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톰 크루즈 주연의 최신영화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를 관람하고 왔다. 일반 극장도 좋지만 요즘 극장 안에서는 반갑지 않은 휴대폰 불빛과 마주하니 눈이 아리다. 영화관에 왔으면 휴대폰은 꺼두는 게 좋을 텐데 본 영화 상영한다는 광고가 들어오는 시간에도 더러 휴대폰에 얼굴을 쳐박고 들여다보고 있다. 암실같이 깜깜한 극장에서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서로 최소한의 매너는 지키며,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서로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과 동반한 경우에도 아이들의 지나친 행동은 제지해야 밥상머리 교육이 되고, 현장교육이 된다.
필자는 이런저런 아쉬움 때문에 때때로 정자자동차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사실 자동차극장에서도 불편함은 더러 있다. 영사기가 바로 쏘아지지 않고 유리창을 투과해 화질이 약간 떨어진다는 것과 극장의 웅장한 사운드보다 부족해 약간 아쉬운 것이다. 자동차극장의 특징상 외부의 라디오 채널에 주파수를 고정해 볼륨을 조절하니 배우가 말하는 소리는 적게 들리고, 음악은 두서너 배 웅장하니 음향담당보조 역할도 자처해야하는 것이다. 그래도 자동차극장의 낭만은 해가 지고 어두운 현장의 자동차 안에서 달이 운행하는 궤적까지 찬찬히 음미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에서 영화감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극장은 당연히 친한 친구나 가족이나 연인끼리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국의 첩보원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하는 007시리즈는 수십 년간 숀 코너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 등 수많은 주연배우들을 낳았다. 당대 세계 최고의 여우들이 본드 걸 여주인공들로 출연해 인기의 가늠자가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007 외화 시리즈에 쌍벽(雙璧)을 이룰만한 영화가 나타났는데 그것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의 톰 크루즈인데 그의 연기가 유명한 것은 그는 스턴트맨을 고용하기보다 직접 고난도의 스턴트 기술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지난번 영화에서는 와이어에 매달린 채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리는 고난도의 연기를 직접 선보였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그는 대역 없이 직접 연기로 비행기에서 고공 낙하하는 장면만 100번 이상 연습했고, 헬기조종도 직접 했다고 한다.
최신 한국 영화에 출연한 강동원도 때로는 스턴트맨 없이 연기하다 지난번 영화 촬영 때 폭파장면에서 파편에 목을 스쳐 위험한 순간을 가까스로 넘겼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이번 영화의 폭파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버리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한 여배우는 인터뷰에서 배우들의 어려운 점은 연기한 사람과 일심동체가 됐기에 거기서 빠져나오는 동안 감정의 기복을 다스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숙성된 포도주처럼 오랜 현장에서의 경험을 했던 배우라면 그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빛나기 마련이다.
비단 영화라는 스크린에 비쳐지는 이 분야만 현장 감각이 중요할까. 현장 감각이나 경험 없이 어설프게 정치를 하고, 현장을 배제한 채 기업을 지휘하고, 현장의 소리를 무시하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누군가는 우문현답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해답이 있다는 뜻으로써. 계파나 파벌을 넘어서서 고른 인선을 통해 전문가를 영입하고, 전문성에 대한 대우가 있어야 발전하는 사회의 밑거름이 된다. 불가능한 임무수행이 많지만 피할 수 없다면 끝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톰 크루즈의 연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