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재 성당
전북 완주군 고산 지방은 한국 천주교 창립과 더불어 형성된 교우촌들이 산재해 있어 우리 믿음의 고향과 같은 정취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고산 본당이 설립된 것은 1958년이지만 그 모태는 1893년에 설립된 되재 본당입니다. 고산 지역에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은 1801년 신유박해 이후부터이며. 1866년 병인박해 때에는 이 일대에 저구리 · 넓은바위 · 다리실(천호) · 차돌박이(백석) · 석장리 · 되재등 교우 촌이 무려 56곳이나 됐다고 전해집니다.
교우촌이 많았던 만큼 이 지역 박해도 심했고 순교자들도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현재 천호 성지에 안장돼 있는 이명서 베드로 · 손선지 베드로 · 정문호 바르톨로메오 · 한재권 요셉 등 순교성인 4위와 김영오 아우구스티노를 비롯한 순교자 110여명이 고산 지역 출신입니다. 또 한국전쟁 당시 대둔산과 천호산 일대에 창궐한 빨치산에 의해 순교한 신자들도 상당수 있다합니다. 고산 출신 성직자로는 이약슬 · 이종필 · 허일옥 · 김종택 · 김순태 · 경규봉 · 강명구 · 장상원 · 김광태 신부 등이 있습니다.
1886년 한불조약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후 고산 지역에서는 성당이 세워지는데 1895년에 완공된 ‘되재 성당’입니다.
되재 성당은 단층 5칸짜리 한옥으로 한국 천주교회에서 서울 약현(현 중림동약현) 성당에 이어 두 번째로 세워진 성당일 뿐 아니라 한옥 성당으로는 우리나라 첫 성당이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그해 가을 불에 타 없어지고 맙니다.
한수 이남의 첫 성당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성당이라는 되재 성당의 옛 모습을 되살리고자 2009년 10월 24일 전북 완주군 화산면 승치리 현지에서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의 주례로 축복 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라북도와 완주군이 공동으로 복원한 되재공소는 가로 3칸, 세로 8칸에 바닥 면적 143㎡(42.3평)인 한옥성당과 나무 종탑으로 이뤄져 있으며. 성당 내부는 사제가 신자를 등 뒤로 한 채 미사를 드리도록 제대를 벽에 붙인 옛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또 신자석 가운데에 고정식 칸막이를 설치해 남녀 신자들이 성당에 들어오면 왼편 오른편으로 갈라 앉고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한 옛날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