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헤알화의 폭락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교훈
브라질 헤알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 5년간 137% 추락.
조만간 1달러 당 5.0헤알 전망도. 모라토리움 경계해야.
탈출하는 달러 막지 못하면 모라토리움 선언 후 수습하는 것이 현명한 정책판단.
브라질의 외환위기는 미국의 통화패권 희생양.
우리나라 투자자들, 눈물을 통해 신흥국 보다 미국 중심, 달러 중심 투자습관 배워야.
(관련내용)(아시아투데이 2015.12.31.)올해(2015) 마지막 외환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전날보다 1.83% 떨어진 달러당 3.948헤알에 마감됐다.
헤알화 가치는 호세프 정부 출범 첫해인 2011년 12.15%, 2012년 9.61%, 2013년 15.11%, 2014년 12.78%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48.49% 하락했다. 5년간 누적 하락률은 136.97%다.
호세프 정부 출범 직전인 2010년 12월 30일 환율은 달러당 1.666헤알이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번 주 초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환율은 달러당 3.90헤알, 내년은 4.20헤알로 전망됐다.
한편, 브라질의 주요 컨설팅 회사들은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르면서 헤알화 폭락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 회사 '캄비우 NGO'의 시즈네이 모우라 네미 연구원은 새해 국가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되면 환율이 5.00헤알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컨설팅 회사들도 정부 재정 악화와 경기 침체 장기화, 물가·실업률 상승, 산업생산 둔화 등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헤알화 가치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진단했다.
3개 국제신용평가회사 가운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내렸다. 무디스는 투자등급의 맨 아래 단계인 'Baa3'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무디스는 "브라질의 재정과 경제활동 지표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고, 언제 바닥을 칠지 명확한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상태다.(중략)
(이길영의 분석코멘트)
브라질의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IMF(1997.11)외환위기를 겪은 바 있어 외환위기가 얼마나 한 국가의 존재감을 무력하게 하고 국민들에 절망을 안겨주는지 잘 압니다.
문제는 외환위기는 중간에 적당히 타협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끝장을 본다는 것입니다. 현 정부 및 차기정부를 대상으로 규제개혁 등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요하면서 항복선언을 받아내고 맙니다.
그동안 미국이 벌여온 통화(달러)전쟁은 자본주의 사회주의를 가리지 않고 진행해 왔습니다. 플라자합의(1985)에 의해 일본(엔화)을 굴복 시켰으며, 아시아 외환위기(1997~1998)때는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위협하는 아시아 네 마리용(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을 희생시켰습니다. 그 유탄이 러시아까지 튀면서 러시아의 보복(1998년 모라토리움 선언)으로 결국 미국의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사(LTCM)가 천문학적인 부도(약 1000조)를 내고 파산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새롭게 부상한 브릭스국가(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우파정권인 인도는 제외)에 집중 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질서 및 통화질서는 미국의 국가전략에 의해 쓰여 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미국은 통화(달러)와 유가를 통해 신흥국을 견제하면서 미국의 글로벌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할 것입니다.
리우울림픽(2016.6)을 앞두고 있는 브라질을 미국이 극한 상황(무디스에 의한 투기등급 강등)으로 몰고 가겠어?... 항상 설마가 사람을 잡습니다.
무디스의 브라질 국가신용등급 투기등급 강등은 이미 예견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브라질 경제는 원자재 수출이 절대적인 비중으로 중국경제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올해(2016) 중국 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브라질의 수출감소는 불가피 할 전망입니다.
리우올림픽 특별재정 등을 감안하면과 대규모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무디스가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하지 않은 상태에서 브라질이 먼저 모라토리움(채무유예)을 선언할 경우 무디스는 대규모 소송 전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의 면피를 위해서도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 시기는 3개월 유예기간을 감안할 시 올(2016) 2월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편 사회주의 국가 및 좌파정권들은 통화위기는 미국이 자국이익을 위해 벌이는 머니게임으로 보고, 무한대의 달러 대응으로 막기 보다는 모라토리움(채무유예)을 서둘러 선언하고 벼랑끝 부채탕감 협상을 벌이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어찌 보면 지극히 현명한 방법입니다. 최근 그리스의 사태를 보면 짐작이 갈 것입니다.
종합해보면 해외 투자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막연한 낙관은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투자원칙도 미국의 통화(달러) 공격으로 수시로 파괴될 수 있는 신흥시장은 회피해야 합니다. 장기투자를 하기에는 미국의 통화(달러)공격 사이클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헤지 포지션이 있으나 소액으론 이중통화 간 완벽 헤지 불가능)
우리보다 앞서 초저금리를 경험한 일본의 투자자들이 한 때 신흥시장에서 처절히 당하고, 이제 해외투자는 철저히 미국 중심, 달러 중심, 앵글로색슨 중심으로 한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2016.1.6 글. 이길영/전 한국경제TV 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