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의 대중음악의 기반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근간은 밴드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수만이 주목을 받는 현실에서 연주자와 가수가 하나가 되어 합주하는 밴드음악의 활성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주자 없는 가수는 모래성위에 집을 짓는 것이라 생각하며 방송에서도 만들어 놓은 반주테입이나 입만 벙긋하는 공연은 방송전반의 기술이나 음향효과를 담당하는 분들의 입지도 약화시키는 퇴보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시절 20대 나이 생각나는 것은 비교적 당시에 알려진 밴드 부활은 서울이라는 중앙무대에서도 이승철씨를 전면에 내세워 소녀팬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인기절정의 밴드였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음반의 사진엔 김태원이라는 기타리스트가 등장했고 이들은 유명세와는 달리 무대의 크고 작음을 떠나 전국의 어디든 팬들이 있는 곳은 불원천리 달려가던 밴드로 기억합니다.
저도 당시 지방의 공연장(전문 음악공연장이 아닌 영화를 상영하는 충주의 한극장에서 )에서 무명의 밴드들과 함께 공연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지금도 절절히 남아 있습니다.
당시 김태원씨는 지금처럼 부드러운 인상이 아니었고 말그대로 카리스마 넘치는 과묵한 사나이었습니다. 당시 연주하던 "비와 당신의 이야기" "희야""너뿐이야!"와 회상1.2.3시리즈는 너무도 저의 가슴에 각인이 되었고 그 곡들은 당시 유명했던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에서 영화주제음악으로 나오기도 합니다.그 후 저도 군입대를 했습니다.
당시 부활의 안 좋은 소식을 듣고 있다가 다시들었던 "사랑할수록"이라는 힛트곡을 기억하며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음반이라 소개하던 김태원씨의 "잡념에 관하여"라는 타이틀의 4집 앨범의 파도소리와 그것이 표현된 빨간자켓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불세출의 보컬 박완규씨가 언론에 나오기 전 경기도의 산본 신도시 어느작은 소극장에 나타냈던 부활을 기억합니다. 당시 레드제플린의 노래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하나 하나 팀을 살려 재건하던 모습 .... 팬들은 그들을 잊었지만 그들은 작은 것 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박완규씨의 깡마른 체격이지만 강한 음색을 토해냈고 칼날같지만 애절한 보컬 그후 서울의 마당세실극장에서 (당시 이 극장이 하향세일 때) 윗옷을 벗고 열창하던 "론리나잇"은 평생 잊지 못할 명장면입니다.
그리고 박완규씨의 탈퇴와 김기연이라는 개성있는 보컬로 시작한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음반 잊혀질만 할때 즈음 부활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노래들과 새로운 가수 김성욱을 영입하여 부른 "안녕"이라는 명곡과 당시 영월 동강을 등장 시킨 "동강"등도 기억나는 명곡입니다.
그리고 잊혀지나 싶었는데 김태원씨는 김도균 신대철씨등과 기타연주음반을 내기도 했었고 그 이후 정단이라는 가수를 영입 하여 새로운 음반과 함께 중국에도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 때쯤을 전후로 지금의 라인업인 드럼의 채제민(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실력있고 관록있는 드러머)씨가 부활의 탄탄한 사운드에 일조를 하였는데 채제민씨가 어느 인터뷰에서 친구따라 우연히 음악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우연은 실력이 되어 80년대 후반 강변가요제에서 티삼스라는 밴드의 "매일 매일 기다려"를 가창상이라는 상을 수상했고 그후에도 보기드문 역작을 연주했던 드럼 주자라는 사실과 또한 유명가수의 세센을 담당했으면서도 헤어짐과 만남이 다반사인 가요계에서 의리를 계속 유지하는 멋진 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면을 가지면서도 탄탄한 부활의 기반을 만드는 서재혁씨의 인터뷰에서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소시민의 일상과 함께 음악연주자로서의 자존심을 가지고 어려울때나 빛날때 상관없이 10여년 이상 한자리에서 밴드의 구성원이 되어 활동하시는 면모를 보면서 장기적인 활동을 담보하는 전통적인 밴드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정동하씨 그를 방송이전 처음 본것은 2006년 겨울 콘서트 안내문을 봤을 때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부활에서 가장 최장기의 보컬을 담당하면서도 요란하지 않음을 자랑하는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부활의 다양한 음악을 소화하는 가수는 많지가 않다고 생각합니다. 원곡을 부른 가수는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부활이 만든 어려운 명곡들을 콘서트 마다 소화하고 공연하는 전천 후 가수라고 생각하며 이분이 부른 최근의 많은 노래들 또한 부활의 대표곡이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지금도 진화하는 음악을 하는 부활 그리고 쉽게 팬들에게 다가가는 밴드 그러면서도 관록과 실력을 자랑하는 부활이 있기에 우리의 가요계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도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정동하씨도 솔로로 데뷔를 하여 뜨는 중이고 새로운 보컬을 영입하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