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이 스스로 애착하다니 애愛가 문제일까 착着이 문제일까 아니면 애착이 문제일까 애愛에 담긴 뜻은 곧 사랑이다 그렇다면 사랑이 문제인데 정말 사랑이 문제가 될까 문제라면서 왜 사랑하라 하는가 사람人삶生의 과정에서 사랑보다 더 존귀한 게 있을까
어찌 사람뿐이겠는가 생명을 가진 존재는 다 사랑한다 동물 중에 한 번 짝을 지으면 평생에 상대를 바꾸지 않는 조류와 포유류가 있으며 양서류가 있는가 하면 곤충 중에서도 발견된다 물론 이는 짝꿍의 사랑이고 새끼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은 생명붙이들에게는 본능 그 자체다
방금 살펴본 대로 짝꿍의 사랑과 새끼를 향한 어미의 사랑은 약간의 차이를 이루지만 사람 못잖게 진함을 느낀다 애착에는 몇 가지 뜻이 있는데 첫째는 어떤 사물과 떨어질 수 없게 그것을 아끼고 사랑함이요 둘째는 자기 소견所見이라든가 물질적 소유所有에 관하여 지나치게 몰두하고 집착함이다
애착심愛着心이란 용어가 있다 한마디로 애착하는 마음이다 사랑의 옛말은 굄, 고임이다 괴다, 고이다란 동사에서 온 말이다 따라서 애착이란 굄愛 상태가 계속着해서 이어지는 마음心이다 애착자비愛着慈悲는 불교용어로 애착생사의 괴로운 경지에서 인간의 삶을 끝까지 구원하려는 불보살의 자비심慈悲心이다
애착자비와 전혀 다른 말이 있다 이른바 애착생사愛着生死다 첫째는 애착으로 인하여 나고 죽음의 세계를 반복함인데 생사의 원인을 애착에 둠이다 둘째는 생사에 애착하여 생명을 가진 존재는 본능이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소위 호생오사好生惡死다 생명붙이들의 근원적인 욕구다
사랑은 사랑 애愛 자가 대표적인데 마음心의 오고감受을 표현한다 받을 수受 자와 줄 수授 자는 왼손爪과 오른손又은 그대로인데 마음의 손扌하나가 더 있고 없음이다 받을 때는 두 손으로도 족하지만 줄 때는 공손한 마음의 손길이 반드시 더 곁들여져야 한다 하여 마음心을 살그레 덮은冖 뒤 상대에게 건넬 때 사랑愛이 전해진다
사랑 애爱는 사랑 애愛의 약자다 해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랑 애㤅 자는 목맬 기旡 자로도 풀이되는 없을 무旡와 마음 심心의 결합이다 강렬한 사랑㤅을 하고자 하면 목을 매旡는 마음心이어야 하며 차분한 사랑㤅을 원한다면 텅 비운无 마음心이어야 한다 무관심 아닌 무심无心 사랑㤅이다
사랑 자慈는 슬플 비悲의 단짝이다 긍정玆하는 마음心이 자慈라면 부정非하는 마음心이 비悲다 그러므로 자비慈悲에 담긴 뜻은 잘한 것을 잘한다 칭찬慈하고 잘못된 것을 바르게 지적悲함이다 불보살님 자비는 대大를 붙여 대자대비, 넓고 큰 사랑을 표현한다 사랑 자㤵 자는 사랑 자慈 자와 같은 자이기에 해설은 생략한다
사랑할 총寵은 특별한 사랑이다 대궐宀에 머무는 임금龍이 특히 귀여워하고 사랑하는 굄이며 유달리 귀엽게 여겨 사랑함이다 이 총寵 자에 담긴 사랑은 임금의 사랑과 신의 사랑에 한한다 사랑할 총宠은 총寵의 약자다 갓머리宀는 두 자가 같고 용 룡龍이 용龙 자로 바뀌어 역시 해설은 여기서 생략한다
사랑할 폐嬖 자는 피동사다 가령 사랑할 총寵이 임금이라면 폐嬖 자는 총애를 받는 자다 임금 벽辟에 계집 녀女 자이므로 처음에는 궁녀에 국한되었으나 뒤에 임금의 총애를 받는 신하로서 남녀와 상관없이 쓰게 되었다 사랑嬖이 넘치면 버릇이 없다 그러므로 친압親狎하는 모습도 결국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사랑할 혜憓 자는 은혜의 뜻이다 심방변忄부수에 총15획으로 소릿값 은혜 혜惠 자를 덧붙였다 사랑도 실로 여러 가지인데 부모의 사랑과 스승의 사랑이다 사랑할 아啊 자는 입구口 부수에 언덕 아阿 자가 합한 글자다 한국 남성들은 평생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한다는데 말口 없는阿 사랑啊을 가리킨다
사랑할 기忯 자는 심방변忄부수에 소릿값 각시 씨氏 자를 붙였다 각시 씨氏는 땅을 뜻하는 글자 땅은 높은 하늘에 비해 낮다 그러므로 氏가 들어간 한자들은 모두 땅과 관련되어 있다 윗사람의 사랑이 총寵이라면 아랫사람의 사랑과 공경과 믿음 그리고 예와 의지에 관해서는 이 사랑할 기忯 자를 쓴다
참고로 북한이나 중국에서 쓰는 명사名詞 인민人民을 볼까 인人은 귀족으로 성 안 사람이고 민民은 천민으로 성 밖 사람이다 조선시대 서울에서 행해졌던 이른바 귀천의 차별이다 사람 인人과 하늘 천天 백성 민民과 각시 씨氏 자가 같은 꼴로 인人이 하늘이라면 민民은 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랑할 흠嬜 자는 모두16획이다 의미소意味素 계집녀女 자에 소릿값 흠향할 흠歆 자로 제물을 받치다 흠향하다 따위다 예로부터 남자 박수博數와 여자 무당巫堂이 있었다 무당女이 입체적立 언어曰로써 입을 크게 벌려欠 노래함이 신神을 공경하고 사랑嬜하는 종교적 깊은 사랑이었을 것이다
사랑할 녑, 사랑할 엽惗 자는 심방변忄부수에 생각 념念 자다 담긴 뜻은 생각하다와 함께 사랑하다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사랑할 혜憓 자와 더불어 심방변忄마음 심心을 달고 있다 념念 자는 혜惠 자처럼 소릿값이다 하나 소릿값에 뜻이 없지 않다 혜憓 자가 은혜惠 보답이라면 념惗 자는 생각念을 집중함이다
사랑할 엄㤿 자는 심방변忄부수에 문득 엄奄 자가 소릿값으로서 널리 두루 사랑함과 함께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다이다 사랑은 어디에서 오는가 심방변忄부수처럼 마음이다 하늘 못잖게 아주 큼大이며 번갯불电보다 훨씬 신속함이다 사랑은 머뭇거림을 싫어한다 사랑은 시나브로奄를 좋아한다
불교는 사랑을 중시한다 신심명도 마찬가지다 다만 위에서 본 여러 모습에서 어떤 사랑을 할 것이냐이다 사랑愛은 착着이 문제지만 사랑慈에서는 착着이 필요하다 그럼 사랑愛은 나쁜 것이고 대자대비大慈大悲는 좋은 것일까 내 이제 뭉뚱그려 한마디 붙인다 애착愛着을 경계하는 썽찬조사 말에도 속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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