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노무사

[정태욱]

벌써 6월입니다. 5월 하순은 정말 정신 없이 지나왔습니다.... 학기말 강의 마무리, 참여연대 강연, 법철학회 학술대회 준비 및 발표 등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6월 1일 서울교육청 민주시민교육 자문위원회 모임도 있었는데요, 오늘은 그 위원회에서 알게 된 이수정 노무사님을 소개할까 합니다.

인하대 로스쿨 노동인권교육팀 '등대지기'가 출범할 때에도 추천한 바 있었는데, 이미 서로들 잘 알고 있는 사이였드라구요^^. 변이섭님도 잘 아시죠?

우울한 세상이지만, 주변에 이렇게 좋은 분들이 또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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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동안은 학생도 노동자, 권리 인정해줘야”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 이수정 노무사 인터뷰 직접 현장 찾아다니며 아이들 상담해 줘 왜 일하냐 묻기보다 환경 어떤지 물어라

이수정 노무사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노동인권 강의를 하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제공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 이수정 노무사 인터뷰
직접 현장 찾아다니며 아이들 상담해 줘
왜 일하냐 묻기보다 환경 어떤지 물어라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2005년 학생들의 현장실습제 실태조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다. 조사에 참여했던 이들이 학생들의 노동인권 필요성을 깨닫고 책자로 제작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은 학교 선생님부터 노동단체 활동가, 노무사까지 다양하며 교육과 정부 정책과 법 개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이 활동의 주축인 이수정 노무사를 만났다.

-그동안 주로 어떤 활동을 해왔나?

“네트워크는 그동안 청소년 최저임금 실태조사(2008년), 노동현장에서의 피해사례 조사(2009년), 청소년 배달노동 실태조사(2011년) 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신림동 순대촌에 찾아가 직접 아이들을 만나고,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지금도 수시로 학생들을 직접 만나거나 카톡을 통해 1대1 상담을 하고 있다. 단순히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힘을 키워주는 동시에 법 개정을 통해 제대로 된 노동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한다. 그러려면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청소년 노동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과 노동. 얼핏 들어도 낯설게 들리는데,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내면 좀더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실제 노동시장에서 청소년의 입지가 약해 쉽게 연계가 되지는 않는다. 청소년이 직접 나설 경우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기도 한다. 실제로 예전에 단체 활동가들과 부당노동을 겪은 학생이 함께 업주를 찾아가 체불된 임금을 받고자 했다. 업주는 처음에 인정하지 않고 우기다가 갑자기 계산대로 가더니 지폐와 동전을 계산해 손에 쥐고는 그 학생의 얼굴에 집어던졌다. 그 이후부터 학생을 참여시키는 것이 망설여진다. 파급력은 높을지 모르지만 실제 전면에 나서기에는 환경적 제약도 크고 선거권이 없어서 실제 영향력은 크지 않다.”

-활동을 하면서 얻은 성과나 현재 진행 중인 내용이 있다면?

“네트워크는 그동안 꾸준한 활동을 통해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를 끌어내고 최저임금 실태조사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권고도 끌어냈다. 또 네트워크도 부산, 광주, 인천 등 지역적으로 확대되고 강원도, 광주, 인천 등지의 일부 학교에서는 실제 수업시간에 노동인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나중에 크면 노동자가 될 수도 있고 사업주가 될 수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수업시간에 모의교섭이 진행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서비스업, 4학년 때는 자동차업 노동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벌인다. 이 과정을 통해 조정과 협상능력이 훈련이 되면 나중에 그만큼 잘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공교육 내에서 노동인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청소년 노동인권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게 뭘까?

“학생도 일하는 동안은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한데 학생이라는 신분을 약점으로 잡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아르바이트 직원이라고 해야 함에도 알바‘생’이라고 부르는 것도 노동자로 보지 않는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학생이라고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면 안 된다고 교칙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는 아이들을 걱정하기보다 혹시라도 불미스런 사고로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우려해서다. 이렇게 학교에서부터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 교과부나 노동부 모두 현실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조사에선 전체 청소년 중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이가 8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특히 전문계고는 절반 이상이 일을 하고 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해 ‘과시적 소비’라거나 또래집단 내에서 ‘상대적 빈곤’을 벗어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있다.

“휴대전화, 엠피3 등은 아이들의 생활필수품이다. 당연히 갖고 싶고,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일하는 노동 가치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 일하는 목적을 불순하게 보는 것부터가 문제다. 의도가 어떻든 노동권은 제대로 보장이 돼야 한다. 아이들에게 왜 일을 하느냐고 묻기보다 일하는 환경이 어떤지에 대해 물어달라.”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기사등록 : 2012-01-30 오후 12:00:15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166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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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그리고 연대안에서 찾는 나의 사명이야기

이수정 공인노무사와의 만남

오마이뉴스

 신경은 (appile10)

"어느 방송프로그램에서 물질하는 할머니 이야기를 봤어요. 산소통 없이 일을 하시더라구요. 산소통을 거부하는 이유를 묻자, '내가 산소통 메면 나머지는 뭐 먹고 사노'하시더라구요. 그게 바로 연대의 마음 아닐까요."

 이수정 노무사가 말하는 '연대'는 거창하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관이 수렴하는 곳에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의 연대, 그리고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의 삶 속에서 찾는 연대. 언제나 이수정 노무사의 삶은 '사람'과 '연대'안에서 함께했다.

'공인노무사'(이하 노무사)는 근로자의 부당해고, 승진, 전직등 인사 발령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대우를 해결하거나 노무관계에 대한 상담 또는 지도를 전담하는 일을 한다. 또 노동조합의 자문을 맡기도 하고, 사측의 구조조정 컨설팅을 하는 등 업무의 폭이 다양하다. 이수정 노무사는 현재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자신의 일에 대해 단편적으로는 '노동관계법상 대리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녀가 걸어온 길은 단편적으로 설명하기에 벅찼다. 그녀에게 노무사란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발현하기위한 통로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노무사가 된 계기를 물었다. 이야기는 대학 재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학부시절, 공과대학 총여학생회에서 활동하면서 '여성학 교과과정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교양과목으로도 선택되지 않았던 여성학과목을 교수초빙부터 강의평가까지 담당하는 일종의 '프로젝트'였다. 당시에는 여성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페미니즘'역시 생소한 용어였다. 여성학과 페미니즘에 대한 일반적인 의식은 무관심 혹은 부정적 선입견이었다.

그 원인에 대해 의문을 품은 이수정 노무사는 여성학대학원에 진학한다. 호기심에서 시작한 의문이 그녀의 삶과 가치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경제성장으로 인한 중 공업 위주의 사회 구조, 남성노동자 중심, 사용자 중심의 노동 구조에 대한 생각은 그녀의 미래에 중요한 사명이 되었다. 대학원을 마친 후, 여성단체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체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불안감과 전문적인 일에 대한 욕구로 그녀는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여러 사람들에게 길을 구하며 노무사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정하지만, 아이의 양육과 시험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시간과 환경에서 1년 반을 보낸 후, 노무사로서의 길을 새로 시작하게 된다.

이수정씨에게 '노무사'가 된 후 인상 깊은 경험에 대해 물었다. 얼굴이 금방 웃음기로 차오른다. 그녀는 '일을 하면서 만나는 모든 분들의 사연이 기억에 남죠. 제가 늘 배우는 걸요.'라는 말로 운을 떼었다.

 "어느 청소녀의 이야기인데요, 불우한 가정형편 때문에 쉼터에서 생활하던 아이였어요.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성희롱과 산재, 임금지급까지 열악한 환경이었어요. 그 아이와 함께 고민도 많이 하고, 개인적으로 마음이 많이 쓰였어요. 그런데 그 후에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에서 일을 하고 있더라구요. 어린여성이 자신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일을 하면서 스스로 찾았다는게 너무 뿌듯하고, 기뻤어요. 우리 사회에 노동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가 특히 기억에 남네요."

여성들의 재취업문제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수정 노무사는 개인적 차원과 구조적 차원으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구조적 사회제도가 정비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또 개인적 차원으로는 확실한 비전과 자신의 진로와 적성, 전공 선택에 좀 더 신중해야 하며, 구체적인 현실을 알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수정 노무사는 여성들에게 '여성들끼리 돕는 구조, 서로 힘이 되어주는 끈끈한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녀는 '공생'이야 말로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인터뷰를 꺼려왔다는 그녀. '노무사'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이 불편했다고 한다. 그러나 취약한 부분에 대한 사회적 관심, 노동자의 권리를 폄하하는 암담한 사회인식을 바라보며 자신이 '대변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말로 그녀와의 약속된 시간을 마무리 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s_pg.aspx?CNTN_CD=A0001284548)

[변이섭]

이수정 노무사님은 3인칭으로 '그이'란 단어를 쓰시던게 기억에 나는데요 인터뷰 중에 '청소녀'란 단어도 생소하지만 어딘지 이수정노무사님답네요 등대지기에서도 한번 모시고 싶은 명강사시죠 ^^ 네트워크 활동을 막 할만할때 로스쿨에 와버려서 뵐 낯이 없다는 ㅠ.ㅠ 아는 얼굴을 보니 반갑네요 ^^ 기사 잘봤습니다~

[정태욱]

변이섭님, 댓글 고맙습니다.^^ 정말 이수정 노무사님의 초청 강연,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