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영남알프스 9봉 종주 마지막 산행지는 문복과 고헌이다.
보통은 승용차로 산행지까지 갔었지만 이번에는 마침 문복 고헌을 가는 안내산악회가 있어 따라간다.
문복산을 오르는 최단 코스 들머리인 대현 3리 주민들은 영알9봉종주 산객들 탓에 몸살을 앓을 지경이라 탐방객들을 탐탁치 않게 보는 눈치가 역력하다.
개인적으로 처음 9봉 종주 때인 3년 전에는 마을회관까지 가서 여유있게 주차를 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입구부터 막아놓았으니 말이다.
아뭏튼 조용히 마을을 지나며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 입구 도로 변에서 하차하여 마을로 들어간다.
올때마다 반겨주는 드린바위를 당겨보고...
주로 드린바위 우측 등로를 이용하지만 좌측으로도 등로가 나 있다.
이전에는 이곳을 통해서 드린바위 우측 등로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사유지라고 막아놓았다.
딴 짓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길로 지나가는데 뭔 피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계속 올라가면 다시 드린바위로 연결되는 등로가 있으니 그 길을 이용하기로 한다.
길은 길이되 마치 밀가루가 깔린 곳을 지나는 것 같다.
오랜 가뭄 탓에 등로는 온통 먼지로 뒤덮여 지날 때마다 허리까지 풀풀 날린다.
갈림길에서 왼 쪽 드린바위 쪽으로 향한다.
그냥 직진하면 드린바위를 경유하지 않고 바로 문복산으로 오를 수가 있다.
너덜을 지나면 드린바위 바로 아래 쪽으로 올라서게 된다.
드린바위 아래에 있는 굴.
샘물도 나오는 것 같다.
드린바위 오름길.
우측으로는 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드린바위에서 바라 본 고헌산과 백운산, 그리고 삼강봉.
드린바위 위.
바로 아래 쪽 조망처로 올라가서 드린바위 암릉으로 오르기로 했다.
드린바위에서 올려다 본 문복산.
잠시 휴식과 조망을 즐긴 후 드린바위에서 내려선다.
드린바위에서 문복산으로 오르는 암릉 구간.
오르면서 드린바위와 가야 할 고헌산과, 백운산을 돌아본다.
우회하지 않고 바로 암릉으로...
평평한 능선길에 올라섰다.
정상은 지척에 있다.
짙은 녹음이 하늘과 대비되는 가운데 양탄자도 깔려 있고,
지나면 바로 문복산(1,015m).
청도군 운문면, 경주시 산내면과 울주군 상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신라화랑이 무술을 연마하던 곳이다. 운문령에서 문복산 남봉까지 완만한 길로 올라간 뒤, 다시 북쪽의 정상까지 약 3km의 평지 같이 완만한 능선을 걸으면 문복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문복산은 영남알프스 북쪽 변방에 자리하여 경주와 청도의 경계를 가르며 우뚝 솟아있는 산이지만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의 명성에 가려져 일반 등산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라 인파를 피해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인 곳이라 하겠다.
하지만 근래에는 영알 9봉 인증을 하면 은화를 준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이곳을 찾게되니 호젓함과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몸살을 앓게 된 산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사람이 많아 정상 인증을 하는데 40분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오늘은 조용해서 가볍게 인증을 마칠 수 있었다.
다시 양탄자길을 가면,
잠시 후 헬기장이 나타나고, 이어 고헌산갈림길을 지난다.
우리는 학대산과 신원봉을 지나 외항재 방향으로 가기 위해 좌측 운문령 방향으로 내려간다.
학대산 조망처에서...
학대산을 지나,
신원봉으로 향하는데 발밑에는 다시 먼지가 펄펄...
신원봉에 도착하니 낙동정맥표지석이 새로 하나 서 있었다.
이제부터는 계속 내리막.
긴 내림 끝에 포장도로로 내려서고 외항재를 향하여 도로를 따라간다.
길가에는 찔레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삼거리에서 그냥 도로를 따라 외항재로 향한다.
인동초도 보이고...
외항재에 도착했다.
이곳이 고헌산으로 오르는 최단코스 들머리이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서봉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제법 땀깨나 쏟아야 한다.
하늘이 열리는 가운데 뒤돌아보니 지난온 문복산과 학대봉, 신원봉이 저 멀리 보인다. 문복산 오른 쪽으로는 서담골봉도 보이고.
땡볕 속을 걸어오르는데 발밑은 먼지투성이요, 얼굴에는 땀이 제법 흐르는데 바람도 별로 없고...
이제 어느정도 올라온 것 같다.
가지산과 좌측의 천황산.
고헌산 정상이 중앙에 보인다.
앞 우측 봉우리가 고헌서봉이다.
고헌서봉.
낙동정맥이 지나는 길이다.
천황산과 재약산, 그리고 가지산이 뚜렷하고 도로 좌측으로는 간월산과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펼쳐져 있다.
중앙 앞에 오두산과 그 좌측 뒤로 간월과 신불산, 그리고 중앙 뒷쪽으로 재약산과 천황산, 우측은 가지 중봉.
서봉에서 바라본 고헌 정상.
나무계단길을 따라서 고헌 정상으로 간다.
정상 도착 직전 돌아다본 서봉.
고헌산(1,034m) 정상에 도착했다.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 두서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가뭄이 들면 산 정상에 있는 용샘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던 곳이란다. 산 정상의 옛 성터와 억새군락. 장쾌하게 이어지는 전망이 볼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백두대간 낙동정맥이 낙동강을 따라 내려오다 영남알프스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곳이다. 언양 사람들은 고헌산을 진산으로 신성하게 여겼으며 언양의 옛 지명인 헌양도 고헌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남쪽으로 구량천이 태화강 지류를 이루고 북쪽으로는 밀양강 발원지인 동창천이 흐른다.
하지만 용샘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조망이 터지니 말그대로 시야에 거칠 것이 없다!
우측 가지산에서 중봉을 거쳐 좌측으로 능동, 천황, 재약으로 이어지고, 도로 좌측으로는 오두산과 간월, 그리고 신불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표지석이 반대방향으로 서 있었는데 금년에는 돌려놓았네!
요것도 새로 생긴 것 같고...
이번에는 뒤에 보이는 동봉을 들르지 않고 우측 고헌사 방향으로 바로 내려간다.
급경사의 등로가 계속 이어지고...
마침내 등로는 완만해 지면서,
고헌사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본다.
도로를 따라 잠시 내려가면,
사방댐도 지나는데 가뭄 탓에 물이 거의 없다.
고헌사 아래 도로 가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산행거리 13.5KM, 6시간 15분 걸렸다.
초반에는 조금 서둘렀으나 시간여유가 있음을 알고나서부터 느긋하게 진행하며 멋진 조망을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다.
날씨도 무척 좋았고...
근래에 산행을 하면서 계속 맑은 날씨 덕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자연의 혜택이던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헌사 아래 방갈로에서 하산주를 하려 했더니 주인이 집을 비우고 없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파전과 막걸리를 팔았다던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