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부터 의논되었던 제주에서의 공연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습니다. 아무리 내나라 한국이라고는 하지만 국제선 비행기에 악기를
들고 이동하는 일이었고 많은 단원들과 부모님들 80여명이 함께하는 큰 행사였습니다.
따뜻한 섬 제주에서 즐겁게 지낼 궁리만 하며 지내다 막상 날짜가 다가오며 많은 인원의 무사 귀환과 평탄하게 캠프와 연주가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되었습니다.
수십명의 단원들이 커다란 악기를 들고 공항검색대를 빠져나오며 이미 관심은 집중되었고 단원들이 섞어 쓰는 조금은 다른 언어로
지나가는 이들은 외국인?을 보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첫째날 제주에서 꼭 먹어야 하는 고기국수를 먹기 위해 국수거리로 이동하였고 예약이 불가능한 거리 특성상 삼삼오오 흩어져
입맛대로 식당을 선택하여 첫 식사를 즐겼습니다 각기 다른 서비스와 국수맛으로 제주에서의 첫 식사가 즐거웠습니다.
점심 후 오설록 차 박물관으로 이동하여 휴식과 녹차 아이스크림을 즐기며 넓은 차밭에서 따듯한 오후를 보냈습니다.
드디어 저녁...몇날 몇일 검색끝에 찾아낸 조금 외진 곳에 숨어있는 흙돼지 정육식당에서 모든 단원이 검은 점이 콕콕 박힌
흙돼지를 실감하며 저마다의 놀라운 식사량을 과시하였습니다. 쥬니어들...넘 잘 먹고 냉면 사발까지 한그릇씩 끝까지 끼고 있는
장면 인상적이었습니다 .ㅎㅎ
서귀포에서 특별히 섭외해 주신 아름다운 애월의 숙소 마레보 리조트에서의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애월의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 위의 마레보 리조트는 진정 평화롭고 따뜻한 곳이었고 매일 아침 다른 조식과 저희만을 위해
특별히 아이들을 위해 마련해 주신 중.석식은 나중엔 호텔 식사를 위해 따로 돌아오시는 분이 계실 정도였습니다.
여학생 남학생 쥬니어 따로 배정된 빌라 숙소에서 지내면서 본동 호텔의 부모님들과의 따로 또 같이의 관계를 유지하며
잘~~~지낸거 같습니다. 여름에 다시 저 풀빌라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습니다.
둘째날부터 시작된 호텔 연회장에서의 연습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경쟁하듯이 계속되는 두 단체의 연습은 휴식없이 짧은 식사시간만을 가진채 극기훈련처럼 지나갔고 현악기는 손이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관악기는 모두 호빵맨 입술이 되어갔습니다. 연습후 서로의 어색함을 해소하고자 소개를 시작으로 노래자랑이
시작되고 역시 악기를 하는 친구들 답게 놀라운 무대매너와 숨은 끼를 발산하며 서로 하나가 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힘들 아이들을 위해 직접 모슬포항으로 향하여 마련해온 어마어마한 양의 대방어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아이들의
즐거운 저녁 특식이 되었습니다.
지치기 시작한 삼일째 갑자기 등장한 전공자로 구성된 경찰악대의 수십명의 단원이 합류하시면서 단원들은 더욱 긴장하였고
음악은 점점 완성되어져 갔습니다. 번쩍번쩍 빛나는 경찰악대의 악기와 제복은 모습만으로도 위엄을 주었으나 결국은 단원들과
친해져 옆집 형아들이 되어 갔다는 후문이 들려옵니다.
마지막 연습이자 공연 날은 오히려 여유 있게 준비하며 오전을 보내고 호텔에서의 마지막 점심 부폐를 즐기며 공연장인
서귀포 예술의 전당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도착하니 음대 전공자 다수가 포함되어 있는 용인 시립 청소년 팀이 리허설 중이었습니다.
햐~~~ 완벽한 소리,엄청난 규모,전공자 다운 무대 매너....한편으론 기도 죽고 한편으론 배우며 리허설을 마쳤습니다.
나름 만족한면서 말이죠.
매번 공연날은 김밥으로 떼우던 단원들과 저희 부모님들께는 서귀포시에서 준비해주신 따뜻한 점심,저녁은 감동이었습니다.
서귀포 어머님들께서 커피 머신까지 동원하시어 공연장 대기실에서 커피,코코아 셔틀을 하셨습니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날씨에 과연 이 외진 공연장까지 누구 보러 와 줄까 했던 걱정은 기우에 불가하였습니다.
천석에 가까운 객석은 거의 찼고 제주 MBC까지 홍보 영상이 나간 힘이었을까요? 서귀포시 관계자와 용인시 관계자등 많은
분들의 격려방문도 있었습니다.
170명의 대규모 인원의 하나로 맞춰진 소리....짧은 리허설 한번으로 이루어진 소리라고 믿을 수 없을만큼....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었고 관객으로 참여하고 있는 순간이 감사하였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 각 단체의 연습이 미리 이루어 지고 지휘자 분들의
파트 구성 , 선곡과정에 노력들이 있었겠지요....목이 쉬어 말이 잘 나오지 않음에도 끝까지 존대말을 하시며 연주자들을 존중하는
서귀포 이정석 지휘자의 매너는 놀라웠습니다.
오케 막내 건호는 지치지 않고 끝까지 형들과 함께 무대를 마쳤으며 클라 막내 대진이는 솔로로 데뷔하였고 영원한 오케 멤버
새결이의 대전에서 부터의 지원 연주가 있었으며 오케스트라에서는 동생들인 쥬니어들은 더 연습도 많이하고 더 잘 견디어 주었습니다.
짧은 캠프 기간이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것을 배웠고 좀더 높은 음악에 칭찬할 줄 알며 형아들은 동생들을 챙기고 동생들은
언니,오빠들을 존중하며 따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미 대학에 합격한 가연이,입시가 진행중인 민선이 성주 리현이
어려운 시기에도 리더로써 자리를 지켜 주었고 항상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선혁이,반주자 태인이,훈희,재욱이, 종언이 재엽이,....
늘 자리를 즐겁게 만들어주어 지치지 않게 하는 주환이, 가은이, 영수,민준 도희,현채,....항상 즐거운 윤주 다원 진영 재윤 나현 규원
늘 든든히 뒷자리를 지키는 재웅 태준 승운 권영....합류한지 얼마안되 어색하지만 너무 잘 지내는 준민 나형 희수 재현...
다들 마지막까지 하나가 되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여행 내내 돈관리 힘들었던 태인맘,제주까지 악보 가방을 지고 오신 원진맘,늘 간식 챙기시는 훈맘,제주까지 동행하여 큰 버팀목이
되어 주신 아버님들....일일히 열거하지 않아도 구석구석 부모님들의 손길과 정성으로 4박5일의 캠프와 연주는 무사히 마무리
되었고 서귀포 시장님이 수여하신 빤짝거리는 감사패가 저희에게 남아 그날의 여운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힘들었지만 제주에서의 연주는 오랫동안 남을거 같습니다. 애월의 아름다운 바다와 서귀포 친구들의 따듯한 사랑과 함께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