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재 (해룡 고개) 캠핑 -
내안에 상상을 그리며 ( 2017.7.8 - 9
)
2017. 7. 8. 토요일
장마철이라서 비가 오락가가락한다.
중북부 지방엔 엊그제 비가 많이 나렸으며 특히 포천 영북은 간밤에
150mm호우가
쏟아졌다한다.
근래에 토요일을 이용하여 병원치료를 받느라고 캠핑을 나서지 못하였는데 장맛비로 물이 찬 계곡에 발도 담그고
싶고...
또한 토닥대는 빗소리가 불연 땡기기도 하여 주섬주섬 장비를 꾸려 나선다.
혼자서 나서는터 작은텐트(자동텐트)하나와
잡동사니 가방 한 개,
매트하나로
간단하게....
배꼽다리에
도착
야영장은 대여섯정도의 캠핑객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비가온탓에 모다들 비닐과 타프로 뒤집어쓴 상태....
그래도
한쪽켠에 텐트를 칠수 있는 여유가 남아져 다행이다.
그런데....
진흙땅이
비에 젖어서......ㅠ.ㅠ
저녁에 비올지 모르는데...
당연
비가 올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빗소리 들으며 모처럼 노숙생활을 해보고자
나선타임이지만
좀
망설여진다.
퍼뜩, 정자에서 텐트를 칠까나 하였지만 ....정자에는
이미 행락객 단체가 술판에 고기굽고 한창 흥이 돋았다.
그래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사진도 찍으며 기다려 본다.
그런데.....아무래도 늦게까지 판을 접을 것 같지 않아 망설임 끝에 비장의 카드를
쓰기로 하였다.
ㅎㅎㅎ
배꼽다리에서 오지재로
이동 - 동두천과 포천 경계인 오지재로 향하였다.
오지재에서 해룡산
오름길에(군부대
오르는길) 너른
잔디밭이 있다.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고, 잘 알려지지 않아 캠핑하는 사람이
드물다.
오늘은 그곳으로 정하고 배꼽다리에서 오지재로 이동을
하였다.
탑동계곡
배꼽다리
배꼽다리에서 내려본 좌측 계곡
배꼽다리에서 내려본 우측 계곡
야영장 5동의 텐트가 보인다.
계곡에 물이 불어 모처럼 콸콸 하얀 포말을 튕기며 흐른다
이렇게 계곡에 발 담그면서....
(아래 정자 사진은 다음날
지나면서 찍음)
사실 여기 정자에서 텐트를 칠까나 하여
잔머리를 썼지만^^ 행락객단체가 이미 차지하고 있어서
할수없이 포기하고 오지재로 가게
되었다.
烏知재
명칭 유래 - 오지는 벽돌과 같은
옹기를 뜻하고 재(滓)는 옹기를 굽고 난 찌꺼기를 뜻하며
옛날 주변에 가마터가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전한다ㅣ
경기도 동두천시 탑동에서 포천시
선단동에서 이어지는 고개이자 왕방산과 해룡산을 이어주는 고개이기도하다
해룡 마을에서 넘어가는 고개라서
해룡 고개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많은 사람들이 등산로로 이용하고 있다.
동두천시에서 매년 10월에 개최하는 국제
MTB(산악자전거)대회 코스이기도 하다.
오지재 - 저 길너머가 포천임
오지재 좌측편 - 왕방산 임도및 쉼터
왕방산 여유길
예전에.... 그때도 비가 나리는날 뒤에 보이는 파란 천정의 쉼터에서 텐트를 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지재 우측편 - 해룡산 오름길에서 (군부대 안내팻말이
보인다)
해룡산 오름길
에서 바라본 오지재와 왕방산
안내팻말에서 불과 200 미터정도 오르면
이런 멋진 풍경이 나타난다.
그야말로 푸른 초장이다^^
텐트를 친후 잔디밭에서 혼자 놀다
^^
역시나....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천연잔디장이다.
너르기도 하고 ....
누군가가
쳐둔 텐트 하나가 비에젖어있다.
사람은 없다.
텐트를 치고서 너른 잔디에서 인증샷을 찍으면서
ㅎㅎㅎㅎ
혼자서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면서
한참을 그렇게 산책을 하는데 젊은 커플 한팀이 뒤쪽 구석에
텐트를친다.
도와줄까 하다가 되려 부담스러워 할까봐서 먼발치로만
본다.
너른 잔디밭은 5단계로
계단식인데
내가 중심에서 기준을 잡고 있다.ㅎㅎㅎㅎ
내 뒤쪽에 젊은 커플^^ 이 텐트를 쳤다
이길로 쭈욱 오르면 해룡산 등산로와 임도, 그리고 각시탈 촬영장이
나온다
몇시간째, 누군지 모를 주인을
기다리는듯한 슬픈 눈빛이 좀 측은해 보여 맘에 걸린다.
아직 밥때는 안되었는데 이 강아지가
눈에 밟혀서 저녁을 같이 먹을까나 하여 서둘러 식사준비를 하였는데
그만 개가 어덴가로 가고
없어서.....나 혼자서 먹었다ㅠ.ㅠ
텐트에서 바라본 잔디밭
냉커피도 한모금, 팥빙수도~~ ㅎㅎㅎ
텐트안에서 바라본 뷰가 이만하면 ~~~ 흐뭇^^
어둠이 깔리더니 이내
깜깜해진디
위 아래 텐트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보인다.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빗줄기가 이제는 작정을 하고 폭우로
쏟아낸다.
그나마 바람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하여튼 우악스럽게 내리치는
폭우이다.
텐트에 따발총 쏘듯이
튕겨지는 빗소리에 전율이 느껴질만치 순감 움추러든 오감이다.
아 ,
얼마만인가.....
모처럼만에
맛보는 비맞이굿이다.
산속계곡에서 칠흑같은 어둠에 내
마음에,
내
가슴에 파고드는 요란한 빗소리는
차라리 작은
희열이다
그래 바로 이맛이야.....
야영을 나설 때....
눈이 오니까,
눈보라면
또 어떠랴....
비가 오니까,
비바람
거센 빗즐기라면 차라리 더 좋은 것을....
흠뻑 거기에 젖어버리고 싶은....
비가 그쳤다.
빗소리도 멈추었다.....갑자기
고요해지는 정적에 눈동자 굴리는 소리와 숨소리만이....
언제 그랬냐싶게 안그런척....이어지는
정적은 깊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이면서 밤은
깊어간다.
노래수첩을 꺼내어 내 맘대로, 내 멋대로 빗소리 장단에 양껏 소리내어
부른다.
이렇게 쏘낙비와 폭우가 쏟아질 즈음엔 텐트안에서 아예 장단까지 두들기며 별 오도방정을
떨어도
빗소리에
묻혀서 뉘라서 뭐라할이가 없으니....
뭐 그렇게 혼자서도 잘 놉니다.
헛허허허
오늘은 태블릿을 가지고 왔네요
컴 자판을 토닥거리며 이런 저런 심사를 주저리 주저리 낙서합니다.
지난번 캠핑때만도 하얀 종이에 손글씨로 여백을 메꾸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번엔 자판으로
글을 적습니다.
사유인즉슨....또박
또박 손글씨 쓰는게 은근히 어깨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서요.
작년에 어깨근육(힘줄)
파열로 수개월을 치료를 받은적있고, 두달전에는 오십견 증세로 어깨 시술을
받았는데
아직은 물리치료를 받는중이라서 좀 뻐근합니다.
이런 저런
상상......
언젠가엔....어쩜,
그다지
멀지 않은 어떤날에 직장을 그만두게된다면,
평소에 내맘 한켠에 품고있는 방랑여행을
나서볼참입니다.
꽤
오래전에 그런 생각을 하여왔지만 정작, 직장을 그만두고 나설만한 그런 용기는
없어서.....
(요즘 티비에서 나오는 "여행생활자-집시맨"속에 나오는 집시맨이
저또한 로망의 하나이니까요^^)
내하고픈 것 ....
다하고
살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다리 후들거리기전에 기운이 쫌이라도 남아 있을
때....그런
시간여행을 하고자 희망을 갖네요.
그저....배회하듯
이길 저길 따라서....길
가는맘을 다독이면서.
배낭여행을 떠나 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배낭을 메고서 정처없아 걷는 여행은
감히 못하구요^^
오토바이 여행
상상^^
오토바이에
작은 텐트와 버너,
코펠정도
챙겨서
작은
소롯길을,
오지길을
달려가면서 구경도 하고 쉼도 가지면서 어둑해지면 아무데나 텐트를 치고서
촛불하나
밝히어선 이런저런 주절거림을....
지도 한 장이면 준비끝,
사전에 코스나, 계획은건 없어도 그냥
길따라서~
오토바이가 좋은 것은 차량을 못다니게 말목을 박아놓은 임도나
산길,
소롯길, 그리고
동네 골목까지도
요리 조리 꼬불꼬불 갈수있기에 훨씬 스릴과 묘미가 있을것
같다.
지금 글을 적는중에도 머릿속엔 뱅글뱅글
돈다.
비가 쏟아지는 시골길을 부타다당~~ 달려가는 오토바이를
상상하면서.
거기엔
그간에 내가 미쳐 몰랐던,
알수
없었던 것들과 만나고 동화하면서,
내안에 잠재된 노숙 방랑의 끼를 한껏 느끼고 뒹굴어 볼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또
한가지 덤으로 상상....
옛직장동료나
아는 지인들과 여행길에 혹여 연락이 되어진다면 조우할수 있는 작은 행복도^^
파전에 막걸리 한사발,
때론
커피 한잔,
그리고
시장통에 수제비 한그릇에 通 하는 어떤 정을 나누는
이런 상상만 해도 설렘이 두근두근하여 헤죽헤죽
웃는다.
정말 누구 말대로....
두근두근
설렐때 떠나라, 가고
싶어도 다리 후들거리면 못간다는 .....
헛허허허, 그쵸?
다음엔 작은트럭을 개조한 캠핑카로 집사람과 집시맨 방랑을
상상해 볼랍니다^^
상상은 어디까지나 상상이고요^^ 상상은 언제라도 즐겁고
유쾌합니다^^ 헛허허허
시간이 벌써 밤 1시가
돠었네요.
목도
뻐근하고요,
저 아래 텐트에서 코고는 소리가 그나마 외로운 정적을
위안합니다^^
밖에나가 스트레칭도 하고서 컵라면을
끓입니다.
컵라면 한개 훌훌~~~
배가 부르니 늘어지네요 ㅎㅎㅎ
한 개피 사루니 더 널널한
마음입니다.
이슥한 밤에 이르러 느끼는 적막감....
적막감은 때론 외롭기도 하지만 흐뜨러진 마음이 차분히 침잠되어집니다.
캠핑을 나서는 것 또한 그런 이유중에 하나인듯 싶습니다.
특히나 비오는날...호젓한
캠핑장은 더욱 그렇습니다.
모처럼만에 이런저런 상상속에 좋은 밤,
좋은
맘입니다^^
2017. 7. 13 정리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