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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정맥 11구간 산행기
일 자 : 2014. 1. 19 (일)
산행구간 : 11 구간(징맹이고개 – 계양산 – 피고개산 – 꽃메산 – 아라뱃길 – 할메산 –문고개)
산행시간 : 9:10 – 16:40 (7시간 30분: 점심시간 50분 포함)
산행거리 : 약 15 km
참가자 : 27송기훈, 27이수룡, 29권효식(부부동반), 29오창환, 29유한준(이상 6명)
출 발 : 계산역 집결(09:00) – 들머리 징맹이고개 (도보 10분 이동)
귀 경 : 검단 마전동 해산 (1101 버스이용)
징맹이고개 – 계양산 – 피고개산 – 꽃메산
들머리인 징맹이고개에서 9시 20분 출발을 한다. 어제 그리도 춥던 날씨가 제법 훈훈해졌다. 바람도 불지 않으니 발걸음은 그저 상쾌하기만 하다. 고려 때부터 매를 기르는 응방(鷹坊)이 있어 좋은 매를 징발하던 곳이라 하여 징매이고개(徵鷹峴)라 불렸다는 설이 있는 징매이고개에서 계양산까지 겨우 30분이 걸렸다. 산길에 눈이 없기도 했지만 모두의 주력이 그만큼 날래졌기 때문이리라.
계양산, 예로부터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많이 자생을 하여 산의 이름을 계양산(桂陽山)이라 부른다 했는데 높이 395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강화도를 제외한 인천광역시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그래서인지 정상에서는 사위를 두루 조망할 수 있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앞으로 갈 길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인천시계의 전경은 한 눈에 들어오지만 강화도며 동녘의 관악산 등 먼 거리의 조망은 그 망할 자욱한 미세먼지 속에 겨우 희미하게만 보여 아쉽기만 하다.
계양산에서 10여 분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계양산 정상에서 본 아라뱃길은 지척인데 정맥길은 크게 휘어 뻗어 나간다. 가파른 하산길을 내려서니 다시 길은 완만하게 이어지고 다시 높이 207m의 피고개산을 넘는다. 길이 푹신하고 한적해서 좋다. 아마 정맥길을 걷는 사람 외에는 별로 다니는 산객이 없을 듯하다.
다시 등장한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길을 걷는다. 초병이 우리에게 그 쪽엔 등산로가 없다고 말한다. 분명 이 길이 맞는데, 아마 그 초병은 입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병임이 틀림이 없다. 부대 배치 후 그 동안 지나는 등산객을 보지 못했겠지.
산행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11시 30분, 우리는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빨리 꽃메산(96m)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오래된 벙커만 있을 뿐, 산이라 하기에는 너무 낮고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12시가 갓 넘은 시간, 산길을 다 내려와 아라뱃길 주변도로에 닿았다.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넘어온 계양산, 그리고 피고개산과 꽃메산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길이 한눈에 보인다. 수다 떨며 웃으며 걷느라 그리 긴 길인지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참 기나긴 길을 걸어서 빨리도 넘어 왔구나 라는 생각에 새삼 사람의 발길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또다시 든다. 아라뱃길과 평행으로 달리는 공항철도 변에 있는 조그만 과수원에서 점심을 들었다.
아라뱃길
오후 1시, 아라뱃길로 끊어진 정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제일 가까이 놓여 있는 목상교를 건너야 한다. 뱃길을 따라 상류 쪽으로 한참을 걸어 올라가 목상교를 건너서 뱃길 건너편 길을 다시 그 만큼 되돌아 내려와야 한다. 짜증이 날 수도 있는 길이지만 모두는 소풍 나온 행락객처럼 즐겁기만 하다. 언론에 자주도 등장했던 아라뱃길, 그 뱃길은 도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라는 호기심 때문이리라. 뱃길은 생각보다 무척이나 멋있었다. 암반을 깨고 깊이 파인 수로, 잘 정돈된 강안, 평화롭게 흐르는 물, 마치 유럽의 어느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풍경이다. 인천지역을 잘 아는 효식의 설명에 의하면 예전 굴포천 주변은 무척이나 지저분했었다고 하는데, 아라뱃길의 경제적 효용이나 투자가치를 논하기에는 우리의 식견이 너무도 모자랐을까 우리는 그 아름답고 잘 정돈된 풍경에 찬사를 아끼지 않을 뿐이었다.
혹자의 산행기를 읽어보면 한남정맥이 아라뱃길로 인해 그만 여기서 그 맥을 다했다며 통탄하는 이야기도 있고 김포지역이 이제는 섬이 되었다는 불평 섞인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들의 의견은 많이 달랐다. 어차피 한남정맥은 이런저런 이유로 수 없이 많이도 끊겨 있고 맥이 끊김은 그리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며 섬이라는 느낌보다는 아름다운 물줄기가 조용히 흐르는 매우 평화스러운 풍경이니 그저 잘 만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많은 예산을 들여 공사를 해 놓은 만큼 경제적 이익창출을 위해 좋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의견이다. 한준은 뱃길 위로 높이 걸려있는 목상교에 번지점프대를 설치하면 좋겠다는 멋진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창환은 수상레포츠를 활성화 시키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는 등 저마다 아름다운 아라뱃길의 활용을 위한 아이디어를 낸다. 마침 며칠 전 모 티비방송에서 방영한 좌담을 보니 원래 아라뱃길 플랜에는 마포쯤인가에 선착장도 만들고 여러 가지 계획이 있었지만 시장이 바뀌고는 모두 백지화 되었다는 아쉬운 얘기를 들었다.
아라뱃길 관광을 덤으로 얻고 다시 정맥길을 걷기로 한다.
(카메라로 신나게 찍은 사진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두 날아가 버렸습니다. 계양산 정상인증 사진이며 아라뱃길 전망대에서의 사진이며 소중한 사진들이 많이 있었는데 말이죠…ㅠㅠ 다행히(?) 카메라 배터리가 소진되는 바람에 둑실마을부터는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여 겨우 몇 장 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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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실마을 -할메산 - 문고개
오후 1시40분, 들머리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시 시작되는 정맥길은 대체로 얕은 구릉이 이어지는 길,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불과 한 시간도 걷지 않아 이름없는 작은 산 하나를 넘으니 검단지구의 당하동 도심을 만난다. 산행 중에 이렇게 도심을 지나게 되면 김이 빠지게 마련이지만 이제는 숙달이 되어 그냥 그러려니 하고는 길을 건넌다.
오후 3시, 다시 시작되는 산길, 앞으로 얕은 구릉 두어 개 넘어 할메산을 넘으면 오늘 산행은 끝. 오늘 길은 쌓인 눈도 없고 대체로 평탄하여 걷기 수월했지만 모두의 산행속도가 빨라 모처럼 일찍 산행을 마칠 수 있겠다. 수룡이 농반진반으로 내친김에 더 빼자고 건의를 한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는 일. 시점과 종점을 잘 계산해야 전체일정을 무난히 진행할 수 있고 무리하여 진행하다 긴 구간에 탈출이 여의치 않기라도 하면 큰 고생을 할 터, 그냥 웃음으로 넘기며 행여 시간이 남으면 당구나 한 게임 하자고 다시 제안을 하고는 길을 이어 간다.
오후 3시 40분, 할메산 정상이다.
“할매가 맞아 할메가 맞아?” 수룡이 질문을 한다.
“할머니의 준말이면 할메가 맞지 않을까?” 누군가 답을 하고
“그럼 할베가 맞아? 할배가 맞지..” 또 누군가 의문을 제시하고
모두는 “에이, 모르겠네. 한글 맞춤법은 어려워~”
집에 돌아와 사전을 찾아보니 ‘할매’는 강원, 경상도의 사투리이고 ‘할메’는 할머니의 전라도 사투리란다. 그럼 둘 다 맞는 표기법이라는 결론.
종주산행을 하다 보면 생경한 지명이며 산이름을 만나게 되는데 배고픈 건 참아도 궁금한 건 못 참는 학구열 불타는 경동인답게 지명의 한자어 풀이며 유래 등을 찾아보고 토론하는 것은 산행 외의 또 다른 재미이다.
오후 4시 40분, 오늘의 종착점인 문고개에 닿았다. 예전에는 마을과 마을을 넘나드는 고개였겠지만 지금은 인천직할시 서구 마전동이라는 지번을 가진 번화한 아파트 촌이다.
아라뱃길 건너 둑실마을에서 올라서면
산길에서 MTB 즐기는 사람들 - 산길에는 곳곳에 MTB 코스를 만들어 놓았다,
기다려 주고, 고맙다고 답하고, 서로가 예의를 지키는 모습이 아름답다.
무명봉에서 27송기훈, 27이수룡
골막산 가는 길 - 푹신하고 호젓한 산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당하동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 29권효식 부부
산길을 내려서면 다시 도심을 통과해야 한다. - 당하동 사거리(시곳로)
지나온 길에서 고슴도치의 습격을 받다 - 29권효식
골막산을 내려가면 종알고개를 만난다.
절개지라 경사는 급하고 쌓인 낙엽 밑은 눈이 얼어 매우 미끄럽기만하다.
할메산 가는 길 - 29오창환
할메산 정상에서 - 27송기훈+27이수룡
29기도 단체로 - 좌로부터 오창환, 창환 형수, 유한준, 권효식
마지막 오르막인 천주교 묘지를 넘고 있다. 사진 우측 얕은 산이 할메산이다.
넘 빨리 도착했네...더 빼자~! (27이수룡)
당구나 한껨 하시죠? ^^ - 29오창환
좌로부터 짠다마 : 29유한준(150), 27이수룡(200), 물다마 : 27송기훈(250), 역시 고수 : 29오창환(500)
후기
수룡과 나는 왕십리에서 만나 집결지로 오고는 한다. 긴 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는 동안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수다를 떤다. 수다가 끝이 없고 재미있으니 자칫하면 하차역을 지나치고는 한다. 지난 번에는 집결지인 백운역을 지나쳐 동암역까지 갔다 되돌아 오더니 이 번에는 계양역에서 내려 환승해야 할 것을 그만 한 정거장 더 가 또 되돌아 와야 했다. 그래도 우리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친구니까~!^^
산행을 예정보다 일찍 마쳤다.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모처럼 당구를 치기로 했다. 27기 송기훈+이수룡 대 29기 오창환+유한준. 결과는 29기의 낙승. 보아하니 경동동문산악회에 당구를 즐기는 회원이 꽤나 있다. 이왕이면 경동동문산악회 전체 당구대회를 가져볼까?
첫댓글 회계결산
전월이월 : - 16,800
회 비 : 60,000
식 대 : 60,000
잔 고 : - 16,800
송회장님! 덕분에 산행잘하고 훌륭한 후기 잘읽었슴니다 고맙습니다
송 회장님 같이 다녀온듯한 기분이 들 정도의 산행기 잘 봤어요. 참여를 하면서 얘기 해야 하는데....아쉬움.
형님 수고하셨읍니다. 그리고 효식이 어부인은 형수님이 아니고 제수씨임을 알려 드립니다.
효식이하고 둘이서 해결 하셔~ㅋㅋ
오붓한 모습이네요... 그날 저는 촬영 때문에... 다음을 기다립니다... ^_^
전 물 300이죠...ㅎ 창환이 형님 그땐 400이시더니 어느새 500으로 일취월장하셨군요...ㅎ
멋진 산행기 즐거이 읽습니다.
형의 산행기야 원래 옛부터 정평이 나있습니다만 이번 산행기는 유달리 정감이 가는게 요즘 겨울날씨같이 푸근하네요. 같이 산행을 하고싶게 만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굳이 끄집어 내자면 때맞춰 적절히 구사하시는 실생활 유머때문만은 아닐듯 싶기도 합니다만.
창환형 오랫만에나오셨습니다.
저도 조만간 할베형따라 모든것 접고 산에나 다닐랍니다
영호야 반갑다. 오랫만은 아니고 한남정맥은 계속했었다. 그때 뇌진탕 때 한번 빠지고 ....
회사 문제는 잘 해결 되었는지? 그냥 쉽게 살자. ㅎㅎㅎ
@29오창환 형, 물론 돈때문이기도 하지만 짜식들이 한국직원들 알기를 꼭 홍어x 으로 알잖습니까 그래서 그냥 쉽게 그만 둬 주고싶어도 한국인의 자존심때문에라도 그냥은 못 그만 둡니다. 그러니 형이 이해 좀 해 주시기 바랍니다.(그러면 형이 내가 뭐 이해구 자시구 할거 있냐 네가 잘 알어서 하겠지 그러실거죠ㅋ)
그나저나 형 할베가 맞나요 아님 할배가 맞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