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적의 『당연한 것들』을 그림책으로 새롭게 만난다
실체조차 명확하지 않은 바이러스가 인류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르네상스 이전과 이후가 구분되어 회자되듯, 코로나는 우리 모두의 소소한 일상을 구분 짓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말았다. 이제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의 시간들을 향한 그리움과 코로나가 낳은 우울감을 동시에 안고 견디며 살아간다.
『당연한 것들』은 뮤지션 이적이 ‘코로나 19로 마음이 복잡한 날들, 희망을 꿈꾸며’ 지은 노래다. 그의 말대로 음질, 화질은 정식 무대에 비할 수 없었지만, 그날의 진심은 방구석 콘서트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빼곡히 빈 의자 가득한 연말의 시상식에서, 상기된 얼굴로 새 시작을 준비하는 어느 유치원 졸업식에서, 한 해를 돌아보는 랜선 송년회에서 『당연한 것들』은 코로나 희망곡, 힐링송이 되었다.
금세 또 지나갈 거라는 막연한 바람이 투과할 수 없는 강력한 현실 앞에, 『당연한 것들』은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운 일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열망을 지핀다. 잊혀진 일상의 기쁨을 소환하고, 패배감과 우울을 탈피해 희망을 향해 가는 작은 발걸음, 그 시작에 그림책 『당연한 것들』이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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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글 : 이적 (이동준)
이적은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다. 한국의 대표적 싱어-송 라이터로 100여곡이 넘는 노래들을 발표하였고 그 가사들을 통하여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절절하게 대중을 휘어잡기도 했었고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와 같은 노래로 노래 안에 스토리를 담기도 했었다. 그의 책 『지문 사냥꾼』은 그의 홈페이지 [夢想笛-leejuck.com]에 올리던 단편적인 이야기를 묶어낸 것으로 그는 이미 자신의 음악팬들처럼 홈페이지를 통해 그의 글 팬들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그의 책은 판타지를 담은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처음부터 그림책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일러스트 역시 그의 독특한 이야기를 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직 그는 자신의 작품에 '문학', '소설'이라는 평가보다는 '이야기'라는 답을 내리고 있다. 시대적인 배경이나 공간적인 제약을 벗어난 그의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문제에 관한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소통의 어려움, 힘없는 자에 대한 사회의 잔인성에 대하여 주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그의 행보는 거침없이 창작을 향해 나아갈 예정이다. 또 다른 책을 기획중이며, 자신의 이야기에 음악을 붙인 뮤지컬을 올리는 일도 계획중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1995년 패닉 1집으로 데뷔하였다. 긱스, 카니발, 솔로 등을 거치며 〈달팽이〉 〈왼손잡이〉 〈거위의 꿈〉 〈하늘을 달리다〉 〈다행이다〉 〈말하는 대로〉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나침반〉 〈돌팔매〉 등의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지은 책으로 『지문사냥꾼』 『어느 날,』 『기다릴게 기다려 줘』 등이 있다.
그림 : 임효영
한국에서 조금 먼, 지구 남반구의 바닷가 마을에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도 만듭니다. 시끌벅적 대화가 멈추지 않는 연년생 형제들을 탐구하고 지내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모두가 위로받았던 이적 님의 노래를 탐구하고 집중하면서 다시 한번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희망이라는 용기 있는 마음을 잃지 않길 바라며 다시 만날 당연한 날들을 기다립니다. 작품으로는 쓰고 그린 책 『라자스트리트』 『밤의 숲에서』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있고, 그린 책 『바람이 눈을 빛내고 있었어』 『동생 탐구 생활』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안혜영
숙명 여자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림책 『스위밍 데이즈』를 쓰고 그렸습니다. 그림책과 더불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으며, 마음 깊이 간직하고 싶은 순간과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당연한 것들』은 소중했던 일상의 기억을 하나둘 꺼내어, 미국에서 작업했습니다. 한국에 마음 편히 돌아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그림을 그리고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출판사 리뷰
마음 우체통을 두드리는 희망과 응원의 편지
그림책 〈당연한 것들〉의 메인 콘셉트는 과거의 우리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보내 온 희망과 응원의 편지, 과거의 추억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다. 변화된 일상을 사는 우리의 우체통에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를 열어 보는 순간, 그리웠던 기억의 한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거슬러 바다, 산, 거리 등 공간을 초월해 아름답게 기억해 온 경험, 추억들이 현재의 우리를 위로하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다시 함께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온 것. 마지막 장면, 펼쳐진 편지지엔 노래의 마지막 구절이 새겨져 있다.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
_ 이적 〈당연한 것들〉 중
계절을 관통하는 그림 작가들의 신선한 하모니
그림책 〈당연한 것들〉의 이미지는 호주, 미국, 한국 등 각기 다른 곳에서 코로나를 맞은 세 명의 그림 작가가 다양한 관점에서 추억과 바람을 구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모노톤의 색채로 일상의 감성을 세밀하게 표현한 임효영 작가, 작은 나뭇잎 한 장까지 오로지 수작업을 고집하며 곧 다가올 가을, 겨울의 평범한 날들을 담은 박혜미 작가, 옅은 수채 물감으로 봄의 싱그러움과 여름의 청량감, 자유로움을 맘껏 과시해 온 안혜영 작가가 정성스럽게 펼쳐 놓은 〈당연한 것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다시 꿈꾸게 한다. 〈당연한 것들〉이 보여 주는 기억의 조각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시간들을 힘차게 딛고 나아갈 에너지를 부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