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문 4]영화 <시빌 워>가 주는 교훈
세상은 넓습니다. 세계에 주권국가도 200개국이 훨씬 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에 이런 대통령이 있을까요. 한밤중에 오로지 자기 마누라 한 명을 구하기 위하여 전국민에게 총구를 겨누고, 정치적 이념을 미끼 삼아 갈등을 만들고, 나라를 위기에 몰아 놓은 대통령 말입니다. 심지어 북한에 제발 ‘한 방만’ 쏴달라고 유도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 본인은 정작 막강한 경호처를 방패삼아 지금도 구중궁궐 관저에 숨어 있습니다. 내란의 수괴가 명백합니다. 전국민이 텔레비전을 통해 공포에 떨며 밤을 지새웠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태극기부대’ 아시죠? 그들은 야당 지도자를 ‘내란수괴’라고 외칩니다. 내란을 일으키게 만든, 원인 제공을 했다는 것이겠지요.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만부동類萬不同이지 이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똥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을 들어봤지만, 살다보니 이런 억지와 몽니가 ‘통하는 듯’ 하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솔직히 ‘가짜 뉴스’나 드라마, 영화였으면 좋겠습니다만, 실제상황입니다. 그러니 오직 ‘자궁子宮’이 답답할 노릇입니다. 뛰다 죽겠고, 곧 병이 날 것같은 최악의 상황이 일상화돼가는 듯합니다. 엊그제 아내와 CGV에서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가 그것입니다. 시빌 워, Civil War, 내전內戰이지요.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이 내란內亂을 넘어 내전 양상이 아닌가요. 얼토당토안되는 국내 상황와 빗대어 느낌이 많았습니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벌어진 내전이야기입니다. 부정선거로 당선된 미국의 ‘3선 대통령’이 어는놈과 같이 친위쿠데타를 일으키자, 19개주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난 ‘반란군’들이 연합하여 워싱턴 D.C 백악관을 향해 진격합니다. 나라를 여러 쪽으로 분열시키고 ‘영구집권’을 향한 내란의 수괴 현직 대통령을 사살하려고 말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반란군들은 대통령 충성군파와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넘어 백악관 침투작전에 성공합니다. 대변인이 항복을 선언하며 대통령의 ‘제3국 망명’ 등 조건을 제시합니다. 조건을 듣자마자 대변인을 현장사살하고, 숨어 있던 대통령에게 총부리를 들이댔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따라붙은 종군기자가 “잠깐”을 외치더니 대통령에게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묻습니다. 국민에게 죽을 죄를 지었다는 말도 아니고, 놀랍게도, 아니 너무 당연하지만 “살려주세요” 한마디였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란군(?)의 총알이 작렬합니다. 영화는 그냥 그렇게 끝나고 맙니다.
국내 상황과 견주어 정말로 시사示唆하는 바가 많지 않나요? 타이밍도 절묘하게, 국내 극장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방영되고 있습니다. 아직 10만명도 채 보지 않았다 합니다. 영화 관람을 강추합니다. 아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꼭 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같이 힘없는 ‘백성’들은 그렇게라도 응원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아아-, 영화는 제목을 너무 잘못 달았습니다. <미국 계엄>이나 <대통령 체포작전>으로 했으면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짐작해 너도나도 볼 텐데 말입니다. 영화를 제때 상영한 것은 좋은데, 번역한 친구는 '바보'입니다. 하다못해 <내전>이나 <내란> <친위쿠데타>라고 노골적으로 달았으면 관객이 폭발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지금도 한남동 관저 앞에서,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은박지 하나 두르고 밤샘투쟁을 하는 ‘키세스 시위대’가 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어떤 감정의 회오리를 느끼시나요? 이럴 수는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들이 무슨 쌩고생입니까? 제 후배가 그들을 위하여 '키세스 사탕'을 익명으로 갖다줬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그 반대편의 사람들은 ‘그가 다시 제 자리에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답니다. 그들의 정신적 지도자를 받드는 말을 실제로 지난달 28일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에 들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나라를 보우하사 이 시대 영적인 지도자를 보내셨다”고 하더군요. 전광훈 목사, 이게 사람입니까? 인두겁을 썼을 뿐입니다. 목회자가 하느님 멱살을 잡아 흔들겠다고 만천하에 밝혔습니다. 백번 양보해도 사람이 아닙니다. 지옥이 있다면 그 속에서 판치는 악귀惡鬼의 하나일 뿐입니다. 하필이면 ‘그 놈’이 57년생 저와 같은 닭띠라고 하더군요. 쪽팔림을 넘어, 만약에 제 앞에 있다면 죽일 수는 없지만(저도 가족이 있는데 살인자가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어떤 식으로든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위해危害를 가하고 싶습니다. 온갖 쌍욕을 퍼부어 스트레스라도 해소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련하고 또 가련합니다.
위헌-위법을 옹호하는 ‘국민의 힘’당은 법적인 절차로 마땅히, 그리고 시급히 해산되어야 합니다. 저도 내일이면 칠십줄, 보수保守가 아닐 수 없는 보수주의자입니다. 이 나라 ‘보수의 씨’를 말리고 욕보이는 그 당의 이름이 하필이면 ‘People's Power'라니요? ‘내란의 힘’당의 샘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짐이 되어도 너무나 큰 짐이 되고 있는 ‘국짐당’은 하루빨리 해체, 해산되어 진정한 보수의 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새도 한 쪽의 날개로만 날 수 없는 것을 잘 아시죠? 그런데, 우리 국민은 자주자주 이 자명한 진리를 까먹습니다. 비익조比翼鳥라는 전설속 새는 눈과 날개가 하나씩입니다. 짝을 만나 두 몸이 한 몸이 되어야 비로소 날 수가 있고,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사상의 은사’ 리영희 선생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겠습니까?
‘2찍’(대선때 2번이었던 거시기 새끼를 찍음)들을 비난하거나 욕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지나간 일이거니와, 우리는 ‘희망’을 갖고 앞을 바라보는 ‘깨시민(깨어 있는 민주시민)’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상황은 절대로 진보와 보수, 어쩌고 하는 이념과 진영의 다툼이 아닙니다. 이제 어찌 대통령병에 걸린 이재명 탓이란 말입니까? ‘내란 그 자체’임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밤새 두려움에 떨지 않았습니까? 어찌 이재명을 ‘내란의 수괴’라고 대명천지에 외쳐댈 수 있습니까? 백 번 양보해 ‘피의자’라고 하면 또 모르겠습니다. 천부당만부당할 일입니다. 천벌이 두렵지 않습니까? 그 구호를 지어낸 사람은 하늘이 무섭지 않는지요? 하늘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하늘이 넓디 넓어 성긴 것같아도 빈틈이 없어 새지 않는다)라 했습니다.
지금 새로이 ‘포고령 1호’를 읽어봐 주십시오.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집회 결사의 자유가 없으며, 의대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의료진들을 처단하며, 영장없이 압수수색, 체포가 가능한 세상이 ‘올 뻔’하지 않았습니까? 심지어는 점쟁이 전정보사사령관은 '수거'라는 말을 썼더군요. 서천의 소도 웃을 일은 ‘통행금지’ 항목을 윤머시기가 삭제했다고 생색(?)을 내는 전 국방장관의 후안무치한 언행을 보십시오. 명심해야 합니다. 자랑스런 우리 민족이 대통령 한 놈 잘못 뽑은 죄로 ‘큰일’날 뻔 했습니다. “아니, 세상에 두 시간짜리 내란이 있습니까?” “질서유지를 위해 국회에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입니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10-20%가 된다고 합니다. 지지율이 40%을 훌쩍 넘어섰다구요? 찬찬히 들여다보십시오. 완벽한 가짜 여론조사입니다.
명태균에 속고도 또 속으실 겁니까? 정말 너무들 하십니다. 이것은 장난이 아니고 실제상황입니다. 더 이상은 안됩니다. 국력낭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고, 국가 위상 추락하는 데에는 날개가 없다는 것을 아셔여 합니다. 우리 민족은 원래 너무나 우수한 ‘우민優民’이었습니다. 각 부문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국인의 DNA를 보십시요. 누가 우리를 멍청하고 우매한 ‘우민愚民’이라고 하는가요?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충정의 ‘우민憂民’이 죄인가요? 그 어떤 경우에도 분노를 잃으면 안됩니다. 분노조차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닙니다. 분노를 뛰어넘어 튼실한 '민주의 집'을 짓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것이어야 한다"고 함석헌 선생이 말씀했습니다. 맹자도 "비시비지심 비인야 非是非之心 非人也"(시비지심을 가리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는 뜻)라고 했습니다.
도올 선생이 주역 <계사편>을 강의하며 “이제 역사가 새로이 열리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새 역사는 조금은 더디겠지만 분명코 오겠지요. 그것을 믿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고 숨이 막혀 살 수가 없습니다. 내란을 일으킨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 수괴首魁(우두머리)가 버젓이 국민의 80-90%를 비웃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나 콩떡’ 이러면서 그 특유의 양아치 제스처인 어퍼컷을 날리고 있지 않을까요? 끝까지 싸울 터이니 자기와 함께 싸워달라는 호소문을 보십시오. 아아-. 허나 절망하지 맙시다. 절망은 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늘의 자손, 천손天孫입니다. 우리나라는 ‘천손의 나라’입니다. 믿습니다. 영화 <시빌 워>를 관람하는 것도 애국愛國입니다. 두 눈 똑똑히 부릅떠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