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수생식물은 햇볕을 충분히 쬐이고 물만 제때 공급하면 키우기 어렵지 않다. 15℃ 이상에서는 생장을 계속하므로 실내에 두면 사철 푸르고 싱그러운 잎을 볼 수 있다. 집 안에서 키우기 가장 좋은 곳은 볕이 잘 드는 베란다나 창가. 단, 여름철 직사광선은 좁은 용기 속 물의 온도를 급격히 올리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모든 식물이 그렇듯 환기를 자주 해줘야 병충해 없이 잘 자란다. 잎 끝이 노랗게 마르는 것은 실내가 건조하거나 햇볕이 너무 강하다는 신호이므로 물을 자주 보충하거나 화분 위치를 옮겨준다.
수생식물은 물이 새지만 않으면 어떤 용기에 키워도 상관없다. 다만 실내 장식 효과를 감안하면 옹기나 도자기 그릇에 심는 것이 좋고, 베란다나 정원에서 보다 크고 시원하게 키우고 싶다면 커다란 대야나 수조에 심고 완효성 비료도 적절히 보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 관리. 흙 위로 늘 물이 찰랑찰랑하도록 하고, 용기가 작거나 날이 더우면 몇 시간 만에 물이 증발하므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물을 따라내고 새로 붓는 것(교체)이 아니라 부족한 만큼 더해주면(보충) 되므로 그리 번거롭지 않다. 또 수생식물이 심긴 용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생태계이므로,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한 물이 쉬 썩지 않는다. 장구벌레 등이 생겼다 싶으면 물을 넘치도록 부어 흘려버리면 된다.
옹기 화분에 수생식물 심기
1. 적당한 크기의 옹기 화분에 원예용 상토를 얕게 깔고 완효성 비료를 약간 섞어준다.
이렇게 하면 일반 흙에 바로 심는 것보다 식물이 더 잘 자란다.
2. 원래 화분이나 포트에서 식물을 꺼낸다.
이때 식물을 잡고 위로 뽑지 말고, 화분을 뒤집은 다음 손으로 탁탁 쳐주며 흙덩이째 아래로 빠지게 해야 한다.
3. 화분에서 꺼낸 식물을 옹기에 올린 다음 뿌리 주변의 뭉친 흙을 손으로 살살 펴주며 자리를 잡는다.
4. 흙을 채워 넣는다. 원래 식물이 심겨 있던 지점까지 채우되, 표토 높이가 화분의 8부 정도 되도록 하면서 손으로 흙을 꼭꼭 눌러 담는다.
5. 흙 위로 마사토(화장토)를 한 겹 덮어준다.
6. 표토 위로 찰랑찰랑하게 차오를 때까지 물을 준다. 이때 손을 흙에 얹고 그 위로 조심스럽게 물을 뿌려야 흙탕물이 일지 않는다.
노랑어리연꽃 여름철이면 앙증맞은 노란 꽃을 피우는 노랑어리연꽃. 꽃잎 끝이 실처럼 갈라진다.
디크로메나 독특한 꽃 모양 때문에 흔히‘ 해오라비사초’‘ 백로사 초’로 불리는 디크로메나(Dichromena). 영어로는 꽃이 별 모양이라고 해 스타그래스(Stargrass)라고 한다. 실내 가습 및 공기 정화 효과가 있으며, 추위에도 강한 편이다.
물아카시아 잎 모양이 아카시아와 비슷한 물아카시아. 자꾸 건드리면 잎을 오므리므로‘ 물미모사’라고도 한다. 먼저 나서 노랗게 변한 잎을 제거해주면 늘 푸르게 키울 수 있다. 물속에 뿌리를 내리는 식물이지만, 가지를 꺾어 물에 띄우면 부생식물처럼 물 위에 떠서 자라기도 한다.
탈리아 상태가 좋으면 2~3m까지 시원스레 줄기를 뻗는 탈리아(Thalia). 흔히‘ 물칸나(Water Canna)’로 불리지만, 물칸나는 이와 생김새가 전혀 다른 식물이다.
알테르니폴리우스 시페루스 (Cyperus)속의 한 종류인 알테르니폴리우스(Alternifolius). 사촌지간인 파피루스나 엄브렐라보다 키가 작고 내한성이 강하므로 초보자가 키우기 쉽다. 웃자라거나 시든 줄기 밑동을 바짝 잘라주면 옆에서 새 줄기가 계속 돋아난다.
용수철골풀‘나사 골풀’‘ 나선골풀’‘ 스프링골풀’ 등으로도 불리는 용수철골풀. 돌돌 말려 자라는 줄기 모양이 독특해 인기 높다. 화분을 자주 돌려줘야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모양을 유지한다.
벗풀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보풀과 비슷한 도입종 수생식물이다. 실 내 가습 및 공기 정화 효과가 있어 집 안에 두고 키우기 좋다.
흑토란‘ 물토란’으로 도 불리는 흑토란. 동남아시아 원산의 수생식물로, 물에 심긴 뿌리에서 잎이 돋아 나 1m 이상까지 크게 자란다. 잎의 모양과 색깔이 다양한 여러 원예종이 도입돼 있으며, 실내 가습 및 공기 정화 효과가 있다.
파피루스 시페루스(Cyperus)속의 한 종류인 파피루스(Papyrus). 널리 알려져 있듯이 고대 이집트에서 이 파피루스 줄기를 가공해 종이 대용으로 썼다.
엄브렐라 시페루스 (Cyperus)속의 한 종류인 엄브렐라. 잎이 펼친 우산살 모양으로 자라므로 이렇게 불린다. 영어 이름은 엄브렐라 플랜트(Umbrella Plant).
속새와 워터코인 속새(뒤쪽)는‘ 마디초’라고도 하는 수생식물로, 습한 그늘에서도 잘 자라므로 실내에서 키우기에 좋다. 워터코인(앞쪽)의 정식 명칭은 히드로코틸레(Hydrocotyle)로, 잎이 동전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 이렇게 불린다. 물속이나 습한 땅 어디서나 잘 자라고 번식력도 왕성하다. 너무 자라 보기 싫을 땐 줄기 아랫부분을 모두 자르면 새 잎과 줄기가 난다.
물안개꽃‘실미나리 아재비’로도 불리는 물안개꽃. 양지바르고 습한 곳에서 키우면 여름 내내 노란색의 작은 꽃을 피운다.
무늬고랭이 줄기에 난 흰색의 가로 무늬가 눈길을 끈다. 수염가 래꽃 논이나 못 등에서 자라며, 여름이면 독특한 모양의 연보랏빛 꽃을 피우는데 그 모양이 수염 같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다양한 부생식물 네가래(가운데 네잎클로버 모양)와 생이가래(왼쪽 아래), 자라풀(오른쪽 아래) 모두 물에 떠서 자라는 부생식물이다. 물을 담은 돌확이나 옹기에 띄워두는 것만으로도 싱그러 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대신 수생식물을 들여보세요"
심원식물원은 수생식물 전문 화원이다. 이곳에 서는 우리나라 습지에 자생하는 종류와 외국에서 도입된 원예종 등 80여 종의 수생식물을 만날 수 있다. 작은 돌확에 동동 뜬 네가래에서 어른 키를 넘기도록 훌쩍 자란 속새까지, 온실 안의 모든 식물은 서태원 원장이 직접 키운 것들이다. 교장으로 재직하던 초등학교에 온실을 만들고 학부모들에게 귈분을 나눠주는 등 유별난 수생식물 마니아였던 그는 2008년 봄 퇴직하자마자 식물원을 열었다.
“주거 면적의 5~10%를 식물로 채우면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줍니다. 특히 물과 식물이 어우러진 수생식물 화분은 그 자체가 가습기이자 공기청정기예요.” 서 원장은 학교에서 그랬듯, 지금도 식물원을 찾는 이들에게 차 한잔 건네며 수생식물의 매력과 함께 올바른 이름을 알리기 위해 애쓴다. 2007년 개설한 온라인 카페 (http://cafe.naver.com/waterplant)를 통해서도 다양한 수생식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수생식물을 사랑하는 마음,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은 열의만 있다면 온오프라인 세상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이 심원식물원이란다.
“온종일 둘러보고 화분 하나 사지 않아도, 회원으로 가입해 덧글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누구든 마음 편하게 식물과 대화하고, 이름 하나라도 더 알고 가면 좋지요. 그러다 보면 수생식물의 싱그러운 생명력에 누구라도 빠져들겁니다.”
<원문출처> ; 전원생활(2011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