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연 수요칼럼]
그 맑은 눈빛이 그립다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매우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는 약 4만 년 전에 출현한다. 호모 사피엔스 種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아 호모 사피엔스로 통칭되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와 경쟁을 한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네안데르탈인이다.
‘침입종 인간’의 저자 팻 시프먼은 ‘언어〮도구〮불의 사용과 협동 등에서 네안데르탈인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 비해 뒤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한 가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개와 함께 사냥을 할 수 있었기에 먹이를 구하는 데서 훨씬 유리했다는 주장을 한다.
늑대가 인간에게 길들여진 것은 3만 6천년 전쯤이다. 이 시기는 포식자들의 먹이를 얻기 위한 경쟁이 기후변화로 인해 최고조에 달했고, 이 시점에 늑대와 맺은 동맹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에게 가한 최후의 일격이 된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눈과 늑대의 눈은 흰자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상대의 눈빛을 정확히 볼 수 있다는 것은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먹이를 쫓는 사냥꾼들 사이에서는 소리내지 않고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인간의 시선을 읽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늑대가 가축으로 사육되었다. 사육된 늑대(개)는 인간을 응시하는 시간도 야생의 늑대보다 두 배나 길어졌다.
앨빈 토플러는 “인류는 농경 기술을 발견한 이래 1만 년의 제1의 물결을 지나,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 혁신으로 300년 동안 제2의 물결을 경험하였으며, 이제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 기술에 의해서 제3의 물결이라는 대변혁을 맞이하였다.”고 한다.
이 시대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변화를 일컫는다.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의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에 더 빠른 속도로 영향을 끼친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우리가 다음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과목은 ‘감성지능과 마음의 균형’이라고 한다. 감성지능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잘 파악하여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능력’이고 마음의 균형은 ‘평정심과 균형감각’으로 연결된다.
인공지능과 사람의 감성이 결합되는 세상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런 세상에서 눈빛이 맑고 눈매가 선한 사람들과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품어본다.
감성지능과 마음의 균형을 갖춘 정치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2024년 5월 29일
한국NGO연합/자유정의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