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강화도 전등사와 장화리
이번 여행지는 가까운 강화도의 전등사와 장화리이다. 고요하고 아늑한 사찰 전등사. 이곳은 사랑의 전설이 깃들여져 연인과 함께 가벼운 여행 코스로 적당한 곳이다. 삼랑성을 통과해 폭신한 흙길을 걸어 사찰까지 걷는 길도 꽤 운치 있는 곳이다. 토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전등사를 보고 장화리에 들러 일몰도 볼 수 있다면 더 없이 차분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강화도 해안도로 여행
은 강화대교를 지나자마자 만나게 되는 강화역사관부터 시작된다. 더러미해안을 지나 광성보까지 시원하게 뚫린 해안도로 드라이브는 아기자기한 묘미까지 더해진다.
전등사로 가는 길은 여러 진입로를 통해 닿을 수 있는 강화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동문인 삼랑성(사적 제 130호)을 통해 보여지는 눈 쌓인 길은 추위 때문인지
산새의 울음조차 그쳐 있어 그야말로 겨울 산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삼랑성 성곽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하얀 눈이 한층 운치를 더해 준다.
그렇게 눈길을 걸어 조금 더 전등사에 가까워지면 댓잎 시퍼렇던 전통찻집 다래헌 앞마당에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 눈사람 둘이 서있다. 가을에 이곳을 찾을 때보다 더욱 푸근한 느낌과 차향이 더욱 추운 몸을 녹여준다. 전등사 대조루를 머리에 이고 돌계단을 몇 개 올라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대웅보전(大雄寶殿, 보물 제178호)의 모습은 여름이나 가을에 보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전해온다. 예전부터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내리는 겨울에 꼭 한번 찾아오고 싶었던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마주하고 서있으니 마음을 표현하기가 무척 난감하다. 전등사는 신라의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했다고 전해지지만 확실한 연대는 알 수 없고 고려 원종 7년에 중건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진종사(眞宗寺)라 불리웠고 고려 충렬왕의 원비인 정화공주가 이 절에 옥등을 헌납하면서 전등사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
돌계단을 올라 전등사 뜰에 막상 서고 보니 눈 내린 경내도 물론 아름답지만 대웅보전 처마를 받치고 있는 나녀상에 눈길이 가는 건 왜일까... 그건 아마도 이에 얽힌 슬픈 전설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대웅전 건립에 참여한 도편수와 사랑을 하던 여인이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변심하여 그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실의에 빠져 있던 도편수는 대웅전 공사를 마무리짓고 그 여인의 대한 분노 때문에 나녀상을 조각하여 무거운 지붕을 떠받들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눈 쌓인 대웅전 처마 밑에서 눈을 피하고 있는 여인을 보고 있노라면 그래도 여인을 향한 도편수의 마음이 그리 증오로 가득차 있지는 않다 싶은 건 혼자만의 생각일지...
만일 토요일 오후에 전등사를 찾아갔다면 장화리 낙조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 계산을 잘 해야 한다. 자칫 시간을 놓치면 그녀에게 보여줄 멋진 낙조를 선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낙조를 보면서 그녀에게 감동을 안겨 줄 멘트(?)를 생각했다면 더더욱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요즘 같은 때면 적어도 오후 5시까지는 장화리에 도착해야 한다. 장화리에 가보면 알겠지만 딱히 전망하기 좋은 장소는 없다. '낙조 감상하기 좋은 곳'이라 적혀 있는 대여섯 곳의 카페들이 그나마 많은 연인들이 찾고 있는 장소일 뿐...
장화리의 낙조를 감상하러 가기에는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 훨씬 편리하다. 전등사를 나와 장화리로 가다보면 동막해수욕장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곳에 들러 낙조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
교통 정보
▶ 승용차편
강화로 가려면 우선 김포, 강화 방면으로 가는 48번 국도를 이용하는 방법과 352번 제방도로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검문소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린다. 유턴을 하듯 좌회전하여 해안순환도로를 타게 되는데 광성보까지 이어져 있는 왕복 4차선 도로가 약 9km의 구간으로 바다를 마주하며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광성보 삼거리에서 초지진 방면을 알리는 표지판을 보고 계속 직진을 하면 전등사 방면으로 가는 삼거리가 또 하나 나온다.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입간판을 보고 달리면 전등사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전등사를 나와 장화리로 가려면 딱히 도로번호는 없고 동막해수욕장 표지판을 따라 가면 된다. 거리로 따지면 전등사부터 장화리까지 약 2~3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 대중교통
신촌 시외버스터미널(02-324-0611)에서 아침 5시 40분부터 저녁 10시까지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강화행 버스(약 1시간 10분 소요)를 타고 강화 시외버스터미널(032-934-3447)에서 하차한다. 강화읍에서 오전 6시 50분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15~2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온수리행 완행 버스를 타고 전등사에서 하차하면 된다. 장화리는 강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도 마니산행 버스를 이용하여야 한다.
<글,사진 투어가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