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할머니만 모르는 이야기 시작 전
작가님과의 만남의 시간
오늘, 엄마가 죽었다. 공연 시작 전
24구미아시아연극제 - 다섯째 날
[인형할머니만 모르는 이야기]
제목이 독특한데. 인형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맞지 않을까 어릴때 할머니께 들은 옛이야기도 떠올랐다. 내용을 읽었으면서도 단지 읽기만 해서 중요한 단어를 스쳐지나갔다.
이 스쳐지나간 것은 인형극을 보면서 아하하는 뒤늦은 깨우침이 .....
섬세한 인형들의 등장에 디테일에 감탄하고, 용궁이야기의 토끼도, 호랑이 잡은 토끼도 본인이라는 말에 이 토끼가 혹시 진시황의 불로장생을 훔쳐 먹었나하며 웃음이 나왔다.
달로 도망가서 달 토끼가 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옥황상제가 용왕의 병과 같은 병이 걸리자 토끼를 잡아 간을 빼오겠며 찾아가는 방법을 말하는 호랑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모습에서 병에는 선과 악,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살짝 했다. 그리고 그곳으로 간 호랑이 꾀를 내어 물리치는(?) 토끼의 귀여운 아이디어와 모습에 아이들과 크게 웃었다.
원레 50분 공연인데 30분으로 줄이셨다는 말씀에 30분의 공연도 쑤욱 빠져들어 보게 되었는데 50분의 공연은 더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되었다. 다음에 다시 구미에서 전체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원해본다.
2018년에 처음 뵙고 구미에 오실때마다 가연이랑 만났는데 이번엔 혼자서... 인연이 이렇게도 연결이 되다니 이 단어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우리는 오랜시간 같이 있었으니 상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에게 맞춰주길 바란다. 하긴 초창기 나도 너무 다른 매력에 남편에게 끌렸겠지만 살면서 그 다름에 너무 힘이 들어서 에니어그램, 성격우형 분석 등을 공부하면서 다름을 어떻게 이해 할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었다. 이젠 어느 정도의 답을 찾은 듯하지만 갈길은 멀어보인다,
특히 안다고 하는 착각은 부모와 자식간에 가장 많은 것 같다. 그속에 오해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극을 보면서 엄마와 나의 관계를 다시 보게 되었다. 아직도 엄마에게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많은 정신적으로, 외벌이 속에서 금전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어쩌면 이런것 때문에 큰 아이들은 강제적으로 20살때부터 독립시켜놓고 서운해 하는 경우도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가끔 그때는 정말 서운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힘이 된다고 한다.
큰 아이가 20살때 이젠 집을 떠나는 시기가 되어 "엄마도 너 덕분에 엄마라는 역할이 처음이여서 실수 많이 했을거야. 서운하게 한거 있음 미안해. 그러고 떠오르는거 있음 이야기하고." 했더니 큰 아이가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하며 급 엄청난 죄인모드가 되었었다.
그후인것 같다. 나도 무서워서 엄마랑 아빠께 아무것도 묻지 않고 있었다가 생각날때 하나씩 말씀드리면 거의 오해인 경우가 많았고, 사정을 들으니 이해가 되어 지금은 서로에게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불같은 아빠와는 힘들기는 하지만 ....
어쩌면 여기에 나온 주인공이나 엄마가 조금만 용기를 냈다면 앞으로 나아갈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하고 무서운 엄마였다. 무슨 일이 있으면 무섭게 혼 냈다는 기억뿐이었는데 그건 엄마가 살아온 시절이 그랬기때문에 등의 사정을 들으며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서 필요한것은 내가 한 발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먼저 있어야 한다. 두려움에 아니면 언제까지나 영원히 엄마가 내 옆에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면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하는 것 같기는 하다. 내가 크게 아파본 후 죽음은 누가 먼저 일것이 없겠다는 생각에 먼저 다가가게 되었으니....
이런 극을 보면서 다시 부모와 자식의 관계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에 충실하자도...떠올랐다. 시간은 기다려주지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