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희생되신 분들의 영과 그 유가족
그리고 베트남 국민들께
저희는 대한민국의 중학생들입니다.
저희는 사회와 직접 만나고 사회를 경험하기 위해 학교 밖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일정 중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25년 째 수요일마다 모임을 갖는다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무려 25년 동안이나 외로이 일본정부를 향해 사과를 요구하고 계신 우리 할머니들을 모르고 지냈다는 사실은 저희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늦었지만 죄송한 마음을 안고 수요 집회로 향하던 어느 날, 저희는 더 큰 문제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이 저지르고만 씻을 수 없는 만행들입니다. 이 부끄러운 과거를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우리들 역시 일본 정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동시에 이 가슴 아프고 잘못되고 모순된 역사를 바꾸고 싶다면,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우리가 요구하려면 대한민국의 누군가는 같은 아픔을 가진 베트남을 향해 정중히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편지를 쓰고 오늘 이곳을 찾아 왔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정중히 사과드린 적이 없다는 것이 굉장히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저희들의 작은 목소리가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진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진심을 다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저희 한국군이 저지른 온갖 전쟁범죄들을 사과드립니다.
그 만행으로 인해 희생되신 수많은 영들, 그리고 그 유가족분들,
그리고 베트남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이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 고통 받는 이가 있음을 분명히 알고, 우리가 열어갈 앞으로의 사회는 상처받은 모든 이와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따뜻하고 용감하고 아름다운 시민으로 자라겠습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2016.10.26.(수)
광주 지혜학교 학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