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모현 호스피스의료센타 실내 화단에 꽃을 심고 왔어요!!

[Caritas]

(모현 호스피스의료센타 실내 화단 ...남천.오렌지자스민.천상초,마리안느 ,금산죽,인시그네스 ,데모루포세카 등)

체대 다니다 체육학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

군대 제대 후 복학을 하지 않고 있는 조카와 함께 이틀 동안 모현 의료센타 화단에

꽃을 심고 왔답니다.

첫날에는 양평에서 조경업하시는 분과 그 분의 지인이 와서

도와줘서 큰힘이 되기도 했지요.

6년전에 만든 실내화단 바닥에는 비닐로 방수 처리를 해서

비닐이 삭으면서 화단에 물만 주면  로비가 물바다가 되어

아름다운 화단이 애물단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제 흙을 다 걷어 내고 은박매트와 방수천,방수판 등을 다시 깔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았지요.

직원 식당에서 맛있는 밥도 먹고 수녀님이 직접 갈아 온 토마토 쥬스,과일 등

화초 봉사를 하면서 이렇게 따뜻한 대접을 받은 적이 있었나 싶기도 했답니다.

봉사하러 왔는데 손님 대접 받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지요.

 

(심비디움,무스카리,청화국 주머니꽃,철쭉,천리향,홍콩 야자,쥬리안 등)

요양원할머니들,환자 보호자들, 수녀님들,의사선생님,직원들,봉사자들

모두 맑게 웃으시면서 너무 예쁘다고 감탄하고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한 할머니는 이동 침대에서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지요.

28살인 조카가 가끔씩 이모 따라 다니면서 봉사해야 겠다고 하더군요.

어제도 오늘도 너무 기분이 좋다고...

(사실 수녀님들이 조카를 엄청 칭찬해 주었지요.)

가슴으로 전해지는 사랑 가득한 마음이 조카의 가슴을 훈훈하게

데워 준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꽃을 심고 있을 때 청아하게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꽃보다 제 마음을 더 감동시켰답니다.

임종을 앞둔 분들에게 평소 이분들이 좋아했던 노래를 수녀님들과 봉사자들이

불러 주고 있었지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그리고 성가도 동요도..

노래 봉사자 중에는 고령의 휠체어를 탄 할머니도 계셨답니다.

(호랑가시나무,무늬벤자민,홍콩야자, 마리안느,테모르포세카,쥬리안,천리향청화국 등

3개월에 한번씩 가서 관리해 주려고 꽃을 많이 심었지요)

수녀님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제가 노랫소리에 감동 먹었다고 했더니

수녀님께서 영어 강사였던 한 환자가 "넬라 환타지아"를 듣고 싶다고 해서

꼭 연습해서 오겠다고 해서 노래 연습해야 한다고 했지요.

제가 본 모현 호스피스의료센타의 수녀님들은 그 누구의 며느리도 아내도 어머니도 아니지만

세상에서 가장 헌신적인 아름다운 딸이고 며느리이고 아내이고 어머니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곳에 근무하는 올해 22살인 공익요원은 보람도 있지만

환자들의 죽음을 보면 마음이 자주 아프다고 하더군요.

수녀님들은 죽음은 삶의 완성이고 행복하게 보내 드릴려고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었지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몇번이고 꼬~옥 껴안아 주시고

수녀님 품에서 편안하게 돌아 가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고 합니다.

수녀님들! 정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미흡하나마 저에게도 하느님께서 화초 봉사라도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넘 감사하고 행복하네요.

그리고 20만원이 넘는 금산죽 앞에서 돈 때문에 살까 말까 망설이는 제 모습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봉헌해 주신 하남 강원꽃농원사장님께 감사 드립니다.

(금산죽은 관음죽과에서도 최고급 수종으로 잎이 섬세하고 아름답고

행운을 준다고 해서 중국부자들이 집안에 두는 품종이지요)

마음에 드는 화초 실고 포천으로 가면서 강원꽃농원 대박나라고 기도해 드렸답니다^^*

 

(사진보다 훨씬 예쁜데 사진을 잘 찍지 못해서 아쉽네요..꽃들도 일주일 후 쯤 자리 잡으면 더 아름답겠지요)

(휄체어나 이동 침대로 꽃 구경 오시라고 긴의자는 다른 곳으로 옮겼더니 로비가

좀 썰렁해 보였지요...화단 양쪽에 마재성지 명례방에 있었던 작은 원탁 테이블과 의자 2세트만 있다면

수녀님들이랑 환자 가족들이 잠시 쉬면서 차도 마실 수 있을텐데.....

바깥  로비에서 화단을 바라보면 잔잔한 노란꽃이 물결을 이루고 있어서 봄 기운이 물씬 풍기지요.)

(꽃을 심기 전 화단)

(원장수녀님,까리타스수녀님과도 함께 찍었는데

사진이 어둡게 나와서 못 올렸네요.

발이 흙 투성이라 양말 벗은 제 발 안 나오게 해 달라고 했는데...ㅎㅎ)

(할아버지 한분이 화단 앞에서 사진 한장 찍고 싶다고 했지요.

할아버지의 잔잔한 미소가 너무 멋져 보입니다!!)

[이시돌]

모현에 봄이 젤 먼저 왔군요.. 어서 보러가고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