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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걸음의 기쁨 (미학)
이찬용 시인의 수필
머리말
살면서 느낀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열 걸음의 기쁨 (미학)
언제부터인지 버릇이 되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그리 되었습니다.
길을 가다 보면 앞 사람과 한 열 걸음쯤 뒤에서 걷게 됩니다.
서두르지 않아서 그렇고 그만큼의 여유를 갖는다는 것이 왠지
편안하고 좋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으로 불쑥 구스렁거리기도 하고 흥이
나서 콧노래가 나오기 마련이어서도 일 것입니다.
사람을 보는 데에도 너무 가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알아서는 안
될 것까지 보게 되어 민망해지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만큼의 거리를 두면 또렷하면서도 오히려 더 좋아 보입니다.
시를 읽을 때에는 너무 깐깐히 시작하면 맛과 멋을 잃게 되는
줄을 알았습니다.
이 시는 왜 썼을까 무슨 마음으로... 어찌 이런 어휘를 골랐을까
시인은 어떤 사람일까 이러다 보면 흥이 줄어들기 십상입니다.
먼저는 얼마의 보드라운 감성으로 그림을 감상하듯 여유를 부려
볼 일입니다.
예술원회원 미술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모처럼의 기회여서, 들뜬 마음을 추스르고, 열 걸음쯤 거리를
두고 보았습니다.
장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정성을 들였다 하여도 미세한 흠은
있었을 것입니다.
보기로 군마도는 여러 마리의 준마들이 땅을 박차고 하늘을 나는
힘찬 말발굽 소리가 온몸을 떨게 하였습니다.
며칠을 그 활기에 손을 불끈불끈 쥐었습니다.
오늘 여러 사람을 만나고 예기치 않은 일을 겪게도 될 것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까다롭지 말고 짐짓 시느미 하루를 살리라 합니다.
아침 햇살이 참 좋습니다.
콧노래가 저절로 입니다.
(문학세계 명사초대석) ('16.4월)
소망
하늘이 높고 참 맑고 푸릅니다.
마음이 기억이 늘 저러면 너무 좋을 것입니다.
없는 듯 보이는 솜털구름이 아주 편안합니다.
존경하는 노시인은 세계 산들의 이름을 모아
무시로 외우셨다 합니다.
워낙에 시인이시라 웅장한 산들의 열병 마침내
후미진 골짜기 흐르는 물 소슬한 바람소리까지
헤아리시고 휘도는 산의 정기 시심으로 함빡 채
우셨을 것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쳐 솟아오르는 빈센트 반
고흐의 훗훗한 숨결 오 휘황한 별자리 소리치는
별 저들의 이름을 부르며 꿈 많던 뒤안길을 짚어
볼 수도 있습니다.
꽃은 아름답습니다.
봄 꽃들의 행진
여름 꽃들의 잔치
가을 꽃들의 기도
겨울 꽃들의 침묵 그리고 도전
꽃들의 시를 지어봅니다.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외우며 아름다운 꽃들의 이야기 내음을 머리에
담고 담습니다.
노래를 부릅니다.
어디서든 틈이 나면 길을 가면서도 마음으로
속으로 조용하게 때로는 가슴을 쭉 펴고 쩡쩡
울리게 간절히 노래를 부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어메이징 그레이스
오 솔레 미오
청산에 살리라
그리운 금강산
그대 있음에
무대에서 관중을 사로잡는 멋이 있는 모습들을
흉내며 오히려 그들보다 더 큰 감동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이러노라면
마음이
기억이
상쾌하여짐을 느낍니다.
머리 흐려져서
헤매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늘이 높고 참 맑고 푸릅니다.
마음이 기억이 마지막 그날에도 저러면 너무
좋겠습니다.
없는 듯 보이는 솜털구름으로 저렇게 조용히
흐르고 싶습니다.
천 년의 세월이 나들이 하는 섬
선유도
천 년의 세월이
나들이를 한다
차운 밤
모진 바람 견뎌
이슬을 안은 신선들의
여전한 헛기침 소리
햇살을 누리는
풋풋한 웃음의 물결
전설도
쉬어서 가는
시간의 정원
*
선유봉
절경이 너무 좋아서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그리고 신선같이 착한 사람들이 그 아래 집을 짓고 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침략과 격변기의 암울한 시대를 겪으면서 크나큰 아픔을 참아야 하
였습니다.
폭약이 터트려지고 몸이 찢겨 나가는 고통을 견뎌야 하였습니다.
암석 채취의 채석장, 마침내는 봉우리마저 없어지고, 조그마한 섬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선유봉이 선유도가 되고만 것입니다.
그 아픈 상처들을 달래고, 지금은, 선유로 선유정 선유나루 ...... 만남의 숲 시간
의 정원이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와서 밝은 햇살을 누리고 화안히 웃으면서 전설을 음미합
니다.
선유도는 깜찍하고 이쁜, 아직도 신선들의 헛기침 소리가 들리는 듯싶은, 전설
의 섬입니다.
이 섬을 기리는 시를 얻고 싶었습니다.
아픈 상처를 건드리기 마련으로는, 성난 시위대의 거친 구호가 되고 말고, 감동
의 시를 기대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아픔을 도드라지게는 아니 하면서, 그러나 그냥 지나칠 수는 없으니, 속으로
삭이면서 ...... 시의 집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은유와 상징, 감각의 좋은 자재들을 고르고, 갈고, 정성으로 다듬어 보았습니다.
'천 년의 세월이/나들이를 한다'
세월이 사람처럼(의인/인격화) 나들이를 합니다. 의인의 은유입니다.
과거와 현재 또 미래가 선유도를 들고 나는 것입니다. 이 작은 섬에서는 정작
무한의 세월들이 더불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차운 밤/모진 바람 견뎌'
'차운(차거운) 밤/모진 바람'은 암울한 시대와 거기에 고통을 주는 사정을 상징
하였습니다.
'견뎌'라는 수동적 표현을 하여 애써 속으로 삭이는 모습을 순화하였습니다.
'이슬을 안은 신선들의/여전한 헛기침 소리'
옛날 시골의 어르신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집안을 돌며 살피며 헛기침을 하였
습니다.
권위를 나타내면서 한편으로는 집안의 안녕을 지키고 있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알리는 신호 곧 상징이었습니다.
이 곳에 노닐던 신선들이 아직도 이슬을 맞으며 이 섬을 지키고 있노라는 예의
헛기침 소리를 여전히 내고 있는 듯 여겨집니다.
'이슬을 맞은' 또는 '이슬에 젖은' 대신에 신선들의 품위에 어울리도록 '이슬을
안은'으로 적었습니다.
'햇살을 누리는/풋풋한 웃음의 물결'
유난히 많은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이 쏟아놓는 풋풋한 웃음의 물결은 장관입니다.
'선유도=시간의 정원'
은유의 공식입니다. 은유입니다.
전설과 오늘의 풋풋한 웃음의 물결, 또 미래의 빛나는 꿈들이 공존하여, 무시로
오고 가는 '시간의 정원' 바로 '선유도'입니다.
제목 '선유도'와 마지막 연 '시간의 정원' 한 줄로 시각적으로 대칭케 하여 이미지
를 돋보이게 하고 이 시를 이 섬처럼 깜찍하게 하면서 그리고 전설이 쉬어서 가는
섬의 정취를 강조하였습니다.
'이슬을 안은' '헛기침 소리' '햇살을 누리는' '풋풋한 웃음의 물결'
시각 청각 촉각 운동 감각의 그리고 활유의 표현은 생동감이 있고 시의 감칠 맛을
더하여 줍니다.
며칠을 다듬었습니다.
더 살피고 더 다듬으려 합니다.
응축은 시의 생명입니다.
*
군산에 그리고 영등포에 똑 같은 이름의 섬이 있습니다.
여기는 영등포의 선유도입니다.
이 시를 갈망하고 찾고 캐고 다듬는 동안 짐짓 이 섬을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아직 봄이 조심스러운 쌀쌀한 날씨였으나, 웬 정성이 그리 뻗쳤던 지, 낮 밤을
가리지 않고 , 전설의 분위기에 흠씬 젖었습니다.
아주 짧은 시입니다.
이 섬의 혼을 불어넣고 싶은 열망은, 그러나, 대단하였습니다.
시는 너무 구체적이면 오히려 그 맛과 멋을 잃고 만다는 것이, 평소의 생각입
니다.
역사와 사실의 기록으로만 그쳐서는 안되고, 시는, 꿈꾸고 새기고 깨닫고 감동
할, 여백이 꼭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겸재의 선유봉 그림입니다!
목련이 웃습니다
이번 겨울은 혹독하였습니다.
웬만하면 이런 말은 아니 하는데 절로 이리 하게 됩니다.
절레절레 머리가 흔들어지고 진저리가 다 쳐집니다.
요 얼마동안 감기 몸살에 혼쭐이 나서 더욱 그런가 싶습
니다.
겨울이 힘들어 앙상한 가지의 목련을 자주 찾고 여기에
움 돋아나기를 이렇게 기다리기는 처음인가 합니다.
목련이 부끄러워 봉긋이 솟으면 봄이로구나 탄성을 지르
고 새로운 소망을 설계하기 마련입니다.
얼마 전 목련의 예의 고대하던 모습을 보고는 봄이 다
온 듯 여겨 깜짝 반가워 좀 서둘러 낭패를 보았습니다.
껴입었던 옷가지를 줄이고 봄 신명을 부렸더니 감기에
된통 붙들려서 병원을 세 번씩이나 다녀왔고 아직도 그
기운을 짐짓 못 버리고 있습니다.
이제 목련이 활짝 피었습니다.
나는 정작 한 겨울 두터운 옷차림을 하고 있으나 저는 몸
을 다 들어낸 채 한껏 제 철을 누리고 즐기고 있습니다.
새하아얗게 웃고 있습니다.
깡마른 몸뚱이로 혹독한 겨울을 거뜬히 이겨낸 저들이
오늘은 그저 대견하고 자랑스러워만 보입니다.
(2013)
마음은...
정말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가슴을 치며 마음이 아프다 할 때에는 가슴에 있는가 여겨지고
머리로 깊이 생각하여 말하면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하니
머리에 있는 듯도 하고
마음이 격해 긴장하여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머릿칼이 쭈뼛
설 적에는 어디랄 것 없이 우리의 몸 구석구석 여기저기 있어서...
너무 좋아서 때로는 아주 속상해 얼굴 벌개지면은 핏줄 어디에든
마음이 실실이 흘러서 조화를 부리는 것만 싶고...
있기는 있는데요 분명한데요 도대체 어디에 있는 지...
굳이 물으시니 밤을 세워 궁리하고 헤아려는 보는데요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요
어디 어디에 있을까요 마음은...
도란도란 나누는 또 구스렁거리는 이 소리마저 훤히 하나 안
빼고 다 듣고 다 알고 있을 텐데요
*
묻는 이가 있어서요 ... 한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요 ...
어디에 있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마음은 축복입니다!
마음이 있어서, 가슴 뭉클한 행복에 젖을 수 있고, 기뻐서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고,
파아란 소망의 돛을 높이 올릴 수 있고,
무지갯빛 꿈을 꾸고 터트릴 수가 있습니다.
다만 마음의 키는 잘 잡아야겠거니 합니다.
그르치면 슬픔의 절망 좌절의 나락에 구렁텅이에 떨어지고
빠지고 말 것입니다.
정작 마음이 있어서 우리가 아름다운 시를 생각하고 또 짓고
읊을 수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이런 축복의 마음이 있어서 부려보는 어쩌면 어리광
입니다.
디카시 그리고 카톡시
디카시가 나온 지 20년이 거의 되었습니다.
교과서에도 실리고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공헌한 시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드립니다.
그런데, 그동안 스마트폰의 놀라운 발전으로
별도의 디지털카메라 없이 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은, 세상은, 마음을 비우면, 모두가 시!
아름다운 예술입니다.
우리에게 늘 감동을 주고 감탄하게 합니다.
어느 순간 떨리는 기쁨으로 한 장면을 잡고
거기에 영감의 시를 곁들일 땐 짜릿한 힐링
을 누리게 되고 이걸 감상하는 이들도 함께
그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즈음 초등학교 어린이에서 어르신들까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에 아주 열심입니다.
문학치료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회의 여러 발전 한 편으로는 이런저런 많은
그림자도 있습니다.
좋은 시가 건강에 큰 도움 되리라 여겨집니다.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시를 카톡시라고 불러
봅니다.
전달의 효과 대단할 것입니다.
연구 발전이 긴요하고 기대하는 바도 큽니다.
이 시는, 먼저
긍정의 밝은 내용이어야 합니다.
바쁘고 긴장된 생활 속에서 잠깐씩 들여다보는
글이, 시가, 불끈 용기와 소망을 주고 돋운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정곡을 짚고 간결 명쾌해야 합니다.
이러구러 변명할 여지가 없는 공간이어서입니다.
사진은 물론 시와 함께 생동감이 생명입니다.
자료는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고 겪는
모두입니다.
무한합니다.
특별한 경우 말고는 다른 기기의 도움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으로도 다 할 수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지닌 누구든지 창작하고 감상하고
감동! 건강해서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카페 메일 메세지 카카오스토리 단톡방 모두와
공유할 수 있습니다.
회지 발간을 반기며
우리의 인생을 계절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바로 인생의 봄입니다.
소망 넘치고 꿈이 있어 갈고 고르고 모름지기 씨를 뿌릴 수 있는 좋은 때입니다.
지금 인생의 아름다운 꽃의 씨를 뿌리면 여러분은 곱고 아름다운 꽃의 향취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인생의 참 귀중한 곡식의 씨를 뿌리면 정녕 기쁨의 단을 가지고 돌아오게 될 것
입니다.
과일나무의 씨를 뿌리면 풍성한 열매를 또 얻게 될 것입니다.
인생의 성공 승리 행복의 수확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순간 여러분의 이 좋은 봄의 때에 씨를 뿌리지 아니 하면 그대로 끝
입니다.
발부리에 채이는 돌멩이와 같은 삭막한 인생을 살고 말 것입니다.
씨를 뿌려야 합니다. 좋은 인생의 씨를 심어야 합니다.
그런데 씨는 참 많이 있습니다. 꽃의 종류가 많듯 곡식의 과일의 종류가 많듯
뿌려야 할 인생의 씨는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러한 것이나 뿌려서는 안되고 그 중 좋은 씨를 골라서 뿌려야
합니다.
기도는 좋은 씨입니다. 기도는 호흡이라 합니다. 우리가 늘 기도하므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생명을 얻으므로 다른 좋은 모든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 야곱 요셉 모세 사무엘 다윗 히스기야 사도 바울 ...... 이런 분들은
모두가 간절한 기도의 씨를 뿌려서 풍성한 열매를 거두신 분들입니다.
말씀은 좋은 씨입니다.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히4:12) 우리로 복을
받게 하시고 병든 중에도 완쾌함을 사망의 자리에서 천국의 영광을 얻게
하십니다.
효도의 씨는 우리로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게"(엡6:1-3) 합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행20:35)입니다. 그러므로 사랑과 봉사는 역시
좋은 씨입니다.
성경에는 뿌려야 할 좋은 씨들에 관하여 여러 가지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좋은 씨는 많이 있습니다. 이순신 이율곡 신사임당 정약용 유관순
손양원 링컨 베스탈로찌 헬렌켈러 슈바이쳐 ......
이런 분들은 저마다 세상에서 좋은 씨를 뿌리고 그리고 좋은 열매를 다 거두신
분들입니다.
여러분 모두 좋은 봄의 때에 참으로 좋은 씨들을 뿌리십시오.
기회를 놓치면 뼈를 깎는 후회의 때가 올 것입니다.
다만 씨를 뿌리고 가꾸다 보면 눈물을 흘리는 때도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물론 이 때에 잘 견뎌야 합니다.
비 바람 천둥 무서리 때로는 꽁꽁 얼어붙는 겨울도 있을지니 꿋꿋이 참고
이겨야 합니다.
이번 회지의 발간이 여러분의 좋은 씨를 뿌리러 나가는 귀하고 복 받을
노력의 하나인 줄로 알아 뜨겁게 격려하며 박수를 보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126:5-6)
어느 권두언
넓고 푸른 잔디가 펼쳐지더니 홀연히 굴렁쇠 굴리는 한 소년이 등장합니다.
온 세계 수억의 시선이 잔뜩 호기심으로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찬물을 끼얹은 듯 한 순간 엄숙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88올림픽의 감격스러운 개회식 시작의 장면입니다.
굴렁쇠! 이것은 바로 소망의 상징이요, 인고, 참음의 표상입니다.
비록 바퀴는 하나이나 호기롭게 질주할 때는 온갖 시름이 그냥 제껴지고
오로지 기쁨, 환희의 열광이 온몸에 뻗칩니다.
금방 쓰러질 것만 같은 고비에서도 참고 밀어붙이기만 하면 오뚝이처럼
활기를 되찾아 예의 신나는 운행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살다 보면 이런저런 힘든 일 많이 겪어야 합니다.
속이 상해서 그만 팔팔 뛰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외로워서 긴긴 밤을 뜬눈으로 하얗게 지새우는 때도 있습니다.
서러움에 흐르는 눈물로 두 눈이 퉁퉁 부을 때도, 답답하여, 바윗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만 같아, 숨이 탁 막히는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천길 낭떠러지에 서는 절망, 힘이 쪽 빠져 허우적이는 좌절의 늪을
또 겪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라도, 정작 바늘 끝만한 소망의 불씨만 있어도, 단언하
느니, 소생의 기쁨은 활활 타 오를 수 있습니다.
소망은 미상불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위대한 마술사입니다.
소망의 닻줄을 부여잡아 참고 기다리기만 하면 만사가 요샛말로 그저 따봉
입니다.
굴렁쇠의 교훈을 새기며 이번에도 우리 식구들의 소망과 인고의 정성들을
모아 봅니다.
섣부른 재주는 바라지 않습니다.
밝고 진솔한 마음 곱고 다수운 가슴들을 나눠 보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서로 뜨거운 위로가 되고 크나큰 용기가 되어 저마다 소망의 씨앗을
정성스럽게 심고 가꾸므로, 우선은 얼른 부실한 몸부터 추스르고, 우리들 인
생의 꽃밭이 더욱 풍성하여지기를 갈망하였습니다.
어쩐지 이 아침 콧노래가 마냥 흥겨웁고, 활짝 창문을 열어 가슴을 펴며 고개
를 높이 들으니, 새삼 하늘 더 푸르고, 곡식 여무는 소리 밤송이 터지는 재미
가 우리를 부르는 듯싶습니다.
식구들이여! 격려, 성원의 뜨거운 박수를! 다 함께 환호! 승리의 노래를!
밝은 내일이 우리를 손짓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기로울 손! 굴렁쇠! 우리 힘차게 굴리십시다!
모두의 건승과 넘치는 행복을 기원합니다!
(1988)
장미
맘 속 붉은 장미를 우지직끈 꺾어 보내 놓고
그날부터 내 안에서 번뇌가 자라다
시인들의 연인들의 마음을 홀려서 숱하게 울
리고 저몄습니다
잘 압니다
너무 고와서 너무 이뻐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가시로 경계하고 조심은 하였으나 워낙에 고
운 걸 이쁜 걸 어찌합니까
저의 가시에 다쳐서 그만 슬픈 시인도 있었습
니다
이제도 더 곱게 더 이쁘게 단장하는 것은 시인
연인들 고마워 기리고 위로 하고 힘 드리려는
나름의 뜻이 있어 입니다
사랑하는 때문입니다
이리 이리 되었습니다
잔치를 벌여야 합니다
후회 없을 날들을 위하여 이웃 꽃들을 모아 이
여름 신명 나는 한 마당 잔치를 벌이려 합니다
*
5~7월에 핍니다
장미과의 여러해살이 관목
꽃말 - 빨강 열렬한 사랑, 하양 순결, 노랑 질투
큐피트의, 로사의, 페르샤의, 자이라의, 아프로디테의
여러 전설이 있습니다
꽃들의 시 꽃들의 노래
꽃들의 시를 지어 봅니다
꽃들의 노래를 부릅니다
이들과 친하고 싶어입니다
봄 꽃들의 행진
여름 꽃들의 잔치
가을 꽃들의 기도
겨울 꽃들의 침묵 그리고 도전
할 수만 있으면 많이 그러고 싶
습니다
꽃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꽃이 없었으면... 소름이 돋습니다.
꽃을 아끼다가 가시에 찔려 숨을
거둔 시인의 이야기는 두고두고
가슴을 울립니다.
꽃은
겉으로만 보아서는 아니 되는 줄을
알았습니다
저들에게는 절실한 생존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경의와 격려로
마음의 옷깃을 여밉니다
꽃의 전설은
대개는 아니 거의가 슬픕니다
꽃이 아름다우면 그럴수록 아리고
저리고 애절합니다
이들을 보면서 웃음 뒤의 아픈
이야기들을 새겨 봅니다
아름다운 전설을 다시 쓰고 이쁜
꽃말들을 찾아서 훈장처럼 달아
주고 싶습니다
꽃들이 있어서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너무 살만합니다
기뻐서 시를 짓고 읊는 까닭입니다
두루미 이야기
우연히 들은 이야기입니다.
두루미는 날을 때에 소리 내어 크게 운다고 합니다.
지키고 있는 독수리는 이를 신호로 두루미 사냥을 하고요.
한번 지른 소리 그 울음으로 두루미는 독수리의 먹이가 되고
마는 겁니다.
그런데 노련한 두루미는 날기 전 입에 돌멩이를 문다네요.
날면서 지르는 소리 그 울음은 타고나서 어쩔 수 없으니
돌멩이를 물어 그 울음을 삼키는 거지요.
이렇게 해서, 모름지기, 천년학! 천명을 오래오래 누리게 된다
합니다.
두루미에게는 그 울음이 소통의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의 말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요즈음 말을 허술히 하여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얘기를 많이
보고 듣습니다.
말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고 너무 중요하고 유용합니다.
그런 만큼 늘 조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말을 날큼한 칼에 곧잘 비유들 합니다.
한마디 말은, 아침 해와 같아서 희망과 꿈을 또 생명을 주기도
하지만은, 때로는 오히려 큰 상처를 주고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에 빠트려버리는 수도
스스로 좌절의 수렁에 빠져버리게도 합니다.
지혜
어린 두루미
소리치며 날아오릅니다
기다리는 독수리
이런 때를 노립니다
노련한 두루미
돌을 물고 날아오릅니다
오래오래
하늘을 누리며 삽니다
격려
문상을 마치고 서울역에 오니 자정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아있어 주변을 돌아보리라 하였습니다.
그 동안 서울역 노숙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읽어서,
나선 김에 이 사람들을 보고 가리라.
어려워서 집에는 못 가고 해메며 어찌 들 지내는 지, 안쓰럽고,
궁금하였습니다.
날씨 몹시 추웠습니다.
여기저기 지하도 안에는 잔뜩 웅크리고 눕기도 쪼그려 벽에
기대기도 하며 잠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가마니를 깔고 덮고 뒤집어쓰고 상자를 모아 신문지를 뚤뚤 몰아
추위를 견디고 있었습니다.
심한 잠덧을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멀리 있는 가족들과 꿈속에서나마 만나고 있었을 것입니다.
길가의 의자에 잠깐 앉아 있었습니다.
인생의 살고 또 세상을 떠나는 일이랑, 이 이려운 고비를 어이 헤쳐
나가야 좋은가, 이리저리 헤아려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웬 허름한 중년의 신사가 유심히 쳐다 보고
주위를 돌더니 조심스레 뒤로 와 가만히 어깨를 두드려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휘적휘적 걸어갔습니다.
새로 온 노숙의 후배인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1997)
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이리 인사를 올리면서, 요즈음 저에게는 이 인사 말씀이, 너무나
감동이요
참으로 아름답고 귀하고,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싯귀(시구 詩句)!
아니 한 편의 시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고 정답고 살가운 분들이 세상을 뜨셔서, 이런 인사를
드리고 싶어도 그리 못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서입니다.
바로 지금처럼 여기 귀하신 분들을 뵈면서, 인사를 올릴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한지 모릅니다.
어디서 언제든 반가운 분들을 만나면, 직접 밖으로는 표현 못 하는 경우라도,
속으로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합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여서 귀하신 분들 좋은 사람들을 많이 자주 뵙고 만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다짐하는 저의 한해의 아주 중요한 계획은 노래를 많이 부르는
것입니다.
건강의 활력소인 엔돌핀 다이돌핀은 노래를 부를 때에 불끈불끈 솟는다
합니다. 밝고 고운 소망의, 감동을 불러오는 노래를, 간절한 신앙의 찬송을
부르고 싶습니다.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고 더욱이 요즈음 고심하는 그 고약한 치매를
멀리 할 수 있어서입니다.
이 병은 젊은 사람들도 많이 앓는다 합니다.
좋은 시들의 노래 서른 곡쯤 골라서 달달 외워서 시간 나는 대로 부르고
부를 것입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였습니다.
이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새롭고 훌륭한 시들을 읊게도 될 터입니다.
분명히 그럴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도 있습니다.
치매도 예방하고 좋은 시도 짓고, 혼자 생각으로도 아주 좋고 그럴 듯
하여 웃습니다.
연습으로, 잘 아시는 정지용 선생님의 제법 긴 시 “향수”를 골랐습니다.
그냥 외우려면 어려워도 노래로 하면 수월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이제 제가 지은 시 한 편과 “향수”를 들려드립니다.
치매예방 (이찬용)
노시인께선
세계 산들의 이름을 모아
무시로 외우셨단다
그 많은 산들을 찾으시다
워낙에 시인이시라
웅장한 산들의 열병
마침내
후미진 골짜기 흐르는 물
소슬한 바람 소리까지 헤아리시고
휘도는 산의 정기
시심으로 함빡 채우셨으리
그러나 이제는
너무 멀리 계신다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쳐 솟아오르는
빈센트 반 고흐 의 훗훗한 숨결
오 휘황한 별자리
소리치는 별
저들의 이름을 부르며
꿈 많던 뒤안길을 짚어 볼까나
그런데 어쩌나
오늘은
잔뜩 심술이 나서 내내 희부연 하늘!
월간문학 ('09.5월)
치매는 좀 어려운 병입니다.
분명 살아는 있으나 사는 것 같지 않고, 본인은 물론이요 함께 하는 모두를
힘들고 못 할 일을 겪게 합니다.
한번 잡히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반드시 미리 막아야 하는 병입니다.
예방의 최선의 방법은 머리를 놀리지 말고, 현명하게 자꾸 써야, 굴려야,
사용하여야 한다 합니다.
서정주 선생님은 세계 산들의 이름들을 모아 두시고는 시간 있을 때마다
외우셨다 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아름다운 그림 "별이 빛나는 밤" 그 별들의 이름을 외우며
부르며 머리를 회전시켜도 좋을 것입니다.
우선 저는 시 “향수”의 좋은 점을 살펴보려 합니다.
정지용 선생님은
우리나라 현대시의 새로운 장을 열은 시인이라 합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시 언어의 마법사라고도 합니다.
이 시인이 만들어 낸 우리말 한글 시어의 맛깔은 기가 막힙니다.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이런 훌륭한 시인들이 모두 이 분의 추천을 받아서
성공들 하셨습니다.
향수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의 하나입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참으로 아름답게 잘도 그렸습니다.
1.내용이 아주 좋습니다.
친근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다수운 이야기들을 주욱 담았습니다.
2.표현방법
은유 상징 활유 시각 청각 촉각 운동의 또 이들이 어우러진
공감각의 기발한 묘사는 우리로 사뭇 놀라고 감동하게 합니다.
몇을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희망의 상징)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활유, 운동감각)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소리를 시각으로)
(공감각)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소리를 의인 은유 운동감각)
엷은 졸음에 겨운 (시각)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만질 수 없는 햇살을 등에 지는 시각 촉각으로)
함부로 쏜 화살 (추억 동경의 이미지)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의인 은유) (꿈결 같은 이미지)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별의 흐름을 의인화)
3.가슴을 울리는 가락이 있습니다.
모든 흐름이 그러하나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기찬 이 후렴의 반복은 애틋한 그리움으로 휘둘리게 합니다.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1927)
좋은 시들을 외우시고, 감동의 노래 간절한 찬송을 부르시면서,
오는 한해, 건승하시고 행복으로 충만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분꽃 밤에만 핍니다!
밤에게는 정겨운 달 빛나는 별들을 주셨고
아름다운 꽃들도 피게 하셨습니다.
공평하신 섭리에 놀라고 감격합니다.
그 고운 분꽃이 밤에 피는 꽃인 줄은
짐짓 몰랐습니다.
꽃말이 부끄러움 수줍음 입니다.
낮에는 새침하여 입을 잔뜩 오므리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모르는 척입니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손을 저어도
도무지 꼼짝을 않습니다.
내숭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럴 수가...
처음에는 섭섭하기도 하였습니다.
해가 설핏 어두워질 무렵 신기하게도 다문
입술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엄청 수줍어 하니 이런 때는 잠깐 자리를
비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더 기다려서 캄캄한 밤에 한번 보십시오.
활짝 웃으며 반길 것입니다.
낮에는 죄송하였노라 천성이 그러니 그럴
밖에 없었노라
그리 따스울 수가 없습니다.
밤 내내 이웃과 지나는 이들에게 곱게도
웃고 웃어 행복을 선물합니다.
낮 동안 몰래 마련하였던 선물들을 고루
고루 나눠줍니다.
분꽃 어두울 때만 핍니다!
고개의 섭리
옛날 어느 노인이 삼 년 고개에서 넘어졌습니다.
그 고개에서 넘어지면 삼 년밖에 못 산다는 전설이 있어서,
이 노인은 그 길로 몸져눕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삼 년밖에는
더 못 살게 되어 기가 막혔습니다.
마을에 소문이 돌아서 이웃들 역시 함께 걱정을 하였지요.
이때 한 청년이 노인을 위로하러 왔습니다.
청년은 참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어르신! 근심이 되시지요? 좋은 방법이 있는데요. 제가 드리는
말씀대로 한 번 해보시겠어요?!”
혹시나 해서 노인은 반기며 청년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르신! 누워만 계시지 말고요. 일어나셔서 지금 당장삼 년 고개
로 가셔요. 그리고 거기서 더 넘어지셔요.”
노인은 노발대발이었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습니다.
“이 고연 놈! 그렇잖아도 속이 상해 죽겠는데 어른을 놀려?! 이놈!”
그러나 청년은 빙그레 웃으면서 차분하게 말하였습니다.
“어르신! 생각해 보셔요. 한 번 넘어지셨으니 삼 년은 사시지요?
한 번 더 넘어지시면 또 삼 년을 사시고 결국은 육 년을 더 사시게
되겠네요?!
더 넘어지시면 구 년! 십 이 년! 십 오 년!”
노인은 벌떡 일어났습니다. 한걸음에 달려가서 넘어졌습니다.
넘어지고, 넘어지고, 고개에서 아예 구르고 굴렀습니다.
노인은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 합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이야기입니다.
살다 보니 여러 고개를 넘게 됩니다.
넘어지고 가시에 찔리고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게도됩니다.
그러나, 밝은 마음으로 애쓰면, 이기면, 길은 찾아지고, 그만큼 세상을
사는 기쁨과 보람을 얻게 됩니다.
고개는 어쩌면 섭리입니다.
고개마다 새로운 지혜가 숨겨져 있고 강인한 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 높고 더 힘든 고개를 향하여 도전하므로, 더 큰 기쁨 더큰 보람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밤이 있어서 아침 해가 더 찬란하고,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있어서
훈훈한 봄이 더욱 좋은 것입니다.
인생 맑기만 하고, 흐리고 바람 불고 비 오고 눈 오는 날이 전혀 없으면,
정말 별로일 것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감성은, 변덕꾸러기입니다.
소홀히 하면 그만 엉뚱한 곳으로 흘러버리고 맙니다.
소망의 오로라!
이것은 끊임없이 마음을 다잡을 때에야, 한순간 비로소 아름답게
솟아오릅니다!
그래서 행복은 순간의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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