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에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때가 언제 인가요?
바로 얼마 전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블행히도
나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릴 적에는 뽀뽀까지 해가며
사랑을 고백했지만, 지금은 영 쑥스럽고 창피해 못하게 되었
습니다.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애정표현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어차피 알고
있는 거라는 변명도 해봅니다. 하지만 종이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라는 시구처럼, 사랑은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닙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겹고 아름다웠던 고백을
알고 있어요.
"내겐 너무 예쁜 당신"이라는 책의 저자 이길수 님의
아내는 페인트칠을 하기 위해 사다리차에 올랐다가
20미터 높이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지요. 뇌 복원 수술을 한 뒤 간신히 깨어났지만
괴성을 지르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습니다.
두 달 뒤, 아내는 소리를 지르는 대신 침묵을 택했습니다.
이길수 님의 가슴은 바짝 탄 숯덩이와 같았겠지요.
어느 날 저녁, 아내 입에서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 듯한
소리가 조그맣게 새어나왔습니다. 얼른 귀를 갖다대니
'사......랑......'이라는 말이 흘러 나왔습니다.
괴성이나 울음소리가 아니라 달콤한 사랑의 말을 들으니
그의 가슴이 찡했습니다. 1주일 뒤, 아내는 입을 달싹거리며
사랑한다고 고백했습니다.
- 아롬미디어 간, "당신이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중에서, 이삭 - | |
첫댓글 천지님! 감동적인 글 잘읽었습니다. 무슨일이든지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못느끼죠. 인간은 왜그리 단순할까요? 하긴 다 그저 사는데 바쁘다보니 그런거겠죠 . 범사에 감사하란 어느분의 말씀이 진리임을 느끼면서도 실천하긴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