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대는 망상일까?
2월, 사순절이 시작되는 달
<중주>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맞이, 설 명절, 한파, 대설, 이런 것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1월이 지나고, 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2월을 ‘막내 달’이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다른 달에 비해 이틀이나 사흘이 적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막내 달, 귀여운 느낌을 주는 애칭(愛稱)입니다.
저는 2월이 사순절이 시작되는 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부활절 이전에 주일을 빼고 40일이 되는 날로부터 예수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경건하게 보내는 기간입니다.
부활절 날짜는 음력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도 매년 다릅니다.
그렇지만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은 대부분 2월에 들어 있습니다.
사순절은 언제나 수요일에 시작되는데 예전에는 이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이날을 ‘재의 수요일[聖灰水曜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올해는 부활절이 4월 9일이어서 2월 마지막 수요일인 22일에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앞에서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경건하게 보내는 때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동시에 고난 받는 이웃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들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교회와 중국 선교사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이 기도하며 사순절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사순절의 교회 예전색(禮典色)은 보라색인데 보라색은 수난, 참회, 준비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중국 사역과 연결하여 ‘수난 가운데 있는 중국교회와 중국 선교사들을 힘써 기억하며, 중국의 복음화를 위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것을 참회하며, 중국 사역의 환경이 개선되었을 때 힘차게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중주> 가족 여러분의 중국의 복음회를 위한 관심과 기도와 노력이 평소보다 깊어지고 뜨거워지고 많아지는 2월이 되기 바랍니다.
성급한 고민일까?
새해의 연초에 우리는 중국인구 감소에 대한 보도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2022년 말 중국의 전체 인구는 14억1175만 명인데 이는 1년 전보다 85만 명이 감소한 숫자라고 합니다.
지난 해에 태어난 아기는 모두 956만 명인데 사망자는 1041만 명으로, 중국의 인구가 줄어든 것은 1961년 이후 61년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1961년에는 대기근이 중국을 휩쓸었지요.
UN은 중국인구가 2031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하는데 이보다 빨리 인구 감소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중국은 영토가 워낙 넓고 산간지역과 사막 등이 많아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고 그밖에도 여러 여건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내기 힘들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중국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중국의 한 통계 자료에서 ‘자료잠결(資料暫缺)’ ‘추정수(推定數)’ 이런 말들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의 경우에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숫자에 대해 왈가왈부가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중국의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 된 것이 분명합니다.
중국 시안 자오퉁대 연구진은 몇 해 전에 2066년에 중국 인구가 반 토막 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학내 저널에 발표했다고 합니다. 합계출산율을 1.3명으로 설정하고 산출하니까 그런 답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국제 전문기관들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한 예로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중국 인구가 2100년 무렵에는 지금의 절반인 7억 명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중국의 인구 감소는 중국의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노동인구가 줄어드니까 당연한 일이지요.
인구가 감소하면 노령인구가 증가하여 중국의 연금 문제에 무거운 부담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이미 2019년에, 중국의 주요 연금 기금이 2035년에는 고갈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합니다.
중국인구 감소는 중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은 전 세계의 산업현장에 값싼 인력을 공급하여 세계 경제의 엔진이 힘차게 작동되도록 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인구 감소는 그 역할을 약화 내지 중지 시킬 것입니다.
중국의 인구 감소가 일으키는 파장은 의외로 큽니다.
불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인구 감소는 세계사에서 지진과 같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고,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물론 세계가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변화’, ‘전환기’ 이런 말을 들으면서 ‘중국사역은 이와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비하고, 이런 전환기에 어떤 방향으로 펼쳐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는데요, 너무 성급한 일일까요?
중국이 이같은 인구절벽에 직면하게 된 것은 중국정부가 인구문제에 대해 지혜롭고 적절한 정책을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사역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우리도 같은 처지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기대도 하고 싶습니다.
중국인구 감소 소식을 들으면서 저는 ‘어,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네!’ 했습니다.
70년대, 80년대 중국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강조되는 것이 ‘인구가 많은 나라’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 중국은 경제대국, 군사강국, 여러 이름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최근에 와서 듣게 된 이름들이고 반 세기 전의 중국은 그저 ‘인구최강국’이었습니다.
세계 인구의 1/4을 안고 있었으니 당연했지요.
그때 중국은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한 자녀 이상을 갖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통제했는데 그로 인한 부작용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태어난 아이가 여아이면 농촌이나 오지로 보내거나 그보다 더 심한 조치를 하는 일이 적지 않았고, 한 아이 이상은 호적에 올릴 수 없어 이른바 ‘흑호(黑戶)문제’가 심각했고, 남자와 여자의 비율이 맞지 않고, 남자 아동들의 ‘왕자병’ 문제, 그밖에 여러 문제가 중국사회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중국은 그런 나라였는데 이제 인구최강국의 지위를 인도에 내어주어야 하고, 출산 장려정책을 쓰는 것을 대하면서 ‘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수가 있구나!’ 하게 되었스비다.
그러면서 ‘중국이 기독교대국이 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습니다.
아주 엉뚱한, 그리고 어리석은 비약이고 어이없는 망상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70년대, 80년대, 제가 중국의 출산억제책을 가까이에서 듣고 보며 일하다가 이제 반대현상을 대하고 있는 처지임을 헤아리고 이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호는. “다문화 시대, 국내 이주민선교 현황과 비전”이라는 특집을 마련하고 네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감이 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대책을 제시해 주신 필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주일(5일)은 정월대보름입니다.
주님의 은총이 정월대보름의 밝은 달만큼이나 밝게 중국의 성도들과 사역자들에게, 그리고 <중주> 가족 모두에게 비춰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번 호를 보내드립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