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일 서안(12월 20일 화요일)
중국의 최근 역사 2천년을 볼 때 첫 천년 역사의 중심지는 서안이었고, 후의 역사 천년의 중심지는 북경이었다. 우리가 경주, 부여, 공주, 서울을 찾는 것 처럼, 중국의 볼거리는 이 두 곳을 살피는 것에서 시작해도 좋으리라.
단체 팩키지 여행에서 접할 수 없는 이번 배낭여행의 특징은 대중 교통 수단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만원 출근 버스를 타고 택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보통 중국인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버스에서 자기 무릎을 내밀며 주영이를 앉히려는 허름한 옷차림의 중년의 아주머니나 친절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거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우리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북경에서 만난 택시기사 아저씨는 며칠째 머리을 감지 않은 듯 기름기가 배어있고 어깨에는 비듬이 떨어져있었지만 친절한 웃음으로 한국인이냐고 묻는 모습이 친근했다. 상하이의 택시 기사는 세련된 제복에 깔끔한 외모였지만 지쳐보이고 딱딱해 보였다. 가난할 수록 외모가 떨어질수록 좀 덜 가식적이고 더 인간적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대안탑은 당나라 때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가져온 불경과 불상을 보관한 곳이다. 자은사라는 절에 위치해 있는데,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되어있고 절 경내는 조용하고 향 냄새가 은은하게 나서 아침 산책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비림은 비석들이 숲처럼 모여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넓은 들에 무덤가에 있는 비석들이 줄지어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실내에 옛 조상들이 쓴 큰 돌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커다란 돌에 옛 성현들의 글이나 역사를 기록하여 선비들이 탁본을 떠서 사용하게 하는 인쇄의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한자 서체 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며 중요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물로도 의미를 지닌 것이라한다.
비림 주변은 당나라 거리의 모습을 재현했다. 조그만 노점상들이 다양한 기념물들을 팔고 있고 거리를 따라 가게에는 문방사우를 팔고 있었다.
서안 성벽과 종루에 전구를 달아놓아서 서안 시내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북을 쳐서 시간을 알렸다는 고루의 안쪽은 이슬람거리이다. 거리 양쪽을 따라 노점상들과 음식점들이 싼 기념품들과 맛있는 간식들을 팔고 있어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나는 이 곳에서 치파오라 불리는 중국 웃옷을 하나 샀다. 흥정을 해서 90원에 샀는데, 나중에 북경의 홍교 도매시장에 가 보니 그리 싸게 산 것은 아니었다. 세련된 상품을 싸게 구입하기는 홍교 도매시장이 더 나은 것 같다.
이 곳은 먹거리 천국이었다. 인사동에서 꿀타래라고 파는 것을 이 곳에서도 맛 볼 수 있었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땅콩가루를 묻혀서 더 고소하고 맛있었다. 여러 과일을 말린 것도 맛 볼 수 있고 견과류도 다양했다. 찹쌀떡같은 것에 가지가지 설탕을 묻힌 것도 1원에 먹을 수 있었다. 여행 전에 많은 분들이 추천한 탕후루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사과, 딸기, 귤, 키위, 바나나, 포도등의 과일을 꼬지에 꽂아 시럽을 묻혀 굳힌 것인데 맛이 괜찮았다. 하나에 1원 2원이니 가격도 참 쌌다.중국에서 가장 좋은 것이 있다면 음식이 다양하고 싸다는 것이다.
저녁에 훠궈 요리와 부페를 같이하는 고급 음식점에 갔다. 훠궈는 샤브샤브와 비슷한 요리인데, 국물이 매운 것은 향채가 강해서 입 맛에 맞기 않았지만 맵지 않은 국물은 맛있었다. 부페음식은 쇠고기, 양고기, 오리 고기, 닭고기, 돼지 족발, 생선 요리, 만두등 다양했다. 수시로 꼬챙이에 바나나 구운 것, 배 구운 것들을 들고 요리사가 나타나 먹을 것인지 물었다. 맥주도 부페 음식에 포함되어있었다. 방에는 따로 화장실까지 있었고 전담 종업원이 계속 서빙을 하여 주었다. 이렇게 먹었는데 개인당 38원(한국돈 5천원 정도)이었다.
중국 음식의 가격이 싼 반면, KFC 나 맥도날드 햄버거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쌌다. 세트에 15원에서 20원 정도였다. 우리가 싼 음식으로 햄버거를 먹는다면 중국인은 특별음식으로 햄버거를 먹는 셈이다. 우리가 시즐러나 TGIF에 특별하게 가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씨안에 가시면 만두[餃子]도 먹을 만 하지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