 핵폭이상일지도 모른다. 넓게 퍼지지는 않았지만, 대신 화력의 밀도는 높은듯 했다. 폭발의 중심에는, 거대한 크레이터가 자리잡고 있었기에.
[저것...뭐야!!!]
{테미마이엘! 저것은 대체...!}
「폭탄이 가득 실려있던것 같다.....터지면서 그것이 전부 폭발해, 저정도의 위력이 나온거야...다른 것도 마찬가지, 일까.」
{그...그렇다면, 폭탄을 처리하기 전에는 저것을 공격할수도 없는거잖아!}
[으...음. 확실히, 저런게 계속 폭발한다면 도시는 괴멸...!]
[가이아 엘 카이져는! 어떻게 되었지!?]
[제길, 피해는!!]
유우타와 테미마이엘의 외침을 배경으로 용자들의 외침소리가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움푹파인 도시를 밑으로 솟아오르는 버섯구름 아래에서.
하지만, 그 버섯구름은, 그대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 자식--!!!!!!!!!!]
파아아아앗!!!!!
분노가 울려퍼졌다. 버섯구름의 안쪽에서 울려퍼진 그 목소리, 그것은 바로 가이아 엘 카이져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외침과 함께, 일어난 바람이, 버섯구름을 휩쓸고 그것을 흐트려 버린다.
그 안에 있던것은, 엉망으로 다쳐있는 가이아 엘 카이져였다.
[가이아 엘 카이져!!!]
[젠장!!!! 이대로 보낼까 보냐앗!!! 갓 엘릭서--!]
가이아 엘 카이져는 평정을 완전히 잃고 있다. 어스체인져는 그렇게 생각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저 녹고 그을린 상처는 그들로서도 도저히 버틸수 없는 상처, 하지만 저런 분노의 고함을, 가이아 엘 카이져는 질러대고 있는 것이다..
[하아아앗!!!]
고무하는 기합성을 내뿜으며, 상처에 아랑곳 하지않고 그대로 검은 하늘로 솟아오르는 가이아 엘 카이져. 그가 쫓는 것은, 분명 엘 루시퍼와 엘 썬더리온일것이다.
[가이아 엘 카이져!! 그 몸으론!!!!]
[초류진! 전함들이 미사일을 쏘기 시작합니다!!!!]
빅 볼포그의 다급한 음성에, 초류진은 간신히, 패닉에서부터 '전함 17척이 미사일일 쏘며 돌격해 오는'현실로 돌아올수 있었다. 이쪽이 훨씬더 잔인했다.
파아아아앗!!!!
비트쉽들의 장갑이 열리며, 그것에서 열을 이루며, 길쭉한 원통같은 미사일보다는 더 각이진, 마치 상자가 좁혀지고 늘려져 끝이 뾰족해진 듯한 모양의 미사일이 튀어나왔다. 정식명칭은 '기뢰'였지만, 안다고 해도 크기가 약 5-10m에 달하는 기뢰를 막는데는 아무런 해결책을 주지 못했다.
순식간에, 다섯명의 용자는 열 일곱척의 비트쉽이 쏘아낸 기뢰 85기와 맞닥뜨려야 했다.
[더블건! 더블 라이플!!!]
초류진의 더블건과 더블라이플은 연차적으로 하나의 기뢰를 맞추어 작은 폭발을 만들어 내었다. 옆에서는 천룡의 텐류블레이저가 하나를 떨어트리는 것이 들어왔으나, 그 이외의 기뢰들은 폭발에도 굴하지 않고 날아왔다. 저런 내구력을 가진 미사일이라니. 초류진은 정신이 아득해 지는것을 느꼈다.
[풀 임팩트 버스터!!!]
[타이거 캐논!!]
콰아아아앙!!!!!!
어스 체인져가 발사한 풀 임팩트 버스터는 그대로 기뢰군안에 돌입, 몇개의 기뢰를 소멸시키면서 연차 폭발을 유도해 수많은 기뢰를 파괴해 내고, 그것에 하이퍼 빌드 타이거가 타이거 캐논을 계속 발사해 연차 폭발을 계속 유도해 냈다. 수많은 폭발의 꽃이 밤하늘의 정원에 피어오르고, 그 강대한 불꽃은 모든 기뢰를 삼켜버릴듯 넘실대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반수 이상의 기뢰가 전진해 오고 있었다.
[필살!!! 대회전마탄!!!!]
빅 볼포그의 몸이 급히 회전하며, 수많은 미러입자들이 쏘아지기 시작했다. 무작정 쏘아대는 것이 아닌, 대여섯개가 기뢰 하나씩으로 보내지는 공격이, 기뢰군 전체에 격돌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남은 네 용자도 동시에 무기를 발사해, 이번에는 정말 거대한 폭발을 불러 일으켰다.
콰--------------앙!!!!!!!
[......해낸..건가?]
[! 아니!?]
하지만, 폭발이 걷힌 바로 다음순간, 뒤에서 속도를 늦추던 기뢰들이 폭발을 뚫으며 전진한 것에는 완벽하게 질려버린 다섯명의 용자. 저 기뢰들은 보통 미사일처럼 그냥 쏘아지는게 아닌, 전술이론을 착실하게 발휘해 몇개의 군으로 나뉘어 움직이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한군을 미끼로 삼은 그때 나머지 기뢰를 보호하는...
[제길!!]
[안돼, 너무 가깝다!!!]
[해볼때 까지는...!!!!]
4000 매그넘이, 풀 임팩트 버스터가, 더블 타이거 캐논이, 텐류 블레이저가, 그리고 더블 라이플과 더블 건이 무차별하게 난사했다. 하지만 이번엔, 당황으로 조준이 약간 빗나가는듯, 몇개는 아예 맞지도 못했다. 몇개의 기뢰는 여유있게 피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이런!!]
「14개가 살았다!!! 베이타워 기지를 향해 고속전진중!!!」
{데커드 맥스!}
[서브 양자포, 발사!!]
콰앙!!
브레이브 베이스의 배면에 붙은 서브 양자포 두정이, 위치로는 그들의 밑을 날아가는 기뢰군의 뒤를 노렸다. 하지만 그 노력도 고작 다섯개의 기뢰만을 맞출수 있었을뿐, 속도가 살은 기뢰는 속절없이 베이타워를 향해 날아갔다.
[이런! 놓쳤다!!!!]
{전원 충격에 대비하라!!!!!}
타이가 장관의 고함소리가 들렸지만, 이미 어쩔수 없는 위치였다. 저 기뢰가 동시에, 그것도 한점에 떨어진다면, 베이타워 기지는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콰----앙!!!!!!!
굉음을 내며 폭발을 만들어낸 베이타워 기지. 하지만, 당황해 하며 그쪽을 주시한 모든 이의 눈에는, 무너지는 베이타워도, 솟아오르는 폭염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동체는 은빛, 그리고 날개는 금빛으로 빛나는 웅장한 전함, 한척이 보였을뿐..
[나이트 윙!!?]
[나이트 실버리온인가!!]
초류진과 어스체인져의 목소리에, 나이트 실버리온은 무겁게 반응했다.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건 됐어! 그보다, 저것들의 정확한 데이타를!!!}
유우타의 외침에, 나이트 윙의 나이트 실버리온은 나직하게 대답했다.
[예......보내겠습니다만, 저것들은 콜로서스 전함과 비트쉽이라는 것입니다. 미사일은 기뢰라고 부르는 것으로, 자체적으로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엄청난 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뢰를 소모시키기 전에 비트쉽을 파괴하면 피해가 큽니다.]
[제길,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울분이 터진다는 듯한 하이퍼 빌드 타이거의 외침에, 어스 체인져는 자신의 풀 임팩트 버스터의 위력을 가늠해보며, 만약 콜로서스 자체를 저격하면 되지 않을까..생각했지만, 그것은 다음에 들려온 나이트 실버리온의 말에 봉쇄당했다.
[저격하면 전 비트쉽이 자폭합니다. 지금 저격은 위험합니다, 어스체인져.]
[그럼 어떻게 하면...]
[일단.....기뢰부터 소모시켜야 겠지요...]
그렇게 중얼거리며, 천천히 그들의 앞으로 날아온 나이트 윙. 베이타워의 앞은 고도를 낮춘 브레이브 베이스와 삼단갑판 기동공모에 맞긴 그 전함은, 전 용자들의 전위로 나와 천천히 정지했다.
[..........네놈들의 악랄한 술수에는 정말 질릴지경이다, 다크플리트...]
나이트 실버리온의 말은 나직했지만 그 밑에는 도저히 주체할수 없는 분노가 깔려있었다.
[나의 마지막 행복을 파괴한 너희.....나의 마지막 추억으로....부서주마!!!]
나이트 윙은, 그와 그의 아가씨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소였다.
나이트 실버리온이 앉아있는 브릿지. 브릿지에 설치되어있는 의자에 앉아있는 브릿지의 주위에서, 은빛의 복잡한 교차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그것이, 나이트 실버리온의 전신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빛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의 존재를 이루는 AISG가 흔들리고 떨리기 시작하고, 그것은 그의 또다른 몸과 공명을 개시했다.
[.....전투개시!]
시트에서 컨트롤 패널이 나와 그의 전신을 감싼 바로 그때, 그의 의식이 그 은빛의 전함 전체에 퍼져 나가버렸다.
<나이트!! 온--!!!!!!>
은빛을 번쩍이며, 천천히 그 모양을 변형시키기 시작하는 나이트 윙. 나이트 윙의 선수가 두개로 쪼개지며 양쪽으로 갈라지고, 갑판과 함께 함의 양옆으로 밀려났다. 그것의 사이로 들어온 역삼각형모양의 은빛 장식과 그 위의 브릿지. 체스트 파트의 그 부분의 밑으로, 부스터를 밀어내며 꺾어진 다리가 밀려 내려와, 허리와 다리를 형성했다. 나뉘어진 선수에서 어깨의 파츠가 밀려나오며 선수가 팔이 되고, 그것의 끝이 뒤집히며 주먹이 튀어나왔다. 황금빛의 두장의 거대한 날개가 왼팔로 이동, 겹쳐져 방패모양으로 고정되는 것을 끝으로, 브릿지가 뒤집히며, 그곳에서 페이스 가드를 단 로봇의 얼굴이 밀려나왔다.
번쩍!
온몸을 연결하는 은빛의 회선. 그것은 마치 온몸에 스며드는 신경처럼, 그대로 몸 전체에 '의지와 생명'의 힘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의식이 폭발해 간다...
그리고, 은빛의 갑옷을 입은 기사가,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며 나타났다.
<聖光合體--!!!! 로드!! 실버리온--!!!!!!>
[크, 크다...!]
적어도 90m는 훌쩍 넘을듯한 거대한 로봇이, 길에 전혀 흠집도 내지 않으며 사뿐하게 착륙하는 것을, 그들의 뒤에 있던 용자들은 외경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 은빛은, 위엄과 권위 그 자체가 아닐까. 순간적으로 그런생각들이 스쳐나갔다. 천룡의 라이바루 죠같은 시니컬한 사람이야, 저것이 진짜 은도금일까 생각하는게 고작이었지만.
오퍼레이터 하즈키의 말에 불만의 소리를 크게 터트린 마이트 어드벤져는, 그러나 틈을 주지 않고 전 무기를 계속 난사해 저 멀리에 있는 기뢰들을 맞추기 시작했다.
[한척당 100기가 실려있다고 가정할때, 18척이니 1800기 정도 있다고 보면 되겠군.]
[그렇다면, 1500기 남은건가.]
로드 페이시온과 마이트 아머는, 거의 중얼거리듯 말하며 자신들의 무기를 난사해, 마이트 어드벤져가 다 파괴해놓은 기뢰들을 부수어가기 시작했다. 이어 일어나는 연쇄폭발에, 그레이트 다간 GX의 GX버스터가 작렬, 폭발의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어 남은 기뢰들을 전부 파괴했다.
[....이렇게 무기만 소모해서는 안돼! 저 함들을 직접쳐야...!!]
[안돼. 저런 무기를 탑재하는 녀석들이 폭발했다간 도시는 끝장이다! 성급하게 굴지마!]
엘 블레이드를 그렇게 진정시킨 그레이트 다간 GX는, 로드 페이시온을 돌아보며 말했다.
[로드 페이시온, 제네레이터를 파괴하면 어떻게 되지?]
[기동정지지만, 내장 파워로 자폭모드로 돌아간다. 콜로서스를 먼저 부셔도 마찬가지야.]
[....가오가이가만 무사했어도 디바이딩 필드를 열수 있을텐데....포트리스! 미쯔히코씨! 용자들의 보수는 어느정도인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과 블레이즈 제이데커 양쪽다 관절파괴율이 70%를 넘었어요. 가오가이가는 갈레온만 어느정도 무사한것 같고 가오 머신은 90%의 피해, 시시오씨도 의식을 잃었습니다. 포트리스에서는 가오가이가를 완전하게 고칠수 없어요!}
[......결국, 기뢰를 소모시킬수 밖에 없나...!!]
그레이트 다간 GX는, 답답함을 꾹꾹 눌러참으며 세번째의 기뢰공격에 대비, 자신의 GX버스터를 비트쉽의 전열로 겨누었다. 지금의 지휘함인 베이스 캐리어에서 연락이 온것은 그때였다.
{베이스 캐리어에서 각기에게! 도시는 포기한다. 전력을 다해서 비트쉽을 섬멸해라!}
[! 류중령님!?]
{다간, 여기서 밀린다면 뒤쪽의 쉘터가 공격당한다! 시민들을 공격당하게 해선 안돼!}
[........]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도시를 잃더라도 시민들을 잃어선 안된다. 모두 알고 있겠지!}
[........큭..!!!]
결국 다크 플리트는 여기까지 계산한것에 틀림이 없다. 도시를 파괴하거나 용자를 괴멸시키거나 둘중의 하나, 아니, 둘다 이룰수 있을거라는 계산에, 이렇게 위험한것을 투입한것이 분명했다..
[.....마음대로 하게 둘수는 없다!!!!]
{적, 기뢰가 발사되었습니다!!!! 모두 200기!]
[그레이트 다간 GX! 로드 페이시온! 비트 쉽을 노려라!!!! 기뢰군은 나와 마이트 아머가 저격한다!!! 엘 블레이드는 탄을 아껴가며 지원해줘!]
[........쳇, 잘도 말하는군. 좋아, 맡기지.]
로드 페이시온은 낮게 말하며, 자신의 오른쪽 어깨에 붙어있던 건 베이스의 하부에서, 거대한 방아쇠와 손잡이를 꺼냈다. 그것을 잡고, 왼손으로 그것을 받친 로드 페이시온은, 그 건베이스의 끝을, 기뢰군을 발사하는 비트쉽 하나에 맞췄다.
[온다! 파이어 샤워!!!!]
다시 쏘아지는 기뢰군에 대항해, 마이트 어드벤져가 등의 마이크로 미사일 컨테이너 두개를 한꺼번에 쏴 올렸다. 그 컨테이너에서 솟아오른 수많은 마이크로 마시일이 쏜살같이 다가오는 기뢰군에 맞서고, 곧 수많은 폭발이 하늘을 메우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쾅!!!!!
[개틀링건, 발사!]
드르르르르르르륵!!!
폭발을 넘어오는 기뢰군에 자신의 개틀링건을 난사하는 마이트 아머의 공격에 잔존 기뢰들도 폭발에 가세, 비트쉽과 용자들의 사이를 차단한 바로 그때, 신중하게 조준하고 있던 로드 페이시온이, 갑자기 벽력같은 소리를 질렀다.
[인피니티 임팩터! 발사--!!!!]
쿠아아아아아아아앙!!!!!!!!!!!!!!!
갑자기, 건 베이스의 포신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입자로 감싸여진 길쭉한게, 무서운 굉음을 내며 뛰쳐나왔다. 뒤쪽으로 궤적을 그리며, 한순간에 폭발의 지점을 관통한 그것은, 자신의 주위의 폭발을 모두 바깥으로 밀며 그대로, 자신이 노리던 한척의 비트쉽을 관통했다.
파캉!
쇳소리를 내며 비트쉽을 관통한 빛이 사라지고, 그것과 동시에 앞뒤에서 불을 뿜은 비트쉽이 그대로 섬광을 뿌리며 폭발해 버렸다.
콰아아앙------!!!!!!
[으윽!!!]
도시 전체를 부술듯 번쩍인 섬광과, 도시 전체를 실제로 쓸어버린 후폭풍이 용자들에게도 다가와, 용자들은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숙일수 밖에 없었다.
[제길, 상상 외군...!! 유나! 남은기뢰의 수는!]
{에...잠깐.....지금의 비트쉽의 파괴로, 17척에 남은 기뢰의 수는 약 900여기!}
[....좋아, 어느정도는....응?]
폭발이 잠시 사라지자, 그레이트 다간 GX와 마이트 어드벤져, 마이트 아머는 낮췄던 자세를 일으키며 남은 비트쉽들의 움직임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까는 용자들을 향해 기수를 돌린 상태였는데, 지금은 콜로서스를 중심으로 빙 둘러 떠있는 모습이었다.
기수는, 분명 도시 전체를 겨누고 있는 상태, 그리고...!
{아, 아앗! 비트쉽들에서 유도레이저가 발산중! 전 쉘터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 자식들!!! 결국 그렇게 나온다는 거냣!!!!!!]
마이트 어드벤져의 분노의 함성이 신호탄이었다. 순식간에 열차로 변형한 마이트 어드벤져와 마이트 아머가 도시의 동쪽과 서쪽을 향해 전속으로 달려가고, 그레이트 다간은 도시의 남쪽, 즉 지금 북쪽에 위치한 자신들의 위치와 반대방향으로 날아갔다.
파카카카카카캉!!!!!
그리고, 전방향을 노린 비트쉽들에서, 무수한 작은 빛들이 뻗어져 나왔다.
{기, 기뢰가...!!! 900기!!!! 4군으로 나뉘어..!!}
하즈키의 찢어지는 비명에, 로드 페이시온은 그것을 듣기 싫은듯 벼락같이 소리를 치며 앞으로 달려나왔다.
[다음말은 안해도 돼!!!! 동서남북이잖아, 젠장!!!!!]
로드 페이시온은 그렇게 소리치며, 황급하게 왼손을 뻗었다. 현재 자신은 지금은 무슨 공격을 해도 225기의 기뢰들을 막을수 없다..
[그래비티 필드, 역장 전개!!!!!!!]
파지지지지지직!!!!!!!!!!
로드 페이시온의 손에서 뻗어진 중력의 장이 넓게 전개되어, 날아오는 선두의 기뢰를 덮쳤다. 그 순간, 중력장에 반응되어 끌려들어온 기뢰들이 만들어낸 무수한 폭발이 그들의 앞에 일어나고, 로드 페이시온의 몸이 한순간 출렁거렸다.
[크, 커헉!!!!]
피를 토해내는 음성으로 신음을 흘린 로드 페이시온이었지만, 기뢰들은 몇십군으로 나뉘어, 천천히 연차적으로 필드에 돌입, 세세한 충격을 계속 로드 페이시온에게 주고 있었다. 엘 블레이드는 그옆에서, 자주포와 미사일로 일단 기뢰를 막고 있었지만, 잔탄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제, 제길...! 이대로는 오래 못버텨...!!!]
[하지만 보내줄것 같으냐!!!!!]
기뢰 발사바로 직전에, 간신히 기뢰군과 쉘터의 사이로 끼어든 세 용자는, 기뢰사이를 가로지르며 자신들의 무기를 쏴 계속 저격을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몸도 폭발에 싸였지만, 지금은 몸으로라도 막지 않으면 안되었다.
400만의 시민이 자신들의 뒤에 있는 것이다-!
[크윽!!]
간신히 기뢰군사이를 빠져나와 쉘터들의 군락 바로 앞까지 밀려난 마이트 어드벤져는, 계속 두정의 라이플과 어깨의 캐논을 쏴대며 기뢰들을 계속 저격했다. 폭발이, 지하에 있어 단순한 건물처럼 보이는 쉘터들을 울리는 것에, 마이트 어드벤져는 그것을 막기 위해 온힘을 다해 전진했다.
[체스트 캐논!!!]
체스트 캐논이 불을 뿜고 선두의 기뢰들이 폭발하며 떨어졌다. 하지만 마이트 어드벤져도 무사한것은 아니었다. 순식간에 왼쪽의 카메라가 녹고 오른쪽의 캐논이 뒤틀려 사용불능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쏘지 않으면 안되었다.
[얼마든지 와라!!!]
마이트 아머도, 마이트 어드벤져도, 자신들의 모든 무기를 동원해 밀려들어오는 기뢰들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그들의 노력에도, 놀리듯 천천히 들어오는 200여기의 기뢰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일것 같았다.
[여기서 지지 않아!!!]
하지만, 전력으로 기뢰를 밀어내는 네 용자들의 용기는, 사그러 들줄 몰랐다.
남은 기뢰수, 전체 합해 약 700여기.
PM 8:15, 도쿄시.
이미 이쪽의 콜로서스와 비트쉽들도 같은 전술을 쓰고 있었다. 도시의 전방향과 쉘터에 전 기뢰를 쏘아보낸것. 그것때문에, 초룡신과 빅 볼포그는 동쪽, 어스 체인져와 천룡은 남쪽, 하이퍼 빌드 타이거는 북쪽, 로드 실버리온은 남쪽, 그리고 브레이브 베이스와 삼단갑판기동공모는 남쪽의 G 아일랜드 시티를 막고 서는 태세로 방어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각 구역에 들어온 기뢰수는 각각 200여기. 천천히 밀고들어오는 그것들의 목적은 뻔했다.
천천히 무기를 소모시키고, 최후의 일격은 비트쉽으로 건다-!
[....]
공중을 날으는 로드 실버리온의 모습은, 혼란과 사격, 그리고 폭발로 난무하는 전장에서 가장 화려한 것이었다. 거대한 로드 블레이드를 날렵하게 놀려서 기뢰들을 베어버리는 그 모습은, 마상시합에서 화려한 검기를 펼쳐 적을 압도하는 기사의 모습이었다. 파워도 스피드도, 그것의 두개가 조화를 이루는 밸런스에서도 로드 실버리온을 따라가는 자는 용자들에게서는 없었다.
[차앗!!!]
큰 황금빛의 방패로 기뢰들을 후려치고, 검을 크게 휘둘러 상대적으로는 작은 기뢰들을 베어내고, 폭발을 몸을 뒤집어 견뎌내며 피해를 줄이며, 다시 전진해 기뢰군에 맞서는 그 모습. 100m에 육박하는 몸체에서 나오는 스피드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정도였다.
하지만, 그다지 피해가 없는 용자는 단지 그뿐이었다. 거의 모든 용자들은 기뢰에 한두번은 맞아 크게 손상을 입었고, 그나마 스피드가 빨라 아직 버티고 있는 천룡조차 몸 군데군데에 열폭풍의 피해가 있었다. 그런 일격을 맞는 순간순간마다 체력과 파워는 점점 줄어든다. 그리고, 기뢰들과 쉘터의 사이는 계속 가까워 지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폭발을 줄일수 있는 초룡신의 이레이져 헤드와 하이퍼 빌드 타이거의 이레이징 모터는 사용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전력으로 폭발을 막아내는 덕에 쉘터에는 피해가 가지 않고 있었다.
브레이브 베이스와 삼단갑판비행공모의 주포도 불을 계속 뿜어 기뢰들을 떨어뜨리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천천히 다가오기 때문에 스피드가 느린 두 전함들도 아직까지는 피해를 입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천천히 오기 때문에 기뢰의 수는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비트쉽과 콜로서스의 주포는 아직 건재한 것이었다.
{여기서 물러설수는 없어!!!! 도쿄 시민은 1200만이다, 여기저 전멸시킬까보냐!!!!!}
브레이브 베이스의 브릿지에서 악에 받쳐 소리치는 유우타의 외침은 용자들 전부의 외침이었다. 무고한 사람들을 여기에서 죽게 하지 않는다, 지켜보이겠어-!!!!
잔존기뢰수, 900여기.
PM 8:15, 천강공업 동해해상 중앙 플랫폼.
"자아, 들어가 있어."
콰당!!
루시퍼의 등에 떠밀린 썬더리온은, 두손을 묶인 탓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만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 뒤로 쇳소리를 내며 닫히는 철창살.
"개자식! 나가면, 먼저 네놈 입부터 찢어 주겠다!!!"
"기대하지. 하지만 그전에 네 피부가 좀 찢어줘야 겠는걸. 천천히...하하하...."
기분나쁜 웃음을 마구 날리며 돌아서는 루시퍼를 분한 눈으로 쳐다보던 썬더리온은, 아까 강제로 동체에서 배제되었을때부터 채워져 있던 수갑을 다시 당겨보았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엘릭서 파워로 자신의 힘을 봉하고 있는 그 수갑이 부숴질리는 없었지만.
"제길!!!! 빌어먹을, 이 내가 잡혀오다니..!!!!"
목근처에서 느껴지는 아픔은 다시 루시퍼의 새디스틱한 얼굴을 생각나게 했다. 게다가, 배제될때 저항하다가 루시퍼에게 뺨을 맞기도 해, 욱신욱신거리는게 아직도 느껴지고 있었다.
"나를 미끼로....가이아 엘 카이져들을 유인할 생각인가..."
썬더리온은 닥쳐오는 굴욕감과 무기력함에, 어두운 감옥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이 내가 미끼가 되다니, 한심이 가슴을 찢고 나올지경이다, 이건..
"썬..썬더리온님...?"
갑자기, 감방의 구석에서 자신을 부르는 미약한 소리에, 썬더리온은 흠칫 놀랐다. 이 목소리는 분명...
"비영!?"
놀란 목소리를 내며, 좀더 잘 보기 위해 구석으로 다가간 썬더리온은, 구석에 힘없이 누워있는 비영을 발견할수 있었다. 너무 어두워 얼굴까지 보이진 않았지만, 힘없이 늘어진 몸에 손을 가져가자 옷이 흠뻑 젖어있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정신차려! 어떻게 된거야!?"
"아....아무래도....독을 맞은듯 합니다...."
"독이라고!?"
그러고보니, 호흡도 고르지 못한것 같다.
"해독은 되고 있는건가?"
"으....예.....하지만....."
체내에 들어온 이물질은 스파클 파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고 정화된다. 독도 마찬가지여서, 체내에 들어오면 스파클 파워에 의해 해독되나, 그때문에 스파클은 약화되고 아주 기본적인 생명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에너지가 해독에 투입되는 것이다. 당연하게, 그 양이 많으면 기본적으로 많은 파워가 소모된다.
"그런가....너무 많은 양이 들어온 건가....그런데, 지현이는?"
"모르...겠습니다......저도 방금 정신이 들어서...."
"제길....역시, 천강공업은 갓 엘릭서들의 앞잡이였던게 분명해..!"
그렇게 내밷듯이 말하던 썬더리온은, 힘없이 벽에 기대어 앉아 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해야하나....이렇게 잡혀버려서야...."
썬더리온을 가두고, 다시 플랫폼 바깥으로 나가려던 루시퍼는, 문득 앞에서 어디선가 많이 본 사람이 걸어오고 있는것을 봤다.
".....아니, 파이어리온아닌가? 방금 온건가?"
"....."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파이어리온을 찬찬히 보던 루시퍼는, 문득 파이어리온의 붉은 망토에 전혀 다른색의 붉은색이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피..잖아? 대체 어떤 녀석이 갓 엘릭서에게..."
"......데스카이져다."
루시퍼는 별로 놀란 얼굴를 짓지는 않았다. 그 데스카이져라는 녀석이 얼마나 강한 녀석인지는 그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던 것이었다.
".........네 밑의 엘릭서 스피릿은 이로서 모두 풀려버린 셈이군."
".........놈들은 엘님과, 나와의 유대를 모조리 끊어버렸다. 나는 상대도 안되지, 그렇게 되면."
"무슨소리하는거냐."
하지만 루시퍼의 얼굴에는 약간의 조소가 담겨있었다. 파이어리온도, 그 조소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있었다.
".........갓 스파클, 엘 하이페리온을 쓰러트린 투사가 지금은 자기의 싸움에 회의를 가지는 겁쟁이 전사가 되어버린것이군?"
"........."
"흥, 역시 네놈은 글러먹었어. 싸움에서 잔혹할지라도 주저해서는 안되는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파이어리온을 지나치는 루시퍼.
".........아무래도 예정을 바꿔야 될것 같군. 나는 마트리엘과 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빌어먹을, 썬더리온놈의 성격은 오늘 못고쳐줄것 같군."
".........달?"
"그래, 지금 떠난다. 네놈의 낮짝을 보다가는, 네놈 얼굴부터 찢어버릴것 같다. 구역질할것같다."
파이어리온은 묵묵히, 등을 돌려 통로를 나가버리는 루시퍼의 뒷 모습을 보며 아무런 표정도 떠올리지 않았다.
".........윽.."
역시, 몇번이나 관통당한 상처는 그에게 머물러 있었고, 그것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그의 붉은 망토를 아직도 물들이고 있었다.
"...........내가 할말은 아니지."
차라리 광기라는 것에 미쳐버렸으면 괜찮았을지도 몰라. 루시퍼처럼, 류키엘처럼 단지 파괴를 위해 싸우는 것이 나을지도 몰라.
이대로 이용당하며 싸우는 것은, 혼없이 싸우는 좀비의 싸움과 같은것이다.
힘없이 벽에 기댄 파이어리온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억제하며 눈을 감았다.
타블리스의 의식을 깨운것은, 심장에 파고든 촉수였다.
"흐윽!"
아픔이 닥쳐왔지만 눈은 떠지지 않는다. 하지만 열려있는 귀에서 울리는 소리는, 지금 닫혀있는 시각의 부족을 대신하듯, 말을 더 크게 전달해 주었다.
<이 정도로 일어나지 않을것인가, 초투사.>
나직하고 굴곡이 없는 목소리. 마치 감정없는 컴퓨터가 말하는 듯한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확실한 '위험'과 '공포', 그리고 '혼돈'이 느껴지고 있었다.
...왜 이곳에 있는거지?
아....맞아....확실히 잡혀왔다.....
타블리스는 눈을 가늘게 떠, 자신의 가슴에 박혀있는 촉수를 확인했다.
몸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은 탓은, 아마 양손이 치켜들린 채로 공중에 묶여있는 탓일것이다. 아픔중에서도, 타블리스는 묘한 냉정으로 자신의 상황을 파악할수 있었다. 사방에서 뻗어나온 검은 촉수가 자신의 몸을 조이고 있었다.
그리고 심장에 박혀있는 촉수. 그것은 아마 등까지 뚫고 나온듯 했다. 굵은 그것은 마구 꿈틀거리며 자신의 상처를 더 크게 만들고 있었지만, 즉사해버릴듯한 아픔중에서도 타블리스는 죽지 않고 있었다.
<이래도냐.>
퍼억!!!!
시각 한쪽이 사라졌다. 맞은건가?
.....한심해...
<흐음....>
가슴의 촉수가 스르륵 빠져나오면서 동시에 붉은 피가 터져나와 그의 가슴을 적시기 시작했다. 파란 양복 상의는 금방 붉은 피로 물들어버렸다.
하지만, 가슴의 상처는 금방 메워지고, 부서진 심장은 재생되어 새 피를 타블리스의 온몸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피, 심장.....엘릭서 스피릿이 가지기에는 너무 과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의미를 알수없는 말. 타블리스는 눈을 좀더 가늘게 떠 자신에게 말하는 이상한 울림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움직이는 빛과 어둠이 한데 뭉쳐진 그 공간에서, 목소리는 전 방향에서 나오는 듯 했다.
서로 마주한, 날개를 가진 두 남녀. 하늘색 머리에 보랏빛의 모자를 쓴 소년이, 같은 나이뻘의 갈색 머리칼을 가진 소녀를 향해, 그렇게 소리친다. 갈색 머리칼의 소녀는 놀라고 비통하기보다는 너무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 마....말도 안돼!!!!! 지구에 내려간지 얼마나 되었다고!!! 게, 게다가 인간여자라니! 말도 안돼!!
- 미안...하지만, 하지만 어쩔수가 없었어.....그 사람도, 나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단 말이야!
짜악!!!!
하늘색 머리칼을 가진 소년의 뺨을 때린 갈색 머리칼을 가진 소녀의 눈에 오히려, 눈물이 고여 있었다.
- 싫어....절대로, 절대로 보내주지...않을거야...!
- ........미안, 파뉴시아!
- 안자스!!
소년의 등의 날개가 퍼덕여, 주위에 깃털을 뿌렸으나, 소녀는 태양을 향해 올라간 소년을 쫓지도 못하고 오히려 무릎을 꿇었다. 절망에 못이겨.
- ....가지마...가지 말라고...흑.....흐...흐흑....
깃털은 마침내 차디찬 비가 되어 소녀의 몸을 때리기 시작한다..
- 나.....아기가...아기가 있다고....말하고 싶었는데....!
허밍.
자장가다...
그래서 소녀는 푸른별로 내려갔다. 사랑했던 하늘색 머리칼의 소년을 쫓아...
소년은 일족의 명령으로, 일족의 주인을 위해 위장의 일을 하고 있었다. 회사를 경영하는. 하지만 인간의 여자를 맞이한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소녀는 일족의 장로에게 말하지도 않고, 날개를 접고 인간여자로 변장해, 역시 변장해 지구에서 일을 추진중이던 소년을 만났다.
먼 발치에서 보았을 뿐이지만...
하지만 그 여자. 자신의 남자가 되어야 했던 그 소년의 옆에서, 소년과 즐겁게 웃고있던 여자가, 자신의 얼굴과 너무 닮이있다는 것을 알아챈 소녀는, 더할수없는 절망에 무너지고 말았다.
- 하...하....나는.....나는 마음까지 버림당한거네.....
잘자라 우리아가....
앞뜰과 뒤동산에....
새들도 아가양도....
잘....자...는데.......
소녀는 복수하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남자를 뺏어간 여자에게.
하지만 그것은 너무 허무하게 끝났다. 인간여자에겐 불치병이 있었던듯, 결혼한지 6년만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두번째 사내아이까지는 난산으로 가까스로 성공했으나, 세번째 아이는 유산하고 말았다...
그런 인간여자를, 소녀는 변장을 풀고 찾아가 만났다.
자신의 몸에서 태어난 아이를 안고.
- 당신이.......영호씨가 말하던 파뉴시아...
- ..........
- 알고 있었어요....영호씨가, 찬영아빠가 인간이 아니었다는 것을...하지만...파뉴시아씨는 천사같아요, 정말...
- ....뜬금없이....정말 천사라면, 버림 받지도 않았을거야...
- ..........
- 어째서.....30년도 못채우고 죽는거야, 당신! 안자스를 위해서라도 더 살아야 되잖아! 왜 당신이 죽는건데!
자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왜지?
- 조금이라도...더 살아줘...부탁이야, 그에게 더 상처를 주지 말아....
- ...........
- ...........이 아이, 맡아줘. 제발 잘 키워줘. 1년이라도 2년이라도,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살아줘...
일족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7년후에 죽어야 될 소년의 아이를 일족 가운데서 키울수는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를 그 인간여자에게 맡겼다. 그가 사랑한 여자라면, 사랑을 준 여자라면, 적어도 죽기전에....죽기전에 자신의 아이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게 해주지 않을까...
- .............예...조금이라도 살게요.....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 ..........
- 아이 이름을 지현이라고 짓겠어요.
여자는 빙긋 웃었다. 자신은 결코 흉내낼수 없을것 같던 자애스러운 웃음이다...
다시 허밍.
자장가.
누군가 나에게 언제나 들려주던 자장가...
그리고 삼년후, 인간여자는 죽었다. 임가영이라는 이름을 안것도 묘비에서였다.
일족의 명령으로 안자스와 위장의 재혼을 했지만, 그것에 가영의 두 아이와, 자신의 아이는 나에게 증오를 품었다.
그리고 사년후, 일족의 손에 의해, 안자스가 살해당했다. 사고로 위장당해있었지만 살해였다. 인간여자와 인연을 맺은 죄로.
그리고, 명령에 의해 그가 경영해, 주인을 위해 프로젝트의 수단으로 쓰고있던 회사를 그녀가 꾸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때문에, 소녀의 아들은 소녀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빼앗았어, 회사를 빼앗았어, 싫어, 당신따위 싫어!!!>
허밍.
자장가.
어머니가 나에게 언제나 들려주던 자장가...
콰앙-!! 콰아앙--!!
폭발음이 작게, 귀에 들려오는 것에, 지현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늘게 눈을 뜰수 있었다.
그의 시선의 위에는, '파뉴시아'가 있었다.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것일까. 지현은 복잡한 기분이 담긴 눈으로 그녀의 고요한 눈을 바라보았다.
......뭘 먼저 말해야 할까.
".........아버지, 귀엽게 생겼었군요."
"으응..."
'넌 아버지를 닮았어'같은 말은 파뉴시아는 할수 없는 말이었다. 어떻게 봐도, 지현과 그녀의 얼굴은 완전히 판에 박은듯 닮아 있었으니까. 지현의 얼굴이 소녀의 얼굴이라면, 파뉴시아의 얼굴은 그것에 조금 나이를 먹은 처녀의 얼굴일까.
"...........그 얼굴, 진짜입니까."
정신이 들어오는 모양이지. 파뉴시아는 지현의 목소리에 담긴 서툰 악의에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목근처에서 부숴버리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날개를 발출해 낸 유익족은 위장같은것을 하지 못해. 이 얼굴은 진짜란다."
"...........그럼, 그 얼굴은 제가 당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거라도 됩니까......그런 이상한 영상 몇개 봤다고 믿을것 같아요?"
일부러 심한말을 하고 있다. 라는 것을 파뉴시아는 지현의 목소리에서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이 얼굴을 내보이기 전에 가지고 있던, 악의로 얼어있던 감정이, 지금은 당황으로든 뭐로든 깨지고 있는 것 같아, 파뉴시아는 왠지 안도하는 자신을 알아차렸다.
"유익족은 거짓말을 해도 거짓추억을 만들지는 않는단다."
"저보고 그 말을 믿으라는 거에요!!!!!?"
격한 외침. 그것은 분노였다. 약간의 마비상태에 있던 몸이 튕겨올라 파뉴시아에게서 떨어진것도, 분노가 해낸 일일것이다.
"아직 움직이면 안돼..."
"큭....말도...안돼는 소리 하지 마세요. 그런...그런 삼류 스토리도 못되는 추억이나 만들어내서...날 속이려고 하지 마요!!!"
"속이려는 거 아니야."
"시끄러워!!!!! 그럼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소리야!!!!!!!?"
...아아, 그래. 이것이 두려운 것이었어. 파뉴시아는 자기도 모르게 질끈 눈을 감고 말았다.
...지금까지 믿어왔던 자신이란게 붕괴되었을때, 얼마나 큰 상처로 남을지. 출생의 비밀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자신의 근본부터를 뒤흔들때, 얼마나 크나큰 혼란을 낳을지. 그것이 두려워 지금까지, 십사년을 망설여왔다....
"......강진호란 소년이 어떻게 스파클 컨트롤러가 되었는줄 아니?"
"!? 진호형 이야기는 왜 꺼내는 거죠!!?"
"그 소년은 아기일때 메신저에 의해 신체의 개조를 받았어. 스파클 드롭을 몸안에서 견디고, 컨트롤할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서, 약간이지만 개조를 받은셈이나 다르지 않아요."
"그, 그건..."
"왜냐하면, 스파클 컨트롤러는 인간이 될수 없는거니까."
머리에 무언가가 떨어져 충격을 준다. 그게 무슨뜻이지!?
"왜 네가 스파클 컨트롤러가 되었을까? 간단해. 넌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야. 너는 유익족. 나와 같은 날개를 가진 유익족이야."
"그, 그런.....!!!!"
".......마비 상태가 풀리면 날개가 나올거야."
"뭐....라고요?"
"날개."
지현의 시선이, 파뉴시아의 뒤쪽에서 잔잔하게 흔들리는 '날개'를 보았다. 천사의 그것같이 아름다워 보이는 날개는, 그러나 지현에게는 자신에게 떨어지는 사형선고 같았다.
인간으로서의 사형선고가.
다리에서 힘이 풀린다.
"........마, 말도 안돼..."
하지만 그말이 진실이라는 것은 지현이 더 잘알고 있었다. 등에서 섬짓섬짓하게 다가오는 아픔은 진짜였으니까.
하지만, 인정할수 없어, 이딴건..!!!!
"말도 안돼!!!!!!!"
혼란스러웠다. 머리가 어지러워 견딜수가 없었다. 생각은 많이 나는데 그것들이 정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여기있다간 미쳐버릴것 같아!!
철컥.
자기도 모르게 잡은 문고리를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앗! 안돼! 지금 나가면 위험.....!!"
파뉴시아가 외치는 소리가 너무 작게 들려올정도로 혼란한 정신으로도, 지현은 복도를 비틀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원래가 깊숙하게 들어오지 않았었다. 뛰쳐나와 복도를 나오자 아까 들어왔던 사무실로 들어왔다.
저기만 나가면-!
하지만, 분명 밖으로 나가는 문이라고 여긴 것을 연 순간,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간 지현을 반긴것은 폭음과 폭염, 그리고 그에게로 날아오는 검은 형체 하나뿐이었다.
"........!"
어느 현실도, 가혹하기는 마찬가지다.
PM 8:20분. 천강공업 동해플랫폼.
지금까지의 자드키엘의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비영과의 연락이 끊기고 다른 스파클 브레이브들과도 연락이 다 끊겨 일단 주위에서 대기하자고 생각했던 그가, 갑자기 쳐들어온 검은 빛의 엘릭서 스피릿을 본것이 약 5분전. 데이타 상으로 엘 데스카이져와 비슷했지만 파워는 전혀 다른 그 엘릭서 스피릿은 플랫폼에 도착하자마자, 방어를 위해 달려드는 다크 솔져들을 한손으로 던져버리며 중앙부를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비영과 지현이 들어간 사무실로, 자드키엘의 정보로는, 거기에는 그것과 지하의 공업로봇의 격납고 밖에 없었었다.
하지만 왜 그곳으로 가는지의 의혹이 가시기도 전에, 갑자기 거의 동시에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가이아 엘 카이져가 들이닥쳤다. 그것이 1분전. 너무나 갑작스러워, 자드키엘은 그들에게 말도 못걸고, 그들이 엘 데스카이져의 뒤를 따라, 그에게 달라붙던 다크솔져들을 헤치기 시작하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어야 했다.
「아...저기...」
자드키엘이 조그맣게 부르는 소리에도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가이아 엘 카이져는 무언가 악에 받힌듯, 달려드는 다크 솔져들을 계속 폭발시키며, 앞에서 약간 천천히 전진하던 엘 데스카이져를 향해 전진했다.
[엘 데스카이져!!!!!! 설명햇!!!!!!!! 이건 대체 무슨일이얏!!!!!!!]
- .......흥.
'왠놈인가 했더니 얼간이군'이라는 함축적인 코웃음을 날린 엘 데스카이져는, 다가오는 다크솔져들을 뿌리치고 하늘로 날아올라, 갑자기 바다로 떨어졌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가이아 엘 카이져의 위치에서는 바다로 떨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공중의 자드키엘은, 엘 데스카이져가 떨어지며, 플랫폼 옆쪽을 파괴해 그 안쪽으로 들어간것을 볼수 있었다.
[젠장! 또 도망 치다니!!!!!!]
[......슈퍼노바 엘 카디온, 그러고보니, 너 왜 여기 있는거지?]
[무슨소리야!!!! 그거야 여기 뒤에 감추어진 흑막을 알아내기 위해.....어? 그러는 넌 언제부터 있던거야?]
[엘 썬더리온이 납치당했어. 여기로 온듯해서 싸우고 있었는데!!]
....서로가 있는 지도 모르고 절박하게 싸워댔었군, 저 두사람...자드키엘은 정신없이, 그것도 멍청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끼어있는 자기의 신세를 한탄해 하고야 말았다.
「이것보세요, 두분!!!! 저 안엔 비영님과 지현님이 있단 말입니다!!!! 그 곳에 쳐들어가서 뭘 어쩌려는 겁니까!!!!」
[....뭐야, 저건. 허공에서, 말이 들리는데!!]
다크 솔져 하나의 등을 쳐 바다로 떨어트리며 소리친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외침에, 가이아 엘 카이져는 파천검으로 하나의 목을 치며 대답했다.
[저 안에 비영과 지현이 있다는 거냐! 자드키엘!]
「아까부터 안나오고 있었습니다!! 함정 비슷한게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어째서 오늘은 납치, 감금, 포박따위가 즐비하게 나오는거지!!!! 이러다가 위험해지면 어떻게 하라고!!!!]
울분을 터트리며 말한 가이아 엘 카이져였지만,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외침은 훨씬 절박했다.
[제길! 끝도 없잖아!!!!!]
아까 엘 데스카이져에게 덤벼들고 있던 다크솔져들이, 이번에는 그 둘을 향해 오고 있었다. 물론 둘의 상대는 되지도 않는 허수아비였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많았다. 약 10km나 되는 플랫폼 전체를 까맣게 메울정도로.
[이러다간 끝장이다!! 어디든 바닥을 부술수 밖에 없어!!!!]
[가이아 엘 카이져! 일단 막아라! 내가 바닥을 부수겠어!!!]
[좋아!!!]
가이아 엘 카이져가 한대의 다크 솔져의 턱을 올려치며, 뒤로 돌며 한대를 밟고 날아오르는 것과 동시에,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같이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손을 쳐들었다. 아래에서 다크솔져들이 삐걱거리며 바로 아래에서 뛰어오른것과,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몸이 황금빛으로 번쩍인것은 거의 동시였다.
[슈퍼노바 스트라이크--!!!!!]
콰앙---!!!!!!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손에서 떠난 거대한 광채가 다크솔져들을 소멸시키며, 플랫폼의 갑판에 거대한 폭발을 내었다. 폭발이 일어난것과 동시에 그들은 폭발속으로 뛰어들어 플랫폼 안쪽으로 들어갔고, 그래서 그들은 다크 솔져들이 그것의 후폭풍에 튕겨나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사무실쪽으로 튕겨나가는 다크 솔져가 지현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리는 것을, 그들은 보지도 막지도 못하고 말았다.
"---!!!!"
육체의 마비와 정신의 혼란으로, 지현에게는 아직 높은데에서 떨어지는 다크 솔져를 피해 안으로 들어갈 힘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시야는 어두워지고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단지 자신을 덮는 검은 그림자에 공포를 느낄뿐. 그는 움직이지도 소리치지도 못했다.
지금까지의 절망과 지금의 절망의 순간에 그대로 가라앉아버린 소년을 구원한 것은, 그때 뛰어든 붉은 섬광이었다.
"아--!"
어두운 시야가 갑자기 밝아지고, 감각이 돌아온 그때, 지현의 눈에 들어온것은, 찰랑이는 금빛의 물결과, 그 뒤쪽으로 뻗은 검은 빛의 '날개'였다.
'검은...날개....?'
쿠다당!!!!! 쿠우웅!!!!!
지현을 바로 따라나온 파뉴시아가 황급히 대기실로 들어왔을때, 두개의 요란한 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에?"
아까부터인가, 대기실의 구석에 있던 브륜힐트의 얼빠진듯한 소리에, 파뉴시아도 놀랍다는 시선으로, 두번째의 요란한 굉음을 만들어낸 다크솔져의 바디슬램(?)에서 지현이를 구해내고, 처음의 요란한 소리를 낸 장본인, 검은 날개의 금발머리의 소녀를 내려다 보았다.
"검은날개...?"
"으....으윽.....아, 아무튼 정시에 도착...."
파뉴시아와 브륜힐트의 질린 시선을 한껏 받으면서도 느끼지 못한 다크엔젤은,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다가, 자신의 밑에깔린 지현을 발견했다.
"....꺄, 꺄아아~! 쿠션으로 써버렸어!!!!?(<-이글을 보시는 착한 청소년여러분들은 사람을 깔개로 사용하지 마세요. 살인납니다. 죽든 살든.)"
"으.....으윽....."
아까의 절망에 허덕이던 소년은 지금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기절해있었다. 주위에 널린 테이블조각과 의자조각은, 소년이 얼마나 강한 충격을 받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오죽하면, 오늘 출생의 비밀을 폭로한 어머니께서 아들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도 웃음을 터트릴 생각을 했을까.
".....파뉴시아, 웃지 말라고. 네 아들이잖아."
"아...미안, 하지만 아직 어머니같지 않은걸."
"어라? 그러고 보니..."
두 흰색 날개와 한 검은날개, 그제서야 서로를 인식하다.
".......에....그러니까......응...."
"......."
"......."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이글을 보시는 착한 청소년여러분들은 이런말 하지 마세요. 분위기 파악 못한다고 살해당합니다.)"
두 흰색날개, 정말 할말없어져 검은날개를 멍하니 쳐다보다.
"으응..."
잠시 파뉴시아를 빤히 쳐다보던 다크엔젤은, 지현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파뉴시아를 돌아본다음,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브륜힐트의 외침을 싹 무시한 다크엔젤은, 머리에서 멋대로의 망상을 마구 증폭시키다가 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유지현군(14세)은 당신들에게서 도망쳤던 것?"
"..........그럴지도 모르지만, 왜 14세라는 말을 굳이 한거죠?"
"납치사건에 보면 용의자 사진에 붙잖아요."
데스캐리건(약 5000세로 추정)이 이 광경을 봤다면 한마디 했을거다. '막나간다 다크엔젤. 엉뚱한 태도로 사람을 혼란시키고 자기가 얻을건 다 얻어버리는 거냐? 교활하군 교활해.' 하지만, 브륜힐트(5472세)와 파뉴시아(5312세)는 이런 다크엔젤(약 5000살로 추정)을 모르고 있었고, 그래서 한순간에 얼이 빠져 방심해버리고 만것이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어머니-! 나중에 정식으로 인사드릴께요!!!"
"앗-! 지현이는 왜 허리에 끼고 가는거에요-!?"
"아니..! 이건 그냥 짐짝이라..! 그럼 안녕히!!"
콰앙!!!!
뭔가 심각한 착각과 망상과 단어의 나열과 개그를 의도적으로 뿌린 다크엔젤이 다시 뿌린 폭발은 바닥에 깊숙한 구멍을 뚫어 놓았고, 브륜힐트와 파뉴시아가 당황해 하는 사이, 다크엔젤은 아직도 의식불명의 지현을 들고 그대로 구멍으로 떨어져 내렸다. 끝에 '시어머니 죄송해요-!'라는 의미불명의 말을 남기고.
"......뭐, 뭐지 방금?"
"글쎄, 모르겠는데......저 검은날개, 뭔가 의도적인 개그를 흘린것 같은."
"하아...방금전까지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있던 어머니로서 엄청난 무게를 잡고 있었는데, 끝장이야. 하늘이 주신 기회가 날아갔어..."
확실히, 정말 쌀쌀한 아들의 모습에 눈물이라도 흘려야할 어머니였지만, 지금 저 검은날개여자가 흘리고간 개그들은 그녀의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싸늘하게 얼려버렸나보다. 이런 말까지 하는것을 보면, 말이다.
".....파뉴시아....하아. 어차피 이정도면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진전된거 아니야? 기회는 또있을거야.. 신이 다시 기회를 주시겠지 뭐."
"그럴까? 네가 혼인도 못하는거 보면 신도 기회를 자주 주진 않던데?"
"아악--!!! 시끄러워!!! 왜 그얘기를 꺼내는 거얏!!!!! 아직 혼기는 이십년 남았다고!!!!"
".......3천년중 고작 20년이라고.;"
스스럼없이 수다를 떠는 둘의 모습은, 마치 이제 갓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의 모습이였다(내용은 제발 별개로 치자.). 어쨌든, 파뉴시아의 마음에 깊숙히 뭍어둔 고통은, 이번에 풀어질수 없었던듯 한것 같다...
"그래도 기뻤어......진실을 이야기해줄수 있었으니까."
PM 8:25, 천강공업 동해플랫폼 지하.
"아아, 정말....답지않게 개그를 날리다니, 비정상적인 녀석들 사이에 끼어있으니 점점 비정상이 되가는것 같아..."
바닥몇층을 뚫고 들어온 다크엔젤은, 아직도 지현을 옆에 낀 채로 어둠에 싸인 '던전'을 걷고 있었다...
".....역시, 보통 건물은 아니야..."
분명, 이곳에는 로봇용격납고로 널찍한 공동이 있을터였다. 하지만 그런것은 없고, 있는것은 격벽과 전선들이 만들어낸 미로. 이미 먼저 들어온 엘 데스카이져와 동료들의 느낌을 따라 가려고 해도, 이런 미로에 걸려서야 다가갈 길이 없었다.
"하아..."
결국,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던 지현을 조심스럽게 눕힌 다크엔젤은, 지친 한숨을 쉬며 그 옆에 주저 앉아버렸다. 기진맥진해 버린것이었다.
"무리도 아니지.....라이트닝 제노사이드 버스터를 정면에서 막았는걸...."
다른 엘릭서 스피릿 셋은 엘 데스카이져와도 떨어졌는데, 괜찮을까. 타블리스는 어쩌고 있을까. 전부 상처 입었는데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탈이라도 나면 어쩌지...?
"으.....윽......"
멍하니 걱정을 하고 있던 다크엔젤이, 문득 옆에 누워있던 지현의 신음을 들은것은 그때였다.
"응..?"
적어도 아까까지는 얌전하게 기절해있었기에 지금 신음을 흘리는 것이 약간 의아스러웠던 다크엔젤이, 지현의 얼굴을 좀더 가까이서 보기위해 몸을 숙였다. 그때였다.
파팟!!!
지현의 몸에서, 갑자기 미약하지만 확실한 충격이 흘러나왔다.
"!?"
하지만 그 충격은 스파클과 엘릭서가 접촉해서 반발하는 그런 충격이 아니었다. 다크엔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으니까. 이것은 다른..
"으....윽!!!!!"
찌직!!!!!
고통스러운 신음을 무의식중에 내며, 몸을 약간씩 떨기 시작하는 지현의 상의가, 약간씩 부풀어 오르며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무언지를 확실하게 알아버린 다크엔젤이 급히 손을 뻗어 지현의 이마를 만졌을때, 지현의 눈이 크게 떠졌다. 고통에 정신을 잃은 초점없는 눈을.
"으아-----악!!!!!!!"
파아아악!!!!!
등을 가로지르는 두개의 선이 그려지고, 그것에서 갑자기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몸에서는 강한 충격파가 흘러나와 상의를 갈갈이 찢고, 이마에 손을 대던 다크엔젤의 뺨에 깊은 상처를 하나 내었지만, 다크엔젤은 물러나지 않고 자신의 손에 힘을 밀어내었다.
"아아악!!!!!!"
파아아악!!
그리고, 다크엔젤의 붉은 빛이 지현의 이마에 빨려들어간 그순간, 지현의 비명과 함께 등에서 무언가 길쭉한 것이 뻗어나왔다. 피가 한순간 확 튀기고, 피에 젖어 붉게 물든 그것은, 마치 추위에 떠는 아기새의 그것처럼 지현의 등에서 축 늘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지현은 그것 이상의 비명은 지르지 않았다.
"이런...!"
등의 날개가 깔리지 않게 지현의 상체를 안아 앉힌 다크엔젤은, 계속 힘을 전개해 지현의 몸을 감쌌다. 아까의 그것은, 바로 지현의 스파클 파워를 중화시키기 위함이었다.
유익족의 '날개'는 그들의 힘의 상징이고, 그렇기때문에 날개가 뻗어나온다는 것은 그들의 '마력' 또는 '기'가 발동된다는 것이었다. 지금 지현의 몸에 머물고 있는 스파클 파워에 갑자기 발동된 그 기가 접촉, 반발해 아까의 충격파가 일어난것이었고, 그것을 알고 있던 다크엔젤은 그녀의 힘을 전개해 지현의 스파클 파워를 누르고, 지금은 점점 약하게 전개시킴으로서 지현의 날개의 힘과 스파클의 힘이 그녀의 힘의 유도하에 융화될수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다행이야....내 엘릭서 파워와 반발작용을 일으키지 않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던 다크엔젤은, 이제는 눈을 감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지현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갈색머리는 땀에 젖어있고, 얼굴에는 고통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조금씩은 편해지고 있었다.
".......잘 견뎌냈네..."
갈갈이 찢어진 지현의 상의조각 하나를 집어들고 지현의 이마의 땀을 닦아준 다크엔젤은, 축 늘어져 있는 피빛의 흰빛날개를 보았다. 물론 이것은 단지 피부및에 봉인된 식으로 있던 날개가 피부를 찢어 낸 피로, 혈관을 직접파괴한것은 아니기때문에 군데군데 묻은 것뿐이고, 피부의 상처도 아물고있었다. 그것들을 천조각으로 정성껏 닦아준 다크엔젤.
자신도 옛날에는, 이 날개를 가지고 있었지.
'.......순결의 흰빛날개....라. 하지만 그 순결을 지키기위해 희생된 생명은 얼마나 될까...'
"무슨뜻이죠?"
작지만 평정을 찾은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의 생각이 읽힌것이 잠깐 놀랐을뿐.
지현은, 다크엔젤이 그녀의 힘으로 스파클 파워를 누르며 순환시키던 장막을 보며 말하고 있었다.
"아.......지현씨의 스파클 파워를 날개의 마력과 서로 융화시키기 위해 힘을 방출해 둘을 조종하고 있어요. 제 파워 아래에 융화시키려고....이것은 그것이 시각화 된거고요.."
"..........모르겠어요. 그리고......말 낮춰주시겠습니까? 그런것은 익숙치 않아서요..."
책상다리를 하고, 몸을 움츠리며 그렇게 말한 지현의 얼굴은 부끄러움때문일까, 붉어져 있었다. 존대말 받는것에는 정말 익숙치 않은걸까. 하긴 상반신이 노출되어 있으니 부끄러울지도...라지만, 그런것에 부끄러워 하는건가, 꺄아~! 귀여워!!
"..........귀엽다고요?"
"엣!! 아, 아니야!!!"
이번엔 다크엔젤쪽이 너무 당황해버렸다. 아무튼 갈색머리 소년과 금발머리 소녀가 흰빛날개와 검은빛 날개를 등에 지고 마주앉아 부끄럽다는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한순간 연출되었다. 서로, 무슨말을 해야할까 몰라 당황해하며.
어.색.하.다!!!!
"...........다크엔젤...님의 엘릭서 파워는 제 스파클파워하고는 충돌하지 않네요...?"
"그, 그건 나도 모르지만....그, 그리고 너도 반말해도 돼...."
"...........아, 그, 그래요....가 아니라, 그래..;"
이미 자신의 고민은 어디론가 사라진듯한 지현의 머릿속은 폭주를 거듭하며 이런말만 늘어놓고 있었다. '나, 왜이렇게 당황하는거지!!! 대체, 엘릭서 스피릿이 가게에 오지 않는게 무슨 일 있는것하고 무슨상관이야!!!'
"아, 그, 그건....그냥, 어색할까봐서...하하....하....."
"그, 그래....아, 그 만화책 봤어! 그림 잘 그리던데....."
"그, 그래!? 재미있었어?"
"아, 응!"
데스캐리건이 있었다면 '네가 무슨 중학생이냣! 대체 왜 이렇게 벌벌떠는거얏!!'하고 한대 후려갈기거나 '역시 애들은 귀여워~!'하며 몸을 비비꼬았으리라. 어느것도 다크엔젤에게는 도움되지 않는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지금 상황으로도 충분히 절망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
".............."
이미 삼류 순정소설같이 되어가는 전개속에, 지현과 다크엔젤은 결국 침묵할수 밖에 없었다. 서로 고개를 숙인채, 서로의 시선을 피하는 그 상황이 대체 이 어둠의 적지에서 벌어질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심각하게 검토하던 다크엔젤의 귀에, 미약한 지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 걸어도 될까....이, 일단 여기서는 나가야 되니까..."
'데이트 신청인가.....!?' 다크엔젤은 암담해졌다.
PM 8:40, 천강공업 동해플랫폼 지하 최하층.
<우리는 지하의 최하층에 있는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해저 밑바닥에 있다고나 할까. 이 밑에 물론 더 많고 위험한것이 있긴 하지.>
타블리스의 몸을 빌은 초투사는, 에시온의 몸을 빌은 카오스의 말따위에는 신경을 쓰지않고 퇴로를 어떻게든 찾아보려고 했으나, 자신의 주위에, 틈을 보이면 단번에 묶고 꿰뚫어버리려는 듯이 꿈틀거리는 촉수를 자신의 힘으로 돌파할 자신은 없었다.
물론 자신자체는 다른 스피릿들같이 갓 엘릭서 급이었지만, 타블리스의 혼과 생명의 유지, 아까의 상처치료에는 스피릿의 힘의 절반 이상이 들어가고 있었다. 지금상황에서, 저 다크로드와 엘릭서 스피릿의 힘을 다 가지고 있는 몸을 지배하는 카오스의 공격을 막아낼수 있을런지.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대치상태에 빠져있는것이다.
<아무거나 떠들지 마라, 카오스. 대체 무슨일을 꾸미고있는것인지는 모르지만, 포기해라!>
<왜?>
<여기서 뭘 어떻게 해도 우주가 너를 천년대전의 승자로 인정할것 같으냐! 혼돈을 바라는 존재는 없다. 용기도 투지도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는 천년대전의 승자는 될수있지만, 그것도 인간들이 바라기때문이다! 이 세상의 마음이 혼돈에 치닫기라도 한단 말이냐!!!!>
<그래.>
그래, 라고!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거냐, 카오스!!!!!>
<초투사여....그대는 아직도 모르는가.>
에시온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표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말투도 기계적이다. 초투사는 그것자체가 싫었다.
<뭘 모른다는 것인가!>
<이 차원. 한번의 천년전쟁을 치룬 이 세계는 아주 독특하지.>
태초의 창조때부터 혼돈의 혼으로서, 신화의 용자에게 한번 소멸되었다가 어찌된일인지 지금 여기 있는 카오스, 혼돈의 혼은, 태평하고 기계적으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천년전쟁을 치룬 그란로드 성단을 끼고있는 차원이지, 이 차원은. 그리고 인간의 마음을 투지로 덧씌워 전 차원에 투지를 퍼트린 차원이기도 하고.>
<......>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이 차원은 한번, 모든 평행시공에 시공축을 열어 투지라는 데이타를 전달해준적이 있지. 그것에 차원은 상당히 붕괴해버리고 말이야. 이런 혼돈의 지구가 태어난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게...무슨소리야!?>
<후, 초투사여. 영겁의 시간동안 투지를 정복한 자로 신화의 용자와 동격에 있는 자는 드물고, 그렇기때문에 똑똑한줄 알았는데?>
페이스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흔들릴 정도로 물러설 초투사가 아니었다. 대체 저 녀석의 의중엔 무엇이 있는건지...
<그렇다면 알려주지. 이 지구는, 여덟번이나 재창조된 평행시공의 일그러진 가능성의 잔존체이다.>
PM 8:25, 천강공업 동해플랫폼 지하.
그때, 플랫폼에서 비영의 기척을 찾아낸 자드키엘의 인도로,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가이아 엘 카이져는 비영을 구출할수 있었다. 그때 비영은 독을 반이상 해독해 조금의 힘을 되찾고 있었지만, 그곳에 같이 있던 썬더리온의 모습은 그때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거야?]
매 모양의 메카 자드키엘의 위에 앉은채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가이아 엘 카이져를 따르던 비영은, 벽을 뚫으며 썬더리온의 기척을 향해 나아가던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물음에 힘들게 대답했다.
"인간크기의 다크나이트들이....썬더리온님을 어디론가 데리고 가셨습니다. 막지 못해서...죄송합니다..."
[별로 비영의 탓은 아니야. 바보같이 끌려간 그녀석 탓이지.]
[슈퍼노바 엘 카디온, 썬더리온과 지현을 찾은다음에는 어떻게 할꺼지?]
[....이곳에서 나간다.]
[괜찮은가? 아직 이녀석들이 왜 이런짓을 하는지를 알아내지도 못했는데?]
[썬더리온과 지현의 안전이 더 중요하고, 일단 이곳에 오래 있을수도 없다. 우리 둘로 저 수백대의 다크솔져들을 부수는데는 힘이 조금딸려.]
[그건 그렇지만.....지금까지 추격이 없다. 함정이 아닐까?]
가이아 엘 카이져의 말에,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썬더리온을 미끼로 쓰고있을지도 모르지.....하지만 녀석은 꼭 구출해내야해.]
[....아아.]
[지현이의 기척은 나오지 않나?]
[모르겠다. 이상한 느낌이 주변을 휘젓고 있어서....그러면서 썬더리온의 스파클 파워만 확실하게 느껴지고 있어.]
[....함정이야, 함정.]
주먹으로 자신을 가로막는 벽과 회선, 촉수같은것을 헤쳐나가며, 계속 앞으로 나가는 그들. 한동안을 묵묵하게 나아가다가, 가이아 엘 카이져는 문득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등쪽에 나있는 상처를 발견했다. 그러고보니, 가슴을 관통한 상처가 나있던것 같은데,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있었다.
.....역시, 유사시를 대비해 합체라도 해야 겠나.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상처는,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정도의 상처니까.....
그런생각을 한 가이아 엘 카이져는, 아직 회복하지 못한 비영쪽을 바라보았다.
[비영, 해독은 어느정도 되었지?]
"아....괜찮습니다, 지금은."
[그럼 그레이트 엘 카이져로 합체다. 어쨌든 지금은 이렇게는 위험하니...]
"예, 알겠습니다.."
아직 괴로운 표정의 비영이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보랏빛 스파클로 돌아가 자드키엘에 융합하고, 매의 형상에서 머리와 발을 몸통으로 집어넣은 그것이 가이아 엘 카이져의 등에 붙었다. 한순간, 가이아 엘카이져의 몸 전체가 은빛으로 번쩍이며 이곳저곳이 변하고, 은빛의 투구가 그의 머리에 씌워짐으로, 스파클의 융합과 비영의 합체가 완료, [그레이트 엘 카이져]가 완성되었다.
[으음...]
그레이트 엘 카이져는 약간씩 충돌하는 그들의 스파클의 파워를 일단 막으며, 천천히 발을 옮겼다. 지현이 없어 제어는 약간 힘들었지만, 지금의 충돌이라면 그들이 거의 완벽하게 제어할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대체 어디있는거냐, 지현아...]
침통하게 중얼거리며, 그레이트 엘 카이져는 앞장서 나아가는 슈퍼노바 엘 카이져를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확실하게 지하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PM 8: 35분. 천강공업 동해플랫폼 지하.
스파클 브레이브들과 다크엔젤-지현 사이의 거리는 약 1km정도로, 그 사이에는 격벽과 회선들이 미로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를 식별하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그레이트 엘 카이져가 봤다면 죽을정도로 놀랄, 즉 엘릭서 스피릿이 자신의 스파클 컨트롤러를 부축하고 걷는, 상황은 별 방해 받지 않고 진행될수 있었다.
다크엔젤은 아직도 비틀거리는 지현을 부축하고 걷고 있었다. 일단 둘다 160cm정도의 단신이었기 때문에 지현이 커서 부축이 힘든것은 아니었지만, 계속되는 힘의 방출에 극심한 허탈감을 느끼고 있던 다크엔젤은 힘이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할수 있었다.
"다크엔젤, 괜찮아? 나를 부축하지 않아도 되니까..."
"걱정하지마....이름만 엘릭서 스피릿이 아니야. 남자애 하나정도는 업고 뛸수도 있어."
씩씩하게 말하며 지현의 얼굴을 본 다크엔젤은, 지현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자신의 축늘어진 날개를 흘끗 보는것을 보았다. 그, 이제는 완연한 흰 빛을 찾은 날개는, 조금씩이지만 감각을 찾아가는 듯 떨리고 있었다.
"..........아까 본 그 분.."
"..........응?"
"어머님이라는 분 말이야."
안색이 어두워지는것에 말 잘못했다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뭘 어쩔수 없었다.
"아까....왜 도망쳤니?"
지현의 얼굴에서, 아까 본 고민의 표정이 어리는 것을 본 다크엔젤은, 자신의 바보스러움을 저주하며 마음속에 만들어둔 myself의 밀짚인형에 못을 세차게 박기 시작했다. 지현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린것은, 다크엔젤이 마음에도 없는 못 수십개를 박은 후였다.
".........그냥, 혼란 스러웠을뿐이야."
"혼란?"
".........인간이 아닌거라는 거에 혼란스러웠을뿐이야."
".........헤에, 그래?"
"....그리고 그것보다, 대체 이제는 누구를 증오해야할지 몰라서 혼란되는것일지도 몰라."
"응?"
"아까 나하고 똑같이 생긴사람이 내 어머니고, 그 사람은 내가 아버지를 빼앗겼다고 생각해 증오했는데, 정작 불쌍했던건 그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모르겠어. 게다가 그 사람이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것도 모르겠고...."
".........."
"그 유익족이란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변장도 정말 실감나게 하고있었으니, 나랑 같은 그 얼굴도 진짜 얼굴일지도...모르겠어."
"흐응. 하지만 날개를 내고 있을때 유익족은 아무런 거짓말도 하지않아."
지현은 고개를 돌려 다크엔젤의 멋적어 하는 옆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도 한때는 유익족이었으니까."
"......에?"
"정말이야. 죽은 다음에 엘릭서 스피릿으로 전생했어. 370년의 덧없는 인생의 종결이었으니까 후회는 안하지만."
"........."
"유익족에게는 한가지의 생활방침이 있어. 날개를 타인에게 보였을때는 거짓말도 거짓추억도 말하지 말라, 라고."
".........그래?"
"동족 이외에게 날개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어. 원래가 '순결'을 제일로 하는 종족이라 타종족과의 교류나 접촉은 금해. 그것을 위해 변장술을 잘해서, 타인을 굳이 만나야 할땐 날개를 접고 진짜 인간처럼 하고 만나지."
"아..."
"만약에 다른종족에게 날개를 보였다간 원래는 흰빛의 날개에 '죄인'이라는 뜻의 검은빛의 낙인을 찍어. 이거처럼 말이야."
아름다운 빛의 검은날개가, 다크엔젤의 말한마디에 당장 불길하게 보였다. 하지만 다크엔젤은 지현의 그 시선에도 옅게 웃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계속 접촉을 가지면 죽임당해. 유익족이란 종족은 원래 긍지가 강해서 복수같은것도 철저히해서."
"............아, 알고있어."
"저기 말야, 그러니까 하고싶은 말은, 너의 어머니도 거짓말은 하지않았다는 거야. 그들은 동족에게는 그들의 모든것을 보여주니까, 그들의 슬픔도 기쁨도 거짓이 아니라는 거지."
"......그렇구나..."
"......그러니까, 맺힌게 있으면 풀어버리는게 좋아. 가슴에 놔두다가는 자폭해버리거든, 마음의 슬픔이란."
"자폭?"
"응. 펑, 하고 터져. '임무완료!'하면서 말야."
지현은 마침내 풋, 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다행이라는 듯 따라웃은 다크엔젤은, 지현을 계속 부축해 앞으로 걸어가며 말을 잇기 시작했다.
"나도 무척 좋아하던 친구때문에 이런 낙인을 받고 죽임까지 당했지만, 후회는 안해. 슬펏지만, 그래도 친구들덕에 털어버릴수 있었으니까."
"............친..구?"
".......내가 정말 좋아했던 여자친구인데, 나하고 같이 있었다고 죽었어......하지만, 정말 그 아이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니까."
"..........흐음..."
"그 애가 죽고 나만 이렇게 다시 살아난것에는 정말 저주를 퍼부었었지만, 그 상처도 흉터가 남았을지언정 벌어지지는 않았어, 친구들 덕분에. 그러니까, 너도 슬픔을 한번 털어놔봐. 네가 정말 의지할수있는 존재에게 말이야."
"..........."
"...........나도 너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어렵겠지?"
그 의미를 깨닫는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려, 지현은 잠시 후에야 흠칫하며 다크엔젤을 쳐다보았지만, 다크엔젤은 그때 입을 삐죽거리며 다음말을 한 후였다.
'있을리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목소리가 울려퍼져 한순간 헛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때 뺨에 전해지는, 그러니까 '볼살조직이 당겨져 퍼지는 고통'은 그것이 현실임을 잔혹하게 일깨워 졌다.
'꺄아아악!!어째서--!!! 데스캐리건 네가 왜 여기있는거야--!!!!? 분위기 좋았는데----!!!!!!'
다크엔젤의 뺨을 잡아당긴것은, 곤란하게도 화난표정의 데스캐리건이었다. 지현이 놀라하는 바로 그때 뺨을 잡아당겨 다크엔젤을 떼어넣은 데스캐리건은, 뒤로돌아 다크엔젤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꺅!!! 무슨짓이얏--!!"
"시끄럿!!!!! 네가 무슨 중학생이얏!!! 그냥 '아 오늘 시간비는데 침대에서 체스나 한판어때'하고 고백해버리면 땡 아니얏!!!! 왜 그렇게 사람 속을 달구는 거얏!!!"
"침대에서 다도는 왜 하는데--!!!!"
빽빽 소리를 지르는 고혹한 누님 한분이 아까까지 자신을 부축하던 다크엔젤을 잡고 흔드는 것을 멍하니 보던 지현은, 갑자기 자신의 어깨에 올려지는 손을 느끼고는 흠칫 뒤를 돌아봤다. 중국풍의 옷을 입은 꼬마 하나가 거기에 서서 자신을 안정시키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해하게. 데스캐리건은 원래 짜증이 나면 저렇게 폭주하니까."
"...아, 예에..."
"네메시스! 그쪽이냐!!"
"아, 카르카스. 이쪽이다."
저 멀리서 달려온 붉은 머리칼의 청년은, 아직도 다크엔젤의 목을 잡고 시끄럽게 질러대는 데스캐리건과, 상체를 다 드러낸체 멍하게 서있는 소년, 지현을 바라보고, 완전히 상황을 깨달았다는 듯이 자신있게 말했다.
"다크엔젤, 많이 컸군! 데스캐리건의 사냥감을 가로챌 생각을 하다니!"
".....반대야, 바보녀석."
네메시스는 입으로, 지현은 마음으로 한숨을 쉬고 말았다. 이들이 엘릭서 스피릿인가?
".....그래서,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엘 카이져는 지하 최하층으로 가고있고, 엘 데스카이져는 타블리스를 찾아 그 바로 위층으로 가고 있다는 거야?"
네메시스의 말을 들은 다크엔젤의 말에, 카르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우리는 데스카이져를 쫓으려는 생각인데...저 여자애는 어떻게 하지?"
"여자애?"
"저 흰날개."
".....남자야, 쟤...!!!! 가슴이 없잖아!!!"
".....가슴없는 여잔줄 알았어."
다크엔젤의 분노의 일격에 차인 카르카스가 날아가는 것을 질린눈으로 보던 지현은, 어쨌든 가장 정상적인것으로 보이는 네메시스에게 말했다.
"저, 저도...데려가 주십시오!"
"괜찮을까, 소년? 우리는 자네의 적이다."
"저..저는 그렇게 생각되지...아니 느끼지 않습니다만.."
"......하긴 그래. 이런꼴을 보고 적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할수도 없겠지."
'이런꼴'을 만들어낸 장본인인 세 엘릭서 스피릿은 네메시스에게 사나운 눈을 쏘아냈지만, 네메시스는 모른척 하며, 다시 지현을 보며 말했다.
".....뭐, 좋아. 유익족이라면 어쨌든, 날개를 보였을때는 거짓말은 안하니까, 신뢰할수 있겠지."
그말에, 지현은 흠칫했다. 결국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 유익족인것이다, 지금은...
"빨리 빠져나가자. 엘 데스카이져는 지금 눈에 보이는게 없어. 저 밑에 있는게 신이고 뭐고 확실히 살인은 나니, 휩쓸려서 좋을것은 없지."
"그게 무서운거냐, 네메시스?"
"....농담인거 알지 않나. 지구라트가 발동하면 안에 들어가 있는게 더 위험한것은 알고 있을텐데."
결국 지현을 데리고 가기로 합의본 넷은, 지친 다크엔젤을 대신해 카르카스가 지현을 부축하며 걷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카르카스가 부축하고있던 지현의 귓가에 대고 작게 말했다.
".....어이, 꼬마."
".....유지현입니다."
"그래그래, 유지현씨. 다크엔젤에게 잘 대해줘."
".....예?"
"저 애는 과거에 크게 상처입은 적이 있어. 얼굴이 비슷한 네가 다치면 더 크게 상처입을거라고. 우리가 네 적이지만, 적어도 다크엔젤에게는 친구라고 대해줘."
".....얼굴이 비슷하다고요?"
"말했겠지? 그 여자친구. 너하고 똑같이 생겼어."
지현이가 갑자기 복잡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카르카스는 짐작 하겠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얼굴이 같다고 너한테 접근한건 아닐거야. 저애는 그런애거든. 언제나 마음은 진실이니까."
"...........예...."
"그러니까, 부탁해, 알았지?"
[썬더리온은 분명 이곳에 있다. 하지만 분명 함정이 있을거야.]
[하지만 갈수밖에 없지.]
슈퍼노바 엘 카디온은 그 말에 씩 웃으며, 손에 힘을 모았다.
[노바 스트라이크!!]
콰앙-!
굳게 세워져 있던 벽이 황금빛에 폭발하며 무너지고,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엘 카이져가 흩어져 날리는 잔해들을 헤치며 달려 들어갔다.
- 왔군.
"안...돼, 오면...!"
벽을 부수며 들어온 두 스파클 브레이브를 처음으로 맞은것은, 갑자기 산같이 눌러지는 엘릭서 파워와 두개의 목소리였다. 하나는 나약하게 들려오는 썬더리온의 목소리, 그리고 그 위로 겹치며 울리며 다가오는 목소리였다.
[썬더리온!]
[이...이곳은!?]
그곳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넓은 공동이었다. 옅은 붉은빛으로 바닥에서 벽, 천장까지 빛나고 있는, 아무렇게 재봐도 직경 약 1km정도까지 넓은 광장. 그 빛은, 틀림없는 엘릭서파워의 빛이었다. 썬더리온은 그 공동의 가운데에, 손을 쳐들려 한데로 묶인채 매달려 있었다.
[제, 제길! 이게 뭐야!!!]
"그러니까, 들어오지 말라고....했잖아..."
썬더리온의 말은 나약해져 있었다. 그가 여기에 끌려 들어온것은 단지 몇십분이지만, 이 공동의 엘릭서 파워는 그의 스파클 파워를 확실하게 해치고 있었다. 스파클 브레이브인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엘 카이져는 엘릭서 파워에의 반발이 썬더리온보다는 약했지만, 이정도로 강한 파워는 그들의 힘을 확실하게 해치고 있었다.
"너희들....죽고 싶어? 여기에 들어오면...!"
[.....제길! 기다려, 내려 줄테니까.....!!!]
하지만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엘 카이져가 공동으로 날아들은 그때, 그들이 뚫어놓은 구멍 주위에서 촉수가 밀려나와 구멍을 막아 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붉은 빛으로 빛나는 바닥에서, 무언가가 굉음을 내며 솟아올랐다. 검은 빛의 로봇, 가슴에서 발까지에 엄청난 수의 케이블을 꽃은 거대한 동체의 로봇이었다.
[뭐, 뭐냐 네놈은!!!]
- 나는....엘릭서 스피릿 엘 데스트로이어다.
[데스트로이어! 네놈이!?]
아는 사람이 있다면 '킹 제이더'를 연상시키는 그 로봇은. 썬더리온의 바로 뒤에서 솟아올라 떠있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엘 카이져를 보았다. 거의 100m달하는 그것에, 둘의 모습은 마치 꼬마처럼 작았다.
- 여기에는 수백만개의 엘릭서 스톤이 있다. 하나하나의 힘은 약하지만 이것에 너희가 당할수 있을까.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인질을 잡지 말고 싸우자!!! 비겁하게 굴지마!]
- 알았다.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고함소리에, 엘 데스트로이어는 정직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갑자기 쑥 올라가는 썬더리온의 몸에, 둘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촉수에 묶여 벽까지 올라간 썬더리온의 몸은, 그벽에 빨려들어가듯 사라지고 말았다.
[뭐한거얏!!!]
- 이 위의 공간으로 보냈다. 위에는 에시온이 있고, 그녀석이 썬더리온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내 알바 아니지만. 이제 정정당당하게 싸울수 있겠지.
둘은 정말 기가 막혀 폭발할 것같다는 눈으로 엘 데스트로이어를 노려보았다. 정정당당? 이런 홈그라운드에서 정정당당이 무슨 소리냣!!
[이.....자식! 이렇게 함정을 꾸며서 뭘 어쩌겠다는 거냣!!!! 정말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싶으면...!]
- 싸움에 있어서 좋은 자리를 잡은것 뿐이다.나는, 너희들이라면 이 이점을 이겨낼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기다린 것이다.
[뭐라고!?]
- 스파클 브레이브....신과의 유대를 끊어낸 자. 과연 얼마나 대단할지....봐줄까!!
그리고, 천천히 두 손을 그들에게 뻗는 엘 데스트로이어. 이제, 둘에게는 선택이 남아있지 않았다.
[....간다, 그레이트 엘 카이져!!]
[좋아!]
PM 8: 40분. 천강공업 동해플랫폼 지하, 최하층 위층.
<잔존체라고?>
초투사의 당황하는 얼굴을 보니 정말 즐겁다는 투로, 카오스는 그것을 받아 말했다.
<잔존차원이라고 하지. 아무튼 이 공간은, 조악한 비유를 들자면 십수차례나 더빙된 비디오 테입같은 거지. 이미 존재력이 약한 차원이 일그러지며 잔존되어있던 차원의 잔재들을 모아 지금의 차원을 탄생시켰다. 대창조주조차 손쓸수 없는 일그러진 차원이 되어버린거지. 좀 알겠나?>
<....하지만 잔존된 차원의 일그러짐이라면....이 지구에 몇번이나 차원이 존재되었다는 것인가?.....>
<차원의 일그러짐은 이미 천년전쟁때부터 알수 있던 것이다. 무엇때문에 다른차원에서 용자들이 불러졌다고 생각하는가. 외차원의 용자들이 왔을때부터 차원의 일그러짐은 본격화되었다. 이미 수천억년을 지낸 이 지구는 그 일그러짐을 타 이 세계를 창조해낸거야.>
<..........설마, 이 지구에는...!>
<이 지구는 이미 수천억년부터 역사를 다시해가며 용자들의 세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다 멸망해 버렸지. 그리고 이 일그러지는 지구의 힘은 혼돈 그 자체다. 이것에, 나는 다시 불려진것이다.>
<하지만 고작 별의 힘 하나로..!!!>
<물론 그것은 아니지. 내가 불려진것은 사람의 마음에 있다.>
<뭐....라고?>
<이 세계는 혼돈의 시작을 나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일그러진 차원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혼돈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으니까. 혼돈의 바다가 나타날지도 모를일이지.>
<큭.......놔둘까 보냐!!>
<미안하군, 초투사. '혼돈의 바다'를 깨트릴수 있던것은 '투지의 대지'가 아닌 '용기의 하늘'이었지만, 완전한 '용기의 하늘'을 열만한 용기를 이 세계의 사람들은 가지고 있지 않아. 자네가 나올수 있던것은 다만 조건반사의 방어의지였을뿐. 자네조차 완전화 시킬 투지도 가지지 못한 이세계의 사람들이, 신화의 용자 '더 브레이브'를 깨울수 있겠는가?>
<이...녀석! 카오스!>
초투사는 완전히 평정을 잃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만약 카오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세계는 존재 그자체로도 위험했다. 갈곳을 알수없는 열차같은것이다, 이건...
<시작이로군.>
카오스의 한가한 말에 흠칫해 그를 바라본 초투사는, 카오스의 시선의 끝에 한명의 소년이 신음을 흘리며 쓰러져 있는것을 발견했다. 은빛 머리에, 자신의 몸인 타블리스의 얼굴과 똑같이 생긴, 그는-!
<스파클 스피릿, 썬더리온...!>
<그렇다네, 초투사여. 아마 스파클 브레이브들은 저 밑에서 데스트로이어와 싸우고 있겠지. 수백만개의 엘릭서 스톤을 주위에 두고....그리고 네가 여기 있는 곳으로 엘릭서 스피릿들은 온다. 그들의 힘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처리하기엔 충분하지....그것으로, 방해가 될것은 모두 사라진다...>
<이...녀석, 지금 스파클 브레이브들이 죽는다면..!>
<나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네. 계획한것은 에시온이지. 이 지구라트를 발동시킬 생각을 한것도 말일세. 나는 아무것도 하지않아. 완벽한 혼돈이 찾아오기 전에는...>
"그럼 거기에 그냥 있어라. 얼간아."
카오스가 그 말이 초투사에게 나온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았지만, 그 얼마의 시간은 그 말을 뱉어낸 장본인에게는 귀중한 공격기회를 만드는 틈을 준것이었다.
손을 뻗은 데스카이져는 카오스를 향해 전격을 쏟아부었다.
<--!!!!?>
파지지지직!!!!!
눈부신 붉은 전개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카오스의 몸을 향해 사정봐주지 않고 빨려들어가고, 그 강대한 공격을 전부 받아버린 카오스의 몸이 뒤로 날아 벽에 세차게 부딛쳤다. 그 틈에, 벽을 부수고 촉수 사이에서 튀어나온 데스카이져는 주저하지 않고 초투사, 그러니까 타블리스의 손목을 잡았다.
"가자."
<자, 잠깐! 썬더리온을 데리고 가야해..!!>
잠깐 꿈틀한 데스카이져는, 바닥에 쓰러져있는 썬더리온을 흘끗 바라보고는, 다시 초투사를 바라봤다.
"반말한 대가는 치루게 해주지."
재빨리 오른손을 초투사의 허리에 감고, 점프해 썬더리온의 옆에 착지해 왼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은 데스카이져. 하지만 그때는 벽에 부딛친 카오스가 일어나고 있었다.
<데스카이져!!!! 네놈!!!!>
"내 이름을 부른 대가는 목숨이다. 달아놓겠어."
싸늘하게 말한 데스카이져는, 카오스가 무슨 행동을 취하기 전에 재빨리, 아까 자신이 뚫어놓은 벽의 틈을 향해 달렸다.
<가게 하진 않는다!!>
카오스의 손에서, 검은빛의 촉수같은게 날아 데스카이져를 노렸지만, 데스카이져는 단지 그것에 코웃음을 쳤을뿐이었다. 그것을 몸을 뒤집어 피한 데스카이져는, 그 자세에서 도움닫기를 해 틈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앗, 하는 사이에, 데스카이져와 초투사, 그리고 타블리스는 두꺼운 벽의 틈으로 빠져나올수 있었다.
<빠져나온건가..!>
"그래, 빠져나왔다. 안심하지 말고 뛰어."
단번에 이해했다. 썬더리온을 어깨에 짊어진 데스카이져를 따라, 초투사는 달리기 시작했다.
PM 8:45분. 천강공업 동해 플랫폼 최하층.
[크헉!!!]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 엘 데스트로이어가 내친 손에 맞아, 엘릭서 스톤으로 이루어진 바닥에 세차게 떨어졌다. 그 공격에 굳어진 틈을 노려 그레이트 엘 카이져가 파천검을 들고 날아갔지만, 그것을 엘 데스트로이어는 단지 주먹을 한번 뻗은것으로, 그레이트 엘 카이져를 내칠수 있었다. 그만큼, 그들은 약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 ..........
자신의 주위에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엘 카이져가 퍼부은 거친 공격들의 잔재가 남아있었다. 이 5분동안, 그들은 엘릭서 파워에 약해져 가면서도 할수있는 최강의 공격을 끈질기게 한것이었다. 그것의 결과는 스파클 브레이브즈의 패배, 그들은 제대로 설수없을 지경까지 약화되고 말았다.
하지만 자기 자신은 상처입지 않았다. 방어막으로 튕겨낸것이다. 다시말해, 스파클 브레이브들은 지금까지 헛수고를 해버린 것에 지나지 않았다.
[제...길!!]
[으윽,,,!]
하지만, 계속 공격당하고 깨졌으면서도, 둘은 끈질기게 일어나 공격을 시도한다. 이미 승패는 명확하게 갈렸음에도.
- ...........승패를 받아들이지 않는것이 용자인가.
[승패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아!!!]
소리치며 안간힘으로 일어나는 슈퍼노바 엘 카디온. 그레이트 엘 카이져도 힘들게 일어났다.
- ...........전투에서는 단지 이기는게 목적이다. 너희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가?
[승자가 되고싶으면 얼마든지 되버려....하지만 우린 여기서 살아야 겠다!!!]
안간힘을 써 주먹을 당긴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었지만, 그의 최후의 공격은 시작되기도전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주위의 엘릭서 파워가, 그의 몸을 세차게 울렸기 때문이었다.
[큭--!!]
어쩌지도 못하며 무릎을 꿇어버린 슈퍼노바 엘 카디온이었지만, 그의 두눈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엘 데스트로이어는, 그 눈이, 마치 자신을 갈갈히 찢어놓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 눈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그는 잘 말할수 없었지만...
안간힘을 다하고도 져버린 자신의 모습이, 기억에서 떠올랐다. 그때의 자신도 저런눈을 하고있었다. 그래, 분명히....
하지만, 생각은 한순간에 흩어지고, 이유모를 분노가 엘 데스트로이어의 가슴에서 솟구쳤다.
- 패자가 죽는것이다, 스파클 파워즈!!! 네놈들은 지금 패자야!!!
우르르르릉!!!!
벽이, 울리기 시작한다. 주위의 붉은 빛이 한층 강해지고, 벽이 쩍쩍대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것에, 엘 데스트로이어의 기세는 점점 강해지기 시작한다.
[큭, 일어날수가...!]
그리고, 두 용자는 점점 증대하는 엘릭서 파워에 짓눌려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기까지 인가? 슈퍼노바 엘 카디온...]
[....확실히 퇴로도 보이지 않고, 녀석은 점점 강해지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개죽음 당하는것은.......!]
[최후의.....일격이다!]
그때는 둘의 스파클 파워가 모두 없어질 것이다. 그 뒤에 그들뒤에 붙는 명사는 '죽음'이라는 단어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포기할수는 없지 않은가!
[[하아아아--!!!!!!]]
슈퍼노바 엘 카디온의 손에서 눈부신 황금빛이 집중되고, 그레이트 엘 카이져의 몸에서도 은빛이 흘러나오며 손에 서리기 시작했다. 모든 의지를 다 모아서 짜내는 그들의 마지막 힘이, 지금 전개되려 하고 있었다.
- ....어리석은..!!
[[스파이럴!!! 프랏샤--!!!!]]
콰아아아아앙!!!!!
소용돌이 치며 뻗어나간 황금빛과 은빛의 소용돌이. 그것은 그대로, 공동의 중앙에 꼿꼿이 붙어있던 엘 데스트로이어를 향해 나아갔으나, 엘 데스트로이어는 동요하지 않고 조용히 방어막을 전개했다. 자신이 느끼는 그 파워들은, 이정도의 방어막정도라면 충분하게 막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래야 했다.
그러나, '아무런 저항도 없이', 붉은 빛의 두꺼운 방어막을 뚫고 들어간 그 두 소용돌이는, 엘 데스트로이어의 양가슴을 꿰뚫어 버리고 말았다.
[명령하신건 네메시스님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그래그래. 그리고 썬더 바이킹은 지원도 확실하게 하잖아?"
카르카스의 말에, 네메시스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나한테 이녀석은 벽이나 배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솔직히 전투때 필요한것도 아니고......그러고보니, 바이킹이란 이름이 어울리는것 같은데. 배 하니까 말이야."
"뿔 달아 줄까?"
[.......데스캐리건님의 센스로는 사절입니다만.]
"........뭐야! 쇳덩어리 주제에 건방지게!!!!"
"하긴 데스캐리건의 센스가 엉망이기는 하지~"
"창의성없는 그림만 그려대는 동인녀에게 듣고싶은 말은 아니야, 다크엔젤!"
"......마....말 다했어!!!!?"
이번이 세번째인가 네번째로 말싸움 하는것 같은데. 구석에서 그들의 싸움을 보고있던 지현은 그것을 침착하게 세며,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진동이 전해져 오는 듯한 플랫폼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진동을 느끼고 재빨리 도망쳐나온게 한참전이었음에도, 그 곳에서의 탈출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아예 처음부터 사람이 없었던것일지도 모르지만.
비영은 무사할까? 다른 스파클 브레이브들은 괜찮을까? 걱정은 꼬리를 물어갔지만, 그들이 정말 심각하게 어떻게 되었으리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지금은, 자신의 처지에 머리가 빠개질 지경이었으니까.
"그러니까 너에겐 창의력이 부족해!!!! 우리 실체도 전부 다른 곳에서 따온거 아니야!"
"시끄러웟!!!!!"
........이런 싸움을 해대는 엘릭서 스피릿이다. 어찌 자신이 끼어들수 있겠는가....;;;
'나......어떻게 될까....'
[응? 저기...]
그때, 묵묵히 있던 썬더 바이킹이 낸 의아한 목소리에 신경이 쏠리지만 않았어도, 지현은 분명 자신의 처지에 대한 위험한 망상을 전개했으리라. 하지만, 갑자기 플랫폼에서 튀어나온 붉은 빛에 지현은 일단 자신에 대한 것을 잊을수 있었다. 더 강한 충격이 그를 때렸기 때문에였다.
솟아오른 붉은 빛의 덩어리가 썬더 바이킹의 손에 내려오며 세명의 남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중 꼿꼿하게 선 하나는 긴 검은 장발을 가진 장신의 남자로, 쓰러져 버린 다른 둘은 소년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그 소년들을, 지현은 잘 알고 있었다.
"아, 썬더리온!..........그, 그리고...."
'진호'라고 자기도 모르게 외치려고 했지만, 그때 데스카이져가 지현이 '진호'라고 알고 있는 사람의 멱살을 움켜잡고 일으키는 바람에, 그는 그 말을 목구멍에서 부술수 밖에 없었다. 그 말을 하기에는, 데스카이져의 눈빛이 너무 차가웠던 것이다.
"너는 누구냐. 타블리스의 몸을 지배하고 뭘 하려는 거야."
<......내 이름은 초투사(超鬪社). 아무것도. 단지, 빌리는것 뿐이다.>
타블리스의 앳된목소리를 아는 다른 엘릭서 들은, 타블리스의 얼굴에서 튀어나온 굵직한 목소리에 흠칫하고 말았다. 데스카이져는 약간 눈썹을 꿈틀거렸지만, 그 표정에서 험악한 냉정은 버리지 않고 다시 말했다.
"........뭐, 좋아. 아무튼, 저 에시온의 낮짝을 한 변태녀석이 무슨짓을 꾸미는지 말해주실까."
<........변태란 카오스를 칭하는 것인가?>
"또 한가지, 짧고 간략하게 해. 나는 네가 타블리스의 얼굴을 하고 그런목소리를 하는게 마음에 안드니까. 당장 끄집어 내기전에 빨리 말하고 꺼져."
이것은 데스카이져의 목소리가 아닌 네메시스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데스카이져는 네메시스가 뭐라고 말하기전에, 선수를 가로채며 초투사에게 말했다.
"지구라트란 말인가?"
<그렇다.>
"에시온 녀석, 정말 성대하게 벌일 작정인가 보군."
카르카스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남자가 굳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흔한일이 아니다.
<..........지구라트가 발동되는 의미를 아는가? 이 지구에 발을 붙인 자는 전멸을 면치 못한다. 너희들도 예외는 아닐것이다, 엘릭서 스피릿이여.>
"고작해야 태고적에 힘을 잃은 존재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닥치고 꺼져버려."
<..........그렇지,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 그럼.>
그렇게 말한 초투사가, 갑자기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구는 것에, 다른사람들은 놀랐지만 데스카이져는 침착하게, 이제는 타블리스로 돌아온듯한 그를 썬더 바이킹의 손위에 눕혔다.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 네메시스가 빠르게 물었다.
"........데스카이져, 방금 그자는...."
"초투사. 신화의 용자와 같이, 이세상의 모든 투지의 힘을 가지고 있었던 태고적존재다. 카오스에 당해 힘을 잃고 있다가 자극을 받고 깨어났다고 하더군."
"......그런녀석이 있었단 말인가?"
"녀석 말로는."
"그렇다면, 왜 타블리스의 몸안에 들어가 있는거지?"
"........타블리스는, 갓 엘릭서 때의 초투사의 이름이었다고 하더군."
"응?"
"태초에 카오스와의 대결에서 패한 초투사는 이 엘릭서 스피릿에 자신의 의지를 띄워 우주공간에 도피했는데, 우연찮게도 지금의 타블리스의 육체의 외형과 약간의 혼을 융합시켰다고 말했다, 이 녀석은."
".......이해가 잘 안가는데."
카르카스의 주저하는 말에, 데스카이져는 신경도 안쓰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저 초투사에 대해선 일단 미뤄놓는다.....아무튼 지구라트군. 이젠 확실하게 알겠어.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벌였는지 말이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하지?"
"......."
데스캐리건의 말에, 데스카이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나직하게 말했다.
".......지금의 용자들에게 지구라트를 막을 힘은 없다. 필경 전멸을 면치 못할거다."
"뭐라고요!?"
무심코 큰 소리를 내버린 지현에게 모든 엘릭서 스피릿들의 시선이 돌아갔다. 데스카이져는 그런 지현을 바라보다가 귀찮다는 듯이 한마디 하고야 말았다.
"데스캐리건, 이젠 유익족까지 손을 대나."
"내가 아니라 다크엔젤이야."
"여자처럼은 안보이는데."
"남자야."
"의외로군. 레즈주제에."
"둘다 조용히 햇!!!!!"
얼굴까지 빨개지며 소리지르는 다크엔젤의 앞에, 지현의 뒷모습이 나타났다. 다크엔젤을 밀치고 나온 지현이, 데스카이져의 앞에 선것이다.
핼쑥하게 질려버린 지현에게, 데스캐리건이 팔짱을 낀 상태에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녀역시,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때. 파멸탑이 기생한 그 별은, 오천년이 지난 지금 사람하나 제대로 살지 못하는 죽음의 별로 변해버리고 말았어. 약 30억명의 생명력을 흡수한 후에, 별의 모든 힘을 빨아 들이며 말야."
PM 9:00 부산시.
[크....윽....]
엉망진창으로 온 몸을 그을린 그레이트 다간 GX는, 이미 총신이 녹아버린 GX버스터를 땅에 떨어트리며, 허탈감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의 앞에서 쉘터를 노리던 220개의 기뢰는 그의 버스터에 불꽃이 되어 사라졌다. 그 불꽃을 정면에서 막아내여했던 그레이트 다간 GX는, 그러나 지금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력이 없었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버린 탓이었다.
[그래도....막아냈군....]
마이트 어드벤져는 팔 하나를 잃고 메인 카메라의 반 이상을 상실했지만, 그래도 기뢰를 처리할수 있었다. 마이트 아머는 전탄을 소모후 몸으로 막아, 그 두꺼운 아머가 너덜너덜해져가면서도 기뢰를 막을수 있었다. 로드 페이시온은 그래비티 필드로 역장을 전개해 기뢰를 막아내 지금은 전 에너지를 소모해 버렸고, 엘 블레이드는 아예 검으로 기뢰를 베어내며 막아버린 터라 몸이 말도 안될정도로 상해있었다.
그래도, 쉘터는 지켜낼수 있었다.
[........조...좋아....나머지라면 전함들이군......]
{모두, 일단 포트리스로 돌아와라! 보급을 한번 받아!}
전방향으로 포문을 돌리고 있는 17대의 비트쉽과 콜로서스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틈에 보급과 수리를 한번은 받아야 했다.포트리스와 베이스 캐리어로 결집한 용자들은, 상처가 제일 심한 마이트 어드벤져와 마이트 아머를 시작으로 보급을 받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그레이트 다간 GX!]
힘겹게 돌아온 그레이트 다간 GX를 나와 부축해 준것은, 응급수리를 대강이나마 마친 블레이즈 제이데커였다.
역시 상처투성이지만 일단 움직일수는 있는것 처럼 보이는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이, 그레이트 다간 GX의 다른쪽을 부축했다.그때, 로드 페이시온은 천천히 변형을 풀고 원래의 전함, 페이시드 윙으로 변형하기 시작했다.
[하인?]
{함대전이다. 이 형태가 제일 좋아.}
힘든 목소리였지만 쿨함을 잃지 않은 페이시드 윙의 하인은, 선수에 건 베이스를, 후부에 베이스 캐리어를 합체시켜 다시 300m의 페이시드 베이스로 합체하고, 포트리스의 전방상공으로 날아올라 다가올 적의 공격에 대비했다. 전 용자를 갑판에 대충 격납하고 정비하기 시작한 포트리스도 활공하는 그 순간.
키이이잉--!
갑자기, 도시 전체에 찢어지는 듯한 파공성이 들려왔다.
[윽!?]
[뭐지?]
마치 무언가가 기동하는 듯한 소리였지만, 비트쉽과 콜로서스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아니, 콜로서스는 미약하지만 움직이고는 있었다. 그것은-천천히 가라앉으며 상승했다. 끝이 상승하고 앞이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다.
지상에서 수직으로, 선두를 지상에 향하게 한채, 멈춰섰다.
[.............?]
그 의외의 상황에는 모두가 어리둥절해 졌다. 그리고, 그 주위에 늘어서있던 열일곱척의 비트쉽들 역시 부스터를 땅으로 돌리며 하늘을 향해 세워지는 것에는 얼이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들이 지상에 깊게 꽃혀들어갔을때는, 경악하고 말았다.
콰앙--!!
콜로서스의 선수가, 비트쉽의 부스터가 땅에 깊숙히 박혀들어갔다. 그것은- 마치 지상에 세워진 검은빛의 첨탑과 그 주위의 보초탑같이 보였다.
아니-그것은 검은빛의 첨탑과 그 주위의 보초탑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 저것은!!?]
블레이즈 제이데커는, 정확히 말해 데커드는, 그 '첨탑'을 본적이 있었다. 기분나쁜 검은 빛을 내며 점점 길고 뾰족해 지는 콜로서스가 만드는 첨탑은-!
[다크 플리트의...나이트 메어!?]
다간의 부활때, 다크플리트가 도쿄를 점령하기 위해 설치했던, 사람의 힘을 빨아들여 만들어지는 나이트 메어의 탑, 타워였다.
PM 9:03분, 도쿄시.
기뢰를 막아낸후, 수리와 보급을 위해 전 전력을 G아일랜드 시티로 결집한 GGG 베이타워 기지의 스크린에서도 역시, 첨탑으로 변해가는 콜로서스 전함과 그 주위로 세워져가는 열일곱개의 보초탑이 선명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저게 뭐지!? 엔토우지군!"
"에.....데이터에 있는 것으로는, 전에 도쿄에 한번 모습을 드러내었던, 다크플리트의 도시제압용 구조물인 나이트메어와 가장 흡사합니다만...."
"중심의 탑은 약 500여 m, 주위의 탑들은 약 200m까지 성장해가고 있습니다만, 에너지량은 미약합니다."
스완의 말에, 타이가 장관은 고민된다는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무슨 움직임 같은것은 더이상 없는건가?"
"글쎄, 조용하구먼."
"기분나쁘게 말이야."
레오 박사와 휴마 참모의 말은, 타이가 장관의 판단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공격을 걸면, 기뢰의 방어에 기진맥진해진 용자들을 물리칠수 있을텐데, 갑자기 저렇게 변하는 이유는..?
"........도시 제압을 할 생각인가! 우츠기군, 위성영상을 보내주게!"
"예!"
스크린에, 하늘에서의 각도에서 포착된 저 검은 빛의 탑을의 영상이 비춰졌다. 어쩌면, 정제되지 않고 비쭉하게 솟아나온 수정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뾰족한 첨탑들에게서, 약간씩이지만 검은 안개가 흘러나오는 것을, 베이타워 기지의 오퍼레이터들은 놓치지 않았다.
"에너지 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그 안개를 뿌리려는 건가!"
"하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하루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들었는데..."
"뭐든 위험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삼단비행갑판공모, 수륙양용정비장갑차, 강습양륙정비함 및 브레이브 베이스에게 부상및 후퇴명령을! 빠르게 정비후 공격개시하라!"
타이가 장관의 재빠르고 정확한 판단의 명령은 그의 결단력과 우수한 지휘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이 명령으로 인해서 도쿄방면의 전 용자들은 무사할수 있었다.
그러나 그 명령은, 베이타워및 G 아일랜드 시티를 대신 내어주고 말았다.
중심의 거대한 탑이 꽃혀있던 땅이 갑자기 검어지며, 열 일곱개의 통로같은것이 땅을 파오르며 뻗어나와 중간의 탑들에 연결되었다. 보초탑에서 수백수천의 검은 '회선'과 '통로'가 뻗어나와 도시 전체로 뻗어나간것은 찰나의 일이었다.
가장 굵은 회선이 도시를 가르며, G 아일랜드 시티, 용자들의 바로 밑을 통과해 갔다. 유일하게 지상에 있던 수륙양용정비함에 격돌된 그것이, 수룍양용정비함을 그대로 삼켜가며, 다시 그것에서 얇은 촉수와 회선들을 뻗어갔다.
"뭐, 뭐야 저건!!!?"
유우타의 목소리에는 경악과 함께 생리적인 혐오감이 존재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브레이브 베이스에서 급히 G 아일랜드 시티와 수륙양용정비함에 연결한 폐쇄카메라의 화상은, 그와 다른 용자들에게 충격적인 화면을 보여주고 있던 것이었다.
수륙양용정비함의 장갑의 틈으로 비집고 들어간 검은 촉수가 그 안의 승무원들을 얽어 버리며, 그대로 강제 구속해 버리는 장면을, 그리고 동력로까지 점거한 촉수들이, 그대로 '성장'을 계속하며 도시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이, 이것은....]
로드 실버리온의 목소리에는, 지금까지는 찾아볼수 없던 두려움이 감추어져 있었다.
{로드 실버리온! 저게 뭐지!!? 알고 있나!}
유우타의 고함에 가까운 물음에, 로드 실버리온은 외침으로 대답했다.
[모두 도망가십시오!! 어서!!!!]
그때, 도쿄도시 전체로 뻗어져 나간 회선과 통로들은, 도시의 가옥물을 마구 삼켜가며, 도시 외곽의 쉘터들을 향해 뻗어나갔다. 1200만의 생명을 콘크리트벽에 담고 있던 그 쉘터들은, 촉수들이 다가오는 그 순간-
전 격벽과 통로, 환풍구를 열어, 검은 탑들의 회선과 촉수들을 받아들였다.
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비명이, 도쿄시 주위의 모든 쉘터를 덮친다. 그것은, 문과 통로, 그리고 벽 사이에서 들어온 회선들에 얽히고 촉수들에 조여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였다. 하지만, 단 한번의 단말마의 비명을 내뿜은 사람들은, 이내 축 늘어지며 바닥에 엎어졌다. 가늘게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어 의식은 있지만, 그들은 비명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지쳐버린, 아니, '빨려 버리고 만'것이다.
똑같은 광경이, 수백개의 거대 쉘터와 그 수에 맞먹는 소형 쉘터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베이타워 기지 역시 똑같은 최후를 맞고 있었다. 통로하나하나, 블럭 하나하나에까지 침투해간 검은 회선들이 전 기지를 집어 삼키고, 다차원 첩보잠수함과 삼식공중연구소까지 집어삼킨 회선들은, 곧바로 헥사곤과 그 밑의 주 동력원까지 침범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강제하고, 흡수하며.
"타이가 장관님!! 장관님!!!!"
브레이브 베이스에는, 저항도 못해버리고 잡혀버린 메인오더룸의 사람들이 비춰지고 있었다. 전신에 가는 회선들로 묶이고, 촉수에 가슴을 적중당해 쓰러지며 머리까지 가는 회선들로 묶여가, 마치 검은 바이러스에 죽어가는 백혈구같은 모습의 사람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치익..
그나마, 베이타워를 비추고 있던 카메라까지 잠식당해버린듯, 잡음의 회색화면이 브레이브 베이스를 가득 메웠다.
[대장! 어떻게 하면...!]
".........으윽..."
다시 떠오르는 도쿄의 전경, 추악한 검은 선에 뒤덮혀 탁한 피의 줄기에 뒤덮힌듯한 도쿄, 그리고 그 중심에 흉악하게 서있는 검은 탑을 보며, 유우타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1200만의 시민이 '흡수'당했다. 필경, '에너지를 빨리고' 있을 터였다.
구해내야 한다..
[토모나가 대장! 지금은 도망치는게 최선입니다!]
로드 실버리온의 다급한 고함은, 그가 느끼고 있던 당황과 무력함을 당장 분노로 바꿨다. 유우타는, 마침내 그가 자주 하지 않는 짓을 했다. 화를 폭발시켜버렸다.
"시끄러워!!!! 그게 무슨소리야!!? 사람들이 저 아래 있단 말이다!!!!"
[생각이 맞는다면 이게 끝이 아닙니다. 더 큰일이 일어날 거란 말입니다!!!]
로드 실버리온의 말에는 뚜렷한 공포가 각인되어 있었다. 그것에, 유우타는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약간이나마 진정시킬수 있었다. 저정도의 용자가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은...
구체가 도쿄의 위에서 떠오른다. 그것은 검은 신경에 싸인, 도시의 잔해였지만, 그것은 점점 성장하며 검은 빛의 전함으로 바뀌었다. 비트쉽으로, 바뀐것이었다. 그런것이 탑의 주위로, 열개나 떠올랐다.
그들의 기수는 바로 그들을 겨누고 있었다. 중과부적, 유우타는 결국 결단을 내릴수 밖에 없었다.
"강습양륙정비함에게!!! 부산으로 먼저 출발해 부산방면군과 합류하라! 나머지 함정은 영격사격하며 후퇴, 오키나와 방면으로 후퇴한다!"
[온다!!!]
비트쉽들이 전진하기 시작한다. 아까와 같이 여유부리지 않는다. 풀 스로틀로, 단 두척의 공중전함과 여섯명의 상처입은 용자들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전진하는 열대의 비트쉽.
그중 다섯대가 로드 실버리온으로, 다섯대가, 그때 공중으로 뛰어오른 뒤의 다섯용자에게로 전진해 왔다.
[그래비티-!! 실드--!!!]
카아아앙--!!!!
로드 실버리온의 황금빛 방패에서, 은빛의 입자가 퍼져나오며 그 앞에 작은 구체를 형성했다. 길이로는 로드 실버리온과 맞먹는 그 비트쉽틀이, 그때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 구체를 향해 선수를 돌입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정지해버린 비트쉽들. 강력한 중력장이 그들을 완전무결하게 끌어당긴 것이다. 하지만 다섯척의 전함이 뿜어낸 수천톤의 중압은 로드 실버리온도 역시 묶어 버렸고, 그때문에 로드 실버리온은 남은 다섯척의 전함이 후군을 향해 가도록 허용하고 말았다.
[아차!!]
[풀 임팩트 버스터!!]
어스 체인져의 풀 임팩트 버스터가, 먼저 오는 한척의 비트쉽을 깨끗하게 꿰뚫어 버리고, 다른 한척을 하이퍼 빌드 타이거, 초류진, 빅 볼포그, 그리고 천룡의 무기들이 집중공격을 해 외벽에 구멍을 내고, 슬러스터를 뚫어 폭발시켰다.
나머지 세대는, 그 폭발을 뚫고 나와 빅 볼포그와 천룡, 초류진에게 돌격했다.
[빅 볼포그!!!]
퍼어어억!!!!
대회전마탄을 쓰고 무방비상태였던 빅 볼포그의 상반신을, 비트쉽이 선수로 들이받았다.
[!!! 커헉!!!]
우드득!!
어딘가의 관절이 부서지는 소리는 분명 허리쪽이었다. 게다가 속도와 중량은 전혀 줄여지지 않고 있었다. 상반신이 잡아 뜯겨지는 것은 피할 도리가 없었다.
상하반신이 잡아 찢겨지며, 빅 볼포그의 상반신이 비트쉽의 선수에서 튕겨나갔다.
[크아--악!!!]
[빅 볼포그!!!!]
초류진이 크레인을 급히 뻗어, 튕겨나가는 빅 볼포그의 상체를 급히 잡고, 그때 벽력같이 뻗어간 브레이브 베이스의 양자포가 비트쉽의 전체를 뚫고 가 폭발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그때는, 천룡의 몸이 또다른 비트쉽의 돌격에 부딛치고, 그때 발사된 선수의 주포에 산산조각나고 있었다.
콰앙!!
{큭--!!!!!}
천룡의 탈출포트가 분리되어 땅으로 떨어져 가는것을, 급히 비행해 캐치해낸 초류진은, 더블 톤파로 초류진을, 왼손으로 천룡의 탈출포트를 잡고, 오른손의 멜팅건을 쏘며 삼단비행갑판공모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때, 천룡을 조각낸 비트쉽이 선수의 주포를 그에게로 돌렸다.
[가만둘까보냣!!!]
하이퍼 빌드타이거의 더블빌드캐논이 비트쉽의 측면을 맞추어 균형을 무너트리고, 그틈에 양자포를 장전한 브레이브 베이스가 비트쉽을 쏘아 압폭시켜버렸다.
그때, 남은 한대의 비트쉽이 하이퍼 빌드 타이거의 뒤로 날아들어왔다.
[하이퍼 빌드타이거!!!]
[크오오오오오--!!!!]
타악!!!!
주포를 정면에서 받지 않고, 옆으로 손을 돌려 비트쉽의 선수를 잡아버린 하이퍼 빌드 타이거는, 괴성을 지르며 그것을 한바퀴 돌려, 하늘로 던져버렸다. 그것은 정말 대단한 괴력이었지만, 그 괴력에 휘둘리면서도, 비트쉽의 선수는 하이퍼 빌드 타이거를 노렸다.
[제길--!!!!]
움직일 길이 없는 하이퍼 빌드 타이거와 비트쉽 사이를 끼어들은 어스 체인져가 풀 임팩트 버스터를 겨눈 순간, 비트쉽의 주포가 발사했다.
콰앙! 콰앙!!!
정확하게 비트쉽의 주포의 바로 밑을 꿰뚫은 어스체인저의 풀 임팩트 버스터, 그것을 교차하며, 비트쉽도 어스 체인져의 왼쪽어깨에 적중되었다.
[크윽!!!]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비트 쉽을 폭발 시키며 주위로 퍼져나가고, 그것에 떠밀린 어스 체인져가 힘없이 밑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그것을 황급하게 받은 하이퍼 빌드 타이거는, 어스 체인져의 왼팔과 가슴이, 그 주포공격에 소멸되어 버린것을 발견했다.
[어스 체인져!]
[큭....빨리 브레이브 베이스로!]
그때에는 초류진도 대피해 있었다. 하이퍼 빌드타이거까지 브레이브 베이스에 도착한것을 확인한 로드 실버리온은, 왼팔의 방패에 붙잡고 있던 비트쉽 다섯척을, 그대로 들어올렸다.
[하앗!!!!]
기합을 내며 그 다섯척을, 단지손동작하나로 땅에 꽃아넣은 로드 실버리온은, 벽력같은 고함을 지르며 로드 블레이드를 내질렀다.
[크리티컬 블레이드--!!!!]
쿠과과과과광----!!!!!!!!
굉음을 지르며 로드 블레이드에서 떨쳐나온 은광은 비트쉽을 소멸시키며 밀어내었다. 도쿄시에 거대한 은광의 상처가 나며 그것이 탑의 근처까지 가고, 그것은 다섯척의 비트쉽을 거기까지 날려 보냈다. 탑에 명중한 그 다섯척은, 그순간 그대로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다섯척에 로드 실버리온의 원래 힘까지 더한 그 폭발은, 그걸로 탑의 중간에 금을 가게 했다.
[좋아...!]
하지만, 다시 한번 검을 휘둘러 탑을 완전히 꺾어버릴 심산의 로드 실버리온 앞에서, 아까 비트쉽을 만들어냈던 '검은 구체'가 수십, 수백개 떠오르는 것을 보고, 로드 실버리온은 그 심산을 뇌리에서 두들겨 부수고 깨끗이 치워냈다. 다시 새겨넣은 심산은, '후퇴!'였다.
[나이트 오프-!!]
달려 나가는 로드 실버리온의 전신에서 다시 은광이 번쩍하고, 검은 구체들이 비트쉽으로 변형을 완료하기 직전, 순식간에 로드 실버리온에서 나이트 윙으로 변형한 그는, 마치 전투기처럼 그 사이를 날렵하게 빠져나가며 하늘로 솟구쳤다.
파파파파팡-!
비트쉽들이 주포를 쏴댔지만, 별 위력이 없는데다가 명중률도 시원찮은 그것은, 가변형 전투기처럼 날개를 재빨리 접고 솟아올라가는 나이트 윙을 맞추지 못했다. 유유히 사정권 밖까지 날아간 나이트 윙은, 멀리 도망치고 있던 브레이브 베이스와 삼단갑판비행공모와 만났고, 결사적으로 부산방면군및 천황도의 ARK본부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PM 9:10 부산 근해.
부산을 뒤덮고 모든 사람을 잡아버린 다크플리트의 타워, 그리고 그것에서 생성된 비트쉽들의 공격을 떨쳐버리고 도주를 개시한 부산방면군의 페이시드 베이스와 포트리스. 비록 어떻게 떨쳐버렸다고는 해도, 그때의 공격으로 엘 블레이드가 큰 상처를 입었다. 비트쉽 세대의 자폭에 휘말려 전신에 폭염을 뒤집어 써버린 것이다. 마이트 어드벤져도, 마이트 아머도, 다른 그레이트 급 세 용자도 도저히 움직이기도 힘들정도로 지쳐 버렸다.
{도쿄의 아군과 통신이 닿았다. 우리는 지금부터 천황도 방면으로 간다.}
류 중령의, 냉정을 가장한 목소리를 들으며, 마이토는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콕핏을 내다보며 골똘히 생각했다. 저것은 무엇이며, 저것이 무엇을 꾸미고 있는것인지.
확실히 저것은 도쿄와 부산을 점령해버리고, 인간들의 에너지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저번처럼, 대구경 레이져로 거점을 공략하려는 것일까? 똑같은 술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우리로는 막아낼수 없을까...
[응?]
옆에 있던 블레이즈 제이데커가, 의아한 소리를 내는것이 들려와, 마이토는 옆을 바라봤다.
"왜그래, 블레이즈 제이데커?"
[.......무언가가....저쪽 바다에서 솟아오르고 있는데?]
포트리스의 갑판에, 기진맥진하게 눕고 앉아있던 용자들이, 블레이즈 제이데커가 바라보고 있는 바다의 한곳을 보았다.
멀리 있지만, 일단 줌업을 할수 있는 그들은 그것을 어렴풋하게나마 볼수 있었다 - 적어도 1km가 넘을듯한 거대한 첨탑이니, 이런 밤중에라도 보이지 않는게 이상하겠지만.
PM 9:10. 천강공업 동해플랫폼....아니, 그것을 부수며 해상에서 솟아오른, '파멸탑 지구라트'
'그것은 오벨리스크의 끝을 잘라낸 곳에 거대한 원형의 홀을 가지고 있고, 양면에는 네개의 악마의 얼굴이 있다. 지지하기 위해 거대한 섬이 그 주위를 밭치고, 그 섬의 네 방향에 네개의 거대한 탑이 있어 그것을 지킨다.'
'그것은 솟아오른 후, 자신의 기력의 원천으로 사람을 잡아 쓴다. 그들의 부하가 조종하는 탑에 자신의 일부인 거대한 다리를 탑에 연결하고, 그 부하들은 의지와 힘을 빼앗긴 사람을 잡아 주인의 탑에 보낸다.'
'그리고 탑은 그때 눈을 뜬다. 그 탑의 가장 위의, 가장 끝에서, 파멸탑은 맑고 웅장한 하늘을 향해 눈을 뜬다.'
'사면에 붙은 악마의 얼굴들이 눈을 뜨고, 그때 악마의 얼굴들 위로 탑의 주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허리까지, 모두 네개. 허리를 악마의 얼굴들에 고정시킨 탑의 주인의 상체역시, 탑을 중심으로 네개이다.'
'섬은 그 중심으로 약 천여미터정도이고, 그 주위에는 어둠의 악마들이 떠돌아 다니며 침입하는 자들을 쳐죽인다...'
'탑은 눈을 열어, 그 에너지를 사용해, 자신을 내려다보는 증오스러운 하늘에 저주를 퍼붓는다. 그것은 강력한 빛의 기둥으로, 그의 자식들인 하늘의 거울에 반사된 그것은 어머니 대지로 그의 저주를 전한다. 저주를 먼저 받는것은 힘을 가진 자들이며, 힘을 겁내는 자들이며, 힘을 가지고 싶어하는 자들이니...'
'그리고...바다에서 일어난 파멸탑은, 대지의 아버지인 바다로 자신의 씨를 뿌린다. 바다는 그 씨를 어머니 대지로 가져가고...씨는 널리널리 퍼져간다...'
'그것의 이름은 파멸탑 지구라트. 별을 멸망시키기 위해 혼돈의 혼이 만들어낸 탑. 모든것을 파멸시키고 혼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탑....'
PM 9:30 천황도, 브리핑룸.
쫓기듯 도망온 용자들은 그때쯤에야 간신히 천황도에서 합류할수 있었다. 브레이브 베이스와 삼단갑판비행공모, 페이시드 베이스와 포트리스가 기지내에 수납되고, 용자들의 수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할때쯤, 전투와 도주의 긴장으로 지칠대로 지친 몸을 끌고 브리핑 룸으로 향했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세이지, 얀차, 마이토, 유우타, 류중령, 찬영, 하인, 레지나를 늘어놓은 곳에, 히카루는 그 모두를 바라보며 무겁게 말했다.
".......다음은 위성이 찍은 영상이야."
히카루의 말은 굉장히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때 상황실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고, 그래서 그녀는 이 '저주'스런 광경을 그녀 자신이 모두 감당해 내야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그녀는, 지구권의 위성카메라들이 전 세계를 찍은 화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그 공포를 덜어낼수 있었다.
탑이 빛을 쏘아냈다.
그 탑들과 다리를 놓아 부산과 일본을 일직선으로 연결한 거대한 섬에 붙은 파멸탑은, 검은 하늘을 향해 똑바로 빛을 쏘아올렸다. 분석에 의하면 그것은 플라즈마 입자의 결합체로, 적어도 17억 2000킬로와트의 출력을 가지고 있었다.
위성권 상에는 스무개의 크고작은 미러가 있었다. 반사용으로 강화되어, 컴퓨터 조작에 의해 각도가 조종되는 미러. 그것이, 플라즈마 입자를 반사시켜, 십수개의 레이저를 지구상으로 쏘아 보냈다.
다음의 영상. 밤하늘이나 낮을 배경으로 지구상으로 떨어지는 빔들의 영상. 그리고 그것에, 전 세계의 군사시설들이 파괴되는 장면 이었다.
그것은 아비규환이었다.
단 한방에 인류가 자랑하는 무기들이 사라지고, 군인들이 소멸하고, 그리고 끝에는 크레이터만 남아버리는....장면. 살아남은 자들은 전혀 없는 그 장면.
저주, 다.
그리고 또 다시, 탑이 빛을 쏘아내고, 군사시설들이 파괴당하는 장면이 이어졌지만, 그것은 처음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 다음장면도, 그 다음장면도, 다 다른 장면이었다.
열번째의 장면에서야, 무한이 반복될듯한 그 장면들은 끝을 맺었다.
장내는 고요했다. 어느하나 말할기분이 들지 않았던 것이었다. 오직, 이것을 실황으로 봐버린 히카루만이, 마치 기계가 읽는 듯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십회의 공격간 지구로 발사된 공격은 모두 177. 그것의 수만큼의 전 세계의 군사시설이 다 파괴되어 버렸어. 다행히 대도시에 공격은 없지만.."
".....왜일까."
류 중령의 말에, 히카루는 콘솔을 조종해, 도쿄주변과 부산 주변의 지도를 띄웠다. 검은 부분이 많은 그 지도를.
"이미 츄뷰, 호쿠리쿠, 칸토지역 전역이 그 검은 회선의 영향력이 퍼져,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강제당했어. 자위대는 이미 거점을 파괴당한 뒤라 전멸, 경찰병력을 중심으로 대피하고 있지만, 대피속도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칸사이와 토호쿠로 확장중...."
그때서야, 정중한 투로 말을 고친 히카루였지만, 아무도 그녀의 허물을 탓하지 않았다.
"부산쪽은....겐산.....에....잘 못읽겠는걸..."
"제가 읽죠."
찬영이 나와서 히카루의 자리를 대신하고, 세이지의 옆에 주저앉은 히카루는 그제서야 안도의 긴 한숨을 내었다. 긴장이 그제서야 풀려버린 것이었다. 히카루에게 받아든 보고서를 읽기 시작하는 찬영.
"부산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도가 완전 장악되었군요. 이대로라면 충청도와 경상북도를 장악하는 것도 시간문제겠습니다. 한국군역시 전 거점이 파괴당하고, 현재는 보병외에는 가동되는 군대가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도 저 회선에 당해낼리가 없겠지만."
"으음......"
깊은 신음을 내버린 마이토. 찬영은 계속 읽어내려간다.
"부산과 츄부, 칸토등의 해안선과 접촉한 지역....나이트 실버리온은 [드레인 에리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그 드레인 에리어는 바다로 그 회선을 내보내, 바다 안의 어류등을 포획해 강제하며 그 세력을 점점 넓히고 있습니다. 강습양륙정비함은 여기에 포획당해있습니다."
"바다...다."
유우타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한것의 뒷 말은 그 보고서에도 있었다.
"예. 바다는 전 대륙과 맏닿아 있죠."
"이런 젠장!!!!!!"
쿠아앙!!!!!!
얀차의 분에 못이긴 주먹이 탁자를 부셔놓았지만, 역시 아무도 책망하지 않았다.
"괜한데 힘빼지마."
세이지의 낮은 말에 얀차는 씩씩대며 앉았다. 때를 기다려, 류중령은 침착하게 찬영에게 물었다.
"얼마나 걸리지? 전 대륙이 저 기분나쁜 검은 선에 침식되는 것을 보려면 말이야."
"그게.....한국과 일본은 이미 3시간정도로 산출되고 있습니다."
".......한국 다음은 10억의 인구가 있는 중국이다. 그 10억이 전부 저것에 흡수된다면..."
"나이트 실버리온의 기록을 읽어 보겠습니다."
찬영의 침착한 말에, 전원의 눈이 그에게로 쏠렸다.
"파멸탑 지구라트. 그의 기록은 단편적이지만, 페이시드 윙에 남아있던 자료를 약간 해독해, 그것이, 카온이 다녀갔다는 그란로드 성단에서 일어난 천년전쟁이라는것에, 그때의 용자들에게 치명타에 괴멸까지 몰아넣었다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그란로드란 말이지."
"예. 그때 카온은, 휴레인이라는 별에서 하나의 탑을 부수었다고 했는데, 그 아래에는 한 도시의 사람들이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탑은 저 파멸탑 지구라트의 잔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런가.."
"아무튼, 파멸탑 지구라트는 도시에 도시로 저 검은 회선...[링크]를 보내 인간들을 구속, 그들의 생체에너지와 정신에너지를 응집합니다. 지구라트의 거대포로 지구상의 군사거점을 부수는게 두번째 목표인데, 그것은 일단 도전될 세력을 압도하고자하는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여기서, 발전시설이나 대도시를 습격하지 않는 이유는, 가능한한 많은수의 소체를 포획해, 에너지 원으로 쓰기 위함이라고 생각됩니다."
"....."
"비트쉽과, 섀도우라는 방어용의 로봇들이 지구라트주위를 돌아다니며 침입자를 막습니다. 주위에는 대구경의 자주포대가 있고, 이것들은 지구라트의 소체들이 끝장나는 때까지 계속 재생됩니다. 저 기분나쁜 얼굴과 얼굴 위에 붙어있는것들은 현재의 탑의 조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사면에서의 공격에서 최강을 자랑합니다. 페이시드 윙의 기록에는, 끝내 파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금 휴레인이라는 그 별은..."
"죽음의 별입니다. 모든 에너지는 빨려버리고 사람이 살수없어 돔 안에서 살아야 된다는 군요."
그 말은, 그들의 별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일단, 나이트 아크를 부상시키겠습니다."
세이지의 목소리가 무겁게 울렸다.
"에너지원이 아직 부족해서 빨리 돌아다닐수 없는데....."
"포트리스와 브레이브 베이스, 페이시드 베이스와 나이트윙, 삼단갑판비행공모의 에너지원을 합치면 부상은 물론 고속이동도 되요. 이미 계산해 봤고요..."
레지나가, 정말 지친목소리로 말했다. 잠시 그녀를 보고있던 유우타는, 그를 바라보는 세이지에게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마이토도 류중령도 똑같은 행동을 취했다.
"부상시킨후, 어쨌든 계속 이동할겁니다. 그 지구라트인가 하는 돌덩이에게 제일 위협되는 것은 바로 나이트 아크일테니까요. 일단 피해다니다가 반격의 기회를 잡을 겁니다."
"나이트 아크의 크기는 어느정도 입니까?"
"전장 2.5km 크지만 놀랄정도의 스피드다."
"쉘터에 포획된 그 둘에게서는 지금 희미하게 G스톤의 파워와, 이노센트 웨이브의 파동이 계측되고 있습니다만, 아마 그것은 방어본능에 본능적으로 발동하고 있는거겠죠. 링크들은 그런 에너지까지 흡수하고 있습니다."
"그, 그 말은..."
유우타의 떨리는 말에 모두의 시선이 모아지고, 유우타는 간신히 말해버렸다.
"즉.....저 녀석은 모든 종류의 에너지를, 아무리 강하게 발동해도 흡수한단 말이야?"
"확실히....즉, 용자들까지 흡수해버릴지 모를 일입니다."
".....즉, 직접전투는 위험하단 소리군."
류중령의 말에, 조용하게 앉아있던 하인이 낮게 말했다.
"현재 남아있는 전력은?"
".....제일 절망적인 거지만...나이트 아크의 가동을 위해서 전함들의 사용은 할수 없음. 현재 가동가능한 용자들은 초류진, 하이퍼 빌드타이거, 마이트 어드벤져, 마이트 아머와 그레이트 급정도입니다만, 그들의 수리도 아직 전체 40%의 완료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오가이가는 구동축 파괴율 87%...슈퍼노바 엘 카디온과 그레이트 엘 카이져는 현재 행방불명입니다."
".....됐어. 절망적이란거 알겠어."
아주 짜내는 듯이 말해버린 하인. 그 뒤로, 다른 사람들도 침묵을 지키기 시작했다.
모두의 머리에서는 한 생각만 감돌고 있었다. '어떻게 저 지구라트를 막을 것인가.'
잠시의 침묵. 그것은, 마이토의 돌연한 움직임에 깨졌다. 마이토는 벌떡 일어나, 의자에 걸어둔 자켓을 들고 문으로 갔다.
"마이토, 어디가지?"
"시시오씨를 보러.."
유우타의 물음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한 마이토는 문 앞에 섰으나, 그때 다시 들려온 유우타의 물음에 멈춰섰다.
"......그럼, 한마디 전해주겠어?"
"응?"
"뒤는 걱정하지 말라, 고."
잠시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유우타를 보고있던 마이토는, 곧 알겠다는 듯이 피식 웃고 말았다.
"대단하군."
"아아."
미소를 띄우며 그대로 방을 나가버리는 마이토. 잠시후, 마이토도 일어났다.
"자, 레지나. 모두를 보러 가보자."
"아...응."
"....나도 가도 될까?"
세이지가 갑자기 말했다. 그리고, 유우타와 레지나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는 유우타와 레지나의 어깨를 툭 치며 문쪽으로 밀었다.
다른 사람들은 대체 무슨소리인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셋이 나가버리는 것을 보았다.
".....뭐야?"
".....미안하지만, 저들에게 신경쓸 뇌가 우리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군."
뇌가 곤죽이 될때까지를 폐회시간으로 잡고, 남은 사람들은 파멸탑을 파멸시킬 방법을 열정적으로 토론하기 시작했다.
".....그랬군. 베이타워 기지는 적에게 당했군..."
의무실의 침대에 누워있던 가이는 세이지의 설명을 듣고는, 누워있던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의 온몸에는 긴급히 수리된 흔적이 여기저기에 남아있지만, 이곳에는 가이같은 사이보그의 메인터넌스 시설이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고작해야 프레임을 수리하는 정도가 끝이고, 전투의 피로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한때 엄청나게 위험한 상태까지 떨어졌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의 회복을 했긴했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것은, 바로 용기다.
"......가오가이가는 현재, 가레온과 코어인 G드라이브까지 상처입고있는 상황이다. 싸울수 없다고."
"테스트 하지마.....어쨌든 싸우러 갈거라는거 알잖아."
씨익 웃은 가이는, 옆에 놓인, 거의 반파된 울티메이트 아머를 그의 몸에 부착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바라보던 세이지는, 그때 불쑥 말했다.
"어쩔 생각지?"
"지구라트에 돌격해 들어가야지. 지구라트의 주위라도 끌어볼생각이야. 아마 다른 녀석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걸.."
"........."
".........카르카스의 소울 브레이커를 맞는 그 순간, 나는....더이상 틀렸다는 생각을 했다. 더이상, 싸워나가기 힘들다는 생각도 해버렸어."
"........."
"하지만, 여기에 누워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다시 싸워야했어..."
모든 아머를 부착한 가이는, 뒤에 서있던 세이지를 향해 씨익, 웃었다.
"나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 죽음의 순간 스쳐지나갔던 많은 얼굴들. 그중에는 기억조차 못하는 얼굴들도 있었어."
"이 손으로.....모르는 새에 싸워나가던 나는, 내가 지키던 사람들의 마음을 맡아버린 셈이었으니까. 그때 싸우던 나를 믿어주고, '용기'를 나누어준 사람들을 말이야...."
"그래서 용기를 내서 싸운다. 그리고 모두를 구해내고, 꼭 살아남겠어. 나를 생각해주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도!"
붉은 머리칼의 용자왕이 힘있는 미소를 짓는것을 보고, 세이지도 덩달아 웃었다. 그리고, 호주머니 포켓에서 하나의 카드를 꺼낸 그는, 가이에게 그것을 건네줬다.
"갤럭티카 가오가이가의 기동키다....말해두지만, 그것의 성능은 극히 나빠."
"........."
"G스톤을 쓸수없어 센푸지 콘체른의 엔진을 썼어. 지금의 출력은 진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가오가이가의 1/20정도. 그것도 발휘할수 없을것이 커. 파워대 에너지 효율도 극히 나빠서, 가오가이가처럼 브로큰 매그넘이나 프로텍트 쉐이드를 마구 쓸수도 없어. 어쩌면 세번이 한계일지도 모르고."
"........."
"조종도 나빠. 퓨전형식이 아니라 직접컨트롤이라 일단 부담은 없지만 조종은 그만큼 효율이 떨어진다고."
"........."
하지만, 가이가 다시 웃는것을 보고, 세이지는 그가 자신 있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있겠어? 아저씨!"
"후, 나는 우주비행사였어. 하늘이라면 잘 알아...그리고, 아저씨라고 부르지마!! 너한테 그런소리를 듣는게 제일 기분나빠. 같은 스무살이잖아!"
"...........할말이 없군. 으으윽."
듀크는 큰 소리를 질렀다.
[그건 안돼!]
[돼.]
태연하게 대답한 데커드는, 자신의 제이닷샤를 다시 정비하기 시작했다.
[좋아....이정도면 날수 있겠지.]
[대장이 말려 주십시오!!!]
[그, 그래 꼬마! 데커드는 지금 자살행위를 하려는 거라고!!!]
맥클레인과 건맥스의 외침이 뒤를 따랐으나, 유우타는 묵묵하게, 무거운 얼굴로 서있을 뿐이었다. 대신, 레지나가 대답했다.
"듀크하고 건맥스는 일단 수리대로 가. 듀크 블레이즈로 같이 합체해야 하니까..."
[레지나 주임!!!]
[레이디!?]
덤프슨과 듀크의 놀라워 하는 외침에, 레지나는 냉정하게 돌아섰다.
"데커드, 제이버스터의 한계는 세번이야. 그 이상은 오버히트, 주의해!"
[고마워.]
당장 수리에 몰두, 노호성을 지르며 정비공들을 닦달하기 시작하는 레지나를 보며, 유우타는 결국 피식 웃고 말았다.
"레지나도 변했어."
[아아.]
[아아!!? 아아. 가 아니야!!! 데커드, 이게 무슨소리야! 지구라트에 뛰어들다니!!? 그것도 슈페리어 제이데커로!!!!]
파워죠의 기겁하는 외침에, 데커드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조금이라도 많은 전력을 남기려는 생각이다. 대장도 찬성했어.]
[대, 대장이 그런거, 했을리가 없잖아!! 대장!]
"합체코드는 내 허가없이도 쓸수 있어. 언제라도 합체가능하니까, 전력을 다 해봐."
[하지만, 네 합체명령에 합체하고 싶은걸, 유우타.]
그렇게 농담하며, 데커드는 이번엔 자신의 제식권총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그 태연한 모습에, 견딜수 없어버린 듀크는, 결국 크게 소리질렀다.
[대장! 어떻게 그것을 허가할수 있으십니까!!!!]
"믿으니까..."
데커드를 바라보는 유우타의 얼굴에는 확실힌 신뢰가 어려있었다.
"데커드라면, 분명히 웃는얼굴로 다시 만날수 있으니까..."
유우타를 바라보는 데커드의 미소는, 로봇이라기엔 너무나 부드러운 미소였다.
"마이토군!"
"뭐라고 해도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아, 하마다군."
"그래도!!!! 마이트 카이져 2를 떼낸 상태의 마이트 가인 이식으로만 돌입한다니!!? 게다가 마이트 어드벤져도, 마이트 아머도 없이!?"
"괜찮아 괜찮아. 둘은 그리고, 전력으로 백업해야지."
"이것봐!!!!!"
화를 내는 하마다의 모습은 정말 보기도 힘든것이다. 하지만 마이토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도망다닌다고...."
"응?"
"나이트 아크는 적의 주위를 끌기 위해 도망다니다가 반격의 기회를 노린다고..."
"....."
"그러는 사이에도, 저 촉수들은 죄없는 사람들을 숙주로 쓰고, 에너지를 빨고 있어, 저 기생충 들은.."
".....알아!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마이토군!"
"난 얼음처럼 냉정해."
"마이트 가인 이식으로는 안돼! 너는.....너는 개죽음 당할뿐이라고!!!!"
마침내 험한소리가 나왔지만, 마이토는 조금 움찔 했을뿐,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돼! 그러면, 차라리 나처럼 살아야 할 이유가 명확한 사람이 가는게 좋아!"
"뭐!?"
"나는 말이지...약혼녀가 있다고. 여기서 죽으면 안돼. 부도직전의 회사도 하나있고 말이야."
이봐, 아직 어음 안들어왔다고...라는 말을 하려던 하마다는 그것을 목에서 부수고,
"핑계일뿐이잖아!!"
라는 말을 했다.
"으응. 역시 핑계일까. 하지만,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르지."
"뭐?"
".......잘 나오지 않는군. 하지만 말이야..."
헬멧을 쓰며, 마이토는 완전히 단언하듯 말했다.
"이것이 용자가 해야할 일이야!"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던것이다.]
".....괜찮겠지?"
[아. 어차피, 어스체인저도 가-온도 크게 다쳤으니. 하지만 누군가가 지구라트의 눈을 돌려야 되는 것은 변함이 없으니까.]
다간은 아주 당연한 것을 말하는 투로 말했다. 세이지는 그것에 더 불안해져, 결국 가슴에 품고있던 말을 꺼냈다.
"너혼자 가게 하진 않아. 나도 간다."
[........안돼.]
"! 왜!?"
[너에게는 아직 책임이 있잖아? 너는 이 기지와 나이트 아크의 부 사령관이다. 우리가 만약에 당한다면 지구라트에 반격을 걸수 있는 것은, 너가 이끄는 나이트 아크뿐이야.]
"하, 하지만..."
[후, 나는 말이지. 세이지와 히카루가 결혼해서 둘 닮은 아들딸 낳아 고생하는 장면 볼때까지는 절대로 안죽을거다. 내가 고생했던것은 그것으로 톡톡히 보상받을거다!]
".....뭐, 뭐야. 성격이 변했냐? 역시 그런녀석들 틈에 두면 농담도 느나보지!?"
[아무튼, 뒤가 든든해야 우리도 믿고 싸울것 아니야? 지더라도 죽진 않아. 아직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나도, 이젠 아이가 아니구나. 이런소리를 듣다니. 세이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지면 가만 안둔다! 세븐체인저에게 리더자릴 맞길거야!"
[.....이런이런. 지지못할 이유가 또 늘었군.]
그들은 자신의 마음을 주고, 소중한 이의 마음을 받았다.
그들은 용기를 받고,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그들에게 마음을 주고 용기를 준, 그리고 그들이 마음을 주고 용기를 준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마음을 위해.
그들 자신을 위해.
그들은, 용기를 가지고, 싸워나간다.
자신의 마음을 안 모든 이를 위해.
자신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위해.
"결국 다 똑같은것을 생각한 거잖아. 기분나쁘군."
"세이지씨만 멋있는장면 독차지하려고 한거 아닙니까?"
"이봐, 유우타 너도 쇼맨쉽이 다분히 있다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하는 두사람. 그들의 주위에서는, 이제 발진준비를 거의 마치는 네명의 용자가 있었다.
마이트 가인 이식은 공중전과 장거리 전에서 취약하고, 파워에서는 강하지만 스피드는 떨어지는 취약점을 보인다.
[다간 X, 나갑니다!]
다간 X는 특출한점이 없는 용자로봇으로, 근접-중거리-장거리 공격력은 다른용자들에 비해 밸런스가 맞으나 그것이 오히려 단점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상관없다.
성능겨루기가 아닌, 이것은 '용자의 전투'이니까.
적까지 구원할수 있는, 용자의 전투를, 이제 네명의 용자가 이뤄내려고 하고 있었다-
현재시각 PM 10:00. 지구라트 한국-일본 완전정복까지 앞으로 두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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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회예고]
..........나는 카이져스로서의 사명보다, 이 세계를 지킨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것이 있다는것을, 죽음의 순간에서야 깨달을수 있었다. 그것은, 이 지구에서 내가 찾은 보물, 나와 친구가 되어준 소년과의 유대감이었다는 것을.....- 임페리얼 엑스카이져 -
..........믿었던, 기적같은 순간 일어난 신화의 힘을 실은, 카타르시스 포가 먹혀들어가지 않은 순간은 절망했다. 하지만 절망 한 가운데에서도 나는 그나마 정신을 차릴수 있었으니까. 적어도 의식이 끊길때까지, 나는 나와 마음을 나눈 사람들을 생각했다... - 그레이트 버닝 파이버드 -
..........혼이 소멸하는 이순간, 지구의 안위가 아닌, 대장과 그의 동료들을 걱정해 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 하이퍼테라 다간 -
..........세상에는 정의가 존재하지만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쓰러트리고 나를 쓰러트리려는 이 녀석도 자신의 의지는 정의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정의를 위해서 싸운것에는 조금도 후회가 없다. 그 정의를 위해 지금까지 달려 오는동안 만났던 모든사람들의 마음을, 그리고 나의 마음을 생각하면....... - 파이널 마이트가인 -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일까. 그가 있었기에 이만큼을 올수 있었던것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그가 없는 지금은 존재할 필요가 없을까. 하지만 그가 이 세상에 남겼던 마음을 지키기 위해, 나는 우주와 정면으로 대결했다........ - 브레이브 제이데커 -
..........황금향 레젠드라는 이미 소멸하고, 존재핵인 파워스톤까지 파괴당하는 그 순간속에서, 나는 나의 세 주인을 생각했다.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들도 어른이 되어있겠지....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그들에게 받아온 용기로 싸운것만도 대단했다고, 나는 스스로를 위로했다..... - 레젠드라 골드란 -
..........용자라는 사람들은 나에게 그들의 힘을 주고 사라져 갔다. 하지만 그들의 힘으로도, 신화의 힘으로도 이번의 적은 막을수 없었다. 이것이 끝이란 말인가, 라고 생각하니, 치열했던 전투도 지구를 지키는 것도 다 부질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용기를 잃지않고 끝까지 싸웠다...... - 퍼펙트 다그온 -
.........기계신종이 강한것은 틀을 깨고 새로운것으로 변했기 때문일까. 혼미한 정신속에서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몸은 움직이지 않고 남은힘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 처참한건줄 몰랐다....나는 나의 마음을 나눠준 모든 이를 위해, 마음을 나누어준 또다른 이와 싸웠고, 그때의 나에게는 지구라는 사소한 것은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기억했던것은, 어떻게 하면 살아 이 모두를 지킬수 있을까였다..... - 갓 가오가이가 -
내가 신화의 용자와 싸울수도 없던 이유는 시시할정도로 간단했다. 나는 그와 싸울 자격도 없었던 것이다. 싸움의 승리를 위해 검을 든 전사는 그때부터 진것이고, 밑바닥까지 내려간 패자는 별에게 닿을수조차 없었으니까. 나는, 무리해서 살아남겠다는 생각을 한적은 없었다. 이것이 나의 패인이었다. -초투사(超鬪社) -
나란 존재는, 용기를 반사해주는 달이 될수는 있었지만 용기를 뿜는 태양이 될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세상에서 수없이 반짝이는 별들이 보이고 있다. 용기라는 이름의 별들이........이 별빛을 받아, 나는 달이되어 이 빛을 반사할수 있었다. 그리고 달은 태양이 되었다. 스스로 불타오르는, 용기라는 빛에 불타오르는 태양이. 나는 태양이 되었다. - 신화의 용자 -
병렬공간에서 패배한 용자들의 마지막의 가능성, 용자신화.
과거에 있었고, 현재에 있고, 미래에 있을 용자들의 이야기.
이 지구에, 다시 전개되려 한다--
용자신화 엘 카디온 제 26화 [대격전 종장-용자신화, 대지에서 도약해 창공으로 날아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