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37) - 자살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은? (1)
2012. 5. 24. 19:24
자살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은?
■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어떻게 해석하나요? 자살하면 무조건 지옥에 갑니까?
■ 요즈음 연예인들의 자살이 많아졌는데, 그 중에는 기독교인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기독교인이 자살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는지요?
■ 자살충동을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기적 자살, 개인이 집단서 고립될 경우 발생운명론적 자살, 질병 등 절망 상황서 탈출구로
높아가는 자살률
국어사전에서는 자살을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이 절망적인 상태가 되어 자기의 삶을 스스로 포기할 때 일어나는 극단적인 행동이 자살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자살률이 급속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사회지도층이나 연예인들의 자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파급 효과가 큰 것도 사실입니다. 나아가서 그들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또한 인터넷상에 자살카페가 만들어지고 그 공간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만나서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통계청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인구 10만명당 31.2명이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 평균인 13명 보다 2.4배나 높은 편이며, 이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단연 1위가 됩니다<표 참조>.
자살의 유형
에밀 뒤르켕(E. Durkheim)이라는 프랑스의 사회학자는 자살이론의 선구자인데, 그는 자살을 개별적 행위로만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살행위가 사회적 조건에 의해 발생하거나 강요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그 유형을 네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1) 이기적인 자살
이기적 자살(egoistic suicide)이란 개인이 사회의 구성원임을 잊고 스스로 생명을 끊는 자기중심적 행위를 말합니다. 즉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집단 내에 강하게 통합되지 못할 때, 개인이 집단으로부터 유리되어 고립되거나, 자신을 동료들과 연결시켜 주던 결속이 약화되고 자신의 욕망에만 내맡겨질 때 일어나는 자살을 말합니다. 독신으로 사는 사람이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미혼자가 기혼자보다 자살률이 더 높은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사회집단이 강력하게 통합되어 있을 경우 그 사회집단은 개인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기에 개인이 고의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행동을 못하게 할 수 있다는데 기초합니다.
(2) 이타적인 자살
이타적 자살(altruistic suicide)은 문자 그대로 타인을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자살은 사회적? 민족적 연대감과 책임감이 강할 때 집단을 위해 개인의 생명을 스스로 버리는 현상입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렸던 독립투사들이나 민주화 열사들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며, 차원은 다르지만 전체주의하에서의 자살공격대 역시 또 하나의 예가 될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서 남편의 사망에 따른 부인의 자살, 주인의 사망에 따른 하인의 자살, 또는 정치적 메시지의 전달수단으로서 자기 파괴적인 행위, 집단의 목적을 위한 단식투쟁, 또는 반전 평화운동으로 분신자살을 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이타적 자살은 마지막 생명을 포기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점에서 개인에게 위험한 매력이기도 합니다.
(3) 아노미성 자살
아노미성 자살(anomic suicide)은 사회가 무질서하게 붕괴되는 상황에서 일어납니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위기 등으로 인하여 사회의 가치기준과 규범, 윤리관, 세계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사회의 급속한 변화는 개인에게 그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때 개인은 사회에 대한 적응이 갑자기 차단되거나 와해되는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제적 파산, 사회경제적 공황상태, 또는 갑작스러운 신변의 변화 등은 개인으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무력감을 경험하게 하면서 자살로 유도될 수 있는 것입니다.
(4) 운명론적 자살
운명론적 자살(fatalistic suicide)은 절망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자살입니다. 자기의 삶의 조건을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할 때 일어납니다. 경제적 파산을 맞았거나, 치명적 질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거나, 감옥 또는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을 경우에도 흔히 이런 자살을 시도합니다. 운명론적 자살은 자아의 약화와도 관련성이 깊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그것을 도저히 견디어 내거나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될 때 자살로 탈출구를 찾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적으로 이런 현상은 자아의 약화와 동시에 자기 연속성(self-continuity)과 자기 보존성(self-preservation)의 약화와도 관련됩니다. 사회적 환경이나 개인의 여건에 변화가 일어날 때, 자기 보존 능력이 결여된 사람은 자살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운명론적 자살은 사회적 여건과도 상당한 관련성을 갖고 있지만, 개인적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계속>
강영선 한신대 교수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120524192406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