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피천은 맑은 물의 대명사다. 이 땅의 이름난 물줄기들이 개발바람에 휩싸이고 하나둘씩 오염되어갈 때 저 혼자 독야청청 맑은 물을 흘려보낸다.
경북 영양에서 시작하는 이 물줄기는 낙동정맥을 굽이굽이 돌아 울진을 거쳐 동해에 물을 부린다. 물줄기가 시작된 곳도, 이 산 저 산, 이 골짜기 저 골짜기의 물을 보태 몸이 제법 튼실해질 때도 강물은 산 속으로만 숨어서 돈다. 이 때문에 이 은밀한 강은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강이 흘러가는 대부분이 사람의 마을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길도 없다. 강물이 길이다. 강물을 거닐어 저벅저벅 걸어갈 수밖에 없는 곳이 널려 있다. 사람의 발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이는 왕피천이 계속 청정하게 흐를 수 있게 하는 큰 힘이다.
굴구지마을 입구를 나란이서서 지키고 있는 장승과 이정표가 정겨워 보인다
오늘산행의 들머리인 상천제2초소 앞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왕피천은 최근 환경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보호구역 안에서는 어로나 야영, 취사 등의 행위가 일체 금지됐다. 이것은 왕피천의 자연생태적인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왕피천의 하류는 은어와 연어가 회귀하는 곳이다. 꺽지와 버들치, 쉬리 등 민물고기도 다양하다. 이처럼 먹이사슬이 풍부하자 수달과 산양 같은 멸종위기의 동물들이 이곳을 무대로 살아간다. 왕피천의 상류는 청정지역의 보증수표인 반딧불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이곳은 반딧불이 애벌레 유충의 먹이인 다슬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러나 함부로 채취할 수 없다. 반딧불이 먹이를 위해 환경감시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키고 있다.
가운데 우뚝솟은 작은 봉우리가 학소대이다.
사계절 공존 '비경의 보고'…걷기 마니아 '트레킹 성지'
서면 왕피리 사람들이 장이 열리는 매화장을 찾기 위해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길 곳곳에는 돌담장, 솥을 걸어 두었던 터, 숯가마터 등 옛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오늘산행의 반환점인 속사마을의 모습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오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최근 ‘트레킹 코스’로 명성을 얻으면서 걷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성지순례 코스’처럼 여겨지고 있다.
거북바위와 송이바위
돌아오는길에 용소를 찾았다
급한 물이 소용돌이치는 이곳에 만들어진 용소는 폭은 좁지만 길어서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을축년 대홍수를 예감한 용이 용소에서 금빛 비늘을 번쩍이며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왕피리에 사는 새댁이 굴구지 친정으로 만삭의 몸을 풀러가다가 보게 됐다고 한다. 새댁은 그 자리에서 눈이 멀게 됐고, 낳은 아이의 몸에는 금빛 비늘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첫댓글 아름다운 울진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주일 마다 산행하시니 참말로 좋겠습니다. 경치도 좋고 물도 맑고 먹거리만 있으면 좋으련만"
경치도 좊고 물도맑은 왕피천 계곡이 가뭄탓으로 인하여 물이많이 줄어져서 걱정이네요,,,,,
전국이 가뭄으로 고생하는데 내고향 울진은 그래도 괺찮다고하니 그나마 다행이네요,,,,편히않아 구경잘했심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