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나를 키워 준 고마운 농촌!
언제나 포금함으로 감싸주며 나를 길러 준 고향!
고단함 속에서도 사람사는 향수가 짙었던 온정의 고향!
그 포근했던 고향의 추억은 뇌리에 맴돌건 만
자꾸만 잊혀져 가는 추억 속의 향수는 아쉬움만 남습니다."
매 미
여름날 아침나절에는 온 가족이 밭으로 나가 빨갛게 익은 고추를 땁니다. 햇살이 따가운 한낮을 피하기 위함이지요. 고추를 한 자루씩 따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식구들은 앞마당 우물가에서 등목을 합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보다 더 시원했던 그 등목은 여름날의 특별함 그 자체입니다.
이윽고 점심을 먹고 난 가족들은 대청마루에 누워 달콤한 낮잠을 청합니다. 스르르 잠이 들 무렵, 갑자기 들려오는 요란한 매미 소리에 잠을 깹니다.
“매앰 매앰 매~앰”... 채 30초도 되지 않는 짧은 매미 울음소리. 3소절의 짧은 매미 울음소리가 끝나기 전에 맨발로 후다닥 매미를 찾아 뛰어갑니다. 매미가 울 땐 매미가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미를 찾은 나는 얼른 매미채를 만듭니다. 싸리나무를 꺾어 긴 장대에 동여매 매미채를 만듭니다. 그리곤 처마 밑, 뒷간 옆, 외양간에 처 놓은 거미줄을 모읍니다. 제법 매미채에 거미줄이 쳐 지면 침을 뱉어 좀 더 끈끈하게 한 다음 매미를 잡습니다.
매미채에 잡힌 매미는 달아나려고 요란한 몸부림을 치고, 몸부림은 치면 칠수록 끈끈한 거미줄에 더 달라붙습니다. 이렇게 잡은 매미는 뒤뜰 배나무에 실로 묶여 며칠간 우리에게 매미 소리를 들려줍니다.
며칠 전 벌초하러 찾은 고향마을엔 매미 소리 요란해도 누구하나 매미채를 들고 나설 아이가 없습니다.
< 김용길 / 농촌진흥청 정책홍보담당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