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만의 계절
조성례
어느 시인은 봄은 흰색이라고 했습니다
찔레꽃 이팝나무꽃
늘 허기가고여있기 때문일까요
허기진 뱃속에 찔레꽃은 슬픔이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이팝나무꽃을 바라보시며
저 허연 꽃이 모두 이밥이었으면 하시는 말씀에
이름 지어졌다는 이팝나무꽃
그러나 5월은
천지가 노랑으로 덮여있습니다
금계 향이 온천지를 물들이는 산하는
달리는 차마다 창문을 바라보며
손짓으로 흔듭니다
바람이 불면 더욱 격하게 흔듭니다
금계국은
만국기 되어서 온 천지를 흔듭니다
노란색은 배부른 색이라고
올해도 꽃풍년입니다
첫댓글 아랫도리가 부실 해요
아랫도리, 그러내요
금계국과 배부른 색이란 관념에 매달려있어 그 너머로 상상의 날개를 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허기, 배고픔, 풍년, 만국기. 등등 너무 낡은 이미지들이 매력을 반감시키기도 하고.
시를 읽다가 문득
옛날엔 배고픔에서 절절한 허기를 느꼈다면
배고픔이 해결된 오늘의 허기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
생각의 지평을 넓혀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