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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ikal & The Buryat"
샤먼의 바다, 이야기의 천국
바이칼은... 호수 인근 지역의 촌락 수보다... 더 많은 전설과 민담을 품고 있다.
바이칼을 중심으로... 알타이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극동에 이르는... 미개척의... 시베리아 벌판에는...
인간의 거주에... 적합한 지역의... 수만큼이나...
많은 종족들과... 다양한 언어들이...
독자적인 세계와... 우주관을 구축하며... 존재하고 있으며...
이 지역 문화의 다양성과... 개별성은...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바이칼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접근을 가로막는... 언어적, 문화적 장벽을 형성하기도 한다.
여전히 바이칼은... 인간의 손길과... 입체적인 이해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신성하고 두려운 존재로... 베일에 싸여 있다.
민족 시원과 관련한 동경의 대상
한국인에게... 바이칼은... 민족의 시원 문제와 관련하여...
예로부터 끊임없는... 관심과... 동경의 대상이었고...
최근 들어... 과학과... 고고학의 성과들에 힘입어...
보다 더 객관적이고... 전방위적인 접근의...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유전학의 발달은... 화석 상태의 발굴 자료 등에서... DNA를 추출하고...
현재... 전 지구상의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지도를 만들면서...
인류의 기원과... 이동 경로에 대한... 설득력 있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으며...
고고학 탐사와... 지리학 연구에... 최근의 기술력이 접목되어...
바이칼 호수의 깊은 곳에서... 온천이 대량으로 용출되고 있다는... 사실마저 파악하였다.
그동안 위도 같은... 형태적 요소만으로... 인간의 거주 조건을 설명하며...
혹독한 추위로... 인간이 살기 힘들었다는... 바이칼 지역이...
오히려 간빙기에... 바이칼 인근으로 이동해 온... 고대인이 거주하기에 합당한...
빙하 사이의... 고립된 오아시스처럼... 열수광산이 있는...
거주 적합지였을 수도 있다는... 추론까지...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성과는...
한반도에 거주한... 고대인들이... 남방 계열에서 이주한... 일단의 부류와 함께...
해빙기 이후... 바이칼 지역의... 대규모 홍수 등으로 인해... 거주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바이칼 지역에서... 동남진한 북방인의 계열과...
서로 섞여...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에도 설득력을 더해 준다.
빙하가... 북반구의... 상당 부분을 덮고 있을 때...
고립된 해빙지구인... 바이칼은... 생태학적 측면에서... 지구상의 여타 지역에서...
흔적을 찾기 힘든... 독특한 동식물의 존재를... 가능케 했을 뿐만 아니라...
열수가 솟구치는... 오아시스 지역의... 고대 거주민들이...
독특한 문화를 발생시키는... 물리적인 환경을... 조성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환경은... 고대 바이칼인들의... 문화 발전의 토대를 형성하게 하였고...
해빙기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알타이와 중앙아시아 지역 및...
극동 아시아 지역으로... 고대인들이... 삶의 영역을 확장시켜 가는 과정에서도...
서로의 문화를 이어 주는... 원형들을... 유사한 형태로 보존하며...
오늘에까지...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
고대인의 이동 경로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띠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일방적으로... 북에서 남으로... 혹은 동이나 서로... 그 방향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동의 주체가... 알타이로 향했다가...
다시 방향을 바꾸어... 극동으로... 전진하였을 수도 있고...
다양한 방향의... 이동이 반복되면서... 다발적으로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동의 과정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신석기인들에 관련된... 고고 인류학의 발굴과... 연구성과 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의 도구 등... 물질문명의 발전과... 유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들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에... 넓게 분포하는... 암각화와 사슴, 곰 등의...
토템과 같은 정령신앙... 시베리아 샤먼의 존재와... 각 지역에서의 변이 형태들에서...
짐작이 되는... 토속 종교의 형태들이...
보다 더... 포괄적인 접근과... 적극적인 해석을 요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구체화된 형태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전설과 신화...
그리고 민담들은... 바이칼인들의 이동과... 문화복합의 형태를...
가시적으로 설명해 주는... 자료의 보고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구 소련... 연구자들에 의해 주도되었고...
소비에트 학자들이... 바이칼인들을 연구하며... 많은 양의 자료들을 축적하고...
과학적 연구방법론을 시도하는 등... 긍정적으로... 기여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적인... 해석 태도와... 구석기 시대에 편중된...
고고학 연구형태 및... 알타이계 투르크인... 영역만을 중심으로 삼는...
민속문학연구의... 지역적... 제한으로 인해...
바이칼을 정점으로 하는... 제 종족들... 즉 바이칼인들의 삶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측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 왔다.
알타이, 동서 민속문학이 합쳐진 곳
바이칼인들의... 민속 문학은... 몇몇 지역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발굴과...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 첫 번째로... 알타이를 손꼽을 수 있다.
다수의 민속문학자들은... 알타이에서...
동과 서의... 민속문학적인 복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알타이 서쪽 지역의... 알타이계 투르크인의... 민속문학적인 유산과...
알타이 동쪽 지역의... 야쿠트, 부리야트, 에벤키, 몽골 족의...
민속문학적 특징들이... 구체적인 이야기와 신화...
그리고... 서사시의 형태로 발견되어... 채록되면서...
이와 같은 주장들은... 신빙성을 확보해 왔고...
바이칼인들의 문화 중심을... 바이칼 지역에서... 오히려 고르노 알타이 등...
알타이 산악 지역으로 이동시켜... 고찰하는... 연구 태도를 낳게 하였다.
사실... 알타이 지역에서 흔한 이야기인...
‘알타이인의 아버지인... 탄자강 이야기’에서는...
알타이인의... 시조에 관한 이야기가... 몽골계와 투르크계 종족간의 혼혈을 보여 주고...
동시베리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샤머니즘적...
신화적인 존재로서... 개구리의 모티프를 보여 주는 등...
시베리아 샤머니즘인... 고대 종교의 성격과... 종족 분쟁의 역사적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음성학적인 자질의 편차에 따라... 별개의 단어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모티프들 역시... 알타이인 신화의 이름으로... 재구성되어 등장하는데...
테미르미제를... 하늘 신의... 중심으로 삼고...
영계(靈界)를 다스리는... 신 텐게리네... 혹은 텐게리...
사람을 잡아먹는... 머리가 아홉 개 달린 괴물... 델베르겐...
헤라클레스처럼 힘이 장사인... 코본오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화의 주인공들은... 동시베리아의 땅에서도... 조금씩 다른 명칭으로 발견되고 있다.
바이칼인들의 주무대였을... 동시베리아 지역이... 스텝 유목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민속문학적인 요소가... 예술적인 이야기로 발전하며... 계속 축적되지 못하고...
전설과... 설화적인 성격에... 머문 것과는 달리...
주봉이 4,500미터를 넘는... 험한 알타이 산맥의... 지리적 요새성과...
동과 서를 아우르는 종족들의... 국제적인 집단... 문화 교류 마당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었던... 알타이 지역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는... 중요한 열쇠를 지닌...
민속문학적인 자료가... 보다 더 완성된 형태로... 풍부하게 전해져 왔을 수도 있다 하겠다.
문화 중심의 형성에서... 바이칼을 기점으로 하는...
동시베리아 지역과... 알타이 지역의... 선후관계나...
문화복합 및... 전파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은...
민속문학적인... 자산들의 연구와 함께 ... 그 유사성과 특이성이 검토되면서...
일정 부분... 객관적인 서술의... 실마리를 찾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담의 유형화를... 시도해 보면... 특정 지역에서 발견되는...
이야기체의... 모티프가... 인근 지역에서 변이체로 나타난다.
또한 그와... 유사한 개념의 어휘 및... 문화적인 상징들로 확산되어 드러나는...
구체적인 모습들은... 언제나... 우리의 주목을 끈다.
이 가운데... 바이칼의 의미 및... 어원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면...
바이칼인의 문화가... 중앙아시아에서... 동시베리아에 걸쳐...
드넓은 대륙적... 공유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바이’는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샤먼을 뜻해...
바이칼은... 옛 몽고어로... 바이골(Baigol), 뵈갈(Beagal), 부리야트어로 뵈골(Beagol), 혹은 보골(Bogol)
야쿠트인에게는... 바야골(Baiagol), 혹은 뵈골(Beagol), 보골(Bogol), 발치르인에게는 바이겔(Baigel)
네네트인에게는... 보이겔(Boigel) 혹은 보아이겔(Boaigel), 바이겔(Baigel) 등으로 불려 왔는데...
대체로... ‘바이’와... ‘칼’에 해당하는... 두 단어가 복합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현대의 바이칼은... 토속 지명이... 러시아어의 음성적인 영향을 받아...
공식적인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는...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샤먼인... 무당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그 근거로...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샤먼에 해당하는... 단어가 칼묵어에서는...
보(Bo, 남자 샤먼)... 고전문헌의... 몽골어에서는 뷔게...
부리야트어로는... 뵈라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샤먼을 지칭하는 말로... 알타이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알타이어계... 투르크어에서... 보(Bo)가 아닌...
캄(Kam) 혹은 쿰(Kum)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보(Bo)는...
알타이 동쪽의... 바이칼 인근 지역에서... 극동으로 이어지는...
동시베리아에서... 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상고시대의... 샤먼을 의미하는... 부리야트어 뵈의...
음가를 한국에서는... 주로 ‘뵈’로... 일본에서는 ‘부’로 번역하기도 한다.
사모예드와... 네네트족의 샤먼이... 사설로 늘어놓는... 구전 시가의 내용을 살펴보면...
‘보’ 혹은... ‘뵈’에 삼인칭 단수... 혹은 단수 소유격을 지칭하는... 접사인 ‘i’와 ‘ai’ 등이 붙어...
보이(Boi)와 보아이(Boai) 등으로... 변모하는 네네트어의... 일상 회화체 특징을 잘 보여 준다.
이는 샤먼의 언어가... 언어형태론의... 변이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또 새로운 문법적인... 영역의 형태로... 언어 변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 준다.
샤먼은... 일반인의 일상적인 언어 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 온 것이다.
보(Bo)에서... 바이(Bai) 등의... 전이체로 변화한 것은...
신의 세계와... 인간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성한 존재의 담지자인 샤먼이...
스스로를 지칭하거나... 혹은 주위 사람들이... 샤먼을 부르면서...
‘Bo’에다가 ... 호격형태 접미사인... ‘i’와 ‘ai’ 등을 붙이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바이(Bai)의 형태를... 획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칼’은 물을 담고 있는 골짜기를 뜻한다.
돌간족에서는... 사냥의 수호신을... 바이 바야나이(Bai-Baianai)로 부르고...
북유라시아의... 엥가나산족과... 유카길족에서는... 수호신을 비디 니아미(Bidi-niami)로...
돌간족에서는... 샤먼을 보카이(Bokoi) 등으로... 부르는 경우 역시..
샤먼의 지칭어인... 뵈 혹은... 보(Bo)의 변이 형태로 보인다.
코리 부리야트인(Khori-Buryats)은... 샤먼을 지칭하는 말로...
뵈 이외에... 아르바이(Arbai)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유음 ‘r’의 발음이 약화되어... 아바이(Abai)로... 불리기도 하였다.
바이가... 샤먼을 지칭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남자 샤먼을 의미하지만...
서부 지역의... 부리야트인들 사이에는... 상당한 속세의 교육을 받고...
교사적인... 입장에 서게 된 적이 있는... 박시(Baksi)였던...
다바이(Dabai)라는... 이름의 소녀... 샤먼에 대한 이야기가 구전된다.
이것을 미루어 보면... 극히 한정된... 경우이기는 하나...
바이(Bai)가... 여성 샤먼을 지칭할 경우에도...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음가의 변이는... 기원전후의 시기에... 이미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뵈의 변이형이... 알타이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바이의 형태로 전해지는...
전래 서사시 ‘마나스’ 등의... 판본에서... 과거 조상의 계보를 기억하면서...
이미... 4세기 전후에... 바이가 존칭이자...
이름의... 일부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알립마나쉬와 쿠무젝아아루’ 등... 비교적 그 발생연대가...
기원후의...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민담에서도...
이미 바이... 혹은 비이의 형태가...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샤먼을 의미하는 뵈와... 바이가 혼용되면서도...
대체로... 뵈의 형태로 남아 있었고... 바이의 경우에는... 족장 등의 지배계층이나...
노인, 존경받을 만한 인물 등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호칭으로... 세속화되어 사용되었다.
예외적인 경우로... 제의행사에서... 희생제물이 되는... 암말 등의 비인격체에도...
바이가 사용되는 경우를... 찾을 수 있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알타이 지역과... 중앙아시아에서는...
바이(Baj)가... 세속적인 존칭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때에 따라... 비이(Bij)의 형태로 변이되어... 사용되기도 하며...
이름의... 앞이나 뒤에... 덧붙여 사용한다.
사마르칸드와... 탈라스 사이의 지역에서...
부족연맹체의 국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오구즈(혹은 우구즈)인의... 5세기에서... 10세기 사이의...
칸(Khan)의 계보를 보면... 바이라는 존칭이 사용되는... 경우를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대체로 바이는... 카안 계열의...
최상위 계층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그 하위의 남성들에게... 사용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키르기즈인의... 영웅서사시이자...
알타이계 투르크인의... 집단 문화 유산인...
서사시 ‘마나스’에 드러나는... 영웅 마나스한의... 조상의 계보를 살펴보면...
바이가... 매우 흔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이름이... ‘바이’로만 구성된... 형태도 찾을 수 있다.
즉 서사시 ‘마나스’의 주인공인... 마나스의 아버지의 이름이... 바이자큽으로 나타나며...
바이자큽의 아버지 계열에... 존칭 ‘바이’가...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동시베리아의... 알타이어계 몽골인이나...
퉁구스(혹은 에벤키)인들이... 샤먼을 지칭하는 말로...
뵈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알타이어계... 투르크인의 경우에는...
샤먼을 지칭하는 말로... 캄(Kam)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알타이와... 중앙아시아에서는... 바이(Bai)가...
주술적 혹은... 종교적인 의미를 지니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중앙아시아에서... 샤먼의 북을... 뷰라(bura) 등으로... 지칭하는 측면에서...
중앙아시아 지역... 존칭 바이(Bai)에... 종교성의 흔적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으나...
보다 더 세밀한 접근과... 어형 변화의 증거가... 제시되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시베리아의... 바이칼인이... 호수의 이름에...
샤먼을 뜻하는... 바이(Bai)를... 붙였다는 것은...
바이칼이... 샤머니즘 신앙의 대상이자... 주체였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원시의 바다... 낭만의 바다... 풍요의 바다는...
인근 바이칼인의... 삶과 죽음에...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한없는... 동경과 함께...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바이칼 자신이... 샤머니즘이었고... 샤먼이었다.
어원이 지니는 의미를 보면... 바이칼을... 샤머니즘의 바다...
혹은... 샤먼의 바다라고 설명해도... 하등의 논리적 비약을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칼’의 의미는 무엇인가.
바이칼의 동부... 부리야트인과... 에벤키인... 그리고 몽골인들이 혼재된...
서부 몽골 지역의 회브스괼(Xovsg?) 등의... 지명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넓은 계곡지를... 괼, 골, 굘, 곌 등으로.. 지칭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근 키르기즈의... 이식쿨 호수의 경우에는... ‘따스하다’라는 의미와...
넓은 계곡지의 의미가... 복합되어 있는데... 알타이 동쪽 지역에서 사용되는...
괼, 굘, 골 등의... 발음이... 알타이 서쪽 지역과...
중앙아시아에서는... 쿨(꿀) 혹은 콜(꼴) 등으로... 변이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괼, 골, 갈, 쿨, 콜 등은... 계곡과 호수를... 모두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스트 오르딘스크 부리야트 자치구에서...
재현된... 울레이 타일라간 행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골리 타일라간(goli tailagan, 골짜기의 정령에게)’, ‘골리 구르반다(goli gurbanda,
골짜기 혹은 호수의 세 지배자에게)’ 등... 샤먼의 주술적인 말에서...
골(gol)이... 물을 담고 있는 골짜기...
혹은... 호수의 의미로 사용되는... 고대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바이칼은 곧 샤먼의 호수이다
‘바이칼’에... ‘샤먼의 호수’라는... 의미가 있음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바이칼 자신이... 샤먼인 것으로...
고대인에게... 인식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사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몽골인들이나... 바이칼 주변의... 바이칼인들에게...
바이칼의 의미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대답이...
‘풍부한 바다’, ‘풍요로운 호수’, ‘부자 호수’ 등이다.
이는 아마도... 소비에트기를 거치면서...
샤먼적인 요소가... 배척의 대상이 되었던 점도... 그 원인일 수 있고...
샤머니즘 자체가... 쇠퇴하면서... 일반인의 기억에서...
무속적인 특징이...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17세기 이후... 러시아의... 실질적인 지배가 시작되면서...
상인의 왕래가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배를 이용해서...
바이칼을 건너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재물을 호수에...
제물로 바치는... 관행이 자리잡게 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수없이 많은... 값비싼 금은보화가...
바이칼 항해의... 안녕무사를 빌기 위해...
제물로... 호수 속에 던져졌다는 기록은... 이르쿠츠크의 박물관과...
바이칼의 일반적인... 관광안내서의 단골 메뉴가 될 정도로... 익숙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바이칼에 제물을 바치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금은보화가... 바닥에 그득할 것 같은... 낭만적인 바이칼의 이미지에서...
샤머니즘의 바다이며... 샤먼 그 자체였던... 바이칼의 실상으로 복귀하게 된다.
바이칼에 대한... 숭배나 제사... 혹은 제물 공여 의식은...
바이칼 주위에 산재한... 우상을 모신...
신당(神堂)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상신당의 성격상... 대규모 제물 봉정에... 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바이칼 주변과... 올혼섬 일대에서는... 희생을 바치는... 장소의 규모에 따라...
만칸(mankan), 자니그칸(zanigkan) 등으로 불린... 제사터가... 널려 있으며...
이들보다... 그 규모가 더 크고... 조직적인 특성을 보이는...
부리야트인의... 타일라간(tailagan)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타일라간은... 서부 부리야트인(Cisbaikal Buryats)뿐만 아니라...
바이칼을 지나... 몽골 고원에 이어지는...
부리야트인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나타나며...
그 대상에 따라... 농경, 목축, 어로 등의... 특징을 갖는 제사 형태를 보인다.
부리야트인 타일라간 가운데... 발치르족의... 타일라간에서는...
바이칼에 대한... 제사의식의 원형이... 비교적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부리야트의 무속신앙에 따르면... 세계는... 악과 선의 수많은 영(tengri)으로 가득하다.
서부의 55 선신(善神)과... 동부의 44 악신(惡神)...
혹은 악령이 합하여... 부리야트인의 세계는... 99의 신들이 주재하고 있다.
산, 숲, 강, 호수, 별, 해, 달 등에...
에젠(ezen)으로 불리는... 영이 있는 것으로 믿었고...
자연물 가운데... 인간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바이칼호의 경우에는... 텡그리(tengri) 수준의... 영들 외에도...
여신... 바이겔 하탄(Baigel xatan)이...
모든 자연현상을... 다스리고 있는 것으로 믿었다.
초여름이 되면... 부리야트인들은...
알혼섬 혹은... 현재의... 이르쿠츠크 인근의...
바이칼 주변에서... 성대하게 타일라간 의식을... 집전했고 제물을 바쳤다.
영(tengri)들 가운데... 가장 영험이 있고... 세력이 강대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칼의 여신인... 바이겔 하탄을... 경배하기 위해...
위대한 타일라간 의식이 개최되며... 바이겔 하탄에게... 제물이 바쳐진다.
초여름에... 바이칼 지역의 농토에서... 씨앗을 파종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땅의 왕인... 다일란 노욘(Dailan noion)에 대한...
경배가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바이겔 하탄 경배 의식보다... 뒤에 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대인의 무속신앙과 바이칼
실제로... 여름이 시작되는 때는...
호수를 덮은... 두터운 얼음이... 모두 녹아...
바이칼의 파도가... 다시금 두려움과... 경배의 대상으로...
바이칼인들에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어로와... 뱃길의... 안녕무사를 위해...
바이칼의 여신인... 바이겔 하탄과의... 화해를 모색하려는...
발원이... 다일란 노욘에 대한... 경배보다 더 큰 관심거리였을 것이다.
희생물은 대체로... 말과 양... 각각 한 마리씩이었으나...
짐승 희생제의(祭儀) 이전에... 인간 희생제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이들은... 옵 우그리아 지역의... 인간 희생 관행과 관련하여...
‘자이말(Ja-i-Mal) 신이... 인간을... 희생물로 받았다’는 주장을 한다.
쿠셀렙스키는... 옵지역의... 인간 희생물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면서...
만시족의... 제의 형태가... 소스바강 인근에서... 바이칼 지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루어졌음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바이칼의... 희생제의에... 인간 희생이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 전모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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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연안에서의.. 타일라간 등과 같은... 제의 행사에는...
큰사슴이나... 양을 바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데 반해...
16∼17세기 이후에는... 상선과 대규모의 어선이...
바이칼을... 무대로... 항해를 시작하고...
알혼섬 인근과... 바이칼 중심부의... 풍랑이 심한 지역을... 자주 지나다니자...
이에 따라... 인간 희생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전설들이 생겨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황금색 비늘을 가진... 물고기와... 관련된 전설은...
알타이인들과 이웃하는... 동슬라브인들의...
러시아식... 영웅서사시... 노브고로드 브일리나의...
‘사드코 이야기’ 등에서도 발견되고... 대체로... 전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테마이다.
바이칼에서는... 상인에 의해...
바이칼의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되는... 희생 처녀가...
금빛 비늘을 가진... 물고기로... 환생을 하여...
신들의 세계인... 바이칼에서 살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데...
이는 ‘심청전’의... 인간 희생 모티프와... 너무나 흡사하다.
소비에트 시기에 접어든 이후... 바이칼을 횡단하는...
상선 및 어선들이... 호수에 던지는...
희생 제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전설들이 다수 발굴되고...
이러한 습속이...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래의 전통이라는 견해가 있으나...
문헌자료 등으로... 그 증거가 뒷받침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바이칼 민담의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
오늘날의 ‘바이’는... ‘풍부’를 뜻하는... 형용사이나...
의미의 근저에... ‘위대함’과 ‘신성함’으로서의... ‘풍부’가 서려 있는 것을 보면...
‘바이’에는... 단순히 물질적인... 자연조건의 풍성함을 넘어서...
샤먼적인... 신비가 포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샤먼을 의미하는... 뵈에서 ‘베푸는’, ‘위대한’, ‘높은’, ‘큰’ 등의 의미인...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바이(Bai)로 바뀌고... 이후 샤먼의 기억이 흐려지면서...
‘풍부성’이란... 표상적 의미가 부각되는... 일상적인 단어로...
그 성격이 변해 왔음을... 추론할 수 있다.
바이칼이... ‘부유한 호수’, ‘풍부한 호수’이건...
‘샤머니즘의 바다’ 혹은... ‘샤먼’ 그 자체이건 간에...
바이칼을 둘러싸고... 전해져 오는... 전설과 민담들은...
체계적인... 연구의 대상이 된 적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도... 채록조차 되지 않은 채...
사장되어 가는... 이야기들이... 있음을 생각하며...
본격적인 연구에 앞서... 서둘러 이야기들의... 수집과 분류가 더 시급한 실정이다.
바이칼인들의 이야기와... 알타이의 민담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면...
알타이인의... 구비문학 연구는 물론...
고대인의... 삶의 양태와... 문화적 상호 관련성 및...
복합성에 대한... 성찰도 지금보다... 더욱 깊어질 것이다. -양민종
"우리민족과 유전자가 가장 비슷한 바이칼호수의 브리야트족"
바이칼湖는 알타이語族의 子宮
<바이칼 호숫가의 堂木. 브리야트族은...
백화나무에... 하얀 헝겊을 매어... 행운을 빈다.
우리나라 무속에서의... 祈福行爲 그대로다.>
시베리아 한복판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거대한 호수가 바이칼이다.
지도로 보기에는... 작아 보이지만... 바이칼은 매우 큰 바다이다.
그 크기가... 유럽의 작은 나라인...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합친 것 만하고...
물의 양은... 미국 5대호의... 물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안내인이 설명한다.
이 일대는... 저지대의... 분지이기 때문에...
주변의 높은 지역에서... 물이 흘러 들어와... 호수에 모인다.
도합 336개에 달하는... 작은 하천의 물을 끌어모은... 바이칼湖는...
인체의 맹장처럼... 호수 남서쪽 끝에 매달려 있는...
앙가라江을... 配水口(배수구)로... 삼는다.
앙가라江을 통해... 바이칼湖의 물은...
예니세이江과... 합류하여... 다시 北極海로 흘러 들어간다.
이 지역의... 주인은... 브리야트族이다.
알타이語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터키族, 카자크族, 몽골族, 브리야트族, 한국族, 일본族 중에서도...
한국인과... 유전인자가 가장 가까운... 종족이 브리야트族이다.
이들은... 森林(삼림)과... 호수를 생활근거로 하고...
남쪽의 말 달리는... 평원을... 경제생활의 무대로 삼았다.
예니세이江 유역의... 광활한 지역에 살고있는...
全주민들에게... 바이칼은... 정신적 고향이다.
그 이유는... 바이칼의... 신비스러운 물 때문이다.
까마득하게... 멀리 떨어진... 북극지방의... 야쿠티아에 사는 주민들이...
브리야트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까마귀를 조상신으로 모시며...
지도자는... 나무 밑에서 기도하는... 여인의 몸에...
엑스터시 과정으로... 잉태된다는... 믿음이...
바이칼 지방 주민들과...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이유가 의아했었다.
타이가(森林) 지대인... 바이칼과...
툰드라 지대인... 야쿠티아와는... 전혀 딴판인 환경이지만...
예니세이江으로...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안심시켰다.
역시... 지리학은... 문화학의 기초가 된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오는 데... 하루와 반나절이 걸렸다.
문학하는 사람들에게는... 춘원 이광수의 소설...
「유정」의... 한 무대이었기에... 매력이 있는 곳이고...
정치학도들에게는... 17세기 러시아... 청년 장교들이...
반란사건의 결과로... 참혹한 유형을 당한 곳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고고학자에게... 바이칼은...
흉노의 땅이자... 鮮卑族(선비족)의 고향으로... 더욱 매력 있는 땅이다.
한국인보다 더 韓國人 같은 브리야트族
여기 사는... 사람들은... 나와 똑같은 모습의 사람들이 많다.
아니... 나보다 더... 한국사람을 닮았다.
나는 한국사람치고는... 약간 검은 피부를... 타고난 사람이다.
金海(김해) 김씨의 조상이 되는... 駕洛國(가락국)...
金首露王(김수로왕)의 부인이... 印度(인도)의... 아유타國 출신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 중에는... 유난히 검은색 피부를 가진 사람이 많은데...
나도 그중... 한 사람인가 보다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여기... 브리야트族들은... 얼굴에 하얀 분칠을 한 것처럼... 동양인치고는 화사하다.
나처럼 南아시아적인... 유전인자가 섞이지 않은... 순수 몽골人인 셈이다.
안내양의 모습은... 순수 몽골人이 아니었다.
「스베타」라는 이름의... 전문대학 3년생은... 슬라브系 처녀였다.
여기서 태어나지도 않은 듯... 이 지역의 인구라든지...
산의 이름 같은... 지역문화에 대한... 상식적인 질문에도 머뭇거린다.
우리 대중가요에 등장한... 「아무것도 모르는 順伊(순이)」 같은 시골 처녀였다.
하긴 당시의 소련은... 帝國(제국)다운... 큰 영역을 경영하고 있을 때이니까...
우랄산맥 서쪽의... 러시아 지방 출신도...
시베리아에 와서... 자유롭게... 직업을 찾을 수 있을 때였다.
「순이를 앞세우고... 민속박물관으로 갔다.
1883년에... 개관한 박물관은... 지역문화 유물로 가득 차 있었다.
샤먼 수만 명을 학살한 蘇聯
지은 지 오래된 건물이라서... 조명은 희미하고... 진열장도 유리가 나빠 얼룩거렸다.
그러나...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말이... 실증되었다.
박물관 건물이 초라하다고 해서... 소장품도... 초라할 이유는 없는 법이다.
전시품 중에... 단연... 돋보이는 것이 있었다.
샤먼(shaman: 무당)의 복장이었다.
소련의 사회주의는 ... 원주민의 신앙을... 인정하지 않았다.
舊러시아 시절부터... 소련 통치까지...
오랜 기간... 시베리아에 살던... 샤먼 수만 명을 학살하였다고 한다.
넓은 대륙에 퍼져 살고 있는... 다양한 원주민들의... 정신적 버팀목 노릇을 하던...
샤먼의 존재는... 공산주의 이념으로... 통치하려던...
소련의 입장에서는... 매우 껄끄러운 것이었음이... 틀림없다.
지금 시베리아에는... 샤먼이... 한 사람도 없다.
世襲巫(세습무)는... 이미 代가 끊겼고... 가끔 神이 내린...
降神巫(강신무)가... 탄생한다고 해도... 스승이 없으니 전통이 이어질 수 없다.
따라서... 춤이나 비손(神에게 손을 비비면서 소원을 비는 일)도... 잊혀졌다.
1995년에... 야쿠티아 공화국에서 만난...
샤먼 춤 전공자는... 呪文(주문)을 암기하지 못했다.
공산주의는... 70년밖에... 계속되지 않았는데...
그 실패한 실험의 결과는... 人文學(인문학)에...
커다란... 空洞現狀(공동현상)을... 초래하였다.
공산주의... 소련이 해체되어... 러시아공화국이 된 지금이라도...
누가 정신을 차려... 잊혀진 말과 노래를... 採錄(채록)해 둔다면...
문화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임이 틀림없겠다.
샤먼의 복장은... 두 개가...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하나는... 가죽으로 만든... 에벵키族의 것이고... 또 하나는 야쿠트族의 털 복장이었다.
에벵키族의 무당 옷은... 가죽 모자와... 가죽 두루마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모자는 둥근 형태로... 이마 높이로 帶輪(대륜)을 돌리고... 대륜이 흘러내리지 않게...
귀와 귀를 연결하고... 이마와... 뒤통수를 잇는...
헝겊이... 정수리에서... 열 십(十) 자로 교차하게 만들었다.
한국 여자 아이들이... 설빔으로 쓰던 모자인... 「굴레」와 같은 모양이었다.
이런 모자는... 신라 시대 귀족인... 瑞鳳塚(서봉총)의...
여자 주인공이 썼던... 金製(금제) 모자와...
北燕(북연)의... 馮素弗(풍소불) 무덤에서 출토된...
金銅(금동) 모자와... 똑같은 디자인이었다.
두루마기 앞면에는... 얇은 철판으로 만든...
날짐승 여러 마리와... 활촉·칼 등을... 달아 놓았고...
뒷면에는 역시... 철판으로 만든 사람..
포유동물, 물고기, 반달 모양의 칼 등을...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
이것은 샤먼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를... 다스린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야쿠트族의... 샤먼 복장은... 털이 달린 두루마기라고 앞서 말하였다.
다만 모자에... 사슴 뿔 모양으로... 장식한 것과...
털가죽 장화가 달려 있는 게... 에벵키族의... 복장과의 차이점이었다.
하긴... 야쿠트 지방은... 툰드라 지대이니까... 거기에 서식하는 순록이...
주민의... 경제생활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존재이다.
따라서 샤먼도... 거기에 걸맞은... 복장을 입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환경·경제·신앙의 3요소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문화의 색깔이 결정되는... 현상이... 가슴에 전달되어 왔다.
바이칼에 보이는 빗살무늬 토기 문화
빗살무늬 토기는... 한국 新石器(신석기)시대의... 간판격인 유물이다.
바이칼 민속박물관에 보이는... 고대 유물로는... 舊石器(구석기)시대의...
打製石器(타제석기)부터... 신석기 시대의... 통나무 베는 돌도끼가 특징적이었다.
바닥 부분이 뾰족하고... 몸체에... 선과 점을 陰刻(음각)하여...
마치... 머리칼을 빗는 빗으로 그린... 平行線(평행선)들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빗살무늬 토기는... 한반도에서는... 신석기 시대의 유물인데...
바이칼에서는... 한반도 보다... 늦은 시기인... 靑銅器 시대의 제품이다.
함께 사용된 유물로는... 石製(석제) 어망추와... 동물 뼈로 만든 바늘이 있어서...
당시... 주민들의 어로생활을... 설명하고 있었다.
조금 어려운 얘기지만... 한국 신석기문화의... 대표유물인 빗살무늬 토기가...
유라시아 대륙의... 북쪽 전체에서... 발견되는 현상을 놓고...
나는 고고학도로서... 평생토록... 고민하고 있다.
先史時代(선사시대)에... 유라시아의... 문화현상을 보면...
한반도부터... 시베리아 헝가리·독일·스칸디나비아로... 연결되는...
環北極圈(환북극권: Circum Polar)... 음각토기 文化帶(문화대)와...
따뜻한 남쪽 지역인... 중국. 이란. 터키로 연결되는...
彩色土器(채색토기) 문화대가...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다.
음각토기는... 추운 지방의... 수렵 어로인들이 만들었고...
채색토기는... 따뜻한 지역의... 농경인들이 만든 것이다.
도대체... 토기가 무엇이기에... 공을 들여...
뜻 모를 선들을... 陰刻하거나... 붉고 검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단 말인가.
이건 내 추측인데... 先史人(선사인)들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현대인들보다 더 깊었던 모양이다.
기후나 환경이... 경제생활을... 완전히 지배하던 때이었으니까...
풍요를 희구하는... 의미의 그림을... 토기에다 그려서...
주술적인 혜택을... 기원하였던 것 같다.
아무튼 이때... 토기에 그려진 그림들은... 모두 抽象畵(추상화) 계통으로...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인... 具象畵(구상화) 계통과는... 완전히 구별된다.
한국의 빗살무늬 토기가... 유라시아 대륙의...
陰刻土器(음각토기)... 문화권 중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현상을 놓고... 민족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토기에 그려진 무늬가... 고대인들의 신앙을... 표시한 것이라면...
한반도에서 발생한... 어떤 신앙의 내용이...
음각토기 문화권으로... 퍼져 나갔다고... 추리된다.
이때 혹시... 신앙과 함께... 사람의 遺傳因子(유전인자)도 퍼져 나갔다면...
한국인은... 수억이 넘는... 北方 유라시아 인구의...
DNA 구성에... 깊이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것인가?
문화는... 따뜻한 지방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한반도는... 음각토기 문화권에서는... 가장 따뜻한 땅이다.
언어학에서는... 다른 견해일지 몰라도... 음각토기 문화권 사람들끼리는...
유사한 언어인... 우랄語와... 알타이語를 사용하고 있다.
고고학적 문화 벨트와... 언어문화권이... 거의 일치하고 있는 현상이...
나로 하여금... 학문적... 고민에 빠지게 한다.
이건... 인문학적 상상이지만...
자연과학의... 연구성과가 축적될수록... 이런 해석에 힘이 실린다.
학문 발달사를 보아도... 인문학적 발상이... 자연과학을 선도한 적이 많다.
예를 들면... 맬서스(Malthus)의 人口論은... 適者生存(적자생존)이 키워드인데...
다윈 (Darwin)의... 進化論(진화론)도...
適者生存의... 시각에서... 動物界(동물계)를 해석한 것이다.
先史時代부터 숟가락 사용
잠시... 과거 속으로 갔었지만... 이제 바이칼로 돌아가자.
레나 강변 일가(Ilga) 지방의... 청동기 시대 유물 중에...
청동제 낚시바늘과 함께... 사슴 이빨로 만든... 목걸이 장식이 있어서...
어로와 사냥이... 당시 그곳 주민의... 생활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동물 뼈로 만든... 숟가락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시베리아 주민들은... 先史時代부터... 숟가락을 사용하였다.
돌로 만든... 숟가락은... 「西 시베리아 先史文化」라는...
책에 소개된 적이 있어서... 놀라운 일은... 전혀 아니지만...
그런데... 이번에는... 뼈로 만든 숟가락이었다.
정교하게 갈아 만들어...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
일상 생활용의... 수준을 넘는... 儀禮用品(의례용품) 같아 보였다.
한국의 先史時代 유적에서는... 이렇게 정교한... 숟가락이 발견된 적이 없기에...
나의 고질적인...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숟가락의 용도는... 술이나... 국물을 떠먹기 위한 것이다.
특히... 뜨거운 국물은... 숟가락 없이는 먹을 수 없다.
뜨거운... 국물을 만들려면...
물을 끓일 솥이나... 냄비 같은 容器(용기)가... 있었다는 얘기다.
어떻게 생긴... 容器였을까?
이 의문은... 다음날... 대번에 풀렸다.
바이칼 호반의 호텔에서... 점심을 먹을 때... 뜨거운 스프가 나왔다.
어른 주먹 두 개 합친 것만 한... 오뚝한 오지 단지에 담긴... 스프를 먹게 되었다.
쇠고기 국물에 끓인... 야채국이었다.
러시아말로... 「쉬」라고 한다.
오지 그릇이니까... 스프의 온도가... 오래 보존되어...
뜨거워서...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밖에 없었다.
西유럽의... 미지근한 스프는... 납작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데 비해...
이곳의 단지는... 깊어서... 국물을 떠먹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떠서... 입으로 불어 가며 먹는... 「쉬」의 맛은 별미였다.
러시아를 여행하는 동안... 야채가 귀한 탓에...
야채가 가득한...「쉬」는... 감칠맛이 있었다.
역시... 추운 지방에서... 뜨거운 湯(탕)류를 먹는 습관이...
숟가락을 일찍부터... 발전시켰음을... 설명하고 있었다.
일본사람... 이치이로 하치로(一色八郞)가 쓴...
「젓가락(箸)의 文化史」라는... 책을 보면...
南중국에서부터 ... 적도지방까지는... 모두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권이다.
지금이니까 ... 위생적으로 젓가락을 쓰지...
옛날에는... 모두 손가락을... 사용하였을 것이다.
인도에서는... 매운 커리 음식도... 손으로 먹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南아시아를 여행하면... 스프를 먹어 볼... 기회가 드물다.
날씨가 더운 지방이라서... 뜨거운 스프가... 없는 것인지 몰라도...
스프를 먹는... 문화가 없어서... 숟가락이 불필요한지도 모른다.
바이칼 自然史 박물관
바이칼 호수를... 연구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박물관이 있었다.
지은 지 오래된... 목조 건물 속에... 각종 어류의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바이칼은... 원래 바다였다.
地質時代(지질시대)에... 화산 활동으로 생긴... 深淵(심연)이 융기하여...
바다에 있던... 동·식물을... 고스란히 품은 채... 호수가 된 것이다.
그래서... 바다에서만 사는... 물고기들이... 내륙호수 속에서 살게 된 것이다.
짠물은... 서서히 단물이 되고...
그 속의 생물들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매우 특수하게 진화하였다.
바이칼湖는... 길이 636km, 최대 폭 79km, 표면적 3만1500km2...
가장 깊은 곳 1742m... 투명도는 한때 40m였고... 20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南美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갈라파고스 섬에서 살고 있는...
도마뱀을 연구한... 다윈도... 아마 여기는 못 와본 것 같다.
그 사람의 책에... 바이칼湖 이야기가... 한 마디도 없는 걸 보니...
호숫가에는... 수영복 입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정작... 수영하는... 사람은 없었다.
물이... 너무... 차갑기 때문이다.
물가에 서서... 낚시하는 사람도 있어... 一見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호수를 건너다니는... 여객선이 도착하여... 사람과 짐들을 내리느라고...
잠시 어수선하였다가... 이내... 太古風의 평화로 돌아왔다.
바이칼湖... 서쪽 언덕 위는... 나무 숲이었고...
숲 속엔... 굵은 백화나무에... 흰색 광목 조각이... 무수하게 매여 있었다.
우리나라 巫俗(무속)에도... 등장하는... 堂木(당목)이었다.
한국에서는... 당목에 五方色(5방색)인...
검은색(북) 붉은색(남) 푸른색(동) 흰색(서) 황색(중앙)의... 천을 매단다.
한국 것과 비교하면... 바이칼 것은... 흰색 한 가지뿐이어서 단순하지만...
나무에다... 헝겊이나... 종이를 매달면서...
인간의 소원을 비는... 신앙의 내용은... 똑같은 것이다.
『나무와 헝겊을... 러시아말로... 무엇이라고 합니까?』
순이가 알 턱이 없었다... 하긴 러시아말로 알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원주민인... 브리야트族이나... 인근에 살고 있는...
에벵키族의 말이어야... 우리말과 비교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당목이 있는 곳에... 장승이 있는 법이다.
호텔 입구에... 텁석부리 영감 모습의... 장승이 있었다.
만든 지... 얼마 안 된 듯한... 安東 하회탈을... 쓴 모습의 장승이었다.
먹과 붓이 있었다면... 「天下大將軍」이라고... 써 주고 싶었다.
사냥꾼들은... 통나무집에 산다.
우선... 혹한을 이겨 내려면... 보온이 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통나무집은... 견고하기 때문이다.
한번 내리면... 몇 미터씩 오는... 폭설의 무게를 이기려면... 우선 집이 튼튼해야 한다.
또한... 여기 주민들이... 시베리아 삼림지대의 맹주들인...
호랑이나... 곰 같은... 맹수의 습격으로부터 살아남으려면...
통나무집밖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굵은 재목으로 지은... 귀틀집들이... 타이가(Taiga) 지대 곳곳에 있었다.
평면이 직사각형이고... 중앙에 출입구... 좌우에 들창이 있는 게... 기본형이다.
이 경우는... 방이... 하나 짜리다.
조금 큰 집은... 2층으로... 아래층은 창고, 위층이 살림공간이다.
신라 積石木槨墓의 原型
「타이가 하우스」(멋대로 命名한다면)의... 기본형은...
유목민인... 스키타이-알타이族들의... 무덤방으로 전용되었다.
예니세이 상류의... 유명한 파지리크 古墳(고분)은...
초기 금속기 시대의... 族長級(족장급) 주인공이...
통나무집을... 저승생활을 위한... 집으로 삼아 쉬고 있었다.
수많은 副葬品(부장품)들이... 통나무집 속에서... 발견되었다.
주인공과... 유품들이 도굴되지 않도록... 통나무집 위에...
천문학적 분량의... 돌이... 산처럼 쌓여 있는 구조였다.
유사한 구조가... 인근의... 얼음공주의 묘...
카자흐스탄의... 이씩 쿠르간에서도... 발견되었다.
이것이 바로... 新羅(신라) 왕족들의 무덤인... 積石木槨墓(적석목곽묘)의 구조다.
돌을 쌓아... 통나무집을 덮은... 구조인 것이다.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거리는...
요즘의... 제트기로 날아가도... 다섯 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이고...
알타이지방의... 이씩 쿠르간이나... 파지리크 古墳이 만들어진 때는...
신라왕들의... 무덤보다... 800년 이상 빠르다.
중앙아시아의... 古代민족들과...
新羅의 왕족들은... 무슨 관계가 있었기에...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고고학자들은... 世紀(세기)를 넘기면서... 고심하고 있다.
인간의 이동인가?
그렇더라도... 기나긴 시간 가운데... 傳承(전승)의 錯誤(착오)현상도 없었단 말인가?
이에 관한 고민은... 일단 나중에 하기로 하자.
타이가 하우스 정문에... 물고기 그림이 있었다.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이... 金海 首露王陵(김해 수로왕릉)의... 雙魚文(쌍어문: 神魚)이었다.
앞서 말한... 쌍어문의 문화사적 의미는...
단순한 文樣(문양) 이상으로... 심오한 것인데...
여기서... 발견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인도(아요디아)-南중국(安岳)-가야-倭(왜)까지의... 이민 루트 때문에...
首露王이... 神魚思想(신어사상)에... 접하게 되었겠지만...
바이칼 지방의... 雙魚 무늬 그림은... 약간 의외의 존재였다.
어쩌면... 바빌로니아-스키타이-알타이-바이칼까지...
주민들이... 이동한 결과인지도... 모를 일이다.
前者가... 농업사회 간의... 이민이라면...
後者는... 騎馬民族(기마민족)들 간의... 접촉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백화나무는 新羅의 토템
타이가 지대의... 한복판인... 바이칼 지대는...
「白樺(백화)나무」(자작나무)로... 덮여 있는 땅이다.
백화나무의 고향은... 寒冷(한랭)지대다.
한반도의 기후는... 백화나무가 탐스럽게 자라기에는... 너무 덥다.
그런데도... 신라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백화나무를 숭상하였다.
天馬塚(천마총)에서 발견된... 승마용 障泥(장니:말다래)를...
백화나무 껍질로 만들고... 그 위에 하늘을 날아가는... 天馬를 그렸다.
하고많은 재료 중에서... 하필이면... 백화나무 껍질을 썼을까?
그뿐만 아니라... 천마총의 주인공은... 白樺皮(백화피)로 만든 모자도 쓰고 있었다.
신라인들에게... 백화나무는... 무슨 의미가 있었기에...
저승으로 가는 사람의... 말다래와 모자를.. 백화나무 껍질로 만들었을까.
여기에... 신라인들의... 신비성이 있다.
백화나무는 영어로... 「birch」이고... 러시아 말로는「베로이자」이다.
유목민들이었던... 스키타이族이나... 사냥꾼인 에벵키族들이...
이승의 집이나... 저승의 집을...
모두... 백화목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나를 흥분시켰다.
왜냐하면... 日本書紀(일본서기)에서는...
신라를 「白木」이라고 쓰고 ... 「시라키」라고... 읽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히... 백화목이 新羅라는... 國名으로 발전하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다.
新羅 金氏의 조상인... 金閼智(김알지)는... 鷄林(계림)에서 탄생하였다.
유목민들의 민속 중... 위대한 인물의 탄생에는...
항상... 커다란 나무를 통해서... 생명이 내려온다는 것은...
新羅人에게... 그 나무가 바로...
한랭지대에서만 자라는... 白樺木이었다는 것이...
민속과... 역사적 기록과... 고고학적 증거가...
모두 일치하고 있는... 현상을... 우리가 마주치고 있는 것이다.
신라인들의 고향은... 따라서... 白樺木이 잘 자라고 있는... 시베리아 지역이다.
그 지역 종족 중에서... 한국인들과... 假定(가정) 유전인자가 가까운...
바이칼 지역의... 브리야트族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옮긴글
[출처]https://blog.naver.com/tempia7/20126305778 |작성자 임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