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original sin) 개념에는 하나님 앞에서 범하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 죄”라는 의미와 시간적으로 ‘최초의 죄’라는 이중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 최초의 본질적 죄는 아담의 불순종이라는 행위를 통해 발현되었으며, 인간의 “부패된 본성”과 “죄책”을 포괄한다. 물론 인간이 죄를 짓기 전에도 이미 사탄의 죄가 발생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최초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사탄의 죄가 인간에게 끼친 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인간의 범죄는 아담이 최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 원죄는 ‘자기 사랑’ ‘탐욕’ ‘불순종’ ‘교만’ ‘자기중심성’(self-centricity) 등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자기중심성이라는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만 이기적으로 집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2세기 기독교 변증가들은 대체로 예수의 가르침을 통해 인간이 그 자유를 올바르게 사용하여 마침내 “하나님과 합일”하는 데 이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원죄나 자연적 타락이라는 주제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못했다. 클레멘트(Clement of Alexandria)는 인간이 본래 완전하게 창조된 것이 아니라, 원시적인 상태에서 어린이와 같이 순진하고 단계적으로 완전을 향해 전진하도록 창조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스로 행동하지 않는 갓난아이가 아담의 저주 아래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사람이 범한 “인격적 비행”(the personal misdeeds)만이 사람에게 책임 전가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사실상 원죄의 개념을 부인했다.
최초로 원죄 교리를 가르친 신학자는 터툴리아누스(Tertullianus)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아담의 죄가 본성적으로 후손에게 유전되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패된 존재”였다고 주장했다.이 원죄 교리가 신학적으로 체계화된 것은 펠라기우스와 아우구스티누스의 논쟁을 통해서였다. 인간의 “자연적인 도덕적 능력”에서출발한 펠라기우스의견해는 두 신학자에게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유아들의 인간성이 생식에 의해서 부패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아우구스티누스는 그를 “하나님의 은혜를 대적하는 자”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무효화하는 자”요, “원죄를 부정함으로써 이단 사상을 소개한 자”로 비난했고, 제롬은 “오리겐의 완전주의를 계승한 자”로서 인간을 하나님과 동등하게 하려는 “어리석은 신성모독자”라고 비판했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24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