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운동법
입동(立冬, 11월 8일)과 소설(小雪, 11월 23일)이 지나고, 곧 대설(大雪, 12월 7일)이 다가온다. 어제(11월 30일) 강원도 대관령에는 눈이 50cm정도 내렸다. 추운 겨울철에는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기 쉽고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이 감소하여 체력(體力)이 떨어진다. 또한 활동 감소로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지만 추위를 인해 고열량식(高熱量食)을 섭취하기 때문에 체중(體重)이 늘어난다. 이에 겨울철에는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하여야 한다.
겨울철 운동은 ‘운동 환경’과 ‘안전수칙’이 중요하다. 추운 겨울철에 운동을 하다 자칫 근육(筋肉)이나 인대(靭帶)에 손상을 입게 되거나 동상(凍傷)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충분하게 보온을 하지 않고 장시간 운동을 하다보면 체온이 떨어지는 저체온증(低體溫症)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보온(保溫)에 신경을 써야한다.
실외(室外)에서 운동할 경우 보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옷은 가볍고 얇으면서 땀 흡수와 발산이 잘 되는 옷들을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자,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을 챙기고, 땀을 닦을 수 있는 수건을 휴대하여야 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다른 계절보다 에너지가 10-20% 더 필요하므로 탄수화물과 당분(포도당) 공급을 늘려야 한다. 수분 보충은 운동 1시간 전에 물 250-500cc를 마시고, 운동 중에도 물을 마셔야 한다. 운동 후에는 근육이 소비한 글루코겐을 복원하기 위해 바나나, 과일주스 등을 섭취하면 좋다.
겨울철 실내외 기온차로 인하여 혈압(血壓)이 오르고 말초혈관(末梢血管)이 수축하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뇌졸중(腦卒中)과 협심증(狹心症) 위험이 높아진다. 즉, 생리적으로 아침 시간에는 혈압이 높아지는데 이때 추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은 더 높아져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고혈압(高血壓)이 있거나 뇌혈관(腦血管)질환이나 심장병(心臟病)이 있는 사람은 이른 아침에 바깥에서 운동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심장혈관, 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운동량을 평소보다 줄이고 실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糖尿病) 환자는 추운 겨울날이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혈당(血糖)조절에 문제가 생기므로 운동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운동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침-저녁, 점심-저녁으로 하루 2-3회 나누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부드러운 신발과 면양말을 신어야 한다. 천식(喘息) 환자는 새벽운동을 피하며, 낮에 운동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에 습도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關節炎) 환자는 찬 공기에 노출되면 통증이 심해지므로 보온과 준비운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겨울에는 근육이 경직돼 부상 위험이 높으므로 운동을 시작할 때는 움츠러든 근육과 인대를 유연하게 만들고 심장(心臟)과 폐(肺)가 추위와 운동에 대비하도록 하기 위해 약 10-20분간 맨손체조,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이 필수적이다. 본 운동에 들어가서도 약한 강도부터 시작해 마지막에 다시 약한 강도로 돌아오게 하며, 운동이 끝나면 정리운동을 10-20분 정도 하도록 한다.
운동은 1분간 최대 심박수(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의 60-85% 강도(强度)로 30분 정도 주 5회 정도하는 것이 적당하다. 하지만 겨울에는 강도를 15% 정도 줄이고, 대신 운동시간을 10-20분 정도 늘리는 것이 좋다. 운동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좋으며, 강도는 상대방과 대화가 될 정도로 조절하여야 한다.
추운 날씨는 근육을 긴장시켜 발목, 무릎, 허리 등에 부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실내운동(室內運動)을 하는 것이 좋다. 실내운동은 ‘유산소운동’에 ‘근육운동’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일주일에 유산소운동 3회, 근력운동 2회가 적당하다. 그러나 실내 헬스클럽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근력(筋力)운동을 하다가 몸을 다치는 사례들이 늘고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기구운동을 할 때 대개 운동 중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데드리프트(서서 무릎을 편 채 역기를 허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나 스쿼트(어깨에 역기를 올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하체운동)처럼 하중이 큰 바벨을 들 때 허리보호대를 착용한다. 그러나 허리보호대가 복부를 압박해 운동 시 뱃속의 압력을 상승시켜 디스크의 수핵을 탈출 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하체운동인 런지(덤벨을 들고 양 무릎을 번갈아 굽히는 운동)는 남여 모두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고관절통(股關節痛)이 있을 경우 제외해야 한다. 풀업(턱걸이)운동은 이두, 삼각근 등을 종합적으로 단련할 수 있는 상체운동으로 초보자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그러나 척추의 경부와 요부가 뒤로 휘어진 척추후만증(脊椎後彎症)이 있는 사람은 턱걸이, 덤벨, 바벨 등 어깨 위로 드는 운동을 자주하면 허리가 더욱 굽어지고 목은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증후군을 유발해 목 디스크까지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실내 유산소운동기구인 런닝머신(트레드밀)은 심폐기능과 다리 근력을 강화하고 충분한 칼로리를 소비하므로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 달릴 때는 상체(上體)를 바로 세우고 팔은 90도 정도로 편안한 자세를 유지한다. 하지만 달릴 때 무릎에 체중이 가중되므로 관절염(關節炎)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다.
고정식 자전거 타기는 다리 근력이나 관절, 허리가 약한 사람, 골다공증(骨多孔症) 환자, 비만한 사람도 비교적 쉽게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는 운동이다.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신경계통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자전거 안장의 높이는 페달이 가장 낮은 위치에 있을 때 무릎이 약간 굽은 자세가 되도록 하고, 핸들의 높이는 전방을 바라보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가 적당하다.
스테퍼(계단식 운동기구)는 심폐지구력을 키우고 다리 근력을 키우는 데 좋다. 스테퍼에 발을 디딜 때는 걷기와 같은 방법으로 발바닥 전체가 고루 닿도록 해야 충격이 장단지로 전달돼 다리에 피로를 덜 느낀다. 스테퍼 운동에 익숙하지 않거나 체력이 저하돼 있는 경우에는 5분 정도 운동 후 휴식하는 식으로 5회 정도 반복하면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영(水泳)은 물의 부력(浮力)이 체중에서 받는 충격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에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적합한 운동이다. 수영은 몸 전체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고 물살에 의한 칼로리 소모가 많아 겨울철 체중관리에 효과적이다. 수영 후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급격하게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骨多孔症)ㆍ관절염(關節炎) 환자는 작은 충격에도 골절상을 입기 쉽다. 특히 노인들의 골절(骨折)은 쉽게 치료가 안 되고 합병증(合倂症)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 노인들에게 권장되는 운동에는 보온을 잘 한 상태로 걷기, 가볍게 달리기, 산책 등이다. 또한 체조(體操)를 자주하여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택견’은 우리나라 전통무술(傳統武術)의 하나로 동작이 유연하고 자연스러워서 신체단련을 위한 보건체조(保健體操)나 스포츠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택견은 경기이면서 놀이 성격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호신술(護身術)이 되고 공격을 하면 무예(武藝)가 될 수도 있다.
택견의 특징은 손발과 몸동작이 근육의 움직임과 일치하고, 유연하며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는 무술(武術)이다. 또한 음악적이며 무용적인 리듬을 지니고 있어 예술성 짙은 무예로서 공격(攻擊)보다는 수비(守備)에 치중하고 발을 많이 움직인다. 택견 동작은 마치 춤사위처럼 흐느적거리고 부드럽지만 폭발적인 힘을 자랑한다.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택견을 수련해 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구려 고분벽화(古墳壁畵)에 택견과 유사한 동작이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三國時代)부터 행해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고려시대는 택견을 수박(手搏), 수박희(手搏戱)라 기록하였고, 조선시대에는 무인(武人)뿐만 아니라 일반대중들에게 널리 확산됐다.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無形文化財) 제76호로 1983년에 지정된 택견이 며칠 전(2011년 11월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무형유산’에 등재(登載) 결정이 났다. 인류무형문화유산(人類無形文化遺産)은 UNESCO(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ㆍ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Masterpieces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을 말하며 2001년 19개 유산이 처음 지정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첫댓글 靑松, 금과옥조의 지침, 소제 깊이 새겨 둡니다. 대단히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