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 - 1960년대 후반기 부터 고 역도산의 수제자이며 해외의 참피온 보유자라는 요란한 후광을 업고 한국의 링에 나타난 사람.
그가 나타나기까지 프로 레슬링의 흐름을 더듬어 본다.
1950년대.
이 때만 해도 일본인들은 2차대전에서 패한 감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국에 대해 일종의 열등감 같은 것을 갖고 있었다. 이 때 나타난 역도산.
원래 한국인이지만 철저하게 한국인이라는 것을 숨기고 일본의 레슬링계를 휘어 잡는다.
미국의 덩치 큰 레슬러들을 데려다가 링 위에서 장작 패듯이 패서 쓰러 뜨리는 모습을 보고 일본인들은 엉엉 울면서 감격해 마지 않았다. 그 것도 미국 선수들은 비겁하게 반칙을 하지만 일본 선수들은 정정당당히. 프로 레슬링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갔다.
조금 뒤 이어 1960년대 한국.
장 영철이라는 선수가 이번에는 일본의 레슬러들을 데려다가 링 위에서 혼을 내 주는 것이다. 비겁한 일본 선수들을 정정당당히 통쾌하게 혼 내 주는 한국인 장영철. 그 모습은 모든 국민이 바라던 장면이었다. 그의 인기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가고 있었다.
그 때 일본에서는 역도산이 한 나이트 클럽에서 야쿠자의 칼을 맞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매스컴이 발달되지 않았던 당시 한국에서 그의 경기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소문으로 들어 그를 많이들 존경하고 한국인의 우수성 운운할 때는 어김 없이 등장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 후 한국에 나타난 김 일.
그가 역도산의 수제자라 하는 것 하나로 그의 위상은 잔뜩 올라 가 있었다. 그러면서 프로 레슬링의 판도가 대폭 바뀌어 버린다. 지금까지는 주로 일본 선수를 때려 눕히는 것이 주된 장면이었는데 이제는 서양의 거구 레슬러들과 상대를 해야 하며 때로는 일본 선수와 같은 편이 되어 일본 선수를 응원하는 장면마저 연출 되었다.
게다가 져 본적이 없는 장 영철의 지는 장면이 자꾸 나타나기 시작했다. 장 영철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었다. 장 영철은 국내선수라 아직 세계 무대에서는 어리구나 하는 것이 팬들의 생각이 되어 버렸다. 반면 김 일 선수의 인기는 꾸준히 올라 가고.
어느 국제 시합에서, 장 영철과 그를 추종하던 선수들이 반란을 일으키게 된다.
장 영철이 일본의 오꾸마라는 선수에게 계속 공격을 당하고 지게 될 순간에 그의 추종자들이 링위에 난입해 일본 선수를 구타하고 난장판을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마이크를 끌어 모아 "김 일에게 도전하겠다." "프로 레슬링은 쇼다!" 하고 폭로하는 장영철.
그 후 김 일과 장 영철의 두 진영으로 갈라 진 프로 레슬링계는 서로 따로 놀다가 둘 다 사양화의 길로 몰락을 하게 된다. 두 선수는 아마 죽어서도 화해하기 힘들 것이다 하는 말도 있었다.
그러던 두 사람이 이제 김 일은 78 세, 장 영철은 72세(원래 나이는 77세라 한다)의 노인들이 되어 둘 다 노환을 앓으며 40 여년 만에 병상에서 만나 화해의 악수를 나누었다 한다. 김 일이 장 영철의 병실을 들어 섰을 때 두 사람 다 얼른 알아 보지 못하였다던가...
둘 다 한창 시절 100 키로가 넘는 몸을 자랑하던 헤비급 선수들이 (김 일은 130 키로였다 함) 이제는 70 키로를 겨우 유지하는 가느다란 몸매(?)가 되어 병상에서 노환에 시달리고 있다.
비록 쇼라 할지라도 링 위에서 괴력을 자랑하던 두 사람이 다 나이만은 피하지 못해 쇠약해진 모습을 보니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래도 두 사람이 늦기 전에 화해의 악수를 나눈 모습은 다행스럽다 하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예전에 맘 졸이며 보던 생각이 난답니당....김일 아저씨~~박치기 진짜~~멋졌는대영...^^*ㅎㅎ 요즘 들어~~파워님을 전 처음 뵙는 것 같은대영...에공~~넘 그리웠어욤. 파워님...!!...^^*
저도 수정님 그리워 왔답니다....
ㅎㅎ 기분 좋은대영...파워님..!! 시간 여유 되시믄 언제든 오세영...아셨지영....보이시던 분들이 안 보이시면.....에공~~보고파 눈물 나영..자꾸만~~기웃 기웃거리게 된답니당....^^*
파워님.............어려을때 기억으로당 레스링 할때 동네 마당에서 모닥불 피워놓고 그것 보려고 옹기종기 똘망이들 모여 신나게 손벽치고 소리 지르던 생각나네요..저도 그중에 한 아이..ㅎ..파워님 추억속에 빠져 있다 갑니다..행복한 날들 되세요.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