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는 선한 눈물과 악한 눈물이 있다. 선한 눈물이라는 것은 오랫동안 그의 마음속에 잠들고 있었던 정신적 존재의 각성을 기뻐하는 눈물이고, 악한 눈물이란 자기 자신과 자기 선행에 아첨하는 눈물인 것이다.
- L.N. 톨스토이
덫에 걸린 고라니 소리가 심장에서 났다. 우심장 좌심장이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다. 엑스맨에 나오는 돌연변이 울버린처럼 가슴에 치렁치렁 기기를 달고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내과 병실, 내 심장처럼 라지자 미드 서머스 나이트 양키캔들 심지가 소리 없이 타들어갔다. 강한 향이 훅 밀려왔다.
따뜻한 방, 춤추는 불빛아래 초음파기기를 문지르던 젊은 의사가 말했다. 심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아마도 많이 울어서 이런 현상이 생겼을 거예요. 저도 밤새도록 울고 난 날엔 가슴이 이렇게 저리고 아픕니다. 그에게 모든 것을 다 들킨 것처럼 부끄러웠다. 그래, 사실 심장을 뽑으면서 울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그는 왜 심장이 아프도록 울었을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큰 슬픔에는 위로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가끔씩 궁금해진다. 흰 드레스셔츠와 명품시계, 중저음의 맑고 투명한 목소리, 살짝 드러난 팔뚝의 잔근육과 섬세한 손을 가진 그는 왜 심장이 저리도록 울었던 것일까?
삶은 쉽지 않다. 태어나는 순간,신께서 두손에 슬픔의 씨앗을 심어두시지. 언제든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눈물의 씨앗을!!
눈물은 무색투명이지만 가끔 피눈물이 나는 경우도 있다. 난 정말 피눈물을 본 적이 있다. 지인이 쌍꺼풀 수술을 한지 이틀째 되는 날 같이 점심을 먹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심하게 웃어서 실밥이 터져 버렸다. 갑자기 그녀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웃다가 울다가 경악하고 헤어졌다.
눈물의 맛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면 당신은 인생의 맛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다. 아님 인생 맛보기에 절대 미각을 가지고 있거나!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산성성분이 많아서 신맛이 나고, 기뻐서 흘리는 눈물은 약간 단맛이 난다.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눈물샘을 우리는 두 개씩 달고 태어났다.
# 여자의 눈물
2020년 코로나확진자라는 이유로 고발당해 경찰서에 끌려갔다. (연식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 가족 이후로 그 끔찍한 동선공개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강조했다. 수사관이 남자면 울어도 되는데 여자인 경우 절대로 눈물 흘리시면 안 됩니다. 여자는 여자의 눈물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간악하다고 생각하지요... 당일 수사관은 여자였고, 난 그냥 펑펑 울다가 왔다.
결과는 뻔했고.. 난 후회하지 않는다. 시대적 아픔이었고 속 후련하게 울고 왔으니 미련은 없다. 그녀의 눈에 난 여자 악어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땐 그랬다. 수십 개 언론사가 매일 우리 가족을 파렴치한으로 몰고 갔다. 어차피 먼저 걸어온 싸움 피하진 않겠다. 당당하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악착같이 싸울 것이다.
욕은 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에 변호사가 말했다. " ㅈ까세요". 는 해도 되지만 "ㅈ까"는 안됩니다,라고 친절하게 육두문자 개인과외도 해주셨다. 오십 평생 처음으로 욕을 배웠다. 오늘도 난 혼자 화장실에서 자기 주도 욕 공부를 한다. 예습, 복습, 반복학습하고 있다. 1만 시간의 법칙도 응용하려고 한다. 늦게 배운 욕 이제 방언처럼 아니 힙합이나 랩처럼 터진다.
#악어의 눈물
이 말은 "이집트 나일 강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라는 고대 서양 전설에서 유래했다. 아주오랫동안 사람들은 이미 눈물의 위력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악어의 눈물은 위선과 가식을 나타낸다.
입을 움직이는 신경과 눈물샘 신경샘이 저절로 연결되어 있어서 먹이를 씹을 때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눈물이라기보다 침에 더 가까운 것이다. 악어는 참 억울하겠다. 감정에 겨워 흘리는 눈물은 아니지만 성분은 인간의 눈물과 비슷하다. 정직한 악어씨!
#피에로의 눈물
나를 영원히 저주할게 용서하지 마
나 제발 부탁이야 눈물흘리 지마
두 눈 가에 핏물이 흘러와
웃음을 짓거나 춤추네 내 맘 안에
나도 몰래 새겼던 상처가 이렇게 번져가며
난 애타게 너를 찾는데
두 눈 가에 핏물이 흘러와
웃음을 짓거나 춤추네
내 맘 안에 나도 몰래 새겼던
상처가 이렇게 번져가며
난 애타게 너를 찾는데
<아웃사이더> 피에로의 눈물 중
노래도 가사도 정말 근사하다. 한번 들으면 계속 생각나는 마력이 들어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흘리는 남자의 눈물이다. 아주 먼 옛날, 아름다운 피에로 아내의 눈물은 다이아몬드였다. 눈물이랑 다이아몬드가 묘하게 닮은 것처럼 느껴진다.
피에로는 아내를 때리고 괴롭혀서 흘린 다이아몬드 눈물을 팔아서 살았다. 흥청망청 살다가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겨진 그의 슬픈 참회의 노래이다. 미련한 남자의 눈물은 더 묵직하고 끈적하게 느껴진다. 남편들이여! 살아있을 때 아내한테 잘하길(특정인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니 오해 마시길)!
눈물은 상대의 호감도 비호감도 살 수 있는 신비로운 묘약이다. 살수록 느낀다. 그냥 솔직한자가 이긴다. 누군가의 눈물을 가식적으로 보는 자의 인생이 어쩌면 위선이 아닐지?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내 맘대로 해석해 보고 마음 비우면 된다. 지나간 바람에 난 흔들리지 않는다. 삶은 축제이다. 기뻐도 슬퍼도 우는 달고 신 눈물의 축제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난 오늘도 공부를 한다.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
첫댓글 여자,악어,피에로...
그 어떤 눈물도 흘리지 않기를~
기뻐서,행복해서,좋아서 흘리는 눈물만 가득하길 기원해 봅니다.
멋진 남자 주니님 !!! 항상 고맙습니다 따뜻한 답글 항상 감사합니다 행복한 겨울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