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
최서진 시인
사람이 많은 곳을 다녀온 날에는
오래도록 손을 씻는다
낮에는 밥을 먹다가 체했다
친구가 바늘을 꺼내 할머니처럼 머리카락
에 긁더니 엄지손가락을 바늘로 탔다 몇 번
을 찌르고서야 검은 피가 나왔다
손바닥을 흔들며
아무도 몰래 지구의 죽은 피를 빨아먹는
가을의 억새처럼 우리도 가까스로
함께 어지러웠다
이를테면 유리를 갈아 끼운 창틀의
낯빛으로
우리는 낯선 그림자 골목을 지나쳤다
이것을
감기처럼 찾아온 우리들의 이웃이라고
해두자
저녁에는 홀로 풍선처럼 가벼워지기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
내 몸을 빠져나간 검은 피처럼
어떤 슬픔이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최서진 시인
충남 보령 출생.
2004년 《심상》으로 등단.
한양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시와미학> 편집장. 성결대 및 서일대 출강.
첫댓글 최서진 시인님의 검은 피
체하면 예전엔 할머니께서 손가락을 바늘로 따 주셨죠
그러면 검은 피가 나오고 나면 속이 편해지죠
지구의 검은 피를 빨아먹으면 지구가
정상이 될 것 같은데 어지럽군요
오늘도 고차원적인 작품을 개시해 주셔서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피해 없으시기 바라며 행복 하십시오^^
고맙습니다~
어제는 순간의 폭우가 고덕천을 집어
삼키는 줄 알았습니다
별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장마에 피해 없기를 바랍니다.
올려주신 精誠이 깃든 作品 拜覽하고 갑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