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으로 시작하는 하루.
오늘 아침도 면이다.
어제 보다 조금 짜운 것 같기도 하지만 여전히 맛있다.
어제 탔던 빵차(100원)를 불러 호도협으로 출발.
우리의 도착지는 치아우토우.
숙소에서 도착까지 약 세시간이 걸린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전까지...
가는 중간중간 운전사의 설명이 곁들여진다.
가는길에 장강 제일만이 시작되는 곳도 가르쳐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친절하다
치아우토우에 도착해서 입장권(40원)을 끊고
차를 돌려보내고 드디어 우리만의 여행이 시작이다.
숙소에서 가져온 손으로 그린 지도 한장을 들고
길따리 올라가다보니 외국인 부부가 내려온다.
'이리로 가면 맞죠?'(영어로 물어봤다)
'그렇다......(중략)
그리곤 우리 신발을 휙~ 보더니 한마디 던진다.
'5분만 가면 이 신발 머드팩 할 것이다.'
샌달을 신고 왔더니 산을 오르는데 너무 위험할 것 같아서
중국에서 거금을 들여 신발 하나 샀다. (165원)
완만하게 시작되는 길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
이 정도 길이면 티나까지도 가겠네...라며
참... 아까 외국인이 말했듯이 내 신발은
정말 10분이 지나기전에 진흙에 빠져 헤어나질 못해
신발안까지 진흙으로 채우는 끔찍한 일을 당했다.
좀만 조심했어도 괜찮을텐데...
뭐한다고 앞에 나가가지고...
올라가는 길에 광동에서 온 청년 2명과 간단한 인사도 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길을 함께 했다.
가는 길 중간중간 돌에다 나무에다 빨간색, 노란색으로
화살표를 해놓았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쓰고 가면 길을 읽을 염려는 없을 것이다.
별로 걷지 않은 것 같은데도 1시간이 지나 맞는 풍경이 있었는데
갑자기 앞이 훤~하니 트이면서 장강이 협곡사이로 흘러가는 풍경이
보기만해도 ~~~
우리 이런 풍경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열심히 셔터 눌러 사진한장씩 찍어주었다.
가는 길 중간중간 비가 내려 어제 사놓은 비옷으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마을이 나타나는데
처음엔 우리는 그 마을이 납서족이 운영하는 그 지도상에 나와있는
숙소인줄 알았다.
빨간체육복 딸이(고성숙소) 분명 거기 가기전에 힘든 길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 정도를 힘든 길이라 했단 말인가 하며
'이러다가 오늘 티나게스트하우스까지 가겠네...'라는
배짱섞인 말을 풀어놓았으니...
나중에 생각하면 이 말을 들은 산이 얼마나 화가 났을까...
그래서 일부러 길을 돌아가게 만들어놓은건 아닌가 하는
힘든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초반부에서 쉬엄쉬엄 걸어가며 점심도 먹고
사진도 찍고 즐거운 길을 갈 수 있었는데..
드디어 그 힘들다는 길이 나왔으니
오르막길이다.
정말 힘들다.
산 잘타는 사람은 안힘들수도 있는데...
난 산 잘 못탄다.
그래서 힘들었다.
숨을 헐떡이며 몇시간을 걸었다.
물론 중간 중간 몇진 풍경 나온다.
그리고 사진도 찍었다.
나중에 사진 나오면 자랑해야지...
저녁 6시가 넘어서 드디어 숙소에 도착.
아~ 차마객잔 하나만 생각하고 얼마나 열심히 달려왔던가...
이곳이야 말로 진정 빨간체육복 딸이 가르쳐준 납서족이 운영하는 숙소였다.
우린 그것도 모르고...
숙소는 작고 아담하면서도 되게 이쁘다.
앞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좋고
숙소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외국인들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쳐다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우린 씻는것보다 배가 더 고팠기에
방에 들어가지도 않고 밥을 시켜 먹었다.
여기...
밥 진짜! 대빵! 많이준다.
작은 밥을 시켰는데도 대접으로 나온다.
나! 그거 다 먹었다.
반찬도 괜찮다.
특히 가지나물이 괜찮다.
참... 밥 기다리는 동안 외국인들이 샤워를 했는데.
이 인간들 안은 보지 못했지만...
분명 홀랑 벗었을 것이다.
거기다 큰 타올하나 걸치고 마당을 왔다리 갔다리
뛰어다닌다.
여자고 남자고 다!
에구~~ 보기엔 좋더만 좀 민망시럽더군... ^^
이것저것 정리한 후에 일행들과 맥주한잔 (대리맥주)
눈앞으로 하얀구름과 우뚝솟은 산
그리고 빗방울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