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날 밝을 때 집에 도착했당..
그래서 몇자 올리고자 함...
내가 교생실습 나가는 학교 이름은 울산 자연과학 고등학교..
이름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사실 농업고등학교고...
애들 지적수준도 아주 낮아...부산으로 치면 원예고등학교 수준...
울산 광역시 언양에 있는 학교로 부산에서 45분 거리..
그래서 집에서 매일 새벽밥 먹고 통학하고 있단당...^^;
매일 집에서 5시 30분에 일나서 꽃단장하고 6시 30분에 아빠가 동부터미날까지 태워 주시면 7시 버스를 타고 언양으로 향함...학교엔 8시 도착..
원래 출근시간은 8시 30분까진데, 그냥 8시까지 출근하고 있다..
놀랍지 않냐? 이제 실습 11일짼데, 내가 한번도 지각한 사실이 없다는 것...
퇴근시간은 공뭔 퇴근시간과 동일..
특별히 회식 있는 날이랑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등 이런 날 제외하고는 5시 퇴근..
그래서 사실 집에 오면 쓰러져 자기 바뻐..
"교육실습일지"라고 매일매일 작성하는 노트가 있는데..
그 칸을 다 메꿀려면 정말 여간한 글짓기 실력 가지고는...머리가 터질듯해..
내 교과 지도 선생님은 이 학교의 논 담당(모내기도 하신단다..후훗..)이시며,
식품화학, 미생물, 기기분석 강의 하시는 송영의 선생님(남자)인데..
솔직히 아이들 교육에 전혀 관심이 없으시고,
그저 가르치는 데 열심이신 분이야..
매일매일 실습일지 싸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도 아예 나한테 도장 주시면서 알아서 찍어가라네...
덕분에 난 편하지만..^^
내 담임 지도 선생님은 아주아주 터프한 김동중 선생님(남자)...
내가 맡은 반이 식품가공 2학년 1반(남자반)이거든..
솔직히 첨에 남자반이라서 엄청 걱정했었는데..
여자반보다는 차라리 훨 낫다는 생각이 요즘엔 든다..
울 담임 선생님 정말 대단한 분이시당..
애들이 워낙 말을 안 들으니깐 힘으로 나가시는 분이거든..
교실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는데 그 이유가 선생님이 밀대걸레, 의자 등
손에 닥치는 대로 집어던져서 난 구멍이랜당...
이 이야기도 애들이 몰래 나한테 말해 주면서 선생님께 말하면 안된다구...후후
내가 요즘은 조,종례 매일 따라 들어가니깐 담임 선생님이 자기들 손 못댄다구
나보고 오랫동안 있어 달랜당..불쌍한 아이들..
울반 남자애들은 총원 21명...
5명씩 4줄로 앉아 있어서 하루만에 이름 다 외워뿌릿땅..
날 위해 실습 첫날 노래를 불러준 남아도 있구...
몰래 폰 번호 적어 달라면서 밤마다 전화 거는 남아..
학교 밖에서 만나면 누나라 부르면 안 되냐는 남아...
정말 대책이 안 서는 아들이 많단다..
조폭 똘마니도 있구, 정신 분열증으로 휴학후 복학한 애도 있구..
여기 애들은 거의 대부분 6교시 수업 마치면 아르바이트를 한다..
피자집, 신문배달, 주유소....그래서 애들이 늘 돈이 많아..
연습장 한장 달랬더니 만원짜리 주면서 거기다 쓰래나? 또라이들이제...
며칠전엔 중간고사 기간이라서 셤 감독을 했거든..
시험지 나눠주고, OMR카드 나눠주고...
지 이름 못쓰는 애들이 한반에 3-4명 있어서 골 아프당..
암튼 셤감독은 울 담임 선생님 수업 있으신 거 따라 다니는데..
주로 농업 전산과, 식물자원과, 동물 자원과, 원예과 이런 곳을 다녀봤지..
그 애들은 교생을 못 받았거든.(이번에 식품공학 쪽만 교생이 와서..)
내가 들어가니깐 그 모자란 것들이 조용히 하려고 애쓰는데..어찌나 귀엽던지..
이 학교는 퇴학, 자퇴란 단어가 일상화 되었고...
한달 무결석하는 학급엔 5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단다..
근데 거의 못 받아간다는 사실...
또, 한 학급에 2-3명씩 롯데 장학금이라고 1학기당 65만원씩 주어진다...
이 학교가 롯데 그룹에서 세운 사립학교거든...
공납금도 한달에 3만원이고, 전산시설, 테니스장, 급식실, 제빵실...등...
정말 시설이 아이들에게 과분하단 생각이 절로 든단다..
셤감독하면서 느낀점은...
아이들이 컨닝을 안 한다는 점...아예 관심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제빵실에서 생크림 케�葯� 직접 만들어봤고..
오늘은 내 담당 선생님께서 점심 때 맛있는 거 사주신다며
드라이브 겸 대나무밥 정식도 먹고 왔당...^^;
솔직히 첫번째 한 주 동안엔 눈치 보느라 넘 힘들었는데,
이것도 다 사람 사는 곳인지라 이제 적응이 되려구 한다..
아이들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거 같고...
더욱 재미난 이야기 많은데, 그건 담에 올릴께..
하루 종일 쉴 틈이 없어서 힘들긴 하지만..그래도 나름대로 난 잘 견디고 있당..
너네들(선배님들도...)도 잘 지내고, 한 달 뒤 서로 웃는 모습 보여주자...
p.s
문자 보내준 효정이랑
안부 전화 걸어주신 허 모 선배 고마워용,,,
내가 한 달 동안 삐뚤어진 맘 가진 이놈들...
다 사람 만들어 놓고 갈 테니깐...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