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641]山木
《장자》〈산목(山木)〉에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단술과 같다.
〔君子之交淡若水 小人之交甘若醴〕”라는 말이 나온다.
白堂白玉堂
선산(善山)의 월파정(月波亭)나루터에서
이민서(李敏敘)와 김만기(金萬基)를 그리워하다
·············· 약천 남구만 선생
나그넷길에 녹음방초(綠陰芳草)가 무성한데 / 客路萋萋草色新
낙동강의 봄은 한강 물가와 똑 같구나 / 洛江春似漢江瀕
황매(黃梅) 나무 아래 가는 말을 멈추고 / 黃梅樹下駐征馬
백옥당 가운데서 옛 친구 그리워하네 / 白玉堂中懷故人
수의(繡衣)를 입었으나 진짜 어사에게 부끄럽고 / 衣繡自慙眞御史
윤음(綸音)을 지으니 어찌 옛 문신(文臣)에 사양하랴 / 演綸何讓古詞臣
각각 힘을 다해 명군(明君)의 은혜에 보답해야 하니 / 各須努力酬明主
좋은 계책 아끼지 말고 자주 편지로 일깨워주기 바라오. / 莫惜良猷寄示頻
출처 : “약천집(藥泉集)”
약천 남구만 선생이 수의어사가 되어
선산(善山)의 월파정(月波亭)나루터에 이르러
옛 친구인 서하 이민서 선생과 서석 김만기 선생을 그리워하고 있다.
약천 선생이 그리워하는 서하 선생, 서석 선생 모두
대제학을 지낸 당대의 석학이요 충신들이다.
약천 선생은 특히 서하 선생과 서석 선생의 뛰어난 학문과 충절에서
나오는 참된 충고와 계책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니,
이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공직자들이 본받아야 할 자세일 것이다.
玉堂
가정집 제14권 / 고시(古詩)
금내(禁內)의 제생(諸生)과 함께 자하동(紫霞洞)에서 노닐며 차운하다
초당에 잠에서 깨어나니 낙화가 한가롭고 / 草堂睡起落花閑
주렴을 걷으니 남북으로 청산이 즐비하네 / 卷簾南北多靑山
청산이 나를 비웃나니 방에만 틀어박혀 / 靑山笑我不出門
오똑 앉아 문자 속에서 세월을 보낸다고 / 兀兀窮年文字間
하지만 장안 만가에 어디 갈 곳이 있던가 / 長安萬家無所適
고문엔 죽어도 내 얼굴 숙이고 싶지 않은걸 / 肯向高門低我顔
산중에서 노닐다니 이 어이 된 저녁인고 / 山中之遊是何夕
계석에 달각달각 울리는 나막신 소리로세 / 屐齒䃘䃘響溪石
시호는 다시 옥당의 현재를 만났나니 / 詩豪更値玉堂賢
팔두 문장이 옛사람을 뛰어넘는다오 / 八斗文章超古昔
푸른 석벽 기어올라 오늘의 놀이를 새겨 둘 일 / 須攀翠壁記玆遊
내일 아침엔 예전처럼 홍진객 되어 있으리니 / 明朝依舊紅塵客
[주-D001] 오똑……보낸다고 : 참고로 한유(韓愈)의 〈진학해(進學解)〉에,
독서와 저술을 하느라고 “등잔불을 밝혀 낮을 이으면서 항상 오똑 앉아
세월을 보내곤 하였다.〔焚膏油以繼晷 恒兀兀以窮年〕”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2] 시호(詩豪)는……뛰어넘는다오 :
당나라의 백거이(白居易)가 유우석(劉禹錫)을 시호(詩豪)로 추천하고
그의 시를 무척 아꼈다. 한번은 유우석이 백거이의 집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금릉 회고(金陵懷古)의 시를 지었는데, 백거이가 그의 시를 보고는 물속에서 졸고
있는 여룡(驪龍)의 턱 아래 구슬을 얻었다고 극찬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비늘이나 발톱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평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송나라의 소식(蘇軾)이 하양현(河陽縣)의 읍재(邑宰)로 있는 벗
성교(盛僑)를 진(晉)나라의 반악(潘岳)에 비유하면서 지은 시에
“백거이가 시호라고 추천한 유우석 같은 이도 오늘은 그야말로
진나라의 반악과 같은 성교와 자리를 함께하는 바람에,
반악이 하양현에 가득 심어 놓은 꽃나무만 부질없이 보게 되었구나.
〔詩豪正値安仁在 空看河陽滿縣花〕”라고 표현한 구절이 있다.
안인(安仁)은 반악의 자이다.
《蘇東坡詩集 卷12 次韻孫巨源寄漣水李盛二著作幷以見寄五絶》
지금 가정의 이 구절 역시 동파의 이 시를 염두에 두고서
“시호가 오늘은 다시 동방에 있는 옥당의 현재(賢才)를 만나는 불운을 당하게 되었는데,
그 현재는 옛사람을 능가하는 팔두 문장(八斗文章)의 소유자이다.”라는 뜻으로
익살을 부려서 표현한 것이다.
팔두 문장은 삼국 시대 위(魏)나라 조식(曹植)과 관련된 고사이다.
남조 송나라의 시인 사영운(謝靈運)이
“천하의 글재주가 모두 합쳐서 한 섬이라면,
조자건 혼자 여덟 말을 차지하고, 나는 한 말이요,
나머지 한 말을 천하 사람들이 나누어 갖고 있다.
〔天下才有一石 曹子建獨占八斗 我得一斗 天下共分一斗〕”라고 말한
일화가 《석상담(釋常談)》에 실려 있다. 자건(子建)은 조식의 자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07
山玉, 玉珠.
山玉淵珠
춘추시대 명재상 ‘관자’는
‘백성은 산속의 옥과 물속 진주를 찾아내듯
군주의 음덕을 알아낸다(山玉淵珠)’고 전제하고
“훌륭한 지도자는 백성을 두려워하여 마음을 닦고
덕을 쌓으면서 도를 위반할까 염려한다
(聖主明王畏百姓 修心積德憂違正)”며
“좋은 재물은 백성들에게 돌아가게 하고
잘못은 모두 자기 책임으로 돌린다
(珍財貴物返人民 有過無宜歸己行)”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관자’는 최고지도자가 범하기 쉬운
세 가지 과오를 꼽았다.
군주는 그 백성에 대해 요구하고, 금지시키며,
명령하고 싶어하지만 한계를 넘게 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진 군주라고 하더라도
위태로워진다고 경책한 것이다.
玉芝=김가진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청의정의 주련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僊露長凝瑤艸碧(선로장응요초벽)
彩雲深護玉芝鮮(채운심호옥지선)
신선의 이슬은 길이 요초(瑤艸)에 푸르게 맺혔고
채색 구름은 깊이 옥지(玉芝)를 곱게 감쌌네.
진기한 풀잎에 이슬이 맺혀 있고 채색 구름을 감싼 풍경은
신비롭기 그지 없다. 선경에서 자란다는 진기한 풀인
'요초(瑤艸)'와 신선이 먹는다는 '옥지(玉芝)'가
이곳을 신선의 세계로 이끈다.
이처럼 정자의 주련들은 옥류천 주변의 정취와 풍경,
정신세계의 청정한 경지를 담고 있다.
수림속의 작은 오솔길과 완만한 구릉,
그리고 작은 계곡에 정자 하나 짓는 것으로
자연을 소유하지 않는 한국적 정원 미학이
눈 덮힌 겨울에 더욱 고고히 빛난다
白흰 백,
서방빛 파, 작위 백,
말할 자, 말할 지.
희다.(1)빛깔이 희다.
(2)채색하지 아니하다. 꾸미지 아니함.
(3)깨끗하다.
2.흰. 오색의 한 가지. 방향으로는 서(西),
사철로는 가을, 오행으로는 금(金),
역(易)에서는 진(震) 또는 손(巽), 오
장으로는 폐(肺), 길흉으로는 상(喪)의 빛.
3.밝다.
(1)환하다.
(2)날이 새다.
4.다듬다.
희다고 하다.
6.밝히다.
7.좋은 쪽의 말. 賢·淸·正·優 등.
8.여쭈다. 사룀.
9.잔. 술잔. 본래는 벌주의 잔.
10.벼. 볶은 벼.
11.술. 청주.
12.관록(官祿)이 없음.
13.풋내기. 훈련하지 않은 것.
14.은(銀).
15.허하다. 빈 것. 공백(空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