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이가 친척들의 근황을 묻기에 대답해 주며 막내누님에게 조언을 했다고 하니 이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는 것이 좋겠단다. 참 좋은 조언이다.
어릴 때 막내에 가까운 쪽이어서 늘상 명령을 받는 위치에 있다가 학교에 입학하고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나이도 한살 많았고 키도 커서 언제나 누나 언니같은 역할을 담당했는데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잠시동안의 신입생활을 지나고부터 퇴직할 때까지 맏언니여야 한다는 중압감을 안고 살았다.
퇴직을 하고나서 모종밭의 묘목처럼 어느날 갑자기 옮겨 심어진 낯선 곳에서 '이름없는 새'로 살면서 어깨를 누르던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맏언니는 어쩔 수가 없다. 막내로 돌아가자.
평소보다 한시간 늦게 일어났지만 아침에 닭장에 갔더니 알을 낳는 닭장에는 모이통이 비었고 백봉오골계 병아리와 이쁜 닭은 모이를 많이 남겼다. 아리는 어리기에 적게 먹었고 이쁜 닭은 몸매 관리 중인 모양이다.
화가가 전화를 걸어와서 부탁을 하나 해도 되겠느냐고 묻는다. 목욕탕 팀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자고 청한단다. 점심때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고 답했더니 목욕을 한번 더 하면 된단다. 웃는다.
콜택시를 불러 집에서 수영장까지 오갔다. 단골기사님이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수영장으로 가는 동안에는 정치논평을 듣고 집으로 오는 길에는 중국이 겪었던 전대미문의 홍수이야기를 들었다. 1000년에 한번 내리는 많은 양의 비를 대비하여 지은 댐인데 예상의 몇배가 넘는 홍수를 맞닥뜨렸단다.
첫번째 잘못은 홍수지휘부가 일찍 수문을 열지 못하게 한 것이란다. 수문은 녹이 슬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어 있었고 통신이 두절되어 더 이상 지휘를 받지 못한 것이 두번째 잘못이란다. 비는 계속 쏟아지고 수문 위로 물이 넘치는 장면이 그려지는 데 어쩌나~ 주차장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차에서 내렸다. 다음 이야기가 정말 궁금하다.
텃밭에서 쑥갓을 몇개 뜯어올 요량이었는데 가지와 고추에 달려 있는 잎을 떼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자라는 모종의 아랫잎을 떼어 주어야 키가 큰다. 작은 키의 고추모종이 벌써 꽃봉오리를 맺은 것을 보니 영양분과 물이 부족한 모양이다. 종족보존 본능은 열악한 환경에서 활발해진다.
수영장 건물 곁의 공터에 어린이 날 행사가 열렸다. 돗자리를 가져와서 나무그늘에 펴고 아이를 중심에 두고 가족들이 삼삼오오 앉았고 청년회에서 주관하는 짜장면파티에는 아이손을 잡은 이들이 길게 줄을 섰다.
수영회원이 어린이 날이 오면 부러운 마음이 구름처럼 피어오른단다. 하나뿐인 아들이 2년전에 결혼했는데도 아직 아이가 없는데 며늘아이에게 부담을 줄까봐서 언제 손주를 볼 수 있는지 물어보지도 못한단다. 형제 중에 막내에 가깝지요? 그렇단다.
가지와 고추의 아래잎을 모두 떼어주고 쑥갓대를 자르고 곁에서 자라고 있는 열무 몇개를 뽑아와서 냉장고에 있는 시금치와 함께 데쳐 나물을 무쳤다. 상추쌈을 싸서 나물과 함께 점심밥을 먹고 있으니 화가가 왔다. 돼지고기 두루치기로 점심식사를 했단다.
점심상을 차리고 있을 때 달콩이가 영상통화를 청해왔다. 옷을 입고 있지 않아 웬일인지 물었더니 키즈카페와 노래방에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는 중이란다. 잠깐 옷을 좀 입구요~ 달콩이가 사라진 영상에 똘똘이가 등장하여 피곤할테니 푹 쉬시란다. 즐겁게 지내다 와서 피곤한 줄 모르겠어요~
화가와 함께 재종언니집으로 향했다. 강이목회원 6명이 건강음료를 먹고 씩씩하게 봄을 보내자고 합의를 본 것은 여행을 떠나기 직전이었다. 재종언니가 건강음료를 주문하여 받은 것을 6개 뭉치로 나누어 보관하고 있단다.
가게앞에 주차자리를 마련해 놓았다는 전화를 받고 웃는다. 형부가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해 놓은 모양이다. 언니가 고구마도 삶아내고 커다란 접시에 예쁘게 담은 과일도 차리고 음료는 두개나 준비했다. 한참동안 방문하지 않았더니 칙사대접이다. 다이아몬드가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니가 겉절이 김치와 열무김치를 선물해 주었다. 양이 적단다. 손이 큰 언니에게는 적은 양이지만 한참동안 먹을 수 있는 많은 양이다. 화가가 겉절이 김치를 보더니 식은 밥에 얹어 먹으면 꿀맛이겠단다. 웃는다. 김이 무럭무럭나는 쌀밥 위에 얹어 먹으면 더욱 맛납니다~
건강음료를 큰올케에게 먼저 배달하고 막내누님댁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오지 않고 갈거니? 막내누님의 물음에 개가 있어서 안간다고 답하란다. 누님은 딸이 기르는 개와 함께 지내는 데 개의 털이 날리는 집은 질색이라는 화가의 말에 웃는다.
첫댓글 벌써 가지 고추
아랏잎을 따 줘야 할때가 되었군요
세월 빠름 실감 합니다
네
조금 일찍 심어서 그렇습니다.
저는 3일전에 고추심고, 오늘은 가지 모종 사 왔는데,
언제 열매 보겠나요?
스글 픕니다.ㅎ
지금 심어도 빨리 자라서
열매 풍성할 것입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