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 저러한 일로 목요산우회의 산행이 3주만에 이루어졌다. 회원 5명(김종국 양수랑 윤상윤 정재남 최문수 등)이 오랜만에 우리의 애마로 지리산 북쪽 달궁계곡에 도착하였다. 광주는 여름이었지만 지리산 골짜기는 여름이 아니었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부터가 시원하였고 강렬한 태양도 그저 우리의 들뜬 마음을 어루만져 줄 뿐 이글거린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달궁계곡에서 뱀사골로 들어가는 그늘진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그러나 '와운교'에서 '화계재'로 오르는 뱀사골은 탐방로 공사 때문에 일정기간 통제가 된 관계로 '와운마을'로 올라가게 되었다. 구름도 누워서 쉬어간다는 '와운(臥雲)마을'에는 지라산 천년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많은 탐방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우리는 천년송(千年松) 2그루의 웅장한 자태에 취하여 잠시동안 그 아래서 바람과 동무하여 얘기를 나누었다가 내려왔다. '천년송가든'에서 닭백숙을 시켰다. 여러가지 맛깔스러운 산채도 나왔다. 지리산 '명선봉'과 '연하천'에서부터 시작되어 내려오는 골짜기를 바라보며 소맥을 마셨는데 우리가 잠시동안 시선 이태백이 된 환상에 빠지기도 하였다. 주인 아주머니가 잘 익은 가을 김장배추김치를 가위로 잘라 주어서 그것을 닭죽에 넣어서 먹었는데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첫댓글 아석 덕분에 책상 앞에 앉아 달궁계곡 구경 잘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