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것과 얻은 것
한 소년이 길을 가다가 했빛에 반짝거리는 것을 발견하고 멈춰섰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동전이었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않고 돈을 벌다니.....'
그 후로 소년은 길을 걸을 때마다 바닥을 유심히 살피면서 걷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10년이 지나자 백여 개의 동전과 지갑,카메라,심지어 보석까지 줍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그러나,하늘에 펼쳐진 수백 번의 눈부신 노을과 눈처럼 날리는 꽃송이,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 들어가는 산과 떨어지는 낙엽을 볼 기회는 잃어버리고 만 것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지?
그래도 한국이 여기보다 시간이 빨라서 아직 그렇게 늦은건 아니야.
사실은 요즘 이곳에 한국에서 했던 '겨울연가'를 토요일 밤 11시에 해주거든?
온 식구가 잠들은 오밤중에 나혼자 그거 보느라고 아직 안 자고 있는거야. 그거 보니까 한국 생각이 간절해져서........
나 토요일 밤마다 그거 보면서.... 그 아름다운 설경에...미쳐버릴 지경이야.
아이들이 어려서 독감같은거 걸릴까봐 맨날 여름에만 같더니 그 멋진 눈을 구경해 본지가 벌써 10년이 넘어버렸어.
근데 그 겨울연가 때문에 이 겨울에 안가고 어찌 견뎌낼지...
나 지금 그냥 맨바닥에 퍼질고 앉아 막 울고 싶으다.
내가 가끔 우리 신랑한테 그래. '당신, 나 부족한거 없이 다 해주고 10년 넘도록 살면서
내게 얼굴 한 번 붉힌적도 큰소리 한번 낸적도 없지만 나도 내나라 떠나
이렇게 가을도, 눈도, 포장마차 오뎅국물도,떡볶기도,친구도 다 뒤에두고 산다는거,
나처럼 감상적인 사람이 엄청 희생하고 있다는거 알지?'
그런면에서 그도 무척 고마워하고 아이들도 때로 나를 안스러워한다.
참으로 편하고 아름답고 깨끗한 나라 싱가폴,GNP가 한국의 3배쯤되고
부정부패없어서 자기집 보유율이 세계에서 두째가라면 서러운 나라.
화요일 밤이면 무슨일이 있어도 국회의원 장관들이 자기 구역의 시민들의 애로를 개인별로 상담해 주는나라,
촌지는 고사하고 스승의 날 카드마저도 학생이 직접그리지않고 돈을 주고 산 것은 접수를 할 수 없는나라,
누구누구 인맥으로 취직내지는 승진을 한다는건 상상도 해 볼 수없는나라,
10년도 넘게 전부터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었지만 시민들의 편리를 위해서 관공서나 은행은 절대 토요일 오전은 근무하는 나라,모든 곳이 실력과 능력으로 평가되어지기 때문에 성형수술이 불필요한 나라.
백화점에 예쁜 아가씨만 있는게 아니라 사 오십대 아줌마도 얼마든지 있는 나라
,왕따가 뭔지 아직 단어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라.
교통체증도 없고 새벽에 여자 혼자 걸어가도 전혀 무섭지 않는 나라,
주차장이고 도로고 안방처럼 밝고,무슨 일이 있어 경찰을 부르면 5분 안에 달려오고,
어떤 질문이든 관공서에서 반드시 답장을 보내주는 나라,
가끔 국영기업체 주식을 국민들에게 고루 나눠주는 나라,
요즘 경제가 힘들다고 작년에 전 성인21세 이상에게 50여 만원씩 생돈을 나눠주더니 올해 또 주겠다는 나라,
아기가 셋 이상이면 엄청 많은 세금을 공제해서 나처럼 넷이면 아예 세금을 안내는 나라
-연 7천 이상 벌면 좀 낼 것은 같다-가끔 12월 달은 관리비도 정부에서 내 주는 나라,
정부가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도 사람들이 짧은 거리때문에 화단을 뚫고 통행을 하거나 샜길을 만들면
못가게 새끼줄을 동여메는게 아니라 바로 그 곳에 예쁜 길을 또 하나 만들어 주는 나라......
호강에 초쳤다고 해야하니?
근데 난 계절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한국이 좋더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1장1절에 떡 명시된 한국이 좋다.다음엔 여기 뭐가 맘에 안 드는지도 실랄하게 비판 해 볼께 기대하고 있어.
재미없다면 안 할테니까 니들이투표에 붙여줘 알았지?
긴 얘기 읽느라고 수고 했다.다들...나도 쓰느라고 수고 했고 ..벌써 두시네.
다들 좋은 꿈 꾸고 있길바래. 나도 이제 꿈꾸러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