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패증후군을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145)
66세의 J 씨는 일 년 전에 척추관협착증으로 허리 수술을 받은 환자였다. 그런데 6개월 만에 통증이 다시 재발하여 흔히 얘기하는 ‘뼈주사’를 맞았는데도 효과가 없어서 찾아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이하게 허리는 그다지 아프지 않는데, 허벅지 뒤쪽이 당기는 증상이 있다고 했으며, 걸을 때마다 오금부위 위쪽과 종아리에 통증이 일어난다고 했다.
<진단과 치료>
일반적으로 뼈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의미하는데, 강력한 항염작용이 있어 진통이 잘 되지 않는 심한 관절 통증에 시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작용이 심한 이유로 일 년에 맞는 회수를 정해 놓았기에, 설사 더 맞고 싶어도 정해진 횟수를 초과해서 더 맞지는 못하는 치료법이다. 그런데 이러한 스테로이드 요법으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고 했으니, 자못 통증이 심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성격이 좀 급한 편이다. 그래서 일이나 작업을 처리하는 속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가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빨리 빨리’ 정신은 경제 개발이나 산업 발달뿐만 아니라, 건강관리나 질병 치료에도 적용되는 편이다. 그래서 유난히 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있는데, 척추질환의 경우에도 한때 수술이 대세를 이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의학적인 면에서 수술요법은 그다지 환영 받지 않는 치료법이다. 일단 몸의 입장에서 볼 때는 ‘길가는 데 누가 칼로 푹 찌르고 몇 시간동안 헤집어 놓는 것’과 비슷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필요해서 어떨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수술 자체의 회복을 위해서도 몸과 마음이 많이 고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질환마다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치료법으로, ‘수술적응증’이라고 부르는 증상이 따로 있게 마련이다.
척추수술도 마찬가지 인데, 허리나 다리에 마비증상이 일어나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다든지, 대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장애가 생긴 경우 등의 증상인 경우에 한해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 또한 실제 수술을 했는데도 계속 통증이 남아있거나, 금세 다시 또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일컬어 ‘수술실패증후군’이라 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척추수술 후 통증이 재발하는 원인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가 수술을 받은 경우나 부적절한 수술 요법으로 수술을 받은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수술과정에서 신경 손상이 생겼거나 수술 부위에 유착 발생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는 척추 구조의 불안정이 지속되는 경우나 수술 시 삽입된 금속물의 부작용으로 인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추가적인 치료는 대부분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가 수술실패증후군 환자에게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생의료재단 척추관절연구소는 ‘척추수술 후 실패증후군’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16주간 한방통합치료 뒤 전향적 관찰 연구를 실시하였는데, 환자들에게 16주간 주 1회 추나요법, 침 치료, 봉침과 약침, 한약 등을 처방했고, 다른 요통치료는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 결과, 24주 뒤 실시한 면담조사에서 환자들의 ‘허리·다리통증지수(VAS)’, ‘기능장애지수(ODI, Oswestry Disability Index)’, ‘건강수준 측정척도(SF-36)’는 치료 전보다 크게 개선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1년 뒤 실시한 조사에서도 환자들은 통증과 장애도 부분에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J씨는 처음에 침 치료와 더불어 약침과 추나요법을 실시하였는데, 초기에는 침을 맞고 나면 더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하였다. 이에 허리와 다리의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였는데, 이후부터 통증회복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처음 2주간의 한약 복용 시에는 제대로 걷지를 못했었는데, 다음 2주간의 한약 복용 때부터 걷는 것이 편해지며, 통증 부위와 강도도 줄어들었다고 얘기했다. 수술실패증후군의 경우에는 대부분 기혈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이처럼 한약 복용을 병행하면 치료효과가 더 높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