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完
"봤지?"
"··뭘"
"아까·· 공단현이랑·· 지린서."
"···응."
술을 단번에 들이킨 하진이 숨을 푸욱 내쉬었다.
여전히 하진의 옆에는 아련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련은 안주도 먹지 않고 술을 마시는 하진을 보며
걱정스런 눈을 하고 있었다. 그 때, 그 마약사건은
단현이 어떻게 아련을 만나, 어떤 방법으로 설득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바울과 지혁은 잘 해결됐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린서는 그 때 그 사건을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어쩌면 지금부터 평생
죽을 때까지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시키는 단현때문이다.
"행복··해보이지?"
"··응. 너무."
"자식! 그러니까 그만 좋아해라, 인마."
장난스레 하진의 팔을 툭 치면서 말한 지혁의 시선이
아련에게로 향했다. 아련은 쓴 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바닥으로 피했다. 동정하는 듯한 지혁의 눈이 부담스럽
기도 했을 것이다. ··몇 달 동안 하진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성적이고 말이 없던, 감정도 철저하게 숨기던
그가 이젠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지혁은
여전히 아련과 함께 그의 변화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첫사랑은·· 안 이뤄지는거지?"
"당근이지! 내 첫사랑도 훌쩍 떠나버렸잖냐."
선이 굵어지고 남자다워진 지혁이였지만, 웃을 때 살짝
들어나는 덧니가 여전히 귀여웠다. 첫사랑 얘기를 하며
장난스레 웃는 지혁이였지만, 그 미소가 씁쓸해보였다.
친 누나를 처음으로 사랑한 그는, 자신이 또 다시 사랑을
할 수 없을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이 없어도
좋아하는 친구가 있기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요즘들어
부쩍 많이했다.
"깨끗하게 포기해라. 그래야 내 친구지!"
"··픽. ··그래. 그래야지."
"역시 멋쟁이 문지혁 프렌드야!!!"
"··영어도 못하면서··."
"프렌드는 알아!! 에프, 알, 에이··?"
"··됐다. 술이나 마셔."
뒷머리를 긁적이는 지혁을 보고 살짝 웃는 하진이
잔을 들자, 아련과 지혁도 따라 잔을 높이 들었다.
쨍- 하고 컵과 컵이 부딪치는 맑은 소리가 울렸다.
순식간에 맥주를 마신 그들이 숨이 찬지 약간 거친
숨을 내뱉었다.
"··하. 속 시원하냐?"
"··응. 시원하다."
피식- 웃은 하진이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지혁이
아련을 쳐다보며 똑같이 물었다.
"속 시원하냐?"
"··응. 시원해."
"하·· 나도 시원하다. 지금 우리 셋 다 미련같은거
다 털어버리자. 우리는 구질구질한거 안 어울려."
"··그래. 우리 셋 다·· 다 털어버리자."
아련의 말이 끝나자마자··· 허공에서 세 친구의 시선이
부딪혔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린
아련과 지혁, 하진은 몇 달 분의 웃음을 그 하루에 다
웃은것만 같았다.
* * * * * *
"진짜 알리지 않아도 되?"
"··그냥 내 말대로 해줘."
"참나, 이딴 새끼가 다 있냐"
"나 원래 그딴 새끼잖아."
말을 험하게 하면서도 변한 동생이 신기하고 좋은지
연신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하는 하준이였다.
화장실에서 하린이 나오자, 하진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가서 공부 열심히 해라. 공단현·· 그 놈아가 엄마한테 돈
꼬박꼬박 부쳐주고 있다더라. 그러니까 엄마 걱정하지 말고."
"··형이 자주가서 보고 그래. 알았지?"
"걱정말라니까! ··박사되서 돌아와라. 알았냐?"
"피식··응."
하진은 그 동안 하준과도 하린과도 사이가 좋아졌다. 그리고
공단현이라는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랑 피가 다른
형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현과 형제라는 생각을 하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하준에게 인사를 하고 하린과 걸었다. 나이 차이는 별로
나지 않아도 한참은 누나같은 누나였다. 어느 순간부터
훌쩍 작아진 하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뭐야?"
"진짜 작다. ···언제 클래?"
"뭐? 이 자식이 이제 농담도 하네?"
깔깔깔 웃는 하린은 무척이나 예뻤다. 여태껏 하린의
웃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던 하진은 어색하기도
했지만, 의지할 수 있는 누나와 함께 미국으로 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의지가 되고 힘이 됐다.
한참 걷고 있을 때·· 누군가가 하린의 어깨를 잡고 있는
하진의 손을 탁 쳐냈다. 의아함에 뒤를 돈 하진의 눈에
큰 눈 가득 눈물이 고인 아련과 씩씩거리는 지혁이
있었다.
"너네···"
"말도 안하고 가냐! 어!"
"씨이·· 너무해, 주하진."
결국 울음을 터뜨린 아련을 달래는건 하진의 몫이였다.
우는 사람을 달래는건 쉬운일이 아니였다. 스피커에서
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굴 본지 일분도
되지 않았는데 빨리 비행기를 타라는 소리였다.
"잘 갔다와라."
"··그래."
"···잘 ··갔다 와. ··술 먹지 ··말구."
"···응."
딸꾹질이 멈추지 않았는지 끅끅거리면서 말을 잇는
아련을 보자 그 동안의 미안한 것들이 마구 생각났다.
아련의 앞으로 간 하진이 살며시 아련을 안았다. 눈이
동그랗게 변한 아련은 또 눈물을 후두두 떨어트렸다.
"잘 지내. ··미안 ··했어."
"흑- 흐아아앙!!"
우는 아련을 천천히 떼어낸 하진이 뒤를 돌아 하린과
나란히 게이트로 향했다. 가는 도중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라고 명령하는 뇌를 끌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주하진!!! 잘 갔다와!!!"
뒤에서 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식 웃으며 슬쩍
뒤를 본 그의 눈에 달려오는 아련의 모습이 보였다.
달려 온 아련이 품에 안겼다. 아픈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며 아련을 품에 안은 그였다.
"갔다 와서도 내가 아니면·· 그 때 그만 둘게."
"백아련."
"그것만 허락해줘. 응? ···기다릴게··."
"저길 봐."
하진의 곧고 길게 뻗은 검지손가락이 가리킨 곳에는
······숨이 찬지,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하진과 아련을
쳐다보고 있는··· 바울이 있었다.
"아저씨··?"
"넌 상처주지마. ··잘해봐."
큰 손으로 머리를 부비고 게이트로 들어가는 하진은
아련의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일 뿐이였다. 뒤를
돈 아련이 천천히 바울에게로 걸어갔다. 바울과 마주
본 아련이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쳤다.
"왜·· 왔어요?"
"웃게 해주려고."
"웃게·· 해주려고?"
"주하진은 널 울리기만 했으니까,
니가 여태까지 운만큼 내가 널 웃게해줄게."
"아저씨···"
웃는 바울의 모습에서 하진을 생각하는 아련의 모습과
린서를 생각하는 하진의 모습이 보였다. 가슴 아픈
짝사랑을 청산하려는 다부진 바울의 모습이였다.
"난 짝을 찾는 외기러기~"
요상한 노래를 부르며 아련과 바울에게 다가오는
지혁의 얼굴에 장난스런 웃음이 가득했다.
* * * * *
정처없이 걷는 사람처럼 끝없이 끝없이 밤 거리를 걸었다.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겹고, 또 지겹다.
가식으로 가득 찬 사람들.. 저 썩은 미소 속에 들어있는 음흉한 속내.
살고 싶지 않다. 살고 싶지 않다.. 죽고..싶다..
"하진아, 자?"
"아니, 들어와."
방으로 들어 온 하린이 하진의 침대에 앉았다. 모니터를
들여다 보는 하진을 의아하게 보며 하린이 물었다.
"뭐해?"
"옛날에 미니홈피에 쓴 일기봐."
"뭐야? 뭐라고 쓴거야? ··정처없이 걷는 사람처럼
끝없이 끝없이 밤 거리를 걸었다. 매일 매일 똑같은··"
"그만. 남의 일기는 보는게 아니지?"
"뭐야, 궁금하게!"
"벌써 봤으면서, 뭐."
"어떻게 알았어?"
벌써 훔쳐봤는지, 하린의 얼굴에 당혹함이 가득했다.
하진은 대답을 해주지도 않고, 그저 피식 웃으면서
인터넷 창을 끄고, 컴퓨터를 껐다.
"지금도··· 사람들이 가식으로 가득 차있다고 생각해?"
"··아니."
"지금도······ 죽고···싶어?"
어떨거 같아, 누나? 내가 죽고 싶을거 같아? 아님···
죽을 힘을 다해 살고 싶을거 같아?
"······살고 싶어.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고 행복하게."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들의 2006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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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입니다.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독이 완결이 났군요.
그동안 함께해주신 분들 넘넘 감사드립니다ㅠㅠ♥
끝이 넘 허무해서 에필로그도 써볼까하지만.. 자신이 없습니다ㅠㅠ
그들의 행복한 생활.. 알아서 상상해주시기 바랍니다^^; (여운 남기기)
어쨌든! 다음 소설을 들고 이번주 안에 찾아옵니다!!!
소설 제목은..... #위험한 소유......(아마도)일겁니다.
완결방으로 독이 옮겨지면 심심할때 오셔서 애들보고 가세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첫댓글 일빠당ㅠㅠ악너무허무해요완결이라니....위험한소유두열심히볼께요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우리 은혁마누라님! 다음 소설에서 또 뵈요♥
아악!! 이제 끝이라니 너무 섭섭해용!!! 에필로그 기대해도 될까요옹???
써보긴 하겠지만.. 에필로그가 올려질지, 안 올려질지는 모르겠습니다ㅠㅠ 감사드려요♥
아아..단현이이야기 많이해주시지..ㅠㅠㅠ읽고싶어요..
원래 이 소설에 주인공은 하진이였답니다..^^; 린서와 단현이는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을거에요♥
드디어 완결이군요ㅜㅜㅜ재미있게 봤습니다 에필로구 기대할께요!!
네, 드디어 완결입니다.. 후아 감회가 새롭군요^^;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완결이에요 ㅠ?? 너무 아쉽다 ㅠ 한 열편은 더 갈거라고 생각했는데 ㅠ 축하드리구요! 에필로그도 기대할게요 ㅋㅋ
원래 45편을 완결로 잡아놨었는데.. 조금 더 초과했습니다^^; 후훗. 감사드려요~!!!!♥
아쉽습니다.....................ㅠㅠㅠㅠㅠ 벌써완결
벌써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중간에 안좋은일때문에 잠수도 탔었고.. 하핫^^ 고맙습니다♥
이게 완결이예요? 와~완전어이없어 린서얘기는 하나도 안나오고-ㅁ-
린서는 여태까지 행복한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원래 독의 주인공은 하진이였어요. 1편 처음에 하진이의 일기로 시작한답니다^^; 반전아닌 반전이죠^^!!
린서...이야기는 어디갔셔요?ㅠㅠ......1편부터끝가지 잘봤습니다!
린서는 단현이와 행복하게 잘 지낼겁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벌써 끝났나요 ㅠㅠ 아쉬워요ㅠㅠ
오랫동안 함께해주신 달빛olol뻐님^^ 아쉽고도 시원합니다. 또 뵈요♥
눈을 뜨고 인소닷에 들어와서 냐옹님의 '독'을 기다리는 재미가 참 쏠쏠했는데.. 완결이라니 아쉽네요. 그리고 하진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 몰랐어요ㄱ-...... 린서와 단현이의 얘기가 주였기때문에 당연히 주인공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대 반전이군요! 48번의 냐옹님과의 만남 항상 설렜구요 ^^ 다음 소설도 기대할께요! 수고하셨어요 ^^
울 녹차님.. 시원섭섭하지만, 다음에도 함께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구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완결 축하드려요 ㅠㅠ 좀 아쉽지만 ㅠㅠ!
믹키님, 항상 평일&인소닷에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아쉽네요, 엉엉.
헉... 벌써 완결인건가요. 완결이란 단어에 넘 놀라서... 독 정말 잘 읽고 행복했습니다.
벌써.. 이른감이 없지 않아 있나요? 후훗. 저도 고놈 참 님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우와~완결 축하드려요~>< 제목에 완결이 안써있어서 완결이줄도 모르고 보다가 참...뒤통수 맞은기분이...-_-;;;;; 또 더 재밌는 소설 써주시구욤~너무 재밌어요~♡
따랑해님, 제가 본의아니게 뒷통수를 쳐버렸군요.. 후훗^^; 네, 또 뵐 수 있길 바래요♥
냐옹님, 완결 축하 드려요^^ 이제야 봤다는; 허허허허. 예전에 읽다가 제 소설 쓴다고 바쁘다는 핑계로 뵙지 못했더랬는데 새작품 시작하기 전에 독 읽어내려야겠습니다. 후후후. 무튼 완결 무진장 축하드립니다^^
노타님과 비스무리한 시기에 완결을 냈군요^^ 저도 오늘 밤새면서 황납읽어내려가려고 준비중입니다! 새작품 황납보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읽으시기를 바라면서.. 전 바하랑 다비보러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냐옹님~ 완결 축하드려요~~ 왠지 안타까운,,, ㅠㅠㅠㅠㅠ 새로운 소설 열심히 볼께요 ♥
너무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