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1-13
하나님의 역사(役事)
오늘은 2003년의 마지막 주일!
벌써 이렇게 한해의 끝 주일에 서게 되었군요.
한해가 갑니다. 우리의 기쁨, 우리의 절망, 우리의 한 숨, 우리의 환희, 우리의 안타까움, 우리의 여유로움.. 이 모든 날들이 씨줄 날줄로 엮어진 한 해가 이제 지나가는군요.
지난 목요일 성탄절에는 사돈 집안의 젊은 가장(46살,58개띠)의 장례식을 문상하고 왔습니다. 담낭암으로 투병하다가 성탄 전야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더군요. 한창 살 나이라고들 합디다. 그렇지요. 한창 살 나이이지요. 아이들이 고2,중2이니까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필히 한창 살아야할 나이입니다. 아직도 살아갈 날이 참 많이 남았다고 생각할 나이입니다. 그런들 어쩌겠습니까? 하나님의 엄정한 부름 앞에 거역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인 걸요.
저는 지금 그 형제보다 몇 살이라도 더 먹었으니, 참 감사하고 송구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이제 나야말로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하루 하루 목숨 연장하며 사는 구나 이런 생각도 해 봤습니다. 그러니 열심히 살아야 겠습디다. 동시에 모든 칩착을 버리고 허허로이도 살아야 겠습디다. 항상 주변을 정리하고 자신도 정리하며 살아야 겠습디다.
이란 지진으로 4만명 이상이 갑자기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한강다리에서 강물로 던진 어린 남매는 5살 전후의 나이에 갑작스런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구요. 이라크의 자살 폭탄 테러 당사자와 피해자들도 갑작스런 하나님의 부름 앞에 서더군요. 이런 도처의 죽음 그림자 옆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이 은혜를 허락하시면 2004년도라는 새해가 또 선물로 우리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망년회(忘年會)를 다니느라 바쁘다고 하더군요. 글쎄요. 한해를 굳이 애써 잊어버려야 하는지는 의문이군요. 한 해의 마지막 밤을 제야(除夜)라고 합니다. 밤을 제하고 하얗게 보내자는 수세(守歲)의식이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잊어버리고 제해 버려야할 한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름지기 한해의 끝에 이렇게 서서는, 지난 시간 하나님이 주신 복을 세어보고 주님의 기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의식이 되어야 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또 다른 방식의 한해풀이 새해맞이를 해야겠습니다.
돌이켜보니, 지난 일년 우리네 삶의 구석구석에는 우리 주님의 놀라운 손길들이 떼 묻어 있군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 기적의 손길들을 가슴이 따뜻해 질 때까지 세심히 헤아려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울러 2004년 또 한 해 동안 주님이 베풀어 주실 비젼과 약속들, 놀라운 계획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뛰는 군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하나님! 또 얼마나 멋진 일들이 벌어질까요?
절망도 있겠지요. 고통도 있겠지요. 물론 등뼈가 휘어지는 노동과 눈물과 한숨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재료가 되어 짜질 위대한 작품이 무얼까 자못 궁금하다 이 말입니다. 하나님 맞지요? 그렇게 기대해도 되겠지요?
어쨌든 이렇게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이 지점에 서서 우리는 여호수아의 심정이 되어 봅니다.
여호수아는 모세가 남겨준 출애굽의 과정을 다 완수하고 이제 새롭게 열릴 새 이스라엘을 눈 앞에 두고서 전 이스라엘 백성을 세겜에다 모으고 지난 날을 회고하며 새로운 결단을 하는 대 결단식을 거행합니다. 우리 교회식으로 말하자면 송구영신 수련회를 한 셈이지요. 그것이 바로 수24장의 세겜 지파대회 모습입니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의 정복 역사를 모두 마치고 세겜에서 지파대회를 엽니다. 온 이스라엘을 모아 놓고 하나님의 그간의 손길과 역사하심을 증언합니다.
조상 아브라함이 갈데아 우리를 떠나 하나님이 지시히시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간 일. 가나안 땅에서 이삭 야곱 요셉 등 자손이 번성한 일. 야곱의 후손들이 에굽으로 내려 간일. 에굽에서 430년 동안 거하면서 압제를 받게 된 일, 모세와 아론을 보내어 출에굽을 감행한 일. 홍해, 마라 쓴물, 신광야의 굶주림과 만나 메츄라기 , 므리바의 물, 아말렉과의 전투, 모세의 죽음, 요단강 도하 작전. 여기로 전투 아이성의 패배, 가나안 정복의 역사... 이런 것들을 주욱 설명하면서 야훼 하나님이 하신 일을 증언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야훼 하나님은 ‘내가’라는 말을 12번이나 쓰면서 그 역사를 이야기 하는 겁니다. 1-13절 사이 이 짧은 구절 사이에서 12번이나 “내가”라는 말을 씁니다.
역사의 주체, 기적의 주체는 누구입니까? 바로 ‘내가’라고 말하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기획하시고, 하나님이 집행하시고 하나님이 마무리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이스라엘이 한 것도 아니요,. 여호수아가 한 것도 아니요, 심지어 모세가 한 것도 아닙니다. 행동의 주체는 ‘야훼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내가‘라는 말을 서슴없이 쓰시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주님의 교회입니다. 우리 가정도 주님의 가정, 자녀도 주님의 자녀, 일터도 주님의 것, 사역도 주님의 것, 시간도 여가도 계획도. 다 주님의 것입니다.
누가 아브라함을 움직이게 했습니까? 누가 자손을 번성하게 했습니까? 누가 에굽으로 내려가게 했습니까? 누가 출에굽을 감행하게 했습니까? 누가 홍해를 가르고 마라 쓴물을 단물로 바꾸며, 누가 만나 메츄라기를 내렸습니까? 누가 아멜렉과 전투를 치렀으며 누가 요단강을 갈랐습니까? 누가 여리고를 무너뜨리고 가나안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습니까? 누가 한 일입니까? 이스라엘이 했습니까 모세가 했습니까?
바로 ‘내가’ 즉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활동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His(God) Story입니다.
“ 내가 또 너희의 수고하지 아니한 땅과 너희가 건축지 아니한 성읍을 너희에게 주었더니 너희가 그 가운데 거하며 너희가 또 자기의 심지 아니한 포도원과 감람원의 과실을 먹는다 하셨느니라 ” (13절)
수고하지 아니한 땅, 건축하지 아니한 성읍, 심지 아니한 포도원과 감람원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었더니...” 무슨 말입니까? 이스라엘이 획득한 것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쟁취한 것도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광야 역사를 보면 우리는 이 사실을 너무 분명하게 압니다. 이스라엘이 한 것이라고는 불평하고 원망하고 에굽으로 돌아가자 하고, 불순종하고 배반하고.. 우상숭배하고.. 그런 것 뿐입니다. 제일 상태가 좋을 때는 그저 불평하지 않고 기적을 목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분명하게 말씀합니다.
“ 내가 또 너희의 수고하지 아니한 땅과 너희가 건축지 아니한 성읍을 너희에게 주었더니 너희가 그 가운데 거하며 너희가 또 자기의 심지 아니한 포도원과 감람원의 과실을 먹는다 하셨느니라 ” (13절)
이게 다 무슨 뜻입니까?
우리가 한 게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가 아닙니다. 바로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우리의 발자취가 아닙니다. 바로 하나님의 발자취입니다. 하나님의 역사, 하나님의 발자취이니 내가 자랑할 것 없습니다. 내가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다만 감사와 찬양만 있을 뿐입니다.
내년도 마찬 가지입니다.
내가 수고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완결 짓는 게 아닙니다. 내가 건축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심는 게 아닙니다. 주님이 수고하고 주님이 심고 주님이 건축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손에 붙들려 최선으로 쓰여지고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영광스런 삶이요, 능력 있는 삶인 것입니다.
나의 역사가 아닙니다. 주님의 역사입니다.
모세가 한 게 무에 있습니까? 지팡이로 사용되고 목소리로 사용되고 이끔이로 사용되고 섬김이로 사용되고.. 물을 내는 손으로 사용되고, 전쟁의 기도 손으로 사용되고, 승리의 손으로 사용되고... 그렇습니다. 다 쓰여진 것 뿐입니다. 다 사용된 것 뿐입니다.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믿음의 사람의 지난 날은 다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동역한 것입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동역,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하늘의 역사에 내가 동참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 신의 역사에 내가 동참한 것입니다. 그 자체로도 영광스러운 것입니다. 나의 역사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역사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실패한 경우에 내가 실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절망하고 그래서 더 아파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실패는 바로 하나님의 아픔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하나님이 구원해 주십니다. 그래서 결국은 용서해 주십니다. 결국은 이끌어 하나님이 주십니다. 그래서 신앙인의 실패는 나만의 실패만 아닙니다. 하나님의 아픔입니다.
사람들은 승리하고 성공하면 바로 내가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만하고 그래서 자고하며 패망합니다. 그러나 승리의 이면에는, 성공의 이면에는 하나님의 세밀하고 수고로운 손길이 작동하셨습니다. 정교한 하나님의 작전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원대하고 깊은 하나님의 계획이 차착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지금 꿈에도 그리던 가나안 땅 정복의 역사를 모두 마치고 세겜 땅에 서 있습니다. 누가 한 것입니까? 이 가슴 부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의 완성은 누가 한 것입니까? 바로 하나님이 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획하시고, 하나님이 지휘하시고 하나님이 집행하시고 하나님이 수정하시고 하나님이 마무리 지으셨습니다.
지난 일 년의 역사는 나의 역사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기쁘신 뜻이 바로 우리의 열망이요 소원이니까요.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빌2:13) 그래서 하나님이 행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름지기 하나님의 사람들은 역사의식에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 전체 하나님의 그림 중에서 어떤 위치와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지금 하나님의 역사는 어느만큼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그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것을 영적인 예민한 눈으로 살펴보세요. 이것을 믿음의 사람들의 “역사의식”이라고 합니다.
지금 홍해가 갈라지고, 요단강이 열렸습니다. 여리고가 무너지고 만나와 메츄라기가 쏟아지고 있어요. 자 한 번 보세요. 여러분의 지난 일년을 보세요. 바로 하나님의 역사, 하나님의 기쁘신 뜻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지금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놓치지 마세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어요. 인류 최대의 기적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니까요. 여러분의 가정에 여러분의 일터에, 우리의 교회에 바야흐로 하나님의 기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십시오. 그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그대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그대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자 애쓰고 있다면,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최선을 향해 움직이고 있을 것입니다.
“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8:28)
그러니 이 하나님의 역사를 믿으십시오. 그리고 찬양하고 감사하십시오. 믿고 의지 하십시오. 그대의 삶을 축복하고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새롭게 시작되는 2004년 새해의 하나남의 역사를 푸푼 가슴으로 기대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