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록 큰 돈 없고, 남들이 "바꿔라 바꿔! "하는 13살 먹은 고물차를 고쳐가며 타고 있지만 돈 쓰는 곳이 있다.
다른거 아껴서 1년에 1번 정도의 해외 여행은 꼭 가고 있으니 말이다.
해마다 그 여행의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과정이 은근히 재미있거든.
이번, 가족과 최종 여행지를 잡기까진 그야말로 지구를 반 바퀴 빙 돈 느낌.
금년 12월의 여행을 멕시코 칸쿤과 과테말라 일대로 정하고 비행기표까지 다 끊어논 게 지난 10월 4일.
그리고 남미통 기모와 통화하며 "12월에 멕시코에서 만날까?" 했더니 자긴 그때쯤 니카라과에 있을거라나?
그런데 그 후...허리케인 '월마'인가 하는놈이 우리 가려는 그곳을 싹 휩쓸었지...
따라서 그 일대 호텔도 폐쇄되어 한참동안 복구가 어렵다네.내 일찌감치 끊어논 비행기표 10%의 페날티 물고 환불.
다시 계획한 곳은 봉훈이 갔던 페루.. 그리고 쿠바...를 뒤지다 여의치 않아 캄보디아의 앙코르왓트로 정했지.
그런데 상품의 내용을 보니 몇가지가 우리 의도완 맞지가 않더군.
해서 다시 정한곳이 중국. 장가계 원가계 그리고 진시왕릉...
그러다가, "이젠 80이 넘으신 부모님과 언제 같이 여행 갈 수 있으랴~ 모시고 가자!" 하여 최종 잡은 곳이 가까운 나라 일본.
부모님도 동의하셔서...다 결정을 해 놨는데, 이~런! 마지막에 부모님 두 분이 치통이 재발하여 못 가시겠다데.
이젠 더 이상 물러 날 곳도 없어 결국은 우리 가족 셋만 여행을 떠나기로 최종결정.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내겐 2번째 방문지.
크기순으로 혼슈>북해도>큐슈>시코쿠의 큰 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한반도의 1.8배,인구 1억 2천의 일본.
그 중 수도가 있는 제일 큰 섬인 '혼슈'의 일부를 돌아본 소감을 소개키로 한다.
1.일자:2005.12.15 ~ 19 (4박5일)
2.방문도시:오사카-교토(1박)-나라-이세시-아쓰미(1)-도요하시-하코네-도쿄(1)-닛코-나스(1)-나리따
3.총 움직인 거리 :약 2,700킬로(버스,신간선,페리,유람선)
제 1일(12/15 목)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신사동에서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달리는데 여의도 국회의사당 위로 둥근달이 훵하니 떳더라.
이른 새벽에 불이 켜 있는 의원님들 방도 있던데 뭘 그리 열심히 하시나?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건은 우찌 결론 나려나?
공항까지 4만원에 가기로 했는데,IMF때 마산에서 부도를 맞고 도망치듯 서울로 와서
호구지책으로 택시를 몰기 시작했다는 57세의 택시기사 얘기를 들으니 놀러 가는게 괜히 미안한 마음.
그래, 돈을 조금 더 주고 편치않은 그 마음을 다스리기로...
10:00 아시아나 OZ 112편으로 인천공항 출발.
11:40 오사카 간사이 공항 도착.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과 같은 일본 제2의 상업도시 오사카는 인구 800만 중에 한국인이 약 90만 정도 살고 있단다.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간사이 공항에서 3.7KM 길이의 관서대교를 건너면 55층의 호텔이 우측으로 멋없이 하나 서 있다.
일본인들이 무서워 하는 3가지...? 지진,화재,오야지(아버지)라 하던데~
지진 때문인지 우리 같은 고층 건물이나 아파트들은 별로 많지않고 대피소를 표시한 붉은 화살표들이 눈에 자주 띈다.
아파트 베란다에는 샷시가 없으며 빨래들을 죽 널어놨네.
자동차 문화가 우리보다 앞선 이들.도로는 차선이 기껏해야 2,3차선.주로 소형차들. 차는 이미 부의 상징이 아니란다.
번호판을 가만 보면 - 녹색(영업용) 흰색(660CC이상) 노란색(660CC미만)- 의 3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 40~50분을 버스로 달려온 오사카 시내.
일본식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본격적 관광 시작.
오사카성: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가 일본을 통일 한 뒤 3년의 대공사끝에 1583년 완성한 성. 오리지날은 불타 없어지고 지금의 성은 1/5로 재축성 한 것이라 함.
에도시대 사무라이들, 100여곳의 부족국가 같은 전국시대에 ~ 오다 노부나가-도요도미 히데요시-(임진왜란)-도꾸가와 이에야스로 이어지는 일본의 무사시대를 알려주는 오사카 역사박물관과 NHK 방송국도 곁에 있더군.
(그 박물관에서 영어 철자 하나 잘못된 것을 지적 해주자 직원 3명이 나와 감사해 하며 수근거리던 에피소드가 있었음)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우리의 경주와 같은 교또.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가 20~25%가 이곳에 존재하고, 794년 일본의 수도로 약 천년간 자리잡았던 곳.
오밀조밀한 전통 목조건물들이 즐비한데 여름에는 습하다 보니 환풍을 중시하여 건축한단다.
부채/모찌/장아찌 그런 상품 파는 가게들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
청수사란 절을 갔는데 절벽위에 139개의 나무 기둥으로 받쳐서 세워진 본당에선 교또 시내가 내려다 보이더군.
저녁 어스름이 몰려오고 날씨는 쌀쌀한데 마지막 단풍의 모습.그래선지 기모노의 여인은 보지 못했지만
봄엔 벚꽃놀이(하나미)를 즐기러 많은 사람이 이곳에 몰린다 한다.
일본인이 한국식으로 운영하는 식당에서 불고기로 저녁을 먹고 교토 도큐호텔에 짐을 푼 후 근처를 둘러보니
거리는 어둡고 한적하여 별 구경거리가 없네.
일본의 첫 날은 이렇게 마감하며 아쉬울 때 써먹으려고 가장 기초가 되는 몇 개를 외워둔다.
이꾸라 데스까(얼마입니까?)
오미주 구다사이(물 주세요)
오히라 구다사이(찬물 주세요)
오데아라이 도꼬데스까?(화장실이 어딥니까?)
(2편에 계속- '조또 마때 구다사이~')
첫댓글 멋진 여행 축하한다 일본의 핵심부 좋은곳만 골고루돌았구나 오사카/교토/나라/하꼬네등 눈에 삼삼하다. 노천온천에서 피로가 싹 풀렸겠구나. 부럽구만!!!
앗!! 저 인력거끄는 넘 낯이 익은데~~~ㅋㅋ
요깟다네~~ 아주 자세히 써서 실감난다.
가장 가까우면서 멀다는 나라 일본.. 명진이 덕분에 잘 본다..
명진아 잘 봤는데.. 우째 사찌꼬랑 다다꼬.. 야들 은 보고 왔나?? ㅋㅋ
명진아 칸쿤이 일본으로 바뀌었구나,얼마전 일본여행할때 나는 후쿠오까로 들어가서 벳부,오사까 그리고 동경으로 돌았는데 뭐든지 비싸서 눈이 빙빙 돌더라,우에노공원의 국립박물관은 구경하였는지? 사무라이 갑옷,칼들이 쫙 전시되어있는데,우리조상들이 저칼에 얼마나 희생되었을까? 생각하니 기분영 찝찝하더라----
잘봣다....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