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에인가 꼭 먹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엊그제는 국밥이 그리도 먹고 싶었습니다.
필이 꽂힌 집에 가서 먹으려고
시간이 늦어도 배고픔을 참고 기어이 그 집에 가서 내장국밥을 시켰습니다.
원래 담양을 지나다가 창평국밥이 떠올라
담양 지나는 길 언저리에서 운전 중에 찾아 보다
결국은 못찾아 광주까지 가서 그 특별한 국밥집에 이르른 겁니다.
먹고 싶었던 국밥이고
담양에서 광주 송정까지 오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배고팠던 이유 때문이라도
국밥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오...이런 집은 소문을 내 줘야해!'
속으로 인터넷 여기저기 글을 올릴 생각의 불을 피우고 있는데
남자 사장이 고기를 한 켠에서 손질을 하다가
뒤늦게 들어와 애호박 찌개를 주문한 바로 옆자리의 손님에게만
고기 한 점을 살짝 주고 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빈정이 확 상합니다.
'소문 내기는 개뿔~'
.....늙어지면 식탐이 생기고 쉬이 삐집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
기름에 튀기는 것은 모두 맛납니다.
상추튀김이라는 말을 들을 때에도 상추를 튀겨서 먹는 줄 알았습니다.
'튀기는 것이 맛나다니까 하다하다 이제는 상추 이파리까지 튀겨 먹는구나'
예...당연히 상추는 튀겨 먹는 것이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 동네의 닭튀김집은 왜 이리 맛없는지 모릅니다.
한 발자국 더 가기가 귀찮아서 가까운 치킨집을 이용하는데....
기름 줄줄 흐르는 치킨을 집어 들면 문득 김치가 먹고 싶어집니다.
어떻게 이런 치킨으로 장사가 되나 모르겠습니다.
하기야 저도 싫다 싫다 하면서도 사먹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생닭에다 튀김옷 입혀 제가 직접 튀겨 먹어야 겠습니다.
....늙어 가면서 더 전문화, 기술화에 관심가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꿈꾸는 몇 년 후는 백주부처럼 제가 요리연구가가 되어 있는 겁니다.
***
술집에서 함께 술을 먹던 놈들이
물빼러 간다고 모두 함께 일어서서 화장실로 자리를 옮겨갔습니다.
뭉치면 산다고 그래....화장실 가는 것도 뭉쳐서 가냐?
혼자 남은 저는 혼자 술마시기도 뻘쭘해서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야~~한 동영상을 켜고 씐나 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온 놈들 목소리가 들려 얼른 성인용 뽀로로를 끄고
다시 술마실 태세를 갖췄습니다.
저는 벽을 등지고 앉았고 저를 마주보는 친구 놈은 출입구 쪽이 안보입니다.
출입구 쪽이 안보이는 친구 놈이 슬그머니 저에게 귀띔을 해 줍니다.
'야..카운터에 앉은 아줌마가 너한테 관심있나 보다. 자꾸 너를 보며 희죽거리는데??'
'아니 니가 어떻게 니 뒤에 아줌마가 웃는지 알어?'
어머낫... 제 뒤에 거울이 있었습니다.
.......늙어도 성욕은 늙지 않네요. 하......참...쪽팔려...ㅡ,.ㅡ;;
첫댓글 깔깔깔~
인생 담 재밌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