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주택 두 달째 감소…분양일정 연기로 물량 적어 착시 효과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시장의 훈풍이 불면서 1순위 마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기존에 분양됐던 단지들의 분양권 거래도 소폭 증가하며 청약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미분양 통계에서 잡히는 미 분양 아파트 물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자 분양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지방 등에서는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고, 분양하는 단지마다 청약 미달사태가 나오자 분양 물량이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의 청약경쟁률을 보고 청약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보고 묻지마 청약을 하는 것을 주의 해야한다고 경고한다.
9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초 각종 청약 규제를 풀면서 전국 미분양 주택 수 증가세가 2개월째 주춤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7만1365가구로 집계됐다. 올 3월(7만2104가구)보다 1.0%(739가구) 줄어들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1만1609가구로, 3월(1만1034가구)보다 5.2%(575가구) 늘었다. 반면 지방은 5만9756가구로 전월(6만1070가구)에 비해 2.2%(1314가구) 줄었다.
정부가 무순위 청약의 무주택·거주지 요건을 폐지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줄이는 등 분양 관련 규제를 대거 풀면서 미분양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여기에 미분양이 발생한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건설사가 앞다퉈 중도금 무이자 등 할인 분양에 나서면서 미분양 주택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단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지방을 살펴보면 주택 시장 침체가 지속하면서 일부 지역을 '위축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 등 일부 지역 분양시장의 경우 미분양 주택이 쌓여있는 데다 대규모 입주 물량까지 예정돼 있어 시장이 갈수록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위축지역 제도는 2017년 도입된 규제지역 제도의 일부로, 규제지역은 △투기과열지구 △청약과열지역 △청약 위축지역으로 나눠서 관리한다. 다만 현재까지 위축지역으로 지정된 사례는 전무하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기보다 건설사에서 아파트 분양 시기를 대거 연기한 데 따른 통계 착시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 여건과 중도금 조달 문제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중소·중견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8716가구로, 3월(8650가구)보다 0.8%(66가구) 증가했다. 광주(25.9%), 대구(6.4%), 인천(5.8%) 등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 증가세가 가팔랐다.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방 청약 경쟁률도 1대 1을 채 채우지 못하는 등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청약 경쟁률은 △대구 0.02대 1 △전남 0.04대 1 △울산 0.12대 1 △제주 0.12대 1 정도 수준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은 "대구(18.5%), 경북(12%) 지역에 전국 미분양 주택 중 30.5% 집중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신규 분양주택 초기 분양률이 크게 낮아지고 올해 입주예정물량(약 37만가구)도 지난해보다 늘어나 위험 가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주건협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가 우려되는 지역을 위축지역으로 조속히 지정하고, 규제지역에 상응하는 수준의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며 부동산 침체로 인한 리스크가 지역경제 전반에 확산하지 않도록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분양일정을 대거 연기한 가운데 워낙 분양 물량이 적어서 나오는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3·4월 미분양 주택 감소를 시장 회복 시그널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며 "일반분양 물량의 절대량이 감소한 데다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입지 위주로 공급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 물량이 적었던 3~4월 미분양 감소는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있어 분양시장 회복 여부는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출처] K그로우(http://www.kgr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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