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 하나님의 흔드심(욥 1:1-22)
욥기를 설교한다고 말하자 제 아내가 말렸습니다. 왜 말렸을까요? 제 아내는 "당신이 설교하면 우리가 꼭 그렇게 돼요. 그러니까 좀 신나는 거로 해요"라고 했습니다. 신나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계속 복 받는 이야기가 성경 어디에 있습니까? 환난과 고난, 의심과 시험을 벗어나 있는 이야기가 성경에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욥기 전체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선 욥기 1장을 잘 읽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앞에 있는 내용을 가지고 너무 많이 적용하시면 안 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어느 동네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라고 하면, 어느 동네가 어디며 어떤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은 사실 그 이야기 내용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본대로 욥기 1장은 욥이 그가 받는 고난과 형벌에 대해 아무런 이유가 있지 않은 사람이었다로 시작합니다. 이후에 이어지는 욥의 고난이 그에게 책임이 있다거나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앞에서 이렇게 해놓은 것입니다. 뒤에 가서, 욥이 잘했지만 결국 뭔가 놓친 것이 있더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데 욥기의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마지막 장인 42장입니다. 거기에 가면 이제 결론이 나는데, 결국 욥이 두 배로 복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욥이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욥에게 준 답은 이것입니다. 그에게 모든 창조 세계를 보여주시면서 '너는 저 창조물과 다르다. 지금 내가 너에게 보여주는 저 모든 것과 너는 다르다. 너는 내 옆에 있는 자다'라 고 하십니다. 귀한 손님이 집에 찾아오면 우리가 집안의 보물이나 진귀한 것을 보여주듯이 욥에게 저 피조물들을 보여주시면서 '너는 저 피조물과는 다르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미 욥기 1장 후반부터 등장하는 어려움과 고난과 재난이 42장의 결론으로 가는 과정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데, 이 긴 내용이 바로 욥이 지금 누리며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려고 하는 자리까지 꼭 통과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꼭'이라는 단어를 쓰니까 상당히 당황하시는데, 인생에 쉬운 길은 없습니다. 이 길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 길은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그러면 이 과정을 통과하지 않는 사람은 누굽니까? 그 사람은 1장 13절 앞인 1장 12절까지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수준이 낮다고 이렇게 깎아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그렇더라는 말입니다. 하여튼 이렇게 대략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들어가야 합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에게 복 주기 위하여 어떤 과정을 요구하시는가를 놓치면 욥기는 괜히 고생한 이야기에 불과해집니다. 안네(Anne Frank, 1929~1945)의 이야기가 되고 맙니다.
~ 박영선, 《욥기 설교》, 영음사, 2014, p.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