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정읍시산내면예덕리 윗보리밭 잠시고개~구절재~사적골재~학선리 오룡마을
~고당산(639m)~순창군쌍치면방산리 개운치
구간거리: 17km 산행소요시간: 6시간50분
<산죽밭을 헤치며...>
정읍시는 백제때는 정촌이라 불리다가 통일신라 경덕왕16년(757년)부터 정읍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땅을 한자만 파도 물을 길어올릴수있을만큼 지하수가 넉넉하기때문에 고을이름에 우물 "井"자가 들어갔다고 한다.
특히 백제시대에는 5방성의 하나인 중방고사성이었던 정치,군사의 중심지로서 크게 번성해 백제 온조왕때
쌓았다는 두승산성을 비롯한 성터들이 지금도 곳곳에 남아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읍은 우선 "정읍사"의 고장으로 알려저있다. 장사길에 나선지 오래되어도 돌아오지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자꾸만 고개를 드는 의구심을 "달이여 높게돋아 멀리 비춰주세요" 라는 간절한 기원으로서 다독거렸던
백제여인의 마음을 무어라 표현할까.....
"달님이시여 높이높이 돋우시어 멀리멀리 비춰주소서, 시장에 가 계신지요? 위험한곳을 디딜까 두렵습니다.
어느곳에서나 놓으십시요. 당신가시는곳에 저물까 두렵습니다."
08시25분 정읍시산내면 잠시고개
<잠시고개>
마을길이 잘 나있어 봉고차가 잠시고개까지 거의 다 올라온다. 고개라고해야 주위가 논밭이고 평지라 차다니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모두모여 단체기념사진 한장찍고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있는 고개마루로 올라가 좌측으로 능선을 오른다. 09/00, 460봉 도착.
오르는 능선길이 경사도 급한데 바닥에 낙옆까지 수북히 쌓여있어 아주 미끄럽다. 우측 멀리로는 구절재 오르는 포장길이 가물가물 보인다.
능선좌측 커다란 분지에는 집이 딱 한채 있는게 보이는데, 주위로 높은산들이 빙둘러 쌓여서 나가는길도 없는거 같은데, 궁금해서 지도를 보니 마을이름이 소군실 마을이다. 병목같은 좁은 입구만 막으면 오갈데 없겠다.
반면에 그런이유로 인해서 유사시에는 안전지대가 될것같다. 09/17, 돌로쌓은 조그만 성이있는 420봉을 지나고,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내리막길이다.
09시55분 구절재
<구절재>
정읍시 칠보면과 산내면을 잇는 2차선포장도로가 지나는 아무런 시설물이없는 쓸쓸한 고갯길이다.
도로를 가로질러 사면으로 올라 10/17, 능선사거리를 지나면 특이하게 빨간벽돌로 분묘를 만든 여산송씨 산소를 지나 10/58, 근사한 소나무가 있고 산소 2기가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이곳이 368봉인 모양이다. 11/17, 삼각점봉우리..
소장봉(428m)이다. 넑직한 정상 한편에 서있는 노간주나무에 표식기가 주렁주렁 매달려있고, 주위에는 소나무가 빙 둘러 서있다.
다시 내리막..눈밑에 마을도 보이고 콘크리트도로가 이리저리 이어저있다.
11시45분 사적골재
<사적골재>
지도를 보니 이 도로는 구절재로부터 이어저있는데 순전히 이곳에 있는 석탄사 절 때문인것 같다.
좌측계곡에는 모텔같은 건물도 있는걸 보면 절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도로를 건너 석탄사 부속건물 뒷산으로 오른다.
부속건물뒤에는 아직도 따지않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어 그것또한 우리에게는 간식거리로 손색이 없다.
요즘에는 시골에 일손이 딸려서 그런지 감들을 따지않아 이때쯤 정맥산행을 하다보면 산 사면에 서있는 감나무에 홍시가 다 돼가지고 그대로 매달려있다.
요사채 뒷산을 오르면 다시 석탄사 오르는길과 만나고..콘크리트도로가 정맥을 빙빙 돌고있다. 정맥이 석탄사를 우측에 두고 빙 돈다. 이어지는 산죽밭..오늘구간에 유달리 산죽이 많다. 안부도착. 앞서갔었던 대원 3명은 석탄사를 들렀다가 이곳에 와있다.
<석탄사 오층석탑>
그리고 이곳에서는 좌측 용천으로 내려가는 하산로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아이들과 스님들이 산책하러 많이들 올라와 있다.
12/30~12/50 점심식사
쉬는김에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한다. 안부라 그런지 찬바람이 많이 불어 20분만에 점심식사를 후딱 끝내고 자리를 뜬다. 석탄사에서 등산하러 올라오는 대여섯살 꼬마 보살(?) 들한테 귤을 줬더니 두손을 합장하고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등등 뭐라고 한다. 얼마나 당황되든지......
<꼬마 보살님앞에서 몸둘바를 모르는 한양신대원>
13/17, 삼각점이 있는 밋밋한 봉우리. 516봉이다.
13/37, 우측이 절벽인 전망좋은 553봉..
눈아래 옥촉저수지가 보인다.
13/43, 석관으로 만든 김해김씨 쌍묘를 지나서 좌측 장송숲으로 내려간다.
13/57분. 학선리 오룡고개
고개로는 마을 콘크리트도로가 지나가고, 고개좌측으로는 작은 시골마을이 보인다.
도로를 가로질러 능선으로 오르니 우측야산에서 사냥꾼들이 사냥을 하고있다. 꿩을 잡는지 아니면 산돼지를 잡는지 총소리가 요란하다.
요즘 매스컴에서 포수들이 산돼지 잡다가 사람잡는다는 말이 심심치않게 많아 은근히 걱정된다.
눈앞에 떠억하니 가로막고있는 고당산 정상이 아찔하게 높다. 한없이 올라간다. 등산화에 땀이 우수수 떨어지고.....
14시47분 고당산(639m)
<고당산 정상>
정상주위가 온통 산죽밭인데 가운데만 동그랗게 산죽을 베어내고 산소를 모셔놨다. 오늘구간의 봉우리는 온통 죽은분들이 차지하고있다. 그것참...산소를 만들때는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정상자리가 좁은지라 등산객들이 봉분을 계속 밟고 넘어다니는데...ㅉㅉ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전북산사랑회에서 세운 정상표지판이 서있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표지판에 칠보산이라고 써놨다. 확실한건지??
곧바로 헬기장을 지나고,두번째 헬기장이 있는 618봉을 우측으로 우회해서 계속 내리막..거의 다 내려와서는 대나무숲을 통과한다. 갑자기 넓은 안부와 포장도로가 눈앞에 나타난다.
15시15분 개운치
<오늘에 종점>
2차선아스팔트도로인 29번국도가 지나는 이곳에는 넓은공터가있어 차대기가 아주 용이하다.
민가가 한채있는데 사람이 사는것 같지는 않다.
다음번에 지나갈 망대암봉위에는 통신중계탑이 아주 거창하게 보인다. 길옆에 서있는 안내판에 강천산 몇km라고 씌어있는걸보면 홍기사님 말다따나 전남지방을 접수(ㅎㅎ..)할날도 얼마 남지않았다.
이미 전라북도 최남단인 순창군이다.
그나저나 오늘은 날이추워 쉴틈도 없고해서 상당히 일찍 하산하게 됐다.
출발지인 잠시고개에서 6시간50분 소요.
예상시간인 9시간보다 상당히 단축됐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간을 줄일수 있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