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梨花(이화)에 月白(월백)하고
이조년(李兆年, 1269~1343)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못드러 하노라.
♣어구플이
-이화(梨花) : 배꽃, 청초(淸楚), 결백(潔白), 애상(哀傷), 냉담(冷淡) 등의
속성을 띄고 있음.
-월백(月白) : 달이 환하게 비침.
-은한 : 비슷한 말에 은하(銀河), 천한(天漢), 천하(天河) 등이 있다.
-삼경(三更) : 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를 일컬음. 즉, 자정(子正)인 때로
하룻밤을 오경(五更)으로 나눌 때의 ‘한밤중’임.
-초경(初更) : 오후 7시~9시
-이경(二更) : 오후 9시~11시
-삼경(三更) : 오후 11시~오전 1시
-사경(四更) : 오전 1시~오전 3시
-오경(五更) : 오전 3시~오전 5시
-일지춘심(一枝春心) : 나뭇가지 하나에 어리어 있는 봄철의 애상적인 정서
-자규(子規) : 소쩍새, ‘자규’의 별칭으로 두견(杜鵑), 촉조(蜀鳥), 불여귀(不如歸),
망제혼(望帝魂), 귀촉도(歸蜀道), 소쩍 등이 있다.
♣해설
-초장 : 하얀 배꽃이 활짝 피어 흰데다가 밝은 달빛이 비치니 한층 더 아름다운데
은하수를 쳐다보니 이미 밤은 깊은 자정을 넘었구나.
-중장 : 저 배나무 가지 하나가 자아내는 봄철의 애상적인 마음을 소쩍새야 알 리
있으랴마는
-종장 : 저 두견의 울음소리에 가슴 깊이 넘치는 인정이 많은 것도 병인 듯 싶어
잠못 들어 한다.
♣감상
이 시조는 고려 시조 중 가장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섬세산 시적 감각을 지니
고 있는 시조이다.
이 시조는 언뜻 보게 되면 남녀간의 상사의 정을 읊은 시조이다. 그러나 단순히 춘
정(春情)만을 그린 시조가 아니고 임금을 그리는 사모의 정을 읊은 것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해석한다면 이 시조는 매우 상징적인 수법으로 쓰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때의 정세로도 충분히 짐작될 수 있는 것으로, 작자는 충혜왕(忠惠王)
의 음탕함을 수차 간언(諫言)하였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앟자 벼슬을 내어놓고 물러났
었다. 그러므로 작자의 잠못 이루어 함은 임금에 대한 충정 <일지춘심>에 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 시조는 그런 만년(晩年)의 심경을 읊은 것으로 보여진다.
♣작가소개
이조년(李兆年, 1269~1343) : 고려 말기의 학자이며 정치가. 자(字)는 원로(元老), 호
(號)는 매운당(梅雲堂), 백화헌(白花軒). 1294년(충렬왕 12년) 향공진사(鄕貢進士)로 문과에
급제 원나라에 여러 번 내왕했으며 왕을 모의 충선왕 모함사건에 연루되어 무고하게 유배
되었다가 풀려났음. 그후 충혜왕이 복위하자 대제학(大提學)에 이르렀으며, 경사(經史)에
밝으며 성질이 곧고 깨끗하여 왕도 탄복함을 마지 않았다고 함.
첫댓글 밤하늘에 수놓은 정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가을문턱에서
기대어 앉아 건필을 꿈꾸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