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19 (수) 北어선 삼척항 들어와… 해상판 '노크 귀순'
군 당국이 6월 15일 강원 강릉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던 북한 어선이 당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항구로 들어와 부두에 정박한 상태에서 우리 주민에 의해 최초 발견된 것으로 6월 18일 드러났다. 또 북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우리 주민의 신고로 신병 확보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군이 허술한 해상·해안 경계실태로 초래된 ‘해상판 노크 귀순’을 감추고,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 부두 정박 후 우리 주민과 대화까지
당초 군은 북한 주민 4명이 탄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15일 오전 6시 50분경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목격한 현지 주민들의 증언과 촬영사진 등이 속속 공개되면서 군의 발표가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북한 주민들이 탄 어선(소형 목선)은 항구로 유유히 진입한 뒤 부두 방파제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주민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사진에서도 방파제에 접안한 북한 목선에 탄 북한 주민 4명이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지만 군이나 경찰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당시 군과 해경이 북한 어선의 항구 진입 및 정박 때까지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결정적 정황으로 해석된다. 북한 목선을 처음 발견한 것도 해안경계 근무를 하는 군이나 해경이 아니라 민간인이었다. 우리 측 어민이 북한 어선을 수상히 여겨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자 북한 주민은 “북에서 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중 일부는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우리 주민에게 요구하거나 육지로 올라와 서성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주민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경찰차와 군 병력이 출동해 부랴부랴 현장 통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 치밀하게 남하 준비한 듯
북한 주민이 타고 온 목선은 높이 1.3m, 폭 2.5m, 길이 10m 안팎으로 알려졌다. 낡은 소형 어선으로 배의 좌우현에 별다른 장비 없이 한글과 숫자로 이뤄진 식별용 붉은색 글씨가 적혀 있다. 갑판 위쪽에 어구를 고정하는 장대와 옷가지 꾸러미 등을 제외하면 어구는 실려 있지 않았다. 또 발견 당시 일부 주민이 두꺼운 방한복을 입은 상태인 점에 비춰 애당초 귀순 목적으로 NLL을 넘어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사진 속 북한 어선의 선체 아래에 달린 여러 개의 비닐봉지는 식량 등 탈북 물품을 넣어 젖지 않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이 북한군 특수부대에서 지급되는 위장무늬 군복 하의를 입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역 북한군이거나 최근에 전역한 민간인일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형 목선을 타고 130km 이상을 남하해 남측 항구에 정박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이들이 조류 상황 등을 잘 알고 사전에 치밀하게 귀순 준비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당국은 이날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송환한 뒤 선장 동의하에 어선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비무장 북한 주민들이 탄 소형 목선에 뻥 뚫린 해상·해안경계 실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보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자는 “‘이런 대비 태세로 고도로 훈련된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기습 침투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비판을 받아도 군이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삼척항 정박 北 어선… "스스로 홋줄로 배 묶고 상륙"
지난 6월 15일 동해안을 표류해 강원 삼척항 부두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에 탄 어민들이 해경 출동 전에 부둣가에 홋줄로 배를 묶어 정박시켜놓고 부두에 올라왔던 것으로 6월 18일 알려졌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이날 입수한 어선 사진에 따르면, 이 배는 부둣가에서 10m 떨어져 홋줄로 묶여 있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사진 제보자는 "북 어선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해상에서 구조된 게 아니라 삼척항까지 떠내려와 스스로 부두에 정박한 것"이라고 했다. 또 "현지 주민들 얘기에 따르면, 어선의 기관이 고장난 상태도 아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 어선이 스스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할 때까지 군·경 감시망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우리 해안 경계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15일 삼척항 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 어선의 사진을 보면 뱃머리 부분에는 흰색 밧줄이 육지와 연결돼 있다. 이 사진은 해경이 현장에 출동하기 전 삼척항 부두에서 바다 쪽을 향해서 촬영한 것이다. 제보자는 "이 배는 북한 어민 스스로 육지로 올라와 홋줄로 배를 고정해놓은 것을 촬영한 사진"이라고 했다. 해경이 '북 어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기 전에 이미 북한 어민들이 스스로 배를 정박시켜 놓고 배에서 내린 모습을 촬영한 것이란 얘기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 어선은 지난 6월 15일 오전 6시 50분쯤 삼척항 내 방파제 부두 암벽에 정박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어선을 발견해 신고한 사람은 삼척항 주민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어선에 탑승한 어민 4명 가운데 일부가 우리 주민에게 북한 말씨로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당국은 최초에 '방파제' 등의 언급도 없이, 해당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에서 처음 식별됐는지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당국에 따르면 북한 어선은 높이 1.3m, 폭 2.5m, 길이 10m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입수 사진에 따르면 해당 어선은 목재로 만들어진 구형 어선으로서, 배의 좌현이나 우현 바깥쪽에는 별다른 돌출 장비 없이 배의 식별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붉은색 글자가 표기돼 있다. 또 배 갑판 위쪽에는 어구를 고정하는데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대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한 시설이 보이지 않으며, 다만 옷가지나 일부 도구로 보이는 꾸러미 정도가 보인다. 제보자는 "해당 사진은 우리 당국이 끌고와서 정박시킨 것이 아니고, 북측 어민들이 부두에 매 놓은 상태에서 그대로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어선은 북측 선장의 동의하에 폐기했다"고 했다.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어민 4명 중 2명은 이날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귀환했고, 나머지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혀 한국에 남았다. / 출처 : http://news.chosun.com
지난 6월 15일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소형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3일 동안이나 군의 작전 책임구역인 동해상에 머물렀지만 전혀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어선은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에 정박했고, 산책을 나온 주민이 이들을 발견해 112에 신고할 때까지 군과 해경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6월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선박은 지난 6월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0일 동해 NLL 북방에서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군에 합류했다. 6월 11∼12일 위장조업을 한 이 선박은 6월 12일 오후 9시 NLL을 넘었고 6월 13일 오전 6시께 울릉도 동방 30노티컬마일(약 55㎞) 해상에서 정지했다.
그날 오후 8시께 기상 악화로 표류하다 최단거리 육지 방향으로 항해를 시작했고, 6월 14일 오후 9시께 삼척 동방 2∼3노티컬마일(약 4~5㎞)에서 엔진을 끈 상태로 대기했다. 삼척항에 곧바로 접안하지 않고 밤 사이 해상에 대기한 것은 야간에 동력을 켜고 해안으로 접근할 경우 우리 군의 대응 사격 가능성을 우려한 행동으로 분석됐다. 이 어선은 6월 15일 해가 뜬 이후 삼척항으로 출발해 오전 6시20분 삼척항 방파제 인근 부두 끝부분에 접안했다.
북한 어선이 6월 12일 오후 9시 NLL을 넘어 6월 15일 오전 6시20분 삼척항에 정박할 때까지 57시간이 넘는 동안 군과 해경은 어선의 동태를 전혀 식별하지 못했다. 6월 14일 하루 동안 울릉도 동북방 해상에서 삼척항으로 동력을 이용해 이동하는 동안에도 군과 해경의 감시체계에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어선이 삼척항 인근에 접근할 때 NLL 부근으로 경비함 여러 척이 경계 작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P-3C 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 등도 정상적으로 초계 활동을 펼쳤다. 심지어 군 당국은 북한 어선들의 조업 활동이 늘어난 5월말 이후 이들이 NLL을 넘어오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경계 작전을 강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군과 해경은 평소보다 삼엄한 경계 작전을 펼치고도 3일 가까이 우리 영해에 머물러 있던 불상의 선박을 탐지하지 못했다. 또 지난 6월 15일 오전 6시15분께 삼척항 인근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에는 삼척항으로 접안하는 북한 선박의 모습이 1초간 2회 포착됐다. 삼척항으로 드나드는 선박을 관리하는 해양수산청과 해경의 CC(폐쇄회로)TV에도 해당 선박의 모습이 찍혔지만 조업 활동을 마친 남측 어선으로 판단,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함경북도를 출발해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과 선원들은 오전 6시50분께 산책을 나온 주민이 112에 신고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신고자는 차림새가 특이한 북한 선원을 발견하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고,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주민 중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때 북한 주민 2명은 방파제로 올라와 1명은 서 있고, 다른 1명은 앉아 있었다. 나머지 2명은 선박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이들 중 1명은 인민복, 다른 1명은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었고, 나머지 2명은 작업복 차림이었다. 군 관계자는 "주민 4명은 복장과 관계없이 민간인으로 1차 확인됐고, 대공 용의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4명 중 2명은 최초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고 진술했고 나머지 2명은 본인 의사로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타고온 북한 선박은 현재 동해 1함대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선박은 길이 10m, 폭 2.5m, 무게 1.8t으로 28마력의 엔진을 장착했으며, 어구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침투가 예상되는 곳에 경계 밀도를 높이고, 침투가 예상되지 않는 곳은 (경계) 밀도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군의 경계작전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나중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면밀히 분석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군과 해경의 해안 경계시스템에 문제가 드러나면서 경계작전 지휘 책임자 등의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 박한기 합참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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