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초만(시읽는 어린이 118)(양장본 HardCover) 윤형주 동시집
저자 윤형주|청개구리 |2020.10.15
페이지 115|ISBN 9791162520437
책소개
윤형주 시인의 첫 동시집. 경쾌하면서도 간결한 언어 구사로 단순명쾌한 시상을 쉽고 명료하게 보여준다. 주위의 흔한 사물이나 소재를 손쉽게 풀어내는 듯하다. 하지만 몇 번 곱씹어 보면 단순하고 흔한 일상 속에 담겨 있는 깊은 의미가 선명하게 떠오르며 하나의 시상을 완성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는 시인이 즐겨 구사하는 함축적인 시어의 매력이기도 하고 천연덕스러운 위트와 재치 있는 시상의 전개에서 느껴지는 재미와 공감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신선하고도 참신한 발상으로 아이들의 일상은 물론 자연과 사물의 이면을 새롭게 느끼게 하는 동시집이다.
저자 : 윤형주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였고, 현대건설에서 10년간 근무했습니다. 2015년 전북여성백일장 시 부문 차상을 받았고, 201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에 당선되었습니다. 2020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림 : 한수희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아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습니다. 그림을 통해 최고의 자유를 꿈꾸고 있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쓰레기통 잠들다』 『파프리카사우루스』 『딸가닥딸가닥』 『집 속의 집』 등이 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자연의 조화로운 질서와 교감, 일상의 아름다움을 그려낸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18번째 동시집 『딱, 2초만』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1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형주 시인의 첫번째 동시집이다.
윤형주 시인의 동시는 경쾌하면서도 간결한 언어 구사로 단순명쾌한 시상을 쉽고 명료하게 보여준다. 주위의 흔한 사물이나 소재를 손쉽게 풀어내는 듯하다. 하지만 몇 번 곱씹어 보면 단순하고 흔한 일상 속에 담겨 있는 깊은 의미가 선명하게 떠오르며 하나의 시상을 완성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는 시인이 즐겨 구사하는 함축적인 시어의 매력이기도 하고 천연덕스러운 위트와 재치 있는 시상의 전개에서 느껴지는 재미와 공감이 한몫하기 때문일 것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와서
기침
콧물
열을 선물하길래
감기약을 대접했다
잘 먹고 돌아가라고
--「손님 대접」
이 동시만 읽어 봐도 윤형주 시인의 시세계를 금방 느낄 수 있다. 아주 간결하면서도 할 말은 다한 듯한 동시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꽉 짜여져 있다. 그동안 감기를 소재로 한 동시를 많이 봐 왔지만 이처럼 간결하고 명료하게 표현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누구에게나 감기는 정말 “초대받지 않은/손님”이다. 요즘처럼 코로나19가 대유행인 시점에서는 감기만 걸려도 큰 걱정이다. 언제 걸렸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침투해 들어온 감기 바이러스는 콧물과 기침, 두통을 동반하면서 우리를 꼼짝 못하게 괴롭힌다. 그런데 시인은 여유만만하다. 오히려 기침, 콧물, 열 등 감기 증상을 선물이라 한다. 선물을 받았으니 보답을 해야겠지. 그래서 시인은 ‘감기약을 대접해 잘 돌려보냈다’고 한다. 참으로 기발한 위트가 아닐 수 없다. 시인의 재치 있는 발상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나쁘고 궂은 것을 더 극진히 대하고 달래서 화를 누그러뜨리는 관습을 지니고 있었다. 이를테면 전염병, 특히 천연두를 ‘마마’라고 높여 부르지 않았던가. ‘마마 손님’이라 부르며 극진히 달래고 얼러서 얼른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인의 “손님 대접”과 다를 바가 없다. 최근 3차 팬데믹 경향을 보이는 코로나19도 잘 달래고 대접해서 얼른 돌려보냈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을 담아 이 동시를 몇 번이고 거듭 되풀이해서 읽었다.
이 동시집에는 이처럼 재치가 번뜩이는 작품이 수두룩하다. 이런 위트와 재치는 신선하고도 참신한 발상으로 이어져 시적 대상을 새롭게 탈바꿈해 놓는다. ‘잡다’라는 말을 유희적으로 활용해 장난꾸러기 동생의 특성을 포착한 「잡고」, 할머니의 건망증을 그린 「할머니의 도돌이표」, ‘화장실 슬리퍼’의 하소연을 담은 「나도 신발이야」, 겸손의 미덕을 함축적으로 모자에 빗댄 「모자」, 세태를 풍자한 「허리띠의 역사」 등이 그러하다. 이처럼 익숙한 대상에서 새롭고도 낯선 의미를 포착해내는 시인의 시선은 비단 일상 속 사물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다. 자연의 풍경과 대상들도 시인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새로운 이미지가 되고 색다른 의미로 자리매김한다.
안개 걷힌 숲속
은빛 그물이
총총이 걸려 있다
만선을 꿈꾸는
부지런한 아빠 거미가
한 땀 한 땀 엮어 걸고
땀방울도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
--「숲속의 어부」
이 동시에서는 거미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름 아닌 ‘은빛 그물’이 그것이다. 거미줄과 그물은 생김새나 용도에 있어 유사한 면이 있다. 무언가를 낚으려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숲속에 걸려 있는 거미줄을 보고 바닷속 그물을 떠올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거미줄과 그물의 연상작용을 통해 건강한 삶의 의지를 포착해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여기서 거미줄은 바로 ‘만선을 꿈꾸는 아빠 거미가 정성 들여 엮어 걸어 놓은’ 그물이 된다. 이로써 아빠 거미는 ‘숲속의 어부’로 새로이 명명된다. 그런데 시인은 여기서 더 나아가 거미의 행위를 통해 고되지만 신성하고도 건강한 노동의 숭고미를 그려내고 있다. 마지막 연에서 “땀방울도/주렁주렁/달아 놓았다’고 하는 서정적 이미지가 바로 그러한 의미를 자아낸다. 여기서 땀방울이란 무엇인가. 시인은 ‘안개 걷힌 숲속’ 혹은 새벽 숲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슬방울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왜일까. 거미줄에 맺힌 이슬을 흡사 그물을 부리던 어부의 땀방울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슬은 신새벽의 신성함, 혹은 깨끗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이 이슬이 땀방울이라는 거친 노동의 산물로 대체되면서 우리는 노동의 신성함, 나아가 건강한 삶의 의지를 엿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시인은 일상과 사물, 자연현상과 대상물을 통해 삶에 대한 의미를 새로이 부여하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인식을 추구해 가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언어가 자아내는 시적 성취는 어린이들에게 새롭고도 건강한 자의식은 물론 신선하고도 자유로운 언어 감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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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아이들과 하하, 호호 하면서 즐겁게 만났어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같이 써 보자 했던 것이 마법처럼 동시를 사랑하고, 동시를 쓰게 만들었어요. 동심을 만나는 시간은 정말 행복해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여행할 수 있고, 모든 동물과 자연과도 얘기할 수 있어요.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기도 하고, 내가 아닌 나를 만나기도 하죠. 어른이 되어서 만난 동심, 동시를 쓰는 동안 행복했던 만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행복한 선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시인의 말」 중에서
추천평
어른들에게는 전쟁터나 다름없는 세상이 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법의 숲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윤형주는 바로 어른이면서 나이를 잃은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아이들과 함께 마법의 숲을 거닐고자 하는 시인이다.
포근한 마음, 순진한 마음으로 동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꽃들, 나무들, 숲, 바다, 하늘과 땅에 자신의 내면을 투사하여 그것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노래한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대가족을 위한 동심의 노래로써 누구에게나 폭넓은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자연을 동심의 품에 안고 자연과 한몸으로 호흡하며 사는 시인의 일상과 순수한 사유가 시 한 편 한 편을 수놓고 있다.
- 안도 (동시인, 아동문학평론가)
첫댓글 모자 / 윤형주
머리 꼭대기에 앉았다고
으스대지마
하루도 그 자리 못 지킬테니까
이렇게 귀한 동시집이 선물로 왔어요.
봉투도 뜯기 전에 가슴이 뛰었어요.
선물, 감사합니다.
전북아동문학회 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